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가까운 나이에 국비장학생으로 스웨덴 유학길에 오른 황선준 박사. 그 스스로도 스웨덴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더구나 파란 눈을 가진 페미니스트 아내를 만나 결혼할 줄이라고는 상상이나 했을까. 황선준 박사는 “남녀평등에 대해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아내가 경상도 남자인 나에게는 언제나 큰 도전이었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자라고 공부하며 몸에 배인 경쟁과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감은 스웨덴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공부시키며, 또 사회생활 속에서 많은 갈등의 근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도전과 갈등이 지금의 황선준 박사를 만들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은 두말할 것 없이 스웨덴 교육에 있어 나의 훌륭한 스승”이라고 말한다.
왜 목수가 되라는 말은 누구도 하지 않았을까
“스웨덴 국립 교육청에 근무하며 학교를 방문할 때마다, 소나무 향기가 가득한 학교 목공실을 봤어요. 제가 스웨덴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면 필경 목수가 되었을 거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죠. 여가시간에 요트를 즐기고 새벽같이 일어나 일터로 나가는 대신, 오후 3시 반이면 그날 일을 마치고 가정으로 돌아가는 목수를 보며, 나는 왜 그렇게 고집스럽게도 힘든 박사학위 공부를 했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었어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손가락질 받지 않고 사는 사회, 열심히 일하면서 언제나 가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 우리는 언제 그런 사회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저 자신에게 수없이 했죠.”
황선준 박사는 26년간 스웨덴에서 살면서도 끝내 한국 여권만을 고집했다. 아마도 스웨덴 생활에서 배우고 느낀 모든 것들을 언젠가는 한국 교육계에 전파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는 『금발 여자 경상도 남자』를 통해 경쟁 위주의 ‘걸러내기’ 교육을 하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한국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핀란드와 함께 세계 1,2위를 다투지만 자신감과 행복감은 OECD 국가 중 최하, 청소년 자살률과 학교폭력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또 민주주의에 대한 학생들의 이론적 지식은 최고지만, 민주주의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측면에서 한국 아이들의 모습은 꼴찌에 가깝다. PISA 순위는 중위권이지만 자신감은 최고인 스웨덴 학생들은 어떠한 이유에서 일까. 황선준 박사는 “스웨덴 교육의 핵심은 소수 정예 엘리트 만들기가 아니라 사회에서 낙오할 가능성이 많은 학생들을 감싸 안는, 경쟁이 아닌 ‘협동’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잔소리를 하지 않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밥상머리 소통’이 지금 한국 교육에 있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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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으로 유학을 갔을 당시, 가장 충격을 받았던 문화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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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스웨덴은 몹시 추웠습니다. 영하 15~25도를 오르내렸죠. 그런데 날씨만큼이나 추운 게 스웨덴 사람이라 느껴졌습니다. 한국에서 살 때는 내일이 시험이라도 친구가 오면 술잔을 기울이며 신세한탄을 하곤 했는데, 그곳 사람들은 냉정했어요. 한번은 하도 외로워 옆방 친구와 강당에서 농구나 같이 할까 해서 의사를 물었더니, 달력을 꺼내며 며칠 후에나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스웨덴에서는 즉흥적으로 하는 게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 무척 답답했죠. 세월이 흐르며 그런 것에도 적응이 됐어요. 지금은 나부터도 달력이 없으면 너무 불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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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다시 한국에 귀국하셔서 현재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장으로 일하고 계신데, 한국의 변화가 피부로 느껴질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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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으로 엄청나게 변했어요. 정말 기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양극화가 심화된 것도 사실이고). 그러나 우리들의 정신, 의식세계에서는 큰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어요. 예전보다는 좀 나아졌지만, 여성의 사회적 지위나 가정에서의 위치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젊은 층에서는 변화가 많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들도 여전히 가사는 여자가 할 일인데 이를 남자가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하죠. 물론 도와주는 것이 안 도와주는 것보다는 좋습니다. 그러나 가사가 남자 자신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여길 때, 가정에서 여성의 위치가 변합니다. 물론 맞벌이 부부를 가정하고 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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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일상에서 어려운 부분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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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중에 가장 힘든 것은 ‘소음’입니다. 자동차 소리, 사람 소리…. 어딜 가도 조용한 곳이 없어요. 음식점은 말할 것도 없고, 좀 조용히 산책하고 싶어 산에 가면 그곳에도 사람이 붐비고 일부는 심지어 고함을 지르기도 해요. 제가 사는 곳이 교통량이 많은 남부순환도로 근처예요. 지하철에서 내려 20분가량 걸어가야 하는데, 매연과 자동차 소리 때문에 무척 힘들어요. 조용한 스웨덴에서 살다 와서 그런가 봐요. 또 하나 힘든 것은 담배 연기예요. 담배 알레르기가 심해 길에서 앞에 가는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 뛰어서 앞질러 가요. 음식점에서도 아직 담배 피우는 곳이 많아요. 맥주집은 더 심하고요. 그래서 저녁에 맥주집을 못 가요. 실내에서는 절대금연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한국에는 햇빛이 많아서 그 점은 참 좋습니다. 스웨덴은 겨울이 한국보다 춥고, 어둡고, 무척 깁니다. 