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몸으로 퇴근한 아빠들은 만사가 귀찮습니다. 복잡하고 머리 쓰는 것은 딱 질색이지요. 퀴즈, 숨은 그림 찾기, 낱말 맞추기, 연상 게임 등 숙제처럼 생각하고 답을 맞혀야 하는 게임은 별로입니다. 하루 종일 머리가 복잡하고 피곤해 죽겠는데 집에 와서까지 힘들게 놀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일단 내가 쉽고 편하게 놀기 위해서라도 복잡한 놀이는 피합니다. 그래서 머리 안 쓰고, 좀 단순해도 주사위 던지고 가위바위보 하고 뿅망치로 뿅 때리면 되는 그런 간단한 놀이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만들기만 쉽고 재미가 없으면 안 되겠지요. 그래서 재미있고 짜릿한 놀이 비결을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재미있는 놀이 비결 1 : 승부욕 자극
10분간 승부가 한 번 갈리는 놀이보다 10분간 승부가 10번 갈리는 놀이가 승부욕을 더 자극하게 마련입니다. 가위바위보가 그 좋은 예입니다. 가위바위보는 1초 만에 승부가 갈리기에 한 번 져도 또 이길 수 있고, 이겨도 또 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승패가 갈리는 놀이가 재미있습니다.
재미있는 놀이 비결 2 : 흥미와 긴장감
만약 규칙이 있는 놀이를 한다면 첫 세 판은 아이에게 져 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아이가 놀이에서 이겼을 때의 짜릿함을 맛보면 놀이에 더욱더 빠져들게 됩니다. 물론 아이가 쉽게 이길 수 있도록 규칙을 간단하게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계속 져 주면 도리어 아이의 긴장이 풀려 재미가 없습니다. 놀이 맛을 어느 정도 봤다 싶을 때 아빠가 실력 발휘를 해 실패의 아쉬움도 동시에 느끼도록 해 주세요. 아이의 입에서 “에잇, 한 판 더!” 하는 소리가 나온다면 성공입니다.
아이가 놀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규칙의 난이도를 조금 올리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면 아이가 놀이 내내 긴장하게 됩니다. 국가대표팀이 야구나 축구에서 이기면 그 승리의 기쁨이 몇날을 가듯, 10분간 놀이를 하며 느낀 재미가 하루 종일 갈 수도 있습니다.
재미있는 놀이 비결 3 : 반전의 묘미
책을 읽든 밥을 먹든 늘 똑같은 것은 재미가 없습니다. 반복되는 일과라도 한번쯤은 무언가 새로운 일이 있어야 지겹지 않고,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도 때때로 다른 형태로 바꿔 줘야 더 재미있습니다. 재미있는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 이런 반전의 묘미를 잘 느낄 수 있지요. 개그는 사실 반전의 연속입니다.
예를 들어, 늘 읽던 동화책을 읽어 줄 때 “흥부와 놀부가……, 가위바위보를 했습니다.” 하고 갑자기 바꿔서 읽어 줘 보세요. 퇴근할 때 현관문 앞에서 외투를 앞으로 돌려 입고 “나는 외투 괴물이다!” 하며 갑자기 아이를 공격해 보세요. 양말을 벗으며 “내 양말 미사일을 받아라!”라고 외쳐 보세요. 아이가 반격하면 옷장 의 양말을 꺼내 침대 너머로 던지며 아이와 치열한 전쟁을 치를 수도 있습니다.
(단, 엄마가 화내기 전에 재빨리 치워야 합니다. 엄마의 반전은 피하는 것이 좋으니까요.)
양말 전쟁도 매일 똑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는 양말을 던지다 갑자기 바닥을 기어가며 “잠수함 공격!” 하고 아이에게 기습 공격을 감행해 보세요. 그러다 이불 속으로 들어가 ‘터널 작전’을 펼칠 수도 있고, 날아오는 양말을 피하면서 베개를 들고 ‘보호막!’ 하고 외칠 수도 있습니다. 같은 놀이라도 예상치 못한 반전을 넣으면 아이도 즐거운 긴장을 하게 되고 놀이에 대한 기억도 더 오래가게 됩니다.
재미있는 놀이 비결 4 : 적극적인 리액션
아빠의 적극적인 몸짓과 목소리, 리액션은 아이의 즐거움을 극대화합니다.
“슈우웅, 펑!”
“공격!”
“계속해서 던져라! 끝까지 싸워라! 절대 포기하지…… 윽, 맞았다!”
이렇게 입은 물론 온몸으로 음향 효과, 특수 효과를 넣어 보세요. 만약 아이와 맞대결을 펼치는 놀이라면 10년 만에 외나무다리에서 원수라도 만난 것처럼, “드디어 이날이 왔구나! 너와의 한판을 위해 칼을 갈았다! 자, 어서 덤벼라!” 하고 분위기를 한껏 조성해 보세요. 공에 맞거나 상대의 무기를 떨어트릴 때에도 수류탄을 다루듯 몸을 한 바퀴 돌리거나 두 팔을 번쩍 드는 리액션을 해보세요. 옆에서 보는 사람도 없으니 아빠의 창피함은 10분간 주머니 속에 넣어 두면 됩니다. 아이의 반응은 상상 그 이상입니다.
