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쿠르상은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원칙적으로 한 작가에게 두 번 이상 수여하지 않는다. 1975년, 이 원칙이 깨진다. 콩쿠르상을 주관하는 아카데미 데 공쿠르는 에밀 아자르(Emile Ajar)의 『자기 앞의 생』을 수상작으로 정한다. 알고보니 에밀 아자르는 1956년에 이미 콩쿠르 상을 받은 로맹 가리(Romain Gary)였다. 당시 프랑스 문단에 충격을 준 이 사건은, 어쩌면 2012년 한국에서 벌어질 수 있었다.
2012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능력자』의 작가 최세속. 시상식 현장에 나타난 최세속은, 2010년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등단한 최민석 작가였다. 최세속은 최민석 작가의 필명이었던 것이다. 불행하게도 한국문단에서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수상작을 발표하기 위해서는 필명이 아니라 본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필명 라인과 본명 라인, 두 가지로 작품 세계를 구축한다는 최민석 작가, 예사롭지 않은 소설가다. 필명으로 발표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본명으로 낸 『능력자』, 어떤 소설일까.
이 소설은 주인공 남루한이 전직 세계 챔피언 공평수의 자서전을 대필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등단은 했으나 마땅한 수입원이 없어 야설로 연명하는 남루한, 과거에는 세계 챔피언이었으나 지금은 동네 이상한 아저씨로 전락한 공평수. 최민석 작가는 특유의 해학적인 문장으로 세상을 묘사한다.
망치 네놈이 코 흘리던 시절 나한테 얻어먹은 밥이면 대한민국 김밥천국 전 체인점이 동시에 김밥을 말고도 남을 것이고, 그 남은 밥을 냉동시켜 바닥에 깔아 놓으면 설 땅 잃은 북극곰들이 평생 굴러다녀도 끝에 이르지 못할 것이며, 얻어 마신 술이면 에버랜드 워터파크를 채우고도 남고, 그 남은 물을 얼려 바다 위에 띄워 놓으면 아까 그 북극곡이 북극에서 부동산 투기를 하고도 남을 정도라고 옛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능력자』 라운드3 중에서)
단순한 말장난으로만 보이지만, 저 문장으로 작가는 생태계를 걱정하고 부동산 투기를 조롱하며, 대기업이나 프렌차이즈가 골목상권과 놀이문화마저 장악한 한국사회를 비꼬고 있다, 고 생각하는 건 필자뿐일까. 어쨌든 유머와 진지함을 겸비한 작가, 최민석. 그를 만났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망원동 DKNY다. 망원동 나이불명의 독거노인이다. 나이를 공개한 적은 없다. 어디에 써도 서른을 넘고 마흔을 넘지 않은, 이라고 쓰거나 70년대 태어났다고 쓴다. 그랬더니 누군가는 70년에 태어났다고 오해를 하더라. 그런데 편집자가 내 나이를 공개했다.
B급 작가를 지향한다고는 했지만,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학력도 그렇고, 상을 받은 곳도 한국에서 유명한 문예지거나 출판사다.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패자의 아이콘이다. ‘B급 문학’이라는 말에 대해 말해보겠다. 내가 스스로 정한 문학적 기대치가 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도 내가 정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B급이라고 했다. 블로그, 책에서 이런 말을 썼는데 B급 문학이라는 말이 퍼졌다. 졸지에 내 글을 읽는 사람도 B급 독자가 되었다. 독자가 나중에 상처를 받더라. 독자에게 실례가 되는 듯하여, B급 정서를 지향하는 작가라는 타이틀을 이제는 버렸다. 앞으로는 막장 작가로 거듭나겠다. 문학적 자아가 성숙했고, 2기로 접어들었다.
막장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 달라.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지금 남자 둘이 만나서 인터뷰를 하는데, 이 눈빛을 어디서 본 것 같다. 내가 17세기 프랑스에서 봤던 눈빛이다. 갑자기 왜 17세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나는 500살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장광설을 펼치면서 소설을 전개한다. 막장 드라마를 보면 경계가 없지 않나. 막장 소설도 마찬가지다.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 소설에서만 가능한 대구라의 향연을 준비하고 있다.
