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따라 걷는 일
서울 시내에는 덕수궁, 창경궁, 경복궁, 종묘 등 시간이 멈춰있는 공간들이 도시 곳곳에 숨어 있다. 어지럽게 흘러가는 동적인 도시 속에서 아주 고요하고 정적인 시간들이 겹겹이 스며 흐른다.
글ㆍ사진 이진슬(문구 디자이너)
202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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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오늘을 좀 더 특별하게 기억하는 방법!

문구 디자이너 이진슬 작가가 낯선 도시에서

순간의 조각들을 발견하고 깊게 즐기는 기술을 보여줍니다.

따뜻한 일러스트와 에세이의 만남! 매주 수요일 만나보세요.


동대문 성곽 _Illust by 이진슬, 자그마치북스 제공

서울 시내에는 덕수궁, 창경궁, 경복궁, 종묘 등 시간이 멈춰있는 공간들이 도시 곳곳에 숨어 있다. 돌담길, 성곽, 궁을 따라 걸으면 그 공간 위에 쌓인 시간을 따라 걷게 된다. 어지럽게 흘러가는 동적인 도시 속에서 아주 고요하고 정적인 시간들이 겹겹이 스며 흐른다.

종묘 _Illust by 이진슬, 자그마치북스 제공

종묘는 우연히 본 사진 한 장 때문에 꼭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였다. 눈이 가득 쌓인 정적인 모습을 꼭 내 눈에 직접 담고 싶었다. 도시의 땅과 하늘을 수평으로 가르는 커다란 검은 지붕, 그 위로 쌓여 있는 하얀 눈의 강렬한 대비.

언젠가 친구와의 약속 시간이 남아서 근처에 있던 종묘에 들어갔다. 눈이 쌓인 계절이 아니라는 것이 아쉬웠지만. 그 속에서 차분하고 여유 있는 발걸음을 옮겼다. 종묘 앞에 서서 보는 지붕은 굉장히 거대하고 존재감이 뚜렷하다. 그런 단어들의 무게 때문일까,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가 조용

하고 고요하다. 이 도시 주변은 수직적으로 높은 건물들이 가득한데, 이곳의 거대하지만 낮고, 수평적인 긴 선의 느낌이 이 도시를 조화롭고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세상이 하얗게 물드는 계절의 가운데 서서 종묘를 만난다면 그 고요는 배가 되지 않을까, 여전히 마음속에 겨울의 종묘를 바라고 그려본다.


명동성당/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세운상가_Illust by 이진슬, 자그마치북스 제공


*공간의 디테일을 눈에 담는 법

-마음에 드는 조명, 의자, 가구, 타일 무늬, 색 발견하기

-눈에 들어오는 색 조합을 기록하거나 관찰하기

-식물 화분 종류 구경하기

-계단과 문 디테일 구경해보기

-천장의 특이점 발견해보기, 높이를 가늠하기

-공간의 재료 발견하기: 콘크리트, 나무, 페인트, 돌, 타일, 유리, 벽돌 등등

-제일 많이 보이는 요소 찾아내기: 화분, 콘센트 모양, 공간의 로고나 브랜딩, 테이블 형태 등

-자주 보기 힘든 포인트 찾아내기: 이국적인 타일, 유리블록, 흔치 않은 난간 모양 등등


을지로 혜민당/한남동 위클리캐비닛_Illust by 이진슬, 자그마치북스 제공



*이진슬 

마음이 서툴고, 말도 서툴러서 어쩌면 다양한 방식으로 나를 표현하는 걸지도 모른다. 글을 그리면 그림이 되고 그림을 그리면 내가 된다.



온 방향으로 걷기
온 방향으로 걷기
이진슬 저
자그마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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