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 홍춘욱 박사와 함께하는 북클러버 두 번째 모임이 예스24 중고서점 홍대점에서 열렸다.
이번 모임은 ‘코로나19 이후 경제 자산 시장은?’이라는 주제로 홍춘욱 작가의 책 『디플레 전쟁』과 몇 달 새 변화한 자산 시장을 들여다보며, 주식, 채권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점을 짚는 시간이었다.
디플레 국면을 예상하는 이유
학교 폐쇄와 모임 금지를 해제하자마자 2차 아웃브레이크가 발생했다. 정상화될 거라는 기대가 사라지면서 2020년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감이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홍춘욱 박사는 자동차 시장을 예로 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을 비교하며 설명했다.
“예를 들어 광명 기아차 공장에서 100만대 정도를 매년 만든다고 해 봐요.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가지고 있는데 코로나 쇼크로 인해서 올해 80만대가 팔린 거예요. 그러면 20만대의 재고가 남겠죠. 그런데 아주 다행스럽게도 다음 해에 110만대가 팔린 거예요. 그렇게 되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아니죠. 10만대의 재고가 남아있는 거예요. 자동차가 연식이 바뀌면 세일을 합니다. 2019년도에 만든 자동차를 2020년에 만든 차와 같은 값에 팔 수 없잖아요. 이런 과정에서 과잉재고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경제가 금방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이전에 발생한 경제 충격으로 인한 과잉재고 문제가 생기는 거죠.”
글로벌 금융위기에 전 세계적인 경제 충격으로 인해 남은 재고가 소진되는 데 걸린 시간이 평균 6년이었는데, 우리나라는 2년이라는 비교적 빠른 시간 동안 재고 문제를 해결했다. 다만 2020년은 과잉 재고가 더 늘어날 것이고 상황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적어도 2~3년 정도는 마이너스 물가에 대한 위협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홍춘욱 작가의 책 『디플레 전쟁』의 책 제목은 거기에서 착안 된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가 궁금해지죠. 지난 4월 21일에 국제유가가 마이너스 30%가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유가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일단 놀랐죠. 국제 유가가 폭락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원유 생산량을 보시면 됩니다.”
2000년을 전후하면서 미국 원유 생산량이 바닥을 치고 셰일오일 혁명이 벌어진다. 전 세계 하루 원유 소비량이 1억 배럴일 때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2,000만 배럴까지 오른다. 셰일오일 혁명 이후 미국 혼자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20%를 담당하게 된 것이다. 이런 기세로 가면 미국 혼자 3,000만 배럴을 생산하는 것도 무난하게 된다.
결국 전 세계 공급과잉 압력이 미국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셰일오일 생산기업이 차례로 부도나지 않는 한 지금의 생산량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생산량 감소는 국제 유가가 조금만 오르면 다시 늘어날 것이다. 공급과잉 압력이 지속해서 존재한다는 걸 생각해 보면 유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까지 듣고 나면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앞으로 불황이 왔고,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생산성을 향상시키면서 임금을 안 올려줘도 되는 기업들, 아마존이나 마이크로 소프트, 애플, 구글 같은 기업이 있죠. 바로 불황에서도 돈을 버는, 이익을 내는 기업을 선별적으로 봐야 합니다. 주식투자전략에서는 이걸 퀄리티 앤 그로스(Quality and Growth)라고 이야기합니다.”
퀄리티(Quality)는 이익의 질적인 측면을 봐야 한다는 말이다. 기업의 흑자나 적자 수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이익을 낼 수 없는 기업을 봐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익의 퀄리티가 높은 기업을 봐야 한다.
그로스(Growth)는 성장주라는 뜻이다. 성장이 희소할 때 혼자 성장하는 기업을 말한다. 홍 박사는 이러한 기업의 예로 카카오를 들며 언컨텍트 사회에서 수혜를 볼 만한 기업, 지속적으로 매출을 낼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경제정책은 어떻게 될 것인가?
“향후 2년 정도는 제로 물가 시대일 것 같습니다. 물가가 월별로 출렁거리면서 마이너스로 가는 거죠. 반드시 플러스로 돌릴 수 있겠지만 당장 되돌리기는 어려운 여건이라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에서 수년간 제로금리를 할 거예요. 미국도 한국도 전부 양적완화를 할 거라는 거죠.”