판타지라고 볼 수 있나?
판타지는 아닌데, 환상적인 면이 있다. 주인공이 환생을 많이 한다. 러시아의 작가로 태어나서, 필명으로 통속 야설을 쓴다. 환생해 보니 자기가 썼던 소설의 주인공인 것이다. 돈 후안 까사미아라는, 한국으로 치자면 변강쇠로 말이다. 그 다음에는 막부 시대 일본에서 환생한다. 이후 내용은 스포일러라서 공개하지 않겠다
그럴 듯한 허구로 쓰기 위해서는 취재를 열심히 해야겠다.
취재 안 할 거다. 취재에 관한 글을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다. 소설가로 데뷔했을 때, 2가지 결심을 했다. 취재 안 하겠다, 인터뷰 안 하겠다가 그것이다. 인터뷰를 하면 작가에 대한 환상이 무너진다. 그런데 지금 인터뷰 하고 있지 않나, 이 결심은 무너졌다. 취재 안 하겠다는 결심도 무너졌다. 나는 에세이를 쓰기 위한 방편으로 소설가가 되었고, 소설을 위해 취재하는 작가보다는 일상에서 느낀 점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렇지만 결심과 달리 소설을 쓸 때마다 취재를 했다. 『능력자』를 쓰기 위해 복싱을 배우고, 추도라는 섬에 직접 갔다. 지금 쓰고 있는 『쿨한 여자』도 소설을 쓰려고 나가사키에 다녀왔다. 취재 안 하겠다고 매번 결심하지만 프랑스나 러시아에 갈지도 모르겠다. 아, 그러면 돈 너무 많이 드는데......
『청춘, 방황, 좌절 그리고 눈물의 대서사시』는 블로그에 올린 내용을 모은 책이다. 지금도 블로그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연재하고 있더라.
이런 에세이는 2년마다 한 번씩 낼 계획이다. LG 트윈스가 내년 가을 야구에 실패했을 때 나오지 않을까 싶다. 나의 경험치와 통계로 보기에, 내년도 실패할 것 같다. 참고로 나는 LG 트윈스 팬이다. 내년에 가을 야구 실패하면 ‘여전한 청춘, 방황, 좌절 그리고 눈물의 대서사시’라는 제목으로 내겠다. 1주일에 1번씩, 2년 쓰니 책 한 권 분량이 나오더라.
등단작인 「시티 투어 버스를 탈취하다」와 『능력자』가 정치, 사회 문제를 다뤘다. 전작은 외국인 노동, 후자는 자본주의에서 경쟁. 그러면서도 심각하지 않게 풀려고 하는데, 시사적인 문제를 의도적으로 다루려 노력하나?
그렇진 않다. 나는 원래 메시지를 전면에 드러내는 걸 안 좋아한다. 독자가 책을 다 덮고 났을 때, 아 이런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막연하게 추측할 수 있는 작품을 쓰려 한다. 순수문학은 주제가 있는 편이 좋다. 한국에서는 젊은 작가가 4,50대다. 5~10년까지는 신인으로 본다. 나도 신인이다. 초기작의 분위기로 봐야 하지 않을까. 이 단계를 넘어 서면, 주제를 드러내 놓지 않아도 문장이나 단어 속에 잘 녹여낼 수 있을 듯하다.
최민석 작가의 작품 세계에는 두 라인이 있다고 한다. 필명 라인과 본명 라인이 그것이다. 출판사는 알려지지 않은 필명보다는 알려진 본명으로 출간하기를 선호할 테다. 개인출판을 생각한 적은 없나.
고민을 깊이 했다. 출판사를 통해 내는 게 이점이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서로 논의를 해서 접점을 찾는데 이 과정에서 작품이 조금씩 변경된다. 때로는 책으로 안 내 주는 원고도 있다. 그래서 그냥 1인 출판을 해 버릴까 생각도 했다. 다행히 아직은 내 책을 낼 수 있는 출판사가 있기 때문에 출판사를 통해서 낸다. 만약 내 책을 내 줄 출판사가 없거나, 생산하는 양과 출판 속도가 맞지 않으면 개인 출판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망하는 거지. 내가 홍보하고, 보도자료 쓰고, 서점에 유통까지 챙기면, 집필은 못할 거다. 악순환에 빠지겠지.
