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파운드의 살’, 그 재판은 정의로웠을까? -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는 친구 밧사니오를 위해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며, 자신의 살 1파운드를 담보로 한 계약서에 서명을 한다.
글ㆍ사진 이수연
20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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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는 목숨처럼 아끼는 친구 밧사니오를 위해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3천 더컷을 빌린다. 극 중 표현에 따르면 집 한 채를 살 수 있을 만큼의 가치를 지닌 돈이다.


돈을 빌려주며 샤일록이 내건 조건은 석 달 안에 갚지 못할 경우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받겠다는 것이다. 안토니오는 두 달 안에 투자 금액이 모두 회수될 것이라며 제안을 승낙한다. 그렇게 거래가 성사되고 샤일록 그리고 안토니오를 축으로 한 이야기가 흘러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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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깊게 바라보게 되는 인물 ‘샤일록’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  의 등장인물 중 관객이 가장 많이 알게 되는 인물은 샤일록이다. 고리대금업으로 부자가 되었지만, 샤일록의 곁에는 사람이 없다. 안토니오와 거래를 시작한 시점부터 샤일록에게는 불행한 일만 벌어진다.


오랫동안 그의 곁을 지켰던 하인 랜슬럿은 안토니오의 친구 밧사니오에게 떠나고, 극 중에서 그가 진심으로 사랑을 표현했던 딸 제시카는 아버지의 보석과 돈을 가지고 안토니오의 친구 로렌조에게 떠난다.

 
샤일록이 사랑하고 의지했던 사람들은 모두 안토니오와 가까운 사람들 곁으로 떠난다. 고리대금업자로 악명 높은 샤일록이지만, 곁에 있는 사람 모두 한 마디 상의 없이 떠나버리자 중심을 잃어버린다. 그 와중에 안토니오의 배가 바다 위에서 침몰했다. 안토니오는 샤일록에게 빌린 돈을 기한 내에 갚지 못하고 위기에 빠진다.


샤일록은 돈보다 안토니오의 살점을 원한다. 불안정하고 극도로 분노한 심리 상태를 안토니오의 생명을 빼앗는 것으로 해결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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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이 공존하는 사람들을 그리다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  의 등장인물은 한 마디로 정의되지 않는다. 안토니오는 자신의 친구들에게는 더없이 선량하고 다정하지만 샤일록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욕을 하고, 얼굴에 침을 뱉는 반유대주의자다.

 

밧사니오는 자신의 표현대로라면 ‘분수도 모르고 흥청망청 돈을 써버리는’ 바람에 사랑하는 여인에게 청혼하기 위한 자금을 친구에게 빌려야 하는 지경에 놓인다. 즉흥적이고 기분파지만 운이 좋다. 좋은 친구를 두었고, 부자인 아내를 맞이해 빚을 갚을 능력이 생겼다.


밧사니오의 부인이자 안토니오의 재판에서 열쇠를 쥔 파샤는 현명하고, 아름답고, 부를 갖춘 여인이지만,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거짓 재판을 집행했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작품이니만큼 이번 작품이 인물을 해석한 포인트를 살펴보는 것도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  을 보는 재미일 것이다.


극의 마지막에서 안토니오는 잃어버린 줄 알았던 재산도 두 배가 넘는 가치가 되어 돌아오게 된다. 결말 부분에서 모든 것을 다 잃은 샤일록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을 잃은 그를 대변하는 말은 그의 딸 제시카의 말로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아버진 다시 일어나실 거예요. 우리 유대인은 혼자 있을 때 더 강해지죠.”


선과 악이 명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의’롭다고 평가받으며 승리한 재판, 이 재판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을지는 관객의 몫이 되었다.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  은 6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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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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