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는 전형적인 네트워크형 인물 중심의 소설
양선희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여류 삼국지』를 펴냈다. 고등학생 때 처음 읽은 『삼국지』가 20년 이상 조직 생활에 이골이 난 사회인으로 다시 읽자, “‘조직인으로서의 내 조직 인생의 이야기’로 다가왔다”는 양선희 작가. 공명을 다투는 조직 인생으로서의 『삼국지』를 써보자는 결심은 『여류 삼국지』를 만들어냈다.
2013.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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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우리 아이에게 삼국지를 읽히기 위해 편작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TV광고에도 『삼국지』 주인공이 나올 정도로 이 콘텐츠는 누구에게나 익숙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더군요.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는 알아도 『삼국지』 인물들은 불편해했습니다. 시중에 나온 삼국지들을 다시 읽고, 무엇이 젊은이와 여성에게 삼국지를 읽기 어렵게 하는지 문제를 파악한 뒤 편작에 들어갔습니다. 원래 독서를 할 때 중국 역사와 고전에 대한 ‘편식’이 심하고, 특히 법가와 병가를 주로 공부하던 터여서 사변적이기보다는 현실적 관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뭐든 시작하면 폭풍처럼 몰아쳐 하는 습관이 있어서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또 『삼국지』는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어서 작업 과정은 늘 흥미진진하고 즐거웠습니다.”
『여류 삼국지』는 스토리라인과 에피소드 등은 기존 『삼국지』를 따랐지만 주제는 달라졌다. 공명을 다투는 조직 내 인간의 삶과 처세, 그것이 양선희 작가가 주목한 주제다. 그래서 권모술수는 훨씬 더 적나라하고 교활하게 묘사했지만 그 상황의 정당성을 부여해 그렸고, 계책들의 이면에 숨은 인간들의 역학관계에 대한 해석을 보태놓았다. “『삼국지』는 우리 인생에서 한 번은 거쳐 가야 할 고전입니다. 『삼국지』엔 난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치열함이 있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사는 세상이 난세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겐 지금이 우리의 난세죠. 치열하게 살았던 선대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위안 받고 삶의 전략을 세우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양선희 작가는 현재 집필한 창작 장편 소설이 여러 편 있지만, 출간을 고심하고 있다. ‘현직 논설위원으로서 현대물 창작소설을 출판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기 때문. 양선희 작가는 “아직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먼저 『여류 삼국지』 출판으로 소설가 인생을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양선희 작가는 “논설위원으로 현직에 있는 동안에는 중국 고전을 중심으로 한 책들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국지
『삼국지』를 편작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류 삼국지』는 음악을 편곡하듯 고전을 내 방식대로 요즘의 시대정신에 맞게 새로운 각도로 다시 쓴 것입니다. 제 한자 실력은 원전을 번역할 정도가 못 됩니다. 여성과 내 아들 또래의 젊은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삼국지』를 써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한 여자 후배가 그러더군요. 『삼국지』는 창세기처럼 이름이 너무 많아서 읽기 힘들다고요. 사실 기존 『삼국지』는 남성적 관점에서 쓰여 여자들이 읽기 힘든 면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남자들은 사람을 네트워크를 통해서 이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알려면 출신학교, 고향, 선후배 등을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죠. 반면 여성들은 네트워크가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인간을 알려고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삼국지』는 전형적인 네트워크형 인물 중심의 소설이죠. 그런데 이런 관점은 요즘 젊은이들한테도 어렵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캐릭터를 살리고 주인공들을 개인으로 접근하는 등 요즘 사람들이 읽기 쉽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류(余流)
스스로 삶의 방식을 탐구하고 방향을 세우고 그대로 살아보고자 하는 뜻을 담아 필명을 ‘여류(余流)’로 지으셨는데, 어떤 연유가 있었나요?
