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없는 기분』
구정인 글그림 | 창비
아무리 모든 책이 사랑 받을 순 없다지만, 한 번은 ‘이 책 한 권 정도는 책장에 두어도 후회 없으실 겁니다!’ 라고 간절히 외치고 싶은 순간이 있다. 삶의 밝고 행복한 부분보다는 공허하고 어두운 순간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 마이너함이 돋보이는 책 『기분이 없는 기분』 이 바로 그렇다. 아버지의 고독사 이후 우울증이라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게 된 혜진이 현실의 수많은 혜진이들에게 전하는 단단한 위로가 빛나는 책. 당신, 잘 지내고 있나요? (만화 MD 박은영)
『증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저/솔로몬 볼코프 편/김병화 역 | 온다프레스
『증언』 이 18년 만에 복간되어 나왔다는 출판사의 소개 메일을 받았다. 쇼스타코비치의 팬이라면 소장하고 싶을 이 책을 알리고 싶어 반가운 마음에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다. 사은품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주신 출판사에서 정성껏 사은품을 만들어주셨다. 대중적인 책은 아니라 판매는 크게 기대 안했지만 멀리 강원도 고성에 계신 출판사에서 만들어주신 책과 사은품을 알아봐주신 독자들이 있었다. 사은품이 다 소진될 때까지 이 멋진 책을 열심히 소개하고 싶다. (에세이 예술 MD 김태희)
『혼자 공부하는 파이썬』
윤인성 저 | 한빛미디어
올 한해도 IT 분야의 대세는 '파이썬'이었다. 올 해 가장 눈에 띄는 입문서가 있으니 바로 '혼자 공부하는 파이썬'이다. 말 그대로 혼자서 책을 따라 공부하면 과외 선생님이 가르쳐주듯 파이썬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이미 올해의 IT분야 베스트 도서일 정도로 많은 판매를 올렸지만, 왠지 담당 MD 입장에서는 더 대중적으로 사랑 받게 하고픈 아쉬움이 남는다. 코딩이 필수라고 세상이 떠들썩한 만큼 오래도록 사랑 받는 책이 되길 바라본다. (IT 모바일 MD 김은진)
『누가 시를 읽는가』
프레드 사사키, 돈 셰어 공편/신해경 역 | 봄날의책
책을 팔고 있지만, 책을 사는 사람들의 심리를 알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MD가 왜 그 이유를 모르냐고 반문하시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어찌 알리. 평생 독자의 얼굴이 궁금한 사람이 MD 아닐까? 내게 『누가 시를 읽는가』는 등대와 같은 책이었다. 이런 사람들이 시를 읽는구나! 이래서 시를 읽는구나! 이 깨달음은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더 잘 팔고 싶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아직은 시를 낯설어 하니까. 비록 베스트셀러는 아니지만, 시에 관심이 있는 독자가 계속 생기고 있다는 증거가 되는, 단단하고 좋은 산문집이다. 2020년엔 더 잘 팔았으면! (에세이 예술 MD 김유리)
『내일이 간직할 오늘, 유튜브 브이로그 만들기』
yesiamyulia(이슬기) 저 | 책밥
'요즘 직장인들의 꿈은 유튜버로 성공해서 멋지게 퇴사하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었다. 당시에는 하하 웃어넘겼지만, 실제로 구독하던 직장인 유튜버들이 하나둘 퇴사하는 걸 보자 왠지 모를 조바심이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당장 유튜브를 시작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내겐 할 일이 많기에. (사랑해요 예스24) 대신 이 책을 팔아 조선의 도비들이 프리랜서로 살도록 돕고 싶었다. 더 열심히 팔아서 퇴사자가, 아, 아니 매출이 느는 그 날까지 파이팅! (IT 모바일 MD 함초롬)
『망나니 공주처럼』
이금이 글/고정순 그림 | 사계절
어린이 성교육 책이 바뀌고 있다! 성기와 피임만 소개하던 볼 빨개지는 책은 구시대의 유물. 이제는 성역할과 성평등을 소개하는 책이 주를 이룬다. 그런 책의 홍수 속에 자신 있게 추천하는 이 책은 작가의 네임 밸류에 비하면 많이 팔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교훈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캠페인에도 선정되어 좀 더 알려졌으면 하는 MD의 마음. 독서단원을 준비하는 선생님이라면 이 책을 골라주세요. (어린이 MD 신은지)
