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인 ‘나의 아름다움과 너의 아름다움이 다를지언정’에는 많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사랑하는 연인을 위한 마음, 또 하나는 세상에서 ‘나와 너의 우열을 가리려는 자’들을 향한 날카로운 비판,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상의 소외된 자들의 눅진한 슬픔의 기억을 그러모아 조금이라도 고통을 나누고픈 시인의 노력.
인간은 어쩌면 불행과 슬픔을 위해 태어난 존재들일지도 모른다. 어떤 이는 자신의 곤궁함을 피하기 위해 또 다른 곤궁함으로 투신하는 식으로 삶을 애처롭게 이어나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시인은 그렇게 자신을 고통 속에 몰아넣는 방식으로 세상의 슬픔을 간직해왔지만 끝내 그 사나운 시간이 지나가고 나면 누군가와 함께 앉을 수 있는 빈자리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어쩌면 영원히 없는 대답을 찾으려 헤매다가 끝날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괜찮다고, 용기의 일일 것이라며 그의 내면의 단단함을 『나의 아름다움과 너의 아름다움이 다를지언정』에서 보여준다.
“아무리 가려서 감춘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상처받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가끔, 삶에 시간을 덧발라서 우리는 스스로를 속이기도 하겠지만, 나와 당신의 행복은 어쩌면 이미 세상에 없는 희망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삶이 우리에게 형벌이라고, 무너지고 부서지고 가끔은 주저앉아 울면서 허물어져도 괜찮겠다. 그럼에도 다음, 다음으로. 눈물을 닦아주듯 서로의 표정을 가만히 매만질 수 있는 시간들이 있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회복하고 있다고 믿어도 좋겠다.” _1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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