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가 아니라면 아빠는 집안일을 좀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대신에 아이와 일상에서 함께 나눌 수 있는 무엇이 있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벤트는 일회성으로 사주는 비싼 장난감이나 선물, 불규칙적으로 가끔 하는 외식, 관람, 나들이, 여행 등을 말합니다. 하지만 일상은 매일 아이와 10분 정도 노는 것, 매일 아이가 잠들기 전에 책 읽어 주는 것, 매일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일처럼 하루하루 반복하는 일을 말합니다.
한 번 근사한 것을 선물해 주고 일주일, 한 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벤트입니다. 하지만 어제 한 일을 오늘 또 한다면 그것은 일상이 되지요. 주말 나들이도 매주, 일 년 내내 한다면 이벤트가 아닌 일상입니다. 매 주말 전시회나 극장 관람을 한다면, 매 주말 외식을 한다면 그것 역시 일상입니다. 아빠가 집안일을 매번 도와주지는 못하더라도 아빠가 아이와 가족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상은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아빠 육아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놀이가 일상이 되면 피곤하지 않아요
나는 그 일상을 매일 10분씩 집 안에서 아이와 함께 노는 것에서 찾았습니다. 어쩌다 한 번 노는 것이 아니라 피곤하든 피곤하지 않든 상관없이 늘 아이와 함께 놀았습니다. 정말 피곤한 날도 있었지만 그렇게 피곤한 날이 가장 놀기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며 소리 지르며 놀았습니다. 왜냐하면 피곤하지 않은 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한 번 하는 이벤트는 아빠 육아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물론 그것이 추억이 될 수는 있겠지만, 추억 속 이벤트만으로는 아이의 아빠에 대한 인상 전체를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빠가 일상에서 바뀐 모습을 보여 주면 아빠에 대한 인상이 바뀝니다.
“매놀남.”
아이가 내게 붙여 준 별명입니다. ‘매일 놀아 주는 남자’, ‘매일 나를 놀래 주는 남자’의 줄임말이라고 하더군요. 아이가 갖고 있는 아빠에 대한 이미지가 무엇인지, 일상에서 아이가 아빠를 어떻게 느끼는지 알고 싶다면 이렇게 물어보세요.
“아빠 별명이 뭐야?”
아마도 꽤 용기 있는 아빠가 아니고서는 쉽게 묻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스트레스 없는 나만의 방법으로
재활용품 놀잇감을 만들어 아이와 매일 놀기 시작하면서 찾아온 변화가 있습니다. 그토록 좋아하던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게 된 것입니다. 텔레비전을 보지 말라고 뜯어 말리는 사람도 없었고 결심한 적도 없었는데, 스스로 생각해도참 희한한 일입니다. 아마 텔레비전보다 더 재미있는 것을 찾아서 그런가 봅니다.
아이를 위해 재활용품 놀잇감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또 그것을 레크리에이션 강사처럼 재미있게 소개하며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는 습관이 생기면서 불현듯 내가 어린 시절 막연하게 갖고 있었던 꿈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가, 발명가, 만화가, 레크리에이션 강사 등등. 지난날 내가 그토록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일들이 이 작은 재활용품 놀잇감을 통해 실현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 이렇게 재미있고 즐거울 수가! 아이를 즐겁게 해 준다는 건 어쩌면 다 핑계입니다. 사실은 내가 더 즐겁습니다.
아빠 괴물을 물리쳐라!
어린이 참외 극장에 초대합니다
어린이 참외 극장을 아시나요? 참외가 담겨 있던 상자를 이용해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작은 극장을 만들었습니다. 마침 <아빠 괴물을 물리쳐라>란 인형극 공연이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집 안 곳곳에 숨어 있던 재활용품 인형이 총출연하고, 감독은 아이와 아빠가 함께 맡았습니다. [준비물 : 참외 상자, 유성매직, 박스테이프, 칼, 각종 인형]
1. 한쪽 면이 트여 있는 과일 상자를 사용하세요.
[아빠] “세워 보니 느껴지는 입체감! 그래, 넌 무대로 딱이야!”
2. 뒷면 바닥 가장자리에 유성매직으로 간단한 배경을 그린 다음 그림을 남겨 놓고 잘라 냅니다.
그림 실력이 별로 없다면 그냥 간단하게 창문처럼 네모난 구멍만 그려 줘도 됩니다.
무대 장치의 부족함은 아빠의 연기력으로 보충하면 되니까요, 하하.
3. 인형들을 주인공으로 삼고 다양한 이야기를 꾸며 봅니다.
동화책에 나오는 이야기도 좋지만 책과 똑같이 하지 않고 아빠 괴물의 깜짝 출연 등
변화를 조금만 줘도 아이들은 재미있어 합니다.
[Tip] 무대를 박스테이프로 책상에 고정시켜 주면 흔들리지 않아 놀이하기에 좋습니다.
4. 제법 그럴 듯하지요? 공연을 마친 후에는 다 함께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아빠] “자, 다들 위치로! 하나, 둘, 셋, 김~~치!!”
- 아빠와 10분 창의놀이 김동권 저/이보연 감수 | 시공사
아이랑 어떻게 놀아 주지? 대한민국 최초 아빠 육아 파워블로거가 소개하는 하루 10분 아빠 스킨십. 늘 바쁘고 피곤해 아이와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르는 아빠들, 엄마처럼 살갑고 섬세하게 아이를 돌볼 자신이 없어 ‘아빠 육아’라는 말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아빠들을 위한 책이다. 주위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활용품으로 아주 쉽고 재미있게 아이와 가까워지고 나아가 창의력과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놀이법 80여 개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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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권
일주일에 7일 출근하는 일중독 아빠. 열심히 일해 가족에게 생활비를 안겨 주는 것이 아빠로서 최선을 다하는 일이라 여기며 오로지 ‘일’에 매달려 지내던 어느 날 피곤에 지친 자신의 굳은 얼굴을 보며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아이와 ‘매일 10분 놀이’를 시작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무엇을 갖고 노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노느냐가 중요하며, 무엇보다도 놀이를 하는 아빠 자신이 재미있고 즐거워야 함을 깨달았다. 이후 피곤하고 지친 아빠들도 쉽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재활용품 놀잇감을 하나씩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이 과정을 담은 블로그 [아빠와 함께하는 10분 게임]이 네티즌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게 되었고 아빠로서는 최초로 네이버 육아 부문 파워블로거가 되었다. 무뚝뚝하고 조금은 서툴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대한민국의 모든 아빠들이 아이에게 ‘우리 아빠 최고!’의 찬사를 받는 그날을 위해 오늘도 쉽고 재미있는 아빠 놀이를 고민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100인의 아빠단’ 놀이 멘토, 환경부 환경교육용 이동교구상자 놀이개발 자문위원, 서울대학교 한국디자인산업연구센터(KDRI) 육아ㆍ놀이분야 트렌드세터로 선정되었으며 EBS [다큐 프라임 '아버지의 성']을 비롯해 KBS, SBS, MBC 등 다수의 텔레비전 및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였다. 조선일보, 한국일보, [앙쥬], [맘앤앙팡] 등의 주요 언론과 육아 전문지에 소개된 바 있다.
아기전중
2013.05.28
바쁜아빠들 무엇보다 아이와 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의 추억. 아이의 정서 형성에 매우 중요하니까요!
새라새
2013.05.13
뽀로리
2013.05.13
매일 놀아주는 아빠, 정말 힘들겠지만 아이들의 정서에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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