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해설이 있는 공연으로 친해지자!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공연이 마련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무대는 바로 클래식. 평소 접할 기회도 많지 않고, 그래서 어렵고 지루하게 여겨지는 클래식을 재미있는 프로그램과 쉬운 해설로 친근하게 꾸몄다. 클래식과 친해지고 싶거나 전혀 친하지 않다면 이번 여름방학 동안 간극을 좀 좁혀보면 어떨까? 물론 원래 클래식과 친했다면 좀 더 깊게 사귀어볼 수 있는 좋은 공연들을 소개한다.
지난 2008년부터 관현악 연주와 쉬운 해설로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는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썸머클래식>이 8월 1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두 차례에 걸쳐 공연된다. 100여 명의 젊은 연주자들로 이루어진 4관 편성의 오케스트라가 클래식계의 스토리텔러 바그너의 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전주곡과 각 악기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벤자민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스위스 명사수의 이야기를 담은 ‘윌리엄텔 서곡’, 리스트의 ‘메피스토 왈츠 1번’ 등을 90분간 연주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5년간 <썸머클래식> 해설을 맡았던 한양대 정경영 교수가 올해도 연주곡과 악기에 얽힌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 청소년 관객들에게 한 발 다가설 예정이며, 2부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정일헌의 협연무대도 마련된다.
해설이 있는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 <이럴 때 이런 음악>
8월 한 달간 서울의 주요 공연장에서 다채로운 테마로 나눠 열리는 <해설이 있는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 - 이럴 때 이런 음악>은 두 대의 피아노와 성악 앙상블, 피아노 콰르텟, 오케스트라 등의 구성으로 광고나 영화에서 들어왔던 오페라 아리아, 뮤지컬 넘버, 발레 모음곡, 오케스트라 연주곡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8월 12일 영산아트홀 공연에서는 ‘실내악 음악과 함께 영화 속으로’라는 주제로 생상의 ‘백조’,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비제의 ‘카르멘 판타지’ 등 영화 속에 나오는 명곡들을 두 대의 피아노와 피아노 4중주로 전해줄 예정이다. 8월 13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공연에서는 ‘캐리비안의 달빛 속으로’라는 주제로 라흐마니노프의 ‘러시안 랩소디’, 드뷔시의 ‘달빛’, 거슈윈의 ‘파리의 아메리카인’,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OST 등을 두 대의 피아노로, 8월 14일 세종M씨어터 공연에서는 ‘피아노, 바이올린과 떠나는 한여름 밤의 로망스’라는 테마로 드보르작의 ‘유모레스크’, 엘가의 ‘사랑의 인사’,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 쇼팽의 ‘즉흥환상곡’ 등을 연주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교과서 클래식발레 <차이코프스키 발레환타지>
와이즈발레단은 차이코프스키의 3대 발레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차이코프스키 발레환타지>를 국립극장 KB청소년 하늘극장에서 8월 12일과 13일, 15일 공연한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의 주요 장면을 선보이며, 어린이와 청소년이 발레를 쉽고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해설이 곁들여진다. 공연 중 등장하는 발레 마임을 배우는 시간도 마련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인기 레퍼토리를 문훈숙 단장의 친절한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유니버설발레단 해설이 있는 발레 갈라>는 8월 18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백조의 호수>의 백조 파드되,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결혼식 파드되, <지젤>의 파드되, <라 바야데르>의 결혼식 파드되, <돈키호테>의 에스파다와 메르세데스 춤 등 발레 명작들의 주요 장면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난 6년간 대학로 1m클래식아트홀에서 진행되고 있는 <그림 읽어주는 벤토벤>. 이번에는 고갱과 고흐의 이야기를 가지고 8월 2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클래식 큐레이터 조숙현 씨의 명쾌한 해설과 함께 화가들의 작품을 영상으로 만나고 명화 속 클래식을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다. 앞서 8월 14일까지 대학로 갤러리 이앙에서는 요일별로 마티스, 고흐, 마네, 김홍도, 쇠라, 다빈치를 주제로 작가와 작품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풀어간다.
청소년을 위한 특별한 클래식 공연
해설이 있는 클래식 공연 외에도 청소년을 위한 신선한 기획의 클래식 무대들이 눈에 띈다.
8월 10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에서는 지휘자 성시연 씨가 이끄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들리는 웹툰 보이는 클래식>이 공연된다. 제목대로 청소년들에게 인기 많은 웹툰이 클래식이 만났다. 멘델스존의 극음악 <한여름 밤의 꿈>에 맞춰 김용회 작가의 동명 웹툰 <한여름 밤의 꿈> 하이라이트 컷을 상영하고,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에 맞춰 김용회 작가가 무대에서 직접 드로잉 쇼를 선보일 예정이다.
클래식 납량특집도 있다. 바로 8월 11일과 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썸머 나이트 오케스트라 -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프랑켄슈타인>의 속편으로 1935년에 제작된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신부>는 내용은 물론이고 시대를 앞서간 특수효과로 많은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영화와 함께 ‘카르멘 판타지’로 유명한 독일 출신 작곡가 프란츠 왁스만이 작업한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데, <썸머 나이트 오케스트라>에서는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공포영화를 보면서 크리스토퍼 리의 지휘로 80인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생생한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공연은 밤 10시에 시작한다.
다양한 국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연도 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8월 1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마련하는 <청소년음악회-상생>에서는 궁중음악부터 현대 국악관현악까지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는 ‘상생’의 프로그램을 선사할 예정이다. 안숙선 명창과 명고 정화영이 함께 마련한 판소리 무대를 비롯해 한국 사물놀이의 정통성을 이어오고 있는 사물광대의 협연 무대, 서울시무용단 이해선의 살풀이 무대 등도 즐길 수 있다.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