20여 년 전 신문사에 들어갔을 때, 나는 10여 년 만에 수습으로 들어온 여기자였습니다. 나는 여학교를 나와 26년 간 거의 여자들하고만 생활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남자들의 세상에 던져졌습니다. 그것도 요즘 말로 상남자들의 세상이었죠. 10여 년간 정신 없이 그 세계에 묻혀 살다 문득 나를 돌아보았습니다. 내겐 맞지 않는 남성들의 세계에 속하려고 애쓰면서 심지어 여성의 정체성을 버리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살고 있더군요. 그렇다고 누구도 나를 남자 기자처럼 대하지 않는데 말입니다. 그로부터 내 자신을 다시 찾아가는 길로 돌아섰습니다. 소설을 다시 쓰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필명 삼아 여류(余流)라는 이름을 지었죠. ‘나는 나’라는 자아 선언 같은 것이었고, 내 정체성의 회복을 선언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나를 찾는 게 왜 중요한가? 그래야 남들과 다른 내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내가 오늘 이렇게 『여류 삼국지』를 써서 출판하게 된 것도 나의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인 거죠.
처세
『여류 삼국지』의 키워드를 처세 콘텐츠로 표현했는데, 개인적으로 『삼국지』를 통해 어떠한 처세를 배웠다고 생각하십니까?
내가 한 일은 『삼국지』 인물들의 행동과 관계를 통해 처세를 분석한 것입니다. 이렇게 처세를 분석할 수 있었던 것은 20여 년간 낯선 사회에 들어와 나름의 생존방식을 깨우쳐 가는 과정에서 관찰과 분석을 통해 얻은 능력 때문이라고 봐야겠죠. 사회생활에서는 자신의 처세술만으론 성공하지 못합니다. 다른 사람의 처세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과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을 갖추어야만 하는 것이죠. 나와 다른 사람을 아는 것, 이것이 효율을 높이고 나를 성공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인물들의 처세를 분석하고, 설명하는 데 많은 양을 할애한 것은 그들의 처세술을 배우라는 것이라기보다는 처세와 인간을 분석하는 방법을 알려주려는 것이었습니다.
77훈
처세의 지혜, 소통의 기술, 조직운영의 원리를 깨닫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을 ‘77훈’으로 정리하셨습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훈은 무엇입니까?
77훈은 제가 뽑은 게 아니라 원고를 읽은 출판사 편집자들이 뽑은 것입니다. 나도 가끔은 왜 이걸 뽑았을까 궁금한 게 있습니다. 가끔은 한 문장이 자신의 깊은 인사이트를 끌어내는 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독서는 한 문장이 아니라 부분을 통해 전체를 파악하고 전체를 통해 디테일을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습니다. 문장이 아닌 전체로서 『삼국지』를 파악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인물
『여류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가장 호감이 가는 캐릭터가 있나요? 혹 작가님의 성격과 닮았다고 생각되는 인물이 있다면?
모든 인물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고, 또 모두에게 냉정합니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데다 우직하기까지 한 조자룡을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에게 몰입해 있는 건 아닙니다. 나와 비슷한 사람은 없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되 그 방법을 그대로 적용해선 안 되는 것이 바로 사람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할 정도로 비슷한 상황은 수시로 생깁니다. 그러나 상황은 비슷해도 늘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상황의 역동성을 좌우하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나와 같을 수는 없고, 과거의 인물이 현생할 수도 없습니다.
여성
‘여성이 쓴 삼국지’는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어떻게 다를까요? 그건 독자들이 판단할 몫이라고 봅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성의 대표도 아닙니다. 더 많은 여성들이 『삼국지』를 쓴다면 카테고리화할 수 있을지도 모르죠.
직장 여성
새내기 직장인, 여성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셨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삼국지』는 치열한 이야기입니다. 이건 단지 후한 말의 난세였기에 더 치열한 건 아닙니다. 어쩌면 인간의 공적인 삶, 조직의 삶이 그런 것이죠. 별 고생 없이 학교에 다니다 사회에 나가는 젊은이들 중 사회를 ‘자아실현의 장’이라고 오해해서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걸 불평하고, 도중에 그만 두는 걸 많이 보았습니다. 사회생활이란 생존게임입니다. 좀 더 비장하게 정신을 무장할 필요가 있음을 『삼국지』를 통해 배웠으면 합니다. 또 『삼국지』는 역사를 만들고자 도모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를 통해 ‘일을 도모하는 자만이 성공이든 실패든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면 합니다. 또 ‘일은 사람이 꾸미지만 성사는 하늘에 달렸다’는 점도요.