김나임 글그림 | 북치고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워’라는 말에 자주 끄덕끄덕하며, 사연 있는 귀신들의 이야기를 즐기는 독자로서 『바리공주』의 출간이 반가웠다. 일단 공포물답게 ‘무서울 때는 확실히 무섭다’라는 포인트를 잘 살려 장르팬을 즐겁게 한다는 것이 큰 장점. 또한 작가는 귀신을 단순히 소재로만 소비하지 않고, 전통과 설화에 기반해서 누구라도 공감할만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바리공주와 무장승의 사연까지, 놓치기에 너무 아까운 올해의 만화! (만화 MD 박숙경)
『우리 집은 어디에』
스테이시 저 | 지식노마드
월수입 70만 원, 정말 빈곤하게 결혼 생활을 시작했던 작가가 가족이 살아갈 집 한 칸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가점을 높이기 위해 진지하게 셋째 출산을 고민하기도 하고, 밤을 새워 주거복지 제도 등 공부도 열심히 했다. 그리고 결국 임대주택을 거쳐 서울 민간분양 아파트 입주권을 얻는데 성공한다! 도움이 되는 정보들도 많지만 작가의 좌절했던 순간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절실하게 녹아있어 더 마음이 가는 책이었다. 내년엔 이 책과 같이 좀 더 현실적인 재테크서가 많이 나오고, 또 많은 관심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제 자기계발 MD 박정윤)
『올클리어 1』
코니 윌리스 저/최용준 역 | 아작(디자인콤마)
내가 주인공이 되어 떠나는 시간 여행 꿈을 꿀 정도로 푹 빠져 읽었다. 언제 죽을지 몰라 매일 밤 두려움으로 지내던, 제2차 세계대전 시기로 시간 여행을 떠난 사람들.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들을 관찰하러 떠났지만 그들이 영웅이었고, 각자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했던 모든 사람들이 영웅이었다. 이 시리즈가 전하는 말로 다할 수 없는 감격을, 더 많은 독자들이 함께 누렸으면. 코니 월리스 모르는 사람 없게 해주세요! (소설 MD 김도훈)
안인숙 저 | 키출판사
참고서 분야에 둥지를 틀었지만 공무원 등 각종 시험 준비생은 물론, 교양을 쌓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좋은 책. 중고등 교과서 수록어휘를 다루는데, 명색이 서점 직원인 나도 식은땀을 흘리게 되는 난이도(앗 민망해라)와 쏙쏙 이해되는 친절한 설명으로 무장했다. 기가 죽는 건 잠깐, 완독하면 어휘 자신감이 100% 충전된다.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지만 계속 많은 독자들을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나만 어려운 게 아닐 거라는 소망을 담아 추천해본다. (참고서 MD 양찬)
『연극 알앤제이 대본집 Shakespeare's R & J』
Joe Calarco | Dramatist's Play Service
셰익스피어의 재해석으로 인기를 모은 연극 ‘알앤제이’의 대본집이다. 가톨릭 학교의 소년들은 밤마다 몰래 빠져 나와 금지된 대본을 읽으며 다양한 배역을 연기한다. 오래된 문장들은 학생들을 억압으로부터 생생한 삶으로 이끌어낸다. 헤드윅, 쓰릴미 등 영문 대본집 문의가 오곤 했는데 품절인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 극을 보고 감동을 받아 원작을 더 깊게 파고 싶은 이유였을 것이다. 최근 루트를 찾아 책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더 많은 분들이 기쁨을 누리시기를 바란다. (외국도서 MD 유서영)
박은지 저 | 메멘토
크게 일탈할 능력은 없지만 마음대로 살고 싶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그럭저럭 정도인 듯한데, 몸이 마음을 따라가기 버거워 해서 이거 이거 안 되겠는 거다. 몸과 마음의 속도를 맞추어 가면서 ‘운동은 좋군’, ‘근육이 더 필요해’와 같은 생각을 할 때쯤 마침 읽은 책이 『여자는 체력』 . 어떤 모습이든 몸은 잘못이 없다. 다른 게 나쁜 건 아니다. 몸도 마음도 더 아껴주자. 이야기에 공감할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 (건강취미 MD 박형욱)
『난 오늘도 화가 나』
릴라 리 저/노은정 역 | 위즈덤하우스
