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북, 뭐가 좋을까?” 서점에서 여행 도서를 파는 내가 가끔 받는 질문이다. sns, 구글맵의 넘치는 정보가 어떤 여행자에게는 무용지물일 수도 있으니 가이드북이 필요한 상황이야 짐작하지만, ‘좋은 가이드북’ 이라니. ‘요즘 잘 나가는 책 중에 재미있는 것 추천해줘.’ 보다 더 답이 아리송하다.
파는 사람으로서는 아직 수양이 부족해서 좋은 가이드북을 척! 추천해줄 수는 없다지만, 여행자의 입장에서의 내가 다섯 번째 가는 교토행을 위해 『Tripful 교토』 를 고른 이유를 살펴보면 ‘가이드북을 선택하는 기준’ 정도는 추려볼 수 있으려나?
그래, 중요한 건 ‘다섯 번째’다. 아마 내가 첫 교토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Tripful의 깔끔한 구성에 관심이 갔더라도 ‘이왕이면’이라는 생각으로 결국 다른 책을 선택했을지 모른다. 교토가 오사카에 간 김에 하루쯤의 여정으로 들렀다 올만한 장소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나름으로 교토의 매력을 알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의 선택이다. 그래서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새침한 전학생 같은 도시”라는 표현에 그렇지, 하며 저자의 안내를 믿어보기로 하고 코스를 따라간다. 볼거리도, 즐길 거리도 넘쳐나는 이 천년고도에서 Tripful은 군더더기는 과감하게 들어내고 가장 핵심적인 교토의 동서남북을 소개한다. 그리고 곳곳의 식당과 카페를, “난 이런 데가 좋던데….”라며 은근한 태도로 추천한다.
교토는 몇 백 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가게와 얼마 전 새로 생긴 가게가 어색하지 않게 이웃하고, 그러면서도 타인과 자신의 취향의 경계는 확실하다. 그래서 이 안내서는 언뜻 단촐하지만 나름으로 여행의 여백을 스스로 채우길 바라는, 그곳에 대한 향수와 기대가 적당히 섞인 나와 같은 여행자라면 좋은 길잡이로 함께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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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ful 트립풀 Issue No.5 교토양미석 저 | 이지앤북스(EASY&BOOKS)
천년고도로 불리는 교토의 볼거리는 두말할 필요 없을 정도, 여기에 일본 내에서도 도쿄와 함께 가장 ‘힙(hip)’한 도시로 주목 받고 있는 교토의 다양한 매력이 그 끌림을 더했다.
박숙경 (도서MD)
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