중국 고전
평소 중국 고전을 탐독하셨다고 밝혔는데, 『삼국지』외에 다른 고전을 편역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중국 고전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창작할 소재와 제 방식으로 정리하고 해설하고 싶은 목록이 A4용지 한 장은 됩니다. 차근차근 시작해야죠. 저는 중국 고전 입문서로는 『동주 열국지』를 늘 추천합니다. 이 책으로 춘추시대의 주요 장면들을 익힐 수 있지요. 춘추시대를 이해하면, 제자백가로 들어가기도 쉬워집니다.
사람
현재 중앙일보에서 칼럼을 쓰고 있는데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자 중앙일보 분수대란을 쓰고 있죠. 나의 관심은 언제나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고, 다양하고, 평등하고, 예의 바르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모든 주제가 관심사입니다.
전자책
『여류 삼국지』는 전자책으로 먼저 발간된 작품입니다. 앞으로도 전자책을 출간할 계획인지요?
2011년, 중앙일보 온라인 편집국장을 했습니다. 당시 ‘e-북 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실험을 했습니다. 이때 실무진들과 얘기를 하면서 내 첫 책은 전자책으로 내겠다고 했었습니다. 당시에 소설로 등단했었고, 장편 출판을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들은 사람은 몇 없었지만 내 자신에게 한 약속이어서 이번 첫 소설을 내면서 전자책을 먼저 낸 것입니다. 물론 나는 앞으로도 전자책을 낼 것입니다. 전자책 시장이 커져야 e북 저널리즘도 비로소 뿌리를 내릴 수 있을 테니까요. 내가 전자책을 연구하면서 알게 된 건, 전자책이 모든 장르에서 유용하지는 않지만 소설책이나 정보, 실용서 등에선 꽤 유용하다는 것입니다.
『여류 삼국지』는 스토리라인과 에피소드 등은 기존 『삼국지』를 따랐지만 주제는 달라졌다. 공명을 다투는 조직 내 인간의 삶과 처세, 그것이 양선희 작가가 주목한 주제다. 그래서 권모술수는 훨씬 더 적나라하고 교활하게 묘사했지만 그 상황의 정당성을 부여해 그렸고, 계책들의 이면에 숨은 인간들의 역학관계에 대한 해석을 보태놓았다. “『삼국지』는 우리 인생에서 한 번은 거쳐 가야 할 고전입니다. 『삼국지』엔 난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치열함이 있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사는 세상이 난세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겐 지금이 우리의 난세죠. 치열하게 살았던 선대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위안 받고 삶의 전략을 세우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양선희 작가는 현재 집필한 창작 장편 소설이 여러 편 있지만, 출간을 고심하고 있다. ‘현직 논설위원으로서 현대물 창작소설을 출판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기 때문. 양선희 작가는 “아직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먼저 『여류 삼국지』 출판으로 소설가 인생을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양선희 작가는 “논설위원으로 현직에 있는 동안에는 중국 고전을 중심으로 한 책들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국지
『삼국지』를 편작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류 삼국지』는 음악을 편곡하듯 고전을 내 방식대로 요즘의 시대정신에 맞게 새로운 각도로 다시 쓴 것입니다. 제 한자 실력은 원전을 번역할 정도가 못 됩니다. 여성과 내 아들 또래의 젊은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삼국지』를 써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한 여자 후배가 그러더군요. 『삼국지』는 창세기처럼 이름이 너무 많아서 읽기 힘들다고요. 사실 기존 『삼국지』는 남성적 관점에서 쓰여 여자들이 읽기 힘든 면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남자들은 사람을 네트워크를 통해서 이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알려면 출신학교, 고향, 선후배 등을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죠. 반면 여성들은 네트워크가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인간을 알려고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삼국지』는 전형적인 네트워크형 인물 중심의 소설이죠. 그런데 이런 관점은 요즘 젊은이들한테도 어렵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캐릭터를 살리고 주인공들을 개인으로 접근하는 등 요즘 사람들이 읽기 쉽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류(余流)
스스로 삶의 방식을 탐구하고 방향을 세우고 그대로 살아보고자 하는 뜻을 담아 필명을 ‘여류(余流)’로 지으셨는데, 어떤 연유가 있었나요?