『능력자』에서 전지 훈련 장면에 바다가 나온다. 단편인 시티버스도 주인공들이 바다로 향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고향도 바다가 있는 곳인데, 고향이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는데, 그러고 보니 바다가 나오는 장면이 많다. 바다가 다른 소설에도 등장한다. 바다를 좋아한다. 바다 가는 것도 좋아하고. 다른 사람 소설이나 영화에서 바다가 나오는 장면도 좋아한다. 얼마 전 취재 간 나가사키도 항구다. 도시 등장시킬 때도, 바다가 있는 항구 도시일 때가 많다. 독자가 내 글을 읽고 시원함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래서 바다가 자주 등장한다.
에세이에서 아버지에 대한 장이 등장한다. 아버지나 가족은 블로그 자주 보나?
안 본다. 내가 블로그 운영한다는 걸 모르거나 관심이 없다. 그렇지만 에세이에 등장한 아버지 꼭지는 아버지가 잘 안다. 아버지가 독자로서 불만이 많다. 『능력자』에서는 주인공의 아버지가 조폭으로 나오는데, 곤혹 속에 살고 계신다. 소설가 아버지의 숙명이라고 받아들이라고 했더니, 제발 다음에 나를 죽이지만 말라고 하시더라. 특히 단명하는 아버지.
독자 리뷰를 자주 읽는다고 했는데, 기억에 남는 악평이 있나.
내가 써도 이것보단 낫겠다, 21세기에 이런 교조적인 소설이라니, 라는 평. 보면서 반가운 게 악평이다. 독자 중에서 나도 글을 써야겠다는 사람을 좋아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이건 나도 작곡하지. 소설, 이러면 나도 소설 쓰지. 이런 작품을 만드는 작가나 예술가가 좋다. 나도 누군가에게 만만해 보이면 기쁘다. 만만한 작품, 논쟁적인 작품이 오래 산다. 이런 작품은 독자가 뭔가 쓰고 싶고, 계속 들춰 보게 된다. 어떤 작품은 독자에게 좌절과 패배감을 주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어떤 작품은, ‘에이 이 정도면 나도 쓰지’ 하는 작품이 있다. 이런 작품이 친구다.
박민규 작가의 작풍(作風)과 비슷하다는 말은 못 들었나.
많이 들었다. 4명을 주로 이야기하더라. 박민규, 성석제, 이기호, 천명관. 이 작가들이 다 비슷한 라인이다. 다 구라파다. 유머를 구사하는 구라파. 성석제를 얘기하는 사람은 자기가 아는 작가가 성석제인 거고. 박민규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자기가 읽은 작가가 박민규 작가다. 다 같이 읽은 독자는 동시에 3명씩 이야기한다. 가뭄에 콩 나듯 마르께스도 이야기해준다. 영광이다. 실제로 내가 쓴 대사는 『백년의 고독』에서 힌트를 많이 얻었다. 에세이는 또 하루키 풍이라고도 말한다. 독자는 자신이 이전에 감명 깊게 읽은 작품을 투영해서 읽는다. 아직 나는 신인작가고 10년이 지나면 ‘최민석 작가는 이런 풍이구나’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민규, 성석제, 이기호, 천명관. 팬층이 다 뚜렷한 작가다. 그래서인지 최민석 작가 팬카페가 있더라. 신인작가인데 팬카페가 있는 건 이례적인 현상 아닌가.
나도 당혹스러웠다. 주인장 이방인 블루스는 몰랐던 사람이다. 원래 ‘이방인 블루스’는 단편 소설 제목이다. 팬미팅도 한 번 했다. 지금은 안 한다. 요즘 팬카페 회장님이 뜸하다. 직장일로 바쁜지 사인회도 안 왔다.
향후 팬미팅은 안 할 생각인가?