현재 미국의 법에 따르면 100만 불 예금을 받았을 때 10만 불은 중앙은행에 재예치하게 되어 있다. 이게 리저브(reserve)인데, A 은행에 100만 불이 들어왔는데, 500만 불을 예치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400만 불을 초과하게 되는데, 이것을 초과지준(초과지급준비금)이라고 부른다.
“현재 중앙은행에 예치하면 금리가 0이에요. 왜냐? 정책금리가 0이니까. 그런데 지금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는 회사채나 채권을 좋은 값으로 사주면서 돈을 뿌리고 있어요. 그게 바로 양적완화죠. 그런데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한 만큼 초과지준이 늘고 있는 상황인 거예요. 은행에서는 중앙은행에 가지고 있는 채권이나 회사채를 판 다음에 그 돈을 다시 중앙은행에 재예치하는 겁니다. 이런 데는 이유가 있죠. 대출해줬다가 망하면 네가 책임질 거야? 이런 거죠. 은행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경험한 것들을 잊지 않는 거예요.”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은행을 정상화하고, 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겪었던 위기가 되풀이될까 두려워 대출해주지 않고 중앙은행에 재예치한다. 중앙은행은 은행에서 재예치하는 초과지준에 한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해 대출수요를 자극하겠다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예금에 대한 마이너스 금리가 아니라 초과지준에 대한 마이너스 금리라는 거예요. 중앙은행에 재예치하지 말고 MMF(머니마켓펀드·초단기공사채형 상품)라도 해라. 자꾸 돈 넣지 말고 시장으로 나가라는 이야기를 하는 거죠. 이렇게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기 위해 무척 애를 쓸 거 같긴 하지만, 노력 자체가 성과를 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아주 낙관적으로 봐도 내년까지는 제로 금리다. 장기화되면 큰일인데, 이것도 정말 낙관적인 이야기라고 말씀드립니다.”
지금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홍춘욱 작가는 현재 상황에서는 채권에 주목할 것을 추천했다. 경제 여건이 안 좋은 상황일수록 채권 가격이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 무식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만기가 없는 영구채가 발행됐다고 해 봅시다. 이 채권은 영원히 원금을 주지 않지만 평생 매년 얼마간의 이자를 준다고 하고 발행이 되는 거예요. A라는 회사가 100원에 5%의 이자를 붙여서 채권을 발행합니다. 매년 5원이 들어오는 거죠. 그런데 똑같은 재무 조건을 가진 회사가 채권을 팔기 위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100원에 10%에 발행을 하는 거예요. 그러면 5%를 주는 채권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50원이 되는 거예요. 왜냐. 매년 5원을 준다고 약속을 했는데, 같은 등급의 채권이 10원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발행됐기 때문에 약속을 바꿀 수 없으면 가격이 떨어져야겠죠. 이게 이해가 되면 최근 왜 채권을 사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경제 여건이 나빠져서 가격이 내려간 채권은 리스크가 있더라도 사볼 만하다는 생각 때문에 투자를 감행하는 데 부담을 덜 수 있다. 다만 지난 5월, 50원까지 떨어졌던 채권 가격이 최근 들어 70원까지 오른 상황이라는 점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홍 작가가 두 번째로 추천한 것은 미국 부동산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리츠(REITs) 펀드이다. 리츠 펀드는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에 투자하는 펀드다.
“환율이 급등했을 때 가장 많이 빠진 걸 사라는 제 말이 이해는 되시죠? 이번에는 부동산은 아닌 것 같습니다. 주식이나 해외 투자를 잘하면, 이후에 부동산 기회가 있을 때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질의응답
현재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돈이 해결책이 있어서가 아니라 위기인 건 알지만 돈이 갈 곳이 없어서 몰리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실물경제와 괴리감 때문에 언제 폭락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것 같아요. 박사님은 어떤 마인드로 주식을 보유하고 계시는지, 어떻게 운용하는지 궁금합니다.
