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저자는 방송국 기자단으로 활동하던 중 ‘육.책.만’이란 밴드에 가입하게 되었고, 자신을 우울하고 슬프게 하는 것들로부터 벗어나 위로와 에너지를 얻게 된다. 그리고 ‘육 개월 안에 책을 내고 만다’라는 밴드의 이름대로 책을 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하게 된 『보통사람들』은 기대 없이 시작했던 ‘소소한 시작의 결과물’이자, 무모해 보이지만 있는 힘껏 응원해 주고 싶은 ‘보통사람들의 열정’일 것이다. 이 책은 세상의 수많은 보통사람들에게 삶을 응원하고 든든한 한편이 되어 주는 응원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육.책.만’은 어떤 뜻인가요? 다섯 멤버들이 함께 책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안지영: ‘육 개월 안에 책을 내고 만다’란 뜻입니다.
신용민: 방송국 기자단 친목 모임에서 우연히 ‘책을 내보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책 『보통사람들』 공저자 작가님들이 너도나도 공감을 했고, 그것을 계기로 육.책.만 밴드를 결성, 결국 책까지 내게 되었네요.
‘육.책.만’은 다섯 명의 저자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안지영: 첫 책이지만 나를 설명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기에 명함과 같은 존재입니다.
엄혜령: 제 주변의 사람들에게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책을 낼 수 있다고 말하곤 했는데 그 증거가 됐어요. 언젠가 오디션에서 탈락하는 이유가 외모나 연기력이라기 보단 그 배역에 맞지 않아서라는 얘기에 ‘맞는 자리를 찾을 때까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원고 투고도 600여 출판사에 했어요. 그럼 누구나 책 한 권쯤 낼 수 있을 거라고 해요. 저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해보며 복잡한 세상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고 타인에게 자신의 의견을 밝힐 용기도 가져보는 경험을 하길 바라요.
신용민: ‘두드리면 열린다. 도전하면 이루어진다’란 말을 육.책.만이 실제로 경험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삶에서 좋은 사람(공저자들)을 만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 주었지요.
최미영: 기자단으로 활동했을 때는 서먹했었는데, 육.책.만으로 함께하면서 사이가 더 끈끈하고 돈독해졌답니다. 힘이 되어주고, 응원해주는 존재이지요.
박세미: 서로 당겨주고 끌어주는 자석 같은 존재예요. 혼자였다면 할 수 없거나 미루기만 했을 일들을 육.책.만이라는 존재 덕분에 실현할 수 있었어요. 『보통사람들』 앞부분에도 나오지만 저 역시 도중에 책 쓰기를 포기하려 했거든요. 하지만 육.책.만 멤버들이 끝까지 저를 당겨주고 지지해 준 덕분에 무사히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답니다.
‘정과 오지랖의 중간 어디메쯤’, ‘이성과 감성이 왔다갔다’, ‘열정 재능 발굴러’, '다리 힘이 좋은 여자‘, ’자아 찾는 ㅈㅜㅇ…‘ 장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솔직하다 못해 다독여주고 싶어지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안지영: 책의 장 제목은 본인이 지은 것보다 다른 네 명의 저자가 지어 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본인은 스스로를 한마디로 규정하기 힘들었지만 네 명의 저자는 한 분 한 분 제목을 생각할 때 입을 모아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그만큼 그 수식어들이 딱 들어맞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엄혜령: 이미 기자단 활동 때부터 신용민 기자님께 압력솥이란 별명이 있었고, 육.책.만 밴드 열면서는 프로재능발굴러로 본인이 새로운 별명도 지으셨어요. 안지영 기자님은 오지라퍼라고 기자단 내에서 소개한 적 있으셨고요. 책을 내면서 나머지 저자에게도 캐릭터를 따라 별명을 붙여줬는데, 그냥 있는 그대로 재밌게 붙인 것 같아요. 아마 신용민 기자님께 이미 재미난 별명이 붙어 있어 이후로도 그런 재미를 추구하며 붙이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보통사람들』이라는 책의 제목에 크게 공감하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안지영: 보통이라는 단어가 요즘에는 오히려 특별하고 귀하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별일도 많은 세상일 속에서 보통사람들, 또한 보통의 일상들이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신용민: 특별히 잘난 사람들의 성공담이 아니라 보통의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대끼는 모든 고민과 실패, 그리고 위로가 책 속에 녹아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최미영: 쉽게 주위에서 만날 수 있는 이웃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가 아닐까 싶네요.
박세미: 우리는 모두 보통사람들이기 때문이죠. 모든 사람은 다 평범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다 특별한 존재이기도 하니까요. 모두를 아우르는 제목이기 때문에 더 공감해 주시는 것 같아요.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정말 책이 될 수 있을까요?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 보통사람에게 조언을 해주세요.
엄혜령: ‘사람책’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한 사람의 인생엔 한 권의 책만큼이나 듣고 배울 것이 있다는 생각을 많은 분이 하고 계신 걸로 알아요. 자신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쓸 수 있다면 이미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가 닿아있을 거라 생각해요. 김훈 작가의 글이나, 김아무개 씨의 글이나 진심을 다해 썼다면, 똑같이 소중한 글이라 생각해요. 독자가 읽기에 더 편안하고 수려한 문장은 있을 수 있지만, 유아에겐 단단한 음식이 아닌 이유식을 주듯, 김아무개 씨의 글은 김훈 작가의 글에 감동을 받지 못하는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글이 될 수 있어요.