그건 회장님이 추진해야지. 계획에 없다. 내가 나서서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사인회 포스팅을 봤다. 진짜로 사인 받으러 온 사람이 없었나.
이제 사인회 안 할 거다. 어떤 테러집단이 위협하지 않는 한, 안 하기로 결심했다. 왜냐하면 사인회를 안 하더라도 사인을 할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낭독회라든지, 북콘서트를 한다든지, 이런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사인회가 이어진다. 사인회에서는 다른 이벤트 없이 사인만 한다. 사인만 받으려고 사람들이 과연 모일까? 사인회의 시대는 죽었다. 김연아라면 모를까, 웬만한 아이돌도 사인회만 하면 사람 많이 안 모일 거다. 노래도 있고 해야지. 이제 사인회는 사라질 것이다.
에세이를 보면 외로움이나 빈곤 등이 느껴지는데, 엄살이 좀 있는 거 같다. 독자를 웃기기 위해 과장하지는 않나?
불쌍하게 보여야 독자가 책을 산다.
밴드 얘기를 해보자. 시와 바람의 보컬이다. ‘오빤 알아’ 뮤직비디오가 신비주의 컨셉이다. 밴드 구성원 중 아무도 등장하지 않는데, 이유가 있나.
등장은 한다. 손은 내 손이다. 책에 내 얼굴이 등장해서 둘 다 판매 실적이 안 좋다. 뮤직비디오까지 등장하면 자살 행위다. 밴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연습은 안 한다. 보컬 연습을 하면 우리 고유의 색채를 잃는다. 우리는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팀이 아니다. 그렇게 가면 우리는 존재 자체가 불가하다. 틀리고 뭔가가 안 맞아야 한다. 공연하기 전에 한 번 맞추기는 한다. 합주할 때 너무 잘 맞으면, 실망한다. 주류 밴드처럼 가면 안 되는데, 하면서. 그럴 때는 내가 다른 멤버에게 좀 틀리라고, 제대로 하지 말라고 소리도 친다.
다음 앨범은?
EP 앨범이 여름쯤에 나올 거다. 요즘은 음원으로 많이 듣지만 CD로도 낼 계획이다. CD가 좋다. CD보다는 LP가 좋다. LP보다는 축음기가 좋고. LP보다는 라이브가 좋으면 좋을 텐데, 우리 음악은 라이브로 듣는 것보다는 음반으로 듣는 게 낫다. 라이브를 지양한다. 자선 공연 빼고는, 라이브는 수입이 짭짤한 행사위주로 한다.
음원보다는 CD, LP가 좋다고 했는데 책은 어떤가. 전자책이 좋나, 책이 좋나.
둘 다 장단점이 있다. 환경오염이 있고 하니 전자책이 대안이 될 거다. 현재까지는 종이책이 가져다 주는 물성과 읽기 편한 면에 끌린다. 책은 아직까지 종이로 많이 읽는 편이다. 그럼에도 아까 본 크레마 터치는 매우 호감이 간다. 여기에 깊이 빠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앞으로 전자책 세계에 좀 더 심취하지 않을까 싶다.
월드비전에서 3년 일했다. 회사원, 직장인으로서의 모습이 상상이 안 되는데, 직장생활은 어땠나.
직장생활은 못했다. 퇴사하기 전 10개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지각했다. 하루는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당장 나오라고. 시계를 보니 11시 반이더라. 그 이후로 그렇게까지 지각은 안 했지만 10분, 20분씩 찔끔찔끔 지각했다.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에 들어갈 내용을 모으기 위해 취재는 정말 열심히 했다. 1년 동안, 회사 본부에 출근 안 한 날이 105일이더라. 그만큼 밖으로 돌아다녔다. 설사병, 피부병, 시차, 고산병으로 시달렸다. 지각을 계속 했던 이유가 여기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에 오면 시차 적응이 안 되니까. 다른 사람 기준에서 본다면 회사 생활 정말 못했지만, 나름대로는 몸이 상할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 공동체를 위해서, 젊을 때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나에게 소중한 기회였다.
회사생활 3년 하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지금이야!"라는 결정의 순간이 있었나.