살아가며 화내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이유도 모른 채 화가 치미는 날도 많다. 1년 차 직장인으로서 느끼는 바는 이유 없이 화가 난다기보다, 이유도 설명 못 할 사소한 화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나와 같은 사람들은 이 책을 보며 킬킬대다가도, 나만 이러는게 아니구나 하는 공감도 할 수 있다. 리틀 걸에서는 진작 벗어났지만 뜻 모를 화에 시달리는 이 시대의 직장인들에게 각 잡고 팔았으면 더 좋았을 책. (소설 청소년 MD 이주은)
『파도는 나에게』
하수정 글그림 | 웅진주니어
한 발짝 늦게 나오는 계절 책들이 있다. 이 경우, 책이 좋아도 밀기 어려운 것이 현실. 『파도는 나에게』 도 그 중 하나로, 9월에 나온 바다 그림책이다. 바쁜 나날에 지친 주인공이 어느 날 무작정 열차를 타고 바다로 향한다.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푸르러지는 창 밖 풍경. 열차에서 내려 바다로 향하니 나풀나풀한 반투명종이로 표현된 파도가 펼쳐진다. 많은 사람들이 계절을 막론하고 답답할 때엔 바다를 찾으니, 사계절 그림책이라고 주장해 본다. (유아 MD 이정연)
『황금 코뿔소의 비밀 』
프랑수아자비에 포벨 저/이한규, 김정숙 공역 | 눌민
아프리카 중세사 읽어 밥이 나오나 돈이 나오나, 어디서 아는 척할 일이 있나? 하지만 때로는 뜻밖의 만남이 한 사람의 세상에 돌풍을 일으키기도 하는 법. 갈 일은 없지만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륙의 찬란한 암흑기, 한 번쯤은 읽어볼 법하지 않은가. 한 발 멀리 있는 것들에 관심을 가지기에는 너무 바쁜 삶이라 "왜 안 읽으세요!" 같은 소리는 못하겠다. 그래도 마이너들의 이야기가 좀 더 조명 받을 수 있는 독서 문화가 자리잡기를 바라본다. (인문 MD 강서지)
『내 친구 스누피 1 : 안녕, 피너츠 친구들』
찰스 M. 슐츠 글그림/신수진 역 | 비룡소플래닛
『내 친구 스누피 1』 은 복고 열풍 속 수많은 복간/변형본 중에 단연 최고인 책이다. 그런데 피너츠 관련 너무 많은 책들이 번역되어 나오고 어린이로 분류되며 성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은 오히려 정말 아주 옛날에 본 만화인데도 1-2명이 아닌 친구들 각각의 캐릭터들이 왜 정확하게 기억에 남는지 피너츠 만화의 정수를 담고 있다. 어른이 되며 당연하게 접어뒀던 것들에 찰리 브라운과 친구들이 딩동! 다시 유쾌한 질문을 던진다. (어린이 MD 김수연)
『증오하는 인간의 탄생』
나인호 저 | 역사비평사
우리의 우월함과 타자의 미개함을 강조하는 인종주의는 우발적이거나 일탈적인 현상이 아니다. 근대 유럽에서 태어난 이 위험한 편견은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 책은 인종주의의 역사철학에 주목하며 타자 혐오가 어떻게 지식으로 군림할 수 있었는지를 파헤쳤다. 인종주의는 무지한 사람의 편견에서 나온 게 아니다. 여러 지식인이 정교화하고 퍼뜨렸고 제국주의와 공모했다. 여전히 우리는 근대성이란 무엇인가를 되물어야 하겠다. (인문 MD 손민규)
『EBS 초등 기본서 만점왕 수학 3-1 (2020)』
EBS 저 | 한국교육방송공사
2019년 1학기 EBS 초등 기본서 만점왕 시리즈 표지 모델로 펭수가 등장했다. 솔직히 펭수를 처음 봤을 땐 별 관심이 없었다. 뭐지 이 동공 작은 펭귄은?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데, 난 못 알아봤구나! 네 떡잎을! 앞에서는 도도한 척 했지만, 펭TV를 보며 혼자 키득거리던 내 모습...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참회의 마음으로 제작한 펭수 그립톡&노트 사은품이 큰 사랑을 받아 행복했다. 더 잘 팔자, EBS 교재! (참고서 MD 김현기)
『나의 첫 번째 머니 다이어리』
진예지 저 | 스마트북스
이 책 덕에 나름대로 재테크하며 살고 있다. 사실 나는 작년까지 적금 하나 없었다. 민망하지만, 돈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막막해서 시작도 안 했던 거다. 책을 읽고서 "순이익을 남기기 위해 사는 게 아니고 행복하게 잘 살자고 돈을 관리하는 건데, 내가 스트레스 받으면 무슨 소용일까?" 싶어서 그저 시작해봤다. 나처럼 지출을 힘들게 외면해왔던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한 책. 재테크에 들어서기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더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 (경제 자기계발 MD 김주리)
예스24 도서사업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