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질문력』은 아이에게 말 거는 게 세상에서 가장 힘든 아빠들을 위한 7가지 인생 문답집이다. 아이와 진솔하게 인생 이야기를 나누고 싶거나 멀고 먼 거리를 좁히고 싶을 때 건넬 수 있는 질문과 답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아빠가 싫다”는 한마디에서 비롯되었다. 아빠는 늘 도덕군자처럼 좋은 말로 훈계하려고만 한다는 것이 그 골자였다. 저자는 아이와의 갈등 원인이 자신의 ‘말’에 있었음을 깨닫고, 그날부터 말하는 방법을 바꿔보기로 했다.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훈계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는 여러 가지 질문을 건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늘 단답형으로 답하던 아들이 어느 순간 아빠보다 더 많은 말을 하게 되었다. 그저 아이의 삶에 섞여 들어 함께 묻고 답하며 가장 현실적이고 절실한 문제를 나누었을 뿐인데, 이 질문이 아이의 마음과 행동에 변화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단답형 아이를 서술형 아이로 바꾸고, 삶을 지탱할 ‘진짜 생각’을 키워주고 싶다면, 좋은 질문을 건네보자. 대화를 나누려면 질문이 필요하고, 대화의 차이가 인생의 차이를 만든다. 이 책에 담긴 7가지 인생 문답이 대화의 물꼬를 틔어주는 씨앗이 되어 아빠들의 반성과 성찰, 아이의 공감과 이해가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공저자가 인상적입니다. 아들과 함께 책을 쓰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I hate Dad!”
이 한마디가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들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가족과 떨어져 미국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았습니다. 어린 시기를 같이 하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던 차에 아들이 중학생이 되자 아빠와 함께하는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려고 단둘이 3박 4일 강릉여행을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남자들끼리만 나눌 수 있는 정도 나누고, 제가 그 동안 배우고 익혔던 소중한 삶의 지혜도 잘 전수해 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밀린 숙제를 다 한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뜻밖의 사고가 터졌습니다. 아들이 학교에서 선생님께 매우 무례한 행동을 보였고, 그것 때문에 엄마가 반성문을 쓰라고 하자, 느닷없이 저를 걸고 넘어진 것이었습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결론은 가르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도 부모가 일방적으로 훈계하듯이 가르치면, 겉으로 듣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숙제를 한번 더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이번엔 방법을 바꿔 아들을 객체가 아닌 주체로 끌어들이고, 일반적 가르침이나 훈계가 아닌, 질문을 통해 스스로 깨닫고, 결심하고, 그것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서 스스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자고. 그래서 지난 여름 방학 7주 동안 매주 토요일에 5-7시간씩 인생을 잘 사는 법을 주제로 제가 질문하고 아들이 답하는 식으로 일종의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 바로 『아빠의 질문력』입니다.
(아들과 책을 쓰는) 특별한 경험인 만큼 에피소드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아들에게 자주 지적했던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아들이 게임에서 손을 놓지 못하는 것,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을 함부로 대해서 선생님들과 관계가 좋지 않아, 그게 바로 성적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에선 시험 점수 이외에도 선생님이 주관적으로 줄 수 있는 점수 폭이 꽤 크거든요. 밤 늦게 까지 자기 방에서 공부는 안하고 게임만 하는 것으로 의심은 가는데도 아들은 늘 숙제가 많아서 밤늦게 까지 해야 한다고 역정을 내더라고요. 그리고 선생님들이 다른 친구들만 편애하고 자기를 이유 없이 싫어한다고 나쁜 선생님이라고 늘 우기곤 했었죠. 믿자고 했죠.