『너의 눈에서 세상을 본다』에 이 내용을 쓴 적이 있다. 긴급홍보 활동가라고 있다. 츠나미나 이런 게 발생하면 대륙별로 홍보전문가가 투입된다. 48시간 내. 언론사 기자가 취재현장에 바로 못 들어가니까, NGO에서 보낸다. 대륙별로 선발한다. 아시아에서 1명 뽑는데, 아시아 후보로 내가 뽑혔다. 이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이수하면, 3년 동안 회사를 관둘 수 없다. 그런데 교육 받고 몇 달 뒤, 다른 팀으로 발령이 났다. 3년 동안 관둘 수 없다는 짐이 있었는데, 그런 의무가 사라졌다. 이 순간 확신이 섰다. 하늘이 내게 글을 쓰라고 확실한 신호를 주는구나. 사표를 썼다. 사표 쓰면 말릴 줄 알았는데, 바로 수리되더라. 회사에서는 “아, 그래. 작가가 되어야지. 좋은 글 많이 쓰게”라고 말하면서 보내줬다. 어떻게 보면 어쩔 수 없이 작가가 된 느낌도 든다.
창작도 하고, 독서도 하고, 번역도 틈틈이 한다. 활자 보기 싫을 때는 어떻게 하나.
독서는 별로 안 한다. 활자 보기 싫을 때는 안 본다. 쓰고 싶은 걸 써야 템포가 유지된다. 쓰기 싫은 걸 써야 할 때 활자가 보기 싫어진다. 그럴 때 달리기를 한다. 정신적으로 지칠 때는 몸을 쓰면 밸런스가 맞춰진다.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는다. 친구 만나 맥주도 마신다. 평일은 술 거의 안 마신다. 어릴 때는 술 먹어도 다음 날 머리가 맑았다. 요즘은 일어나는 게 힘들고, 일어나도 머리가 무겁다. 숙취 때문에 글 못 쓴다. 이럴 때는 글을 써도 문제다. 애매하게 써진다. 버리기도 아깝고 새로 쓰자니 아깝다. 마셔도 평일에 조금 마시려고 한다. 평일은 집필하고, 주말에는 책을 읽으면서 쉬려 한다. 영화는 개봉 영화 1주일 1편 보고, 소설은 1달에 1편은 보려고 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시대의 그늘에 가려져 빛을 발하지 못한 비운의 명작, 『청춘, 방황, 좌절 그리고 눈물의 대서사시』 를 늦었지만, 꼭 사 달라. 앞으로 장편, 『쿨한 여자』를 출간할 예정이다. 도회적인, 재즈풍의 소설이다. 그리고 소설집 『시티 투어 버스를 탈취하라』 도 나온다. 많이 사랑해 주길 바란다.
- 능력자
- 최민석 저 | 민음사
2012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최민석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신선함을 물론이고 독창성, 매력, 그리고 탄탄한 필력과 서사에 대한 집중력이 괄목할 만한 작품이다. 한때는 세계 챔피언이었으나 지금은 스티커를 파는 전직 복서인 '공평수', 전통과 권위 있는 문예지로 등단하였으나 야설을 쓰는 삼류 작가인 '남루한', 이 두 인물에게 포커스를 맞추며 '추락과 회복'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인물들의 삶은 위태롭고 흔들거리고 아슬아슬하기까지 하지만, 작가의 필담은 이를 유머러스하고 시적으로 형상화한다. 또한, 삶에 대한 치열한 자세로 고통, 위기와 정면 대결하는 작가의 의지가 느껴진다.
손민규(인문 PD)
티끌 모아 태산.
siyak8677
2014.03.04
그리고 역시 기대했던것 보다 더 나간? 최민석 작가의 솔직, 유쾌, 구라?풍의 답변도재밌었어요. 작가의 칼럼만 접했는데 기사를 통해 최민석 작가의 소설들도 구입해서 읽고싶을 만큼 흥미진진한 인터뷰 기사였습니다. 꼭 사서 읽을께요~^^
올드보이
2013.07.15
도서[능력자] 읽어볼께요^^
djsslqkqn
2013.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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