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연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연은 시계 장치의 톱니바퀴처럼 여러 부품으로 조립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부품들은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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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거대한 시계 장치와 유사하다. 모든 것은 일목요연하게 질서를 이루고 있고 그것들이 서로 맞물려 있으며, 모든 존재에게는 정해진 자리와 역할이 있다. 늑대를 예로 관찰해보자. 늑대는 포유동물강, 식육목, 갯과, 개속, 회색늑대종에 속하는 동물이다. 휴우! 계통 분류만 해도 참 복잡하다. 포식자인 늑대는 초식동물의 잔여 개체수를 조절하여 사슴 개체수 급증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렇듯 모든 동물과 식물은 미세하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생태계의 모든 생명체에는 나름의 의미와 주어진 역할이 있다.
인간은 이처럼 복잡한 생태계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 채 방심하며 살아간다. 인간이 초원에서 유목생활을 하던 시절에는 시야가 넓을수록 생존에 유리했다. 그래서 당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은 눈이었다. 그런데 우리의 통찰력은 그만큼 훌륭할까?

 

이 맥락과 딱 맞아떨어지는 어린 시절 에피소드가 있다. 내가 다섯 살 무렵 뷔르츠부르크 할아버지 댁에 놀러갔을 때다. 할아버지는 나에게 골동품 시계를 선물로 주셨다. 나는 시계의 부품별 기능이 너무 궁금한 나머지 받자마자 해체를 하고 말았다. 당연히 해체된 부품들을 재조립해서 원상태로 완벽하게 돌려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철부지 꼬마였던 나는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도 몰랐다. 해체된 톱니바퀴들을 조립한 후에도 몇 개의 부품은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남아 있었다. 이 모습을 보신 할아버지의 기분이 유쾌했을 리 없다.


생태계에서 ‘시계의 톱니바퀴’와 같은 역할을 하는 동물이 바로 늑대다. 인간이 늑대를 멸절시키면 목동들의 적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미세한 시계 장치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강의 흐름이 바뀌고 지역적으로 멸종하는 조류의 종이 많아진다.


인간이 자연에 손을 대면 균형이 깨지면서 엇박자가 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인간이 인위적으로 외래 어종을 방출하면 그 지역 사슴 개체수가 급감한다. 다른 것도 아니고 어류 때문이라고? 못 믿겠지만 사실이다. 지구의 생태계는 매우 복잡해서 ‘~한다면 ~한다’는 조건부 공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자연보호를 위한 조치가 전혀 예상치 못한 현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심지어 에스파냐에서는 두루미 개체수가 증가하자 소시지 생산량이 감소하는 일이 있었다.


지금이야말로 큰 종과 작은 종 사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해야 할 적기다. 예를 들어 겨울밤이 되면 길에 나타나는 붉은머리파리는 오래된 시체의 뼈를 찾아헤매고, 딱정벌레는 곰팡이가 핀 나무 동굴을 좋아하고 그곳에 있는 비둘기와 오소리의 깃털을 먹고산다. 그것도 두 가지가 섞여 있는 것만! 이런 재미있는 친구들을 관찰해보는 것도 좋다. 종 사이 관계를 깊이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신비한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자연이 시계 장치보다 훨씬 복잡한 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자연은 시계 장치의 톱니바퀴처럼 여러 부품으로 조립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부품들은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다. 이 네트워크는 워낙 촘촘하게 짜여 있어서 자연의 일부에 불과한 인간이 자연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식물과 동물의 관계를 경이의 눈빛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이 조금이라도 섣불리 자연에 손을 대면 엄청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연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 이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자연의 네트워크가 얼마나 정교하게 짜여 있는지 이야기하려고 한다. 경이로운 자연의 세계로 함께 들어가보자.


 

 

자연의 비밀 네트워크페터 볼레벤 저/강영옥 역 | 더숲
사회적인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들과 나무, 눈에 보이지 않는 박테리아까지 어디서도 만나본 적 없는 흥미진진한 자연 탐험기를 세계 최고의 숲 전문가와 함께 떠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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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비밀 네트워크 #자연 #강의 흐름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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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