20여 년 전 신문사에 들어갔을 때, 나는 10여 년 만에 수습으로 들어온 여기자였습니다. 나는 여학교를 나와 26년 간 거의 여자들하고만 생활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남자들의 세상에 던져졌습니다. 그것도 요즘 말로 상남자들의 세상이었죠. 10여 년간 정신 없이 그 세계에 묻혀 살다 문득 나를 돌아보았습니다. 내겐 맞지 않는 남성들의 세계에 속하려고 애쓰면서 심지어 여성의 정체성을 버리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살고 있더군요. 그렇다고 누구도 나를 남자 기자처럼 대하지 않는데 말입니다. 그로부터 내 자신을 다시 찾아가는 길로 돌아섰습니다. 소설을 다시 쓰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필명 삼아 여류(余流)라는 이름을 지었죠. ‘나는 나’라는 자아 선언 같은 것이었고, 내 정체성의 회복을 선언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나를 찾는 게 왜 중요한가? 그래야 남들과 다른 내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내가 오늘 이렇게 『여류 삼국지』를 써서 출판하게 된 것도 나의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인 거죠.
처세
『여류 삼국지』의 키워드를 처세 콘텐츠로 표현했는데, 개인적으로 『삼국지』를 통해 어떠한 처세를 배웠다고 생각하십니까?
내가 한 일은 『삼국지』 인물들의 행동과 관계를 통해 처세를 분석한 것입니다. 이렇게 처세를 분석할 수 있었던 것은 20여 년간 낯선 사회에 들어와 나름의 생존방식을 깨우쳐 가는 과정에서 관찰과 분석을 통해 얻은 능력 때문이라고 봐야겠죠. 사회생활에서는 자신의 처세술만으론 성공하지 못합니다. 다른 사람의 처세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과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을 갖추어야만 하는 것이죠. 나와 다른 사람을 아는 것, 이것이 효율을 높이고 나를 성공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인물들의 처세를 분석하고, 설명하는 데 많은 양을 할애한 것은 그들의 처세술을 배우라는 것이라기보다는 처세와 인간을 분석하는 방법을 알려주려는 것이었습니다.
77훈
처세의 지혜, 소통의 기술, 조직운영의 원리를 깨닫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을 ‘77훈’으로 정리하셨습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훈은 무엇입니까?
77훈은 제가 뽑은 게 아니라 원고를 읽은 출판사 편집자들이 뽑은 것입니다. 나도 가끔은 왜 이걸 뽑았을까 궁금한 게 있습니다. 가끔은 한 문장이 자신의 깊은 인사이트를 끌어내는 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독서는 한 문장이 아니라 부분을 통해 전체를 파악하고 전체를 통해 디테일을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습니다. 문장이 아닌 전체로서 『삼국지』를 파악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인물
『여류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가장 호감이 가는 캐릭터가 있나요? 혹 작가님의 성격과 닮았다고 생각되는 인물이 있다면?
모든 인물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고, 또 모두에게 냉정합니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데다 우직하기까지 한 조자룡을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에게 몰입해 있는 건 아닙니다. 나와 비슷한 사람은 없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되 그 방법을 그대로 적용해선 안 되는 것이 바로 사람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할 정도로 비슷한 상황은 수시로 생깁니다. 그러나 상황은 비슷해도 늘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상황의 역동성을 좌우하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나와 같을 수는 없고, 과거의 인물이 현생할 수도 없습니다.
여성
‘여성이 쓴 삼국지’는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어떻게 다를까요? 그건 독자들이 판단할 몫이라고 봅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성의 대표도 아닙니다. 더 많은 여성들이 『삼국지』를 쓴다면 카테고리화할 수 있을지도 모르죠.