그러나 한국은 추워도 햇빛이 있어서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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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정의 문화에 대해서는 변화를 체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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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과 아이들 교육에서도 큰 차이가 없어요. 끊임없이 공부 열심히 하라는 잔소리만 하지, 자녀와 진정한 의미에서의 소통은 하지 않고 있어요. 아마 가족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비율은 30년 전보다 지금이 훨씬 적을 거예요. 소통할 시간조차도 없다는 얘기입니다. 저는 이것을 한국 가정의 ‘절대적 위기’라고 부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변화, 사회적 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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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녀들은 어린 시절, 각기 다른 국적의 부모를 어떻게 받아들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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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릴 때는 그런 것을 아예 생각하지 않아요. 부모는 언제나 부모죠.. 그러나 크면서, 학교에 다니는 나이가 되고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나이가 되면서 자신의 부모가 다른 아이들의 부모와 다르다고 생각할 거예요. 아니면 자신의 피부와 머리카락 색깔이 다른 아이들과 왜 다른가 고민하겠죠. 그러나 한 번도 왜 자기 머리카락 색깔이 까맣느냐고 불평하는 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어요. 아버지가 나름대로 많은 교육을 받았고 사회적 지위가 있다는 것을 이웃이나 다른 친구들로부터 들어서겠죠. 또 아버지로 인해 한국과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을 거고요. 예를 들어, 우리 아이들은 월드컵 때 스웨덴 아니면 한국을 응원합니다. 시키지 않았는데도 그러는 것을 볼 때면 눈시울이 젖곤 해요. 물론 내가 스웨덴 사람이 아니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반응할 때가 있어 당혹감을 느낄 때도 있겠죠. 아이들이 축구나 아이스하키 경기를 할 때 고함을 지른다거나 하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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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이가 한국에서 유학을 했는데,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게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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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만약 대학에 간다면 진학 전에 대체로 1, 2년 쉬어요. 외국여행을 하며 자신의 나라와 다른 나라에 대해 많이 배우죠. 뿐만 아니라 미래에 어떻게 살 것인지도 고민합니다. 큰 애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호주에 가서 1년 일하며 살고 싶다고 했을 때, 그럼 차라리 한국에 가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는 게 어떠냐고 아내가 제안했어요. 아이도 좋다고 했고요. 그래서 내가 한국에 식당 설거지 일도 찾아봤는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았어요. 마침 한국에 정부장학금 제도가 있는 것을 대사관을 통해 알고 신청해서, 언어공부와 대학 학부공부를 하게 되었죠. 큰애가 한국을 좋아하는가 봐요. 대학 졸업하고 이제 실무 경력을 쌓고 싶다며 직장을 구하는 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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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 언어보다 창의력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현재 대한민국은 아직도 언어교육 열풍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초등교육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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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과 한국의 상황이 달라 정확한 비교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가 어릴 때 토요한국학교를 보냈어요. 사과를 그리라고 해서 아이가 까만 사과를 그렸대요. 그런데 한국 선생님이 ‘틀렸다’며 빨간색이나 초록색으로 칠하라고 해서 아이가 화가 나 수업시간에 창 밖만 내다보고 있더군요. 그날 이후로 한국학교를 보내지 않았어요. 제가 한국에서 그런 식의 교육(사과는 빨간색 아니면 초록색이라는)을 받고 자랐잖아요? 그런데 스웨덴은 전혀 달라요. ‘사실을 많이 외우고 정답이 정해져 있는’ 공부가 아니라, 문제를 중심으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서로 토론’하고 에세이를 쓰는 식의 공부를 해요. 비판적 시각을 키워주지 않으면 안 돼요. 그런데 사과는 언제나 빨간색 아니면 초록색으로 칠해야 한다는 식의 ‘정답’이 있는 교육은 아이를 오히려 망칩니다. 그래서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게 한 것을 지금도 후회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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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지 않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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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이들은 한국어를 한국에 와서 지금 배웁니다. 언어는 성인이 된 후에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만약 창의력이 잘려버렸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한국에서 영어공부를 많이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국제화 시대에 외국과 소통하려면 영어는 필수죠. 그렇다고는 해도 창의력을 자르면서까지 외국어를 배워서는 안 됩니다. ‘창의력을 키우는 영어공부’를 해야 합니다. 영어뿐만이 아니라 모든 과목이 그런 점에서는 똑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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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을 기르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교육방법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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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식 수업과 비판적 사고로 에세이(작문)를 많이 작성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려면 학력평가 방식에 혁신이 일어나야 하죠. 지금의 사지선다형, 오지선다형 시험은 창의력을 자릅니다. 교실에서 가르칠 때는 아이들에게 질문을 많이 해야 돼요. 즉, 자기 강의에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교사 혼자 강의하고 아이들은 수동적으로 듣고 필기만 하는 방식으로는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울 수가 없어요. 