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나를 읽지 마!』
책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왜 끊임없이 책을 찾고 읽고 또 좋아하는 걸까요? 오늘의 그림책은 책에 대해,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묻는 작품들입니다. 당연하게 여겨왔기에 특별히 가져보지 않은 책에 대한 질문들과, 딱 꼬집어 말하기에는 애매한, 두루뭉술하게 존재했던 책의 의미가 그림책이라는 언어를 만나 훨씬 뚜렷하고 명확해집니다. 그 중에는 아이들을 싫어하는 책의 이야기도 있어요. 책에게 미움 받는 인간이 되고 싶지는 않으니 책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사랑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말하는 책들을 만나러 가봅니다.
크리스틴 나우만 빌맹 글/로랑 시몽 그림/공민희 역 | 그린북
어느 날 엄마가 책장에서 오래된 책 한 권을 꺼내 아이에게 건넵니다. 엄마가 어릴 때 보던 이 책은 이제 아이의 책이 됐지요. 그런데 아이도 책도 서로가 영 달갑지 않아요. 아이는 책보다는 장난감을 가지고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즐겁습니다. 책 역시 시끄럽고 조심성 없는 아이들보다는 예의 바르고 똑똑한 사람과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투덜거려요. 아이들은 언제나 지저분하고 오래된 책을 소중히 여길 줄 모르거든요. 서로를 싫어하는 아이와 책, 둘은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자이메 페라스 글그림 | 그림책공작소
책을 집어 들면 익숙한 풍경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선풍기 등의 온갖 기계가 전선을 주렁주렁 단 채 탁자 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책을 펼쳐보면 어떨까요. 하늘에는 비행기가 도로에는 자동차가 가득하고, 주인공 아이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휴대전화를 들고 바쁘게 걸어요. 공원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디를 보아도 기계가 가득한 ‘기계세상’입니다. ‘기계세상’ 속, 집에서 게임을 하던 아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산책에 나서고, 할아버지로부터 선물을 하나 받습니다. 아이를 새로운 세상으로 날아오르게 한 특별한 선물! 그 정체는 책의 마지막에 공개됩니다.
마가리타 서네이트 글그림/서남희 역 | 현암주니어
토끼 마을에는 어디든 책이 있어요. 모든 토끼가 책을 좋아하거든요. 헨리만 빼고요. 『헨리와 책』 은 왜들 그렇게 책을 좋아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는 토끼, 헨리의 색다른 모험 이야기입니다. 헨리는 어느 날 울타리 구멍 앞에서 책을 한 권 발견해요. 토끼에 대한 내용이 아닌 걸 보니 이건 마을의 책이 아닌 것 같아요. 주인을 찾아 책을 돌려주기로 마음먹은 헨리는 책이 놓여있던 울타리 구멍으로 조심조심 들어가고, 좁은 굴을 지나 도착한 그곳엔 토끼 마을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요. 책의 주인은 누구인지, 이 낯선 세상은 어디인지, 헨리의 모험을 따라가봅니다!
박형욱(도서 PD)
책을 읽고 고르고 사고 팝니다. 아직은 ‘역시’ 보다는 ‘정말?’을 많이 듣고 싶은데 이번 생에는 글렀습니다. 그것대로의 좋은 점을 찾으며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