직장 여성
새내기 직장인, 여성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셨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삼국지』는 치열한 이야기입니다. 이건 단지 후한 말의 난세였기에 더 치열한 건 아닙니다. 어쩌면 인간의 공적인 삶, 조직의 삶이 그런 것이죠. 별 고생 없이 학교에 다니다 사회에 나가는 젊은이들 중 사회를 ‘자아실현의 장’이라고 오해해서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걸 불평하고, 도중에 그만 두는 걸 많이 보았습니다. 사회생활이란 생존게임입니다. 좀 더 비장하게 정신을 무장할 필요가 있음을 『삼국지』를 통해 배웠으면 합니다. 또 『삼국지』는 역사를 만들고자 도모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를 통해 ‘일을 도모하는 자만이 성공이든 실패든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면 합니다. 또 ‘일은 사람이 꾸미지만 성사는 하늘에 달렸다’는 점도요.
중국 고전
평소 중국 고전을 탐독하셨다고 밝혔는데, 『삼국지』외에 다른 고전을 편역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중국 고전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창작할 소재와 제 방식으로 정리하고 해설하고 싶은 목록이 A4용지 한 장은 됩니다. 차근차근 시작해야죠. 저는 중국 고전 입문서로는 『동주 열국지』를 늘 추천합니다. 이 책으로 춘추시대의 주요 장면들을 익힐 수 있지요. 춘추시대를 이해하면, 제자백가로 들어가기도 쉬워집니다.
사람
현재 중앙일보에서 칼럼을 쓰고 있는데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자 중앙일보 분수대란을 쓰고 있죠. 나의 관심은 언제나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고, 다양하고, 평등하고, 예의 바르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모든 주제가 관심사입니다.
전자책
『여류 삼국지』는 전자책으로 먼저 발간된 작품입니다. 앞으로도 전자책을 출간할 계획인지요?
2011년, 중앙일보 온라인 편집국장을 했습니다. 당시 ‘e-북 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실험을 했습니다. 이때 실무진들과 얘기를 하면서 내 첫 책은 전자책으로 내겠다고 했었습니다. 당시에 소설로 등단했었고, 장편 출판을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들은 사람은 몇 없었지만 내 자신에게 한 약속이어서 이번 첫 소설을 내면서 전자책을 먼저 낸 것입니다. 물론 나는 앞으로도 전자책을 낼 것입니다. 전자책 시장이 커져야 e북 저널리즘도 비로소 뿌리를 내릴 수 있을 테니까요. 내가 전자책을 연구하면서 알게 된 건, 전자책이 모든 장르에서 유용하지는 않지만 소설책이나 정보, 실용서 등에선 꽤 유용하다는 것입니다.
- 여류 삼국지 양선희 편저 | 메디치미디어
여성이 쓴 최초의 삼국지가. 중앙일보 논설위원인 양선희 작가가 조직 운영과 인간 심리의 관점에서 ‘삼국지’를 새로 편작했다. 종전의 삼국지가 대부분 전업 문학인들에 의해 쓰여 진 데 반해, ‘여류 삼국지’는 20년 이상 직장 생활을 경험한 사람이 쓴 삼국지라는 점이다. 그간의 삼국지는 문인들이 써서 조직의 논리와 처세에 대한 통찰이 다소 아쉬웠다면,『여류 삼국지』는 조직 생활의 처세, 소통의 기술, 리더십, 조직 내 역학 관계 등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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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링이라는 영화 말이다. 늑대개 였던가? 늑대도 아닌 그렇다고 개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늑대개와 남성성이 강한 직장 강력계에 이나영을 동질감을 느끼는 존재로서 비교하던 영화였다.
다만 영화에서 나오는 이나영과 달리 삼국지의 작가는 남자들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로서 연륜이 쌓여 있지 않나 싶다. 남자들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로서 글에 빛나는 부분이 있을듯 싶어 기대해본다,
jeonous
2013.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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