토론 주제를 주고 아이들이 토론하도록 해야 합니다. 당연히 아이들이 무슨 대답을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경청해야 합니다. 어른이니까, 교사니까 옳다는 생각은 버려야 해요.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무런 흥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문제입니다. 많은 사회적 문제들은 어떤 시각에서 보는가에 따라 답이 달라요. 이런 훈련을 잘 시켜야 합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비판적으로 보며, 이것을 토대로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도록 교수ㆍ학습 방법을 바꾸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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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점은 무엇인가요? 자녀들에게 가장 많이 하신 말씀 혹은 가훈 같은 것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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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훈은 없습니다. 생각해본 적도 없고요. 무엇이 돼라,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는 모두 부질없습니다. 단, 아이들이 건강하고, 정직하고, 자기 자신을 믿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항상 했습니다. 잔소리가 도움이 안 된다는 건 다들 잘 알잖아요? 둘째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 고등학교 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기에 공부 좀 하라고 잔소리를 했어요. 그랬더니 하루는 아이가 “아버지는 공부 열심히 해서 박사도 되고 고위 공무원도 됐는데,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 않아요. 그런데 왜 그렇게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세요?”라고 대꾸했죠. ‘이 아이가 세상을 꿰뚫어보고 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행복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도 했고요. 그 이후로 공부하라는 잔소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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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많이 하시는 걸로 압니다. 한국 부모들은 어떤 질문을 가장 많이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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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제 이야기에 동의를 하면서도, 한국에서 그게 실현 가능하냐는 질문을 많이 하세요.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특히, 대학 입시 때문에 초ㆍ중등교육이 많은 수난을 겪고 있지요. 과열된 대학 입시는 근본적으로 사회적 불평등에 기인합니다. 즉, 계층간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게 원인이죠. 계층 간의 차이를 줄여나가야 해요. 복지정책의 확대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똑같이 존중 받는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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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 대디가 과연, 한국문화에서 가능할 것으로 보이시나요? 한국 아빠들에게 가장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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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스칸디 대디가 무슨 뜻인지가 우선 중요하지요. 아이들과 가정을 가장 중요시하고, 이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함으로써 행복을 느낀다는 의미에서의 스칸디 대디라면 아마 모두가 동의하겠지요. 아이들의 기저귀를 갈고, 밥을 먹이고, 울고불고하며 같이 키우다 보니 이보다 행복한 일도 없다고 느꼈어요. 직접 그렇게 해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현실이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을 거고요. (그런 아버지들은) 아마 아이들을 위해, 가정을 위해 밤 늦게까지 일한다고 말하겠죠. 우리의 아버지들이 대부분 그랬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런 문화와 생각을 조금씩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아버지가 왜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초등학생도 있었어요. 아버지라는 존재가 자신과 재미있게 놀아주는 강아지보다도 못하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사회적이나 가정적, 개인의 의식적 차원에서 하나하나 바꿔나가야 해요. 그래서 만사 제쳐두고 집에 일찍 들어가 밥도 짓고, 아이들과 놀아주고 소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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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엄마들에게 가장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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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직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경제적 의존은 필연적으로 불평등을 야기해요. 여성이 직장을 다니면서 살아가는 데 불편한 점이 있다면 국가에 시정을 요구해야 합니다. 유급 육아휴직, 아동수당, 저렴한 양질의 공립유아교육 등을 요구해야 하지요. 이런 분야에 대해 지금까지 ‘사적 분야’라며 국가가 개입하지 않았는데, 사실은 사적 분야가 아니에요. 모두 아이를 낳고 키우기 때문이죠.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없습니다. 그러니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가정에서, 사회에서 꼭 찾아야 합니다. 또한 여성으로서의 자존감을 가져야 해요. 초ㆍ중등교육, 대학교육에 걸쳐 남자보다 여자가 성적이 더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여성이 줄어드는 경향이 강하지요. 이런 점도 개선되어야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은 여성의 사회진출을 어렵게 하는 가부장적 문화와 제도, 인식 때문에 그렇습니다. 여성들이 자신감을 갖고 싸워나가야 합니다.
- 금발 여자 경상도 남자
- 황선준 저 | 한언
‘스웨덴 교육통’으로 불리는 황선준 박사는, 고집스런 시골 소년으로 자란 과거 이야기부터 가부장적 경상도 남자가 페미니스트인 금발 아내를 만나 남녀평등과 자녀 교육 문제로 숱하게 부딪히며 지내온 지난 시간을 책에 솔직하고 담백하게 기술한다. 현재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의 원장인 황선준 박사는, 스톡홀름대학교 강의교수를 거쳐 스웨덴 국립교육청 간부를 지낸 경험과 아이들을 키우면서 직접 보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스웨덴 교육과 한국 교육의 차이를 보여준다.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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