그런데 이번에 추궁하는 대신 질문을 하니 스스로 실토(?)하더라고요. “절제를 못하고 게임 하느라 새벽 3시까지 안자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당연히 잠을 제대로 못 자니 수업시간에 자주 졸게 되었고, 그러니 선생님께 많이 혼나고, 당연히 선생님이 나를 싫어해서 성적이 안 좋게 나온 거 같다고, 그래서 학교도 가기 싫었다.”고요. 그러면서 “이제 목표가 뚜렷해졌으니, 게임을 아예 끊지는 못하더라도 충분히 절제하고 12시 전에는 반드시 잠자리에 들겠다고, 잠을 잘 잘거니 수업 참여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하더라고요. 추궁하고 지시하고 훈계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사실관계도 밝힐 수 없고, 따라서 문제도 고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종의 햇볕 정책 같다고나 할까요?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일방적 추궁이나, 지시, 훈계가 아닌 질문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하는, 즉 내재적이고 자발적인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지혜가 정말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녀를 키우며 경험했던 가장 큰 기쁨과 반대로 힘들었던 점을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저희 큰 애가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유팬에 합격했을 때가 가장 기뻤습니다. 딸 역시 고등학교 때 미국에 건너가 보딩 스쿨부터 혼자 학교를 다녔고, 그래서 특별히 도와준 적이 없는데도 기대 수준을 넘어 명문대학에 딱 붙고 나니 정말 기쁘더라고요. 제가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섬에서 다니고, 고등학교 때부터 광주에서 자취를 하고 서울대 경영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파킨슨병으로 10여년 고생하시다가 말년에 요양병원에 계실 때, 제가 “어머니는 평생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한 때가 언제였냐?”고 여쭤 보았습니다. 어머니 말씀이 “네가 서울대 입학했을 때가 가장 기뻤다”고 하시더라고요. 딸이 대학 합격했을 때 부모 마음은 똑같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힘들었을 때는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계속해서 왕따를 당할 때였습니다. 물론 아들에게도 문제가 많았지만, 부모 입장에서 정말 힘들더라고요. 못살게 구는 애들을 막 패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많이 느꼈습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여의도 초등학교에서 사립초등학교인 경기초등학교로 전학을 가고, 또 미국으로 가게 된 결정적 이유가 바로 왕따를 당하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자녀교육에 있어 부모가 지켜야 할 대표적인 원칙은 무엇일지요? 혹은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원칙은 무엇인가요?
자녀교육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먼저 정의를 내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자녀들을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이 마치 자녀교육의 최종 목표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습니다. 과거엔 좋은 대학을 나오는 것이 평생을 보장해 줄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습니다. 저는 자녀교육의 목적은 스스로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즉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자녀교육의 목적을 바꾸기만 해도 많은 것이 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부모들이 ‘자녀가 15분 동안만 공부하지 않고 딴짓(?)을 하면’ 참지 못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공부대신 딴 짓을 많이 하는 자녀가 더 독립적으로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조급해하지 않고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자녀들을 더 잘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녀에게 꼭 해야 할 질문 3개만 꼽아준다면 무엇일까요?
첫째, “왜 살아가니? 네 인생의 목적은 무엇이니?”사실 매우 어려운 주제이지만 반드시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다면 목적의식이 생기고, 소명도 생기고, 자존감도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죽을 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니?” 죽음을 생각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소중한 시간 하나하나를 허투루 보내지 않고 알차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셋째, “공부는 왜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고 멋진 인생을 위해 평생 동안 공부하는 것을 즐길 수 있을 때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인생,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할 수 있습니다.
자녀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 및 수출하신 이력이 있는데요. 이번 자녀교육서 출간에 이어, 앞으로도 관련 활동을 하실 계획이 있으신지요?
저는 자녀교육 전문가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 책에 나온 행복한 성공을 위한 7가지 법칙, 즉 소명, 꿈과 비전, 긍정, 열정, 학습, 인간관계, 실천이라는 핵심을 담아 행복한 성공스쿨을 개발해서 전파시키는 것은 꼭 해보고 싶습니다. 제 인생의 사명이자, 휴넷의 비전이 바로 개인과 조직의 행복한 성공을 돕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자녀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서툴지만 노력하는 부모 독자들께 격려의 한 마디를 전해주시겠어요?
자녀교육 정말 힘듭니다. 우리가 자녀들을 너무 사랑하기에 조급한 마음에 오히려 관계를 더 망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습니다. 자녀를 사랑할수록 일방적 가르침과 훈계 보다는 질문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하는 것, 자녀들의 잠재력을 믿고 인내하면서 기다려 주는 것이 늦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더 빠르고 제대로 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주면 우리 자녀들이 스스로 자기 안에 있는 멋진 보석을 찾고 닦아서 스스로 빛을 발하는 존재로 커 나갈 것입니다.
*조영탁 아이와 편안한 관계이자 살아가는 데 있어 힘이 되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 아빠다. 1999년 휴넷을 창업했다. 현재 ㈜휴넷의 대표이사로 일하며 220만 명의 독자가 받아보는 메일링 서비스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 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당신의 팀은 괜찮습니까』, 『촌철활인』, 『행복 컴퍼니 휴넷 스토리』 등이 있다. *조예준(Alex Cho) 생각과 태도가 인생을 결정한다는 아빠 말에 동의하는 아들이다. 아빠와의 대화를 통해 생각과 태도를 많이 바꾸게 되었다. 뉴욕 맨하탄 소재 미국 명문 과학고 Stuyvesant high school 12학년 재학 중이다. American Computer Science league에서 Gold Medal을 수상했다. |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