홍춘욱 작가: 여러분께 제 포트폴리오 말씀을 잘 못 드린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제가 총 10억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면 5억은 주식, 5억은 채권으로 놓고 쓰고 있습니다. 주식 5억 중 반을 나누어서 미국과 한국 주식을 운용하고 있고요. 채권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나누어서 운용하고 있어요. 이게 국민연금 포트폴리오를 모방한 건데요. 이번에 6:4가 되더라고요. 주식이 4가 되고, 채권이 6이 된 거죠. 이번에 주가가 내려가면서 이렇게 됐고, 제 자산은 8억이 됐어요. 그리고 다시 주식이 3이 되고, 채권이 5에 머물렀어요. 제 자산은 20%가 깨진 거죠. 이때 제가 미국 국채를 팔아서 한국 주식을 샀습니다. 주식 3, 채권 5에서 채권 1을 팔아서 4:4를 맞췄어요. 지금은 다시 10이 넘었습니다. 왜냐하면, 주식이 바닥에서 엄청 올라왔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금 다시 주식이 6, 채권이 4가 됐습니다. 총 자산은 10억이 넘었고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이 오른 걸 팔아야 합니다. 많이 오른 걸 팔고 가장 바닥에 있는 걸 계속 사면서 운용을 하는 거죠.
자산이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까요?
홍춘욱 작가: 그럴 때는 이렇게 설명해 드려요. 투자 총액의 30%만이라도 미국 채권을 들고 있어라. 리츠도 좋고, 회사채도 좋고, 그런 식으로 자산을 배분하면서 세계 경제 흐름을 보다 보면 재미가 있어요. 월급 중 매월 100만 원을 저축한다고 가정했을 때 주식 7, 채권 3을 맞춰놓고, 많이 오른 걸 팔고 가장 떨어진 걸 사면서 계속 이 비율을 맞춰가는 거예요. 저는 그렇게 13년째 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시작했던 게 제가 조기 은퇴할 수 있는 이유가 됐던 거고요.
일부에서 일본과 한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해서 혹시라도 일본에서 한국 내 투자자산을 회수하겠다는 게 영향이 있을 거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계시던데요. 그것에 대한 박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홍춘욱 작가: 바이든 부통령이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한국과 일본의 무역전쟁은 용납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작년 8월에 주식시장에서 바닥을 잡을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일본이 한국에 불화수소 수출 금지한 후에 주가가 폭락한 후에 설 연휴 전까지 올랐잖아요.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지 않았다면 더 갔을 거예요. 일본과 한국이 사이가 나빠져서 싸울 수는 있지만 치명타를 가하면 미국이 개입하겠죠. 중국과 맞서는 미국 입장에서는 둘 중 세게 때리는 쪽에 더 강하게 개입할 거예요. 다만 최근 아베 총리 지지율이 굉장히 많이 떨어졌는데, 이것 때문에 우리나라에 어떤 제재를 가할 수는 있을 거예요. 대신 작년에 내렸던 수출 금지령보다 더 센 게 있을까 싶습니다. 일본의 국민연금이 한국에 투자한 것을 회수할 순 있겠지만, 민간기업이 한 것을 회수하기에는 어려운 문제겠죠.
사회초년생이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이제 1년이 됐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사무직으로 근무하고 있는데요. 회사에서 자동화 AI 도입에 관해 우려가 커요. 윗선에서 업무 자동화 프로젝트에 관해 난색을 표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요. 이렇게 급속한 환경의 변화를 보면서 막막하고 방향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던 친구도 프로그램을 배워서 IT 업계로 취업을 했거든요. 이렇게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사업을 한다거나 투자밖에 답이 없어 보이는데, 박사님이라면 이런 시기에 어떻게 대응하실지 궁금합니다.
홍춘욱 작가: 컴퓨터가 처음 도입될 때 직장생활을 시작했어요. 이전까지는 타이프라이터가 회사에 있었고요. 1993년 사무실에 처음 컴퓨터가 들어오던 해에 취직해서 정말 유리했어요. 젊은 사람들은 수용이 쉽죠. 그런데 이런 사회가 가속화되고 쌓이게 되면 뒤늦게 접하는 사람일수록 엄청나게 적응하고 싸워야 하는데 나이가 많을수록 적응을 못 하는 분이 많아요. 그래서 악착같이 책을 쓰기 시작한 거예요. 2002년에 처음 쓰고 거의 매년 썼으니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프로그램을 배우는 것도 방법인 것 같고요. 재테크는 오늘 말씀드렸으니까 기본적으로 가지고 가시고, 통계 관련 업무를 배우는 것도 강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국민연금 식으로 분산해서 투자하는 걸 말씀해주셨는데, 자세히 알 수 있는 책을 추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홍춘욱 작가: 김성일 작가의 『마법의 돈 불리기』라는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예전에 김성일 님 책을 읽고 연금저축 계좌를 비슷하게 변형해서 투자하고 있는데요. 하다 보니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원래는 월급이 들어올 때마다 돈을 넣어서 매월 리밸런싱하고 있는데, 코로나19가 닥치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는 상황이 오더라고요. 박사님은 유동적으로 리밸런싱하시는 것 같은데 정기적으로 하시는 건지, 아니면 본인이 판단하에 과감하게 하는 게 좋은지 궁금합니다.