신용민: 지금은 어떤 소재도 이야기가, 책이 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정형화된 이야기가 오히려 주목을 받지 못하는 시대죠. 세상에 똑같은 사람, 똑같은 인생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이야기에 자신감을 가지세요. 여러분들의 스토리가 분명 누군가에겐 위로가 될 것이고, 그래서 여러분들이 그것을 쓰는 것은 분명 가치 있고 보람된 일입니다.
최미영: 물론 가능하지요. 각자는 평범하다고 느낄 이야기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특별하게 느껴질 수 있기에 충분히 책이 가능합니다. 소소하게라도 나만의 이야기를 글로 써보라 조언하고 싶네요.
박세미: 당연하죠! 완전 보통 그 자체인 저도 해냈잖아요~! 제 글을 읽어보세요. 화려한 문체도, 그 어떤 지식도 없습니다. 내 이야기야말로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야기잖아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책이 될 수 있어요. 『보통사람들』처럼요.
책에서 “위대한 성취를 이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미한 존재감으로도 나와 내 가족, 이웃이 행복하다면 그 또한 소중한 인생이다.”라고 하셨는데, 세상의 수많은 보통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삶을 살아나갈 수 있도록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탈’의 지혜를 들려주세요.
신용민: 제가 ‘강한 멘탈’의 지혜를 들려드릴 만큼 성숙한 인격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여전히 자주자주 흔들리는 보통사람의 멘탈이니까요. 다만 성취와 성공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회의 물결 속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연습을 자주 하라’는 말씀은 꼭 드리고 싶어요. 마음의 소리는 주의를 기울여 집중하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거든요. 마음의 소리를 자주 들어야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진정한 내 삶이 어떤 모습인지’를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 나의 이 ‘멘탈’이 꽤나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최미영: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를 생각하다 보면 쉽게 흔들리는 거 같습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를 인정하고 다름을 인정하면 마음이 더 단단해지는 거 같아요.
박세미: 꼭 강한 멘탈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요? 나를 좀 쉬게 내버려 두는 것이 어쩌면 가장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어요. 힘들면 힘들다고 내색하고, 즐거우면 즐거움을 표현하고. 강해져야 한다, 이겨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지금보다 훨씬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물론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육.책.만의 첫 번째 목표는 이룬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요?
안지영: 어쩌다 참여하게 되었지만, 첫 책이다 보니 어설프고 후회되는 게 많습니다. 그래도 이 책의 출간으로 꾸준한 글쓰기 중이고 아빠와의 소중한 추억과 병세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또다시 어쩌면 두 번째 책을 만들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엄혜령: 만인의 글쓰기를 위해 무엇이든 하고 싶어요. “저마다 손에 커피를 들고 다니듯 책을 들고 다니는 문화, 알콜 몇 잔에 긴장과 갈등을 풀 듯 퇴근 후 서로의 다른 생각을 듣고 나누는 토론 문화가, 길거리 곳곳에 들어선 호프집만큼 다양하게 많이 자리 잡혔으면 좋겠다.”고 일기를 쓴 적이 있어요. 문화적 공간이 없는 동네에 조그만 서점을 차리고 낭독회나 하우스콘서트를 열고, 누구나 와서 배우고 의견을 나누고 자신의 글이나 그림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는 게 다음 목표예요.
신용민: <육.책.만 2 프로젝트>를 비롯해 다재다능한 우리 멤버들과 또 다른 좋은 사고를 치고 싶습니다. <육.책.만 2>에는 첫 책 출간 후 변화하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기겠지요. 두 번째 공저 책을 기본으로 삼아서 각 멤버들이 독자 출간도 하고, 계속 변화하고 발전하면서 서로에게 실질적인 응원과 도움을 주는 관계를 오래 지속하고 싶습니다. 책 한 권으로 끝나지 않는 관계, 책을 넘어 삶을 잇는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최미영: 첫 책이 출간되고, 두 번째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요.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모이면 함께 두 번째 책도 함께할 수 있을까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보통사람들 2>가 나오면 다들 응원해주실 거죠?
박세미: 목표를 정하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려고요. 내일, 이번 달, 다음 달 정도까지의 계획은 꼼꼼하게 잘 세우는 편인데 장기적인 큰 그림은 생각을 아예 안 하는 편이에요. 하루하루 지금처럼 이것저것 도전하다 보면 무언가 새로운 걸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과 함께 저 역시 제 미래가 궁금해지네요. 아, ‘육책만’의 첫 목표인 책 출간은 이뤘으니,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게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행하는 게 다음 목표라 할 수 있겠네요.(웃음)
*안지영 정과 오지랖의 중간 어디메쯤 헤메고 있는, 사업가를 꿈꾸는 전업주부 아줌마. *엄혜령 서울에서 30분 거리의, 산, 바다, 갯벌, 포구가 있는 도시에서 아이를 키우며 산다. 동네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쓴 책 『생금집에서, 우리는』, 『월곶동 책한송이』가 있다. *신용민 반백살에 음악하며 곡 하나 팔아보려 용쓰는 백수. 브런치@bamsaee 오디오클립_아저씨의 피아노 배우기 유튜브_밤새의 음악놀이 멜론·지니·벅스_밤새(산허리의 고목아) *최미영 사람 좋아하고 발로 뛰는 여자, 유튜버, 브런치 작가, 『비우니 좋다』를 썼다. 브런치@whitelapin 유튜브_나비토끼씨 *박세미 다수의 사람을 만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음.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뒤늦게 자아 찾기 삼매경에 빠진 30대 보통여자사람. 브런치@wonder-la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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