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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위태로움 속 피워낸 푸른 색채, 김뜻돌의 Cobalt

김뜻돌 <Coba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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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음악가가 오래된 음악으로 기록한 청춘은 찬란한 위태로움에서 푸른 색채의 꽃을 피워냈다. (2021.10.20)


'돌 하나에도 뜻이 있다'라는 뜻을 가진 싱어송라이터 김뜻돌은 세상의 모든 마음을 소재로 자유로운 음악을 선보인다. 작년 발매한 첫 번째 정규작 <꿈에서 걸려온 전화>는 자신의 무의식을 집중 조명한 작품으로 내면세계의 깊은 곳까지 침투해 솔직한 감정들을 포착했다. 록, 포크, 재즈 등 틀에 박히지 않고 넓은 스펙트럼의 사운드를 한데 모은 데뷔 앨범은 '온스테이지2.0'를 계기로 화제를 모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을 거머쥐며 대중성과 음악성을 양득했다.

꾸밈없는 이야기를 때로는 청초하게, 때로는 초연하게 변주해 스스로를 드러냈던 김뜻돌은 이제 청춘을 응시한다. <Cobalt>에는 우리네 청춘들에게 부치는 위로의 편지가 동봉되어 있다. '나는 내가 제일 중요해'라는 카타르시스 적 외침을 덤덤한 어쿠스틱 기타로 주도하는 '중요해'도, 이리저리 서툴기만 한 이들에게 각설하고 춤을 제안하는 '비 오는 거리에서 춤을 추자'에서도 거듭 위안과 격려를 표한다.

앨범에서 활용한 음악적 문법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일랜드 밴드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의 정취가 느껴지는 'Cobalt'에서 그가 정의 내린 청춘의 진상을 파악할 수 있다. 코발트 빛은 찬란하고도 위태로운 청춘 속에서 캐낸 색감으로 1990년대 초반 슈게이징, 노이즈 록 사운드를 차용해 몽환적인 감각을 곤두세웠다. 전작의 '성큼성큼'과 연작의 성격을 띠는 '비 오는 거리에서 춤을 추자'는 얼터너티브 록 밴드로부터 받은 영향이 두드러진다. 스매싱 펌킨스의 대표곡 '1979'와 똑 닮은 기타 리프를 내세웠다는 점은 확고한 개성을 가진 김뜻돌에게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그럼에도 불안정한 청춘을 그린 뒤 담백한 톤으로 상처를 봉합하는 '훨훨'까지 <Cobalt>는 탄탄한 구성을 겸비한다. 위로의 언어를 지난 시대로부터 획득한 영감으로 다채롭게 구현한 김뜻돌의 감각은 괄목할만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젊은 음악가가 오래된 음악으로 기록한 청춘은 찬란한 위태로움에서 푸른 색채의 꽃을 피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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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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