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잘 찍고 싶으신가요? 사진가의 책에는 이에 대한 이야기가 반드시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여 고민해봅니다. 당연히 ‘그럼 난 사진을 잘 찍는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 사진을 찍고 돈을 받는 프로페셔널 사진가이므로 프로가 아닌 사람들보다는 반드시 잘 찍어야 합니다. 일반인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사진가를 고용할 클라이언트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겠지요. 가끔 핸드폰 사진을 못 찍는다고 아내에게 불평을 듣기는 합니다만….
전설적인 종군 사진기자였던 로버트 카파는 “당신의 사진이 좋지 않다면 당신이 충분히 다가가지 않은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무척이나 공감하는 말입니다. 여기에 저는 ‘찍으려고 하는 대상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세요!’라고 덧붙이고 싶습니다. 피사체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있다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다른 무언가를 보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 피사체는 사람이 될 수도, 사물이 될 수도, 풍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가 정확하게 이를 표현하고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뿐이 아닙니다. 거리의 흔한 풍경도 계절, 시간, 온도, 날씨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그 거리를 얼마나 자세히 보았는지, 그 거리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을 보냈는지가 그대로 사진에 나타납니다. 아무리 훌륭한 사진가라도 한 피사체를 위해 오랜 시간을 보낸 아마추어 사진가를 당해내지는 못합니다.
시간이나 애정과 별개로 반드시 습득해야 하는 기본적인 지식도 물론 있습니다. 사진은 필름과 디지털 모두 동일하게, 반사되는 빛을 기록하는 기술이자 예술입니다.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가 받아들이는 빛의 양을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조절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사진이 만들어집니다. 이 단순한 원리를 아는지 모르는지에 따라 아마추어 사진 세계에서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납니다. 이 기초적인 지식과 당신의 예술적인 눈, 피사체를 위해 보낸 오랜 시간이 합쳐지면 좋은 사진이 나오게 됩니다.
기술적인 것은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찾아보면 차고 넘치는 정보를 단시간 내에 얻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예술적인 눈을 갖는 것은 짧은 시간에 되는 일이 아닙니다. 좋은 사진, 아름다운 그림, 멋진 조형물, 자연이 만들어내는 풍경, 영화, 책 등등 주변에 펼쳐져 있는 수많은 예술적 영감의 원천들로부터 자극받고 흉내 내고 소화하고 배우고 발전해야 합니다.
조선시대 어느 문인의 글을 살짝 인용해보자면,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찍을 수 있습니다.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찍을 수 있게 됩니다. 안타깝지만, 렌즈는 이것을 사용하고 카메라는 저것을 사용하고 자세는 이렇게 하면 환상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팁은 드릴 수가 없군요. 카메라와 렌즈는 화가의 붓이나 캔버스와 같을 뿐입니다. 그 위에 어떻게 그림을 그릴지는 화가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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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인생을 찍습니다MJ KIM 저 | 북스톤
‘출발선부터 달라야 한다’며 고스펙을 강요하는 시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한발 한발 꾸준히 나아가 마침내 꿈을 찾은 MJ KIM의 이야기는 인생 여행자들을 위한 따뜻한 지도가 되어줄 것이다.
MJ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