홍춘욱 작가: 둘 다 하는 게 좋은데요. 일단 5:5를 투자했는데, 6:4가 됐다. 그러면 비정기라도 해야 합니다. 극단적인 수익이 나올 때가 찬스예요. 오르면 팔면 돼요. 적립식으로 투자하신다는 가정하에 리밸런싱은 매월 주기적으로 하시는 게 맞고요. 이번처럼 10년에 한 번씩 오는 시기가 오면 계획했던 비율대로 오르는 걸 팔고, 많이 빠진 걸 사시면 돼요. 굉장히 어려워요. 그렇기 때문에 ‘자산배분전략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좋습니다. 자신이 없으면 공포에 빠져서 하기가 어렵잖아요. 저는 혼자 오랫동안 했으니까 알아서 하게 되는데, 오른 걸 팔아서 리밸런싱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돈으로 하는 것, 이건 정말 쉬워요. 그렇게 해보시다가 10년에 한 번씩 기회가 올 때 오늘 들었던 내용 떠올리시면서 해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앞으로 기축통화가 달러에서 위안화로 바뀔 수도 있다는 말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홍춘욱 작가: 2016년에 『환율의 미래』라는 책을 썼는데요. 그때 10년 안엔 안 바뀐다고 했어요. 지금은 그 생각이 더 강해졌고요. 개인의 투자 기간을 2~3년으로 놓고 보면 이 안에 달러가 강해지면 강해졌지, 위안화가 강해지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면 첫 번째로 군사력으로 상대가 안 되고요. 두 번째 더 큰 문제는 최근 중국에서 이뤄지는 일련의 일들이 밸런스를 잃고 있는 것 같다는 거예요. 가장 대표적인 게 한국에 사드 보복했던 사건을 예로 들 수 있어요. 이것 외에도 중국이 미국에 맞서서 쓸 수 있는 카드들을 스스로 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기축통화 특권을 누리려고 먼 미래를 보고 설계하는 나라로 보기에는 어리석은 일들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2~3년 안에는 좀 어렵지 않을까. 다만 시진핑 이후에는 모른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디플레이션 상황에서 동학개미운동이 성공했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이게 어떤 의미인 건지, 긍정적인 신호인지 부정적인 신호인지 궁금합니다.
홍춘욱 작가: 예전에는 부정적이었어요. 개인이 주식을 산다고 하면 주식시장이 폭락한다고 했거든요. 원래는 외국인이 팔 때 주식을 사면 안 된다는 말이 있어요. 이번에 외국인이 25조를 팔았는데, 개미가 25조를 샀거든요. 그런데 주가가 바닥에서 40%가 올랐어요. 이런 거 보면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에게 개미가 KO 승을 거둔 거거든요. 여기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첫째, 외국인은 왜 나갔냐. 달러 때문이죠. 은행에서 돈을 안 빌려주고, 중앙은행에 현찰을 맡기려고 하는 초과지준이 벌어지니까 미국 개미들도 무서우니까 해외에 투자했던 돈을 회수하는 거예요. 그런 상황일 때 한국에서 외국인들이 판 걸 사들인 거죠. 제가 책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회사채를 사줄 때는 주식을 사도 된다고 썼거든요. 이번 위기에서 가장 위험한 게 회사채 시장인데, 미 연준이 그걸 사준다는 건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뭐든 하겠다는 신호를 준 거거든요. 이것 때문에 전 세계 개미가 투자를 시작한 거예요. 그런데 주가가 오르면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끝도 없이 나빠질 거라는 우울함이 주가가 오르니까 심리가 달라지는 거예요. 저는 이런 게 연준이 의도한 바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까지 분위기를 조성한 데는 연준과 개미의 승리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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