혀가 점점 늘어나는 아빠 메롱 인형
눕히면 저절로 눈이 감기는 인형, 기억나세요? 늘 똑같은 얼굴의 인형이 조금 지루하다면 표정이 바뀌는 재미있는 인형을 만들어 보세요. 메롱 하는 인형의 혀를 잡아당기면 메~롱, 메~~롱 하고 우스운 표정으로 바뀌어 갑니다. 다양한 표정의 인형이 아이의 창의력을 샘솟게 합니다. [준비물 : 속지가 있는 화장품 상자, 칼, 유성매직]
1. 이렇게 속지가 있는 상자를 이용하세요. 밝은 색상의 상자가 표정을 나타내기에 좋습니다.
2. 속지를 꺼내고 가운데 부분을 사진처럼 오려 내세요. 그리고 유성매직으로 인형의 코와 입을 그리세요.
[Tip] 입을 아랫면에 닿게 그리면 인형의 표정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3. 이제 속지를 집어넣은 상태에서 매직으로 인형의 눈과 혀를 그려 주세요.
[아빠] “메롱! 혀가 살짝 나왔네.”
4. [아이] “저도 볼래요! 이게 완성이에요?”
[아빠] “아니야, 아직 남았어. 혀를 당기면 표정이 바뀌는 인형이거든.”
5. 상자 속지를 조금 더 뺀 다음 두 번째 눈을 그려 줍니다.
[아빠] “메~롱! 아이고 눈이 뱅글뱅글 돌아가네!”
[아이] “하하하, 표정이 바뀌었네!”
6. 이제 속지를 더 많이 빼낸 다음 세 번째 눈을 그려 줍니다.
[아빠] “메~~롱! 야야야! 혀를 그렇게 세게 당기면 어떡해!”
[아이] “와, 인형이 눈을 감았다!”
7. [아이] “아빠 메~~롱, 어때요? 제 표정이랑 똑같죠?”
아무래도 아이가 아빠 놀리기에 재미를 붙였나 봅니다.
8. 속지를 빼면 이런 상태가 됩니다. 이렇게 보니 좀 이상하지요?
좀 더 긴 상자라면 더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 볼 수 있겠네요.
메롱 인형으로 아이와 함께 즐겁게 놀아 보시기 바랍니다.
- 아빠와 10분 창의놀이 김동권 저/이보연 감수 | 시공사
아이랑 어떻게 놀아 주지? 대한민국 최초 아빠 육아 파워블로거가 소개하는 하루 10분 아빠 스킨십. 늘 바쁘고 피곤해 아이와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르는 아빠들, 엄마처럼 살갑고 섬세하게 아이를 돌볼 자신이 없어 ‘아빠 육아’라는 말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아빠들을 위한 책이다. 주위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활용품으로 아주 쉽고 재미있게 아이와 가까워지고 나아가 창의력과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놀이법 80여 개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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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권
일주일에 7일 출근하는 일중독 아빠. 열심히 일해 가족에게 생활비를 안겨 주는 것이 아빠로서 최선을 다하는 일이라 여기며 오로지 ‘일’에 매달려 지내던 어느 날 피곤에 지친 자신의 굳은 얼굴을 보며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아이와 ‘매일 10분 놀이’를 시작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무엇을 갖고 노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노느냐가 중요하며, 무엇보다도 놀이를 하는 아빠 자신이 재미있고 즐거워야 함을 깨달았다. 이후 피곤하고 지친 아빠들도 쉽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재활용품 놀잇감을 하나씩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이 과정을 담은 블로그 [아빠와 함께하는 10분 게임]이 네티즌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게 되었고 아빠로서는 최초로 네이버 육아 부문 파워블로거가 되었다. 무뚝뚝하고 조금은 서툴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대한민국의 모든 아빠들이 아이에게 ‘우리 아빠 최고!’의 찬사를 받는 그날을 위해 오늘도 쉽고 재미있는 아빠 놀이를 고민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100인의 아빠단’ 놀이 멘토, 환경부 환경교육용 이동교구상자 놀이개발 자문위원, 서울대학교 한국디자인산업연구센터(KDRI) 육아ㆍ놀이분야 트렌드세터로 선정되었으며 EBS [다큐 프라임 '아버지의 성']을 비롯해 KBS, SBS, MBC 등 다수의 텔레비전 및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였다. 조선일보, 한국일보, [앙쥬], [맘앤앙팡] 등의 주요 언론과 육아 전문지에 소개된 바 있다.
리라
2013.05.04
sweetspring6
2013.05.04
기사!! 진짜 아이와 엄마가 좋아할 책! 육아도 공부해야한다구요 저절로 엄빠가 되는 법은 없으니>_<
djsslqkqn
2013.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