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음악가 16인의 삶으로 듣는 클래식 이야기
치열한 번민 속에서도 주옥같은 작품을 만들어낸 음악 거장들의 사적인 순간들을 포착해 술술 풀어가는 전개는 누구나 쉽게 클래식의 세계를 이해하게 돕는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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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많은 클래식 입문서가 있다. 희한하게도 그 책들의 특징은 아무리 쉬운 설명을 붙여도 어렵고 따분하다는 것. 『스토리 클래식』은 음악 이론과 시대적 음악의 특징을 중심으로 하는 교과서적 관점을 탈피하여 세계 클래식 음악사의 위대한 주인공들,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천재 음악가 16인의 '삶으로 듣는 클래식 이야기'를 담았다. 치열한 번민 속에서도 주옥같은 작품을 만들어낸 음악 거장들의 사적인 순간들을 포착해 술술 풀어가는 전개는 누구나 쉽게 클래식의 세계를 이해하게 돕는다. 클래식이 여전히 따분하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위대하지만 때로는 좀 이상한 천재들의 시선을 따라 불멸의 명곡에 얽힌 스토리를 만나보자!



책을 출간하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사실 책 집필에 들어갔던 건 지난해 봄이었는데, 책 출간이 임박한 시점에 한국 아티스트들이 줄줄이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어요. 클래식 책을 출간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된 셈이죠. 이런 시점에 『스토리 클래식』을 출간할 수 있게 돼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임윤찬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을 들으며 클래식에 막 관심을 갖게 된 분들이 서점에서 클래식 서적을 찾다가 『스토리 클래식』을 만나는 장면을 상상하곤 합니다.(웃음)

임윤찬 얘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면 원래 『스토리 클래식』 목차에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편은 없었어요. 15명의 음악가에 관한 이야기로 집필을 했었죠. 그러다가 임윤찬이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라흐마니노프 작품을 연주해 우승한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라흐마니노프 음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 출간 직전 서둘러 라흐마니노프 편을 집필해 16번째 편으로 추가했죠.

'음대 나온 신문 기자'라는 작가님의 독특한 이력이 눈에 띕니다. 특별히 클래식 이야기를 쓰겠다고 결심하신 이유가 있나요?

기자 생활을 하면서 사회 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들이 적지 않아요. 다만, 이런 분들에게도 전문 용어가 난무하고 현학적 표현으로 가득한 책은 부담스럽죠. 음악가의 삶과 위대한 예술의 세계를 쉽고 간결하며 실감 나는 언어로 풀어낸 책, 그래서 지적 만족감과 심미적 쾌감을 선사하는 책을 쓰고 싶었어요. 제가 저자 소개글에서 '딱 반 발짝 앞서서 클래식의 세계로 이끌어주고 싶다'고 한 건 그런 의미에요.

천재 음악가들의 아주 사적인 삶이란 주제로 클래식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각 음악가의 스토리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천재 음악가들의 파란만장 삶의 스토리에 집중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요새는 내러티브의 힘에 관한 얘길 많이 하잖아요. 저는 내러티브가 '링크'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작품에 링크된 이야기인 셈이죠. 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을 꼽는다면 <피아노 협주곡 2번>일 거에요. 이 작품은 라흐마니노프 인생의 가장 어두웠던 시기와 연결돼 있어요. 야심차게 발표한 <교향곡 1번>이 대실패한 이후 3여 년 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던 라흐마니노프는 이 곡을 쓰며 회복되기 시작했고 다시 작곡가로 재기할 수 있게 됐죠. 이런 내러티브를 <피아노 협주곡 2번>과 연결시켜 놓으면 작품을 보다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어요. 삶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작품을 관통하는 균일한 특성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을 쓰면서 음악가 삶에서의 굵직한 사건은 물론 소소한 에피소드까지 가급적 많이 담아내려고 노력했어요. 이야기가 다양할수록 독자분들이 한 작곡가의 음악 세계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을 테니깐요.

세상에 많은 위대한 음악가 중 하이든, 모차르트, 브람스 등 천재 음악가 16인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16인을 선정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음악가들로 책을 쓰겠다는 큰 그림이 있었어요. 그리고 18~19세기 음악가들로 추렸죠. 이 200년의 기간 사이에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위대한 음악가들이 줄줄이 탄생했거든요. 또, 클래식 음악은 국가별로 분위기와 정서, 음악적 어법에서 꽤 큰 차이를 보여요. 화창한 날씨 속에 기분 좋게 노래하길 즐기는 이탈리아에선 오페라가 발달했고, 우중충한 날씨의 독일에선 화성학과 대위법이 발달하며 교향곡이 꽃을 피웠죠. 그래서 가급적 다양한 국가의 음악가들을 고루 담으려 했어요.



작가님께서 독자분들께 가장 소개하고 싶은 음악가의 스토리가 있을까요? 짧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로베르트 슈만은 우울증, 환각, 환청 같은 정신 질환에 시달리다가 라인강에 몸을 던졌어요. 투신 열흘 전 그는 새로운 작품을 쓰기 시작했고, 투신 후 구조된 뒤 집으로 돌아와 정신 병원에 입원하기 전, 이 작품을 완성해 아내 클라라에게 전달했죠. 바로 슈만의 마지막 작품인 <유령 변주곡>이에요. 이런 배경을 모르면 이 작품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어요. 그저 쓸쓸하고 구조적으론 어딘지 모르게 느슨하게 느껴질 뿐이죠. 곡이 진행될수록 침잠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요. 슈만이 무너져 내려가는 내면을 다잡으며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몸부림쳤을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이 작품을 듣다 보면 슈만의 고독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스토리 클래식』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QR코드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 같습니다. 불멸의 명곡 120곡의 QR코드가 본문 속 작품 설명이 나오는 지점마다 나오는데, 특별히 이렇게 구성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책에서 풀어낸 음악가의 삶의 이야기와 링크되는 작품을 찾아 해당 대목 옆에 QR 코드를 배치했어요.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작품을 써 내려가는 과정에서의 에피소드, 곡에 관한 해설을 읽고 곧바로 링크를 열어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 보다 입체적인 감상이 가능하죠. 제목 그대로 스토리와 클래식을 동시에 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스토리 클래식』을 읽으실 땐 꼭 옆에 휴대폰과 이어폰을 준비하세요!

이 책은 어떤 독자분들이 읽어보시면 좋을까요? 책을 곧 만나보실 예비 독자님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나이 쉰 전후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있습니다. 회사에선 중역 자리에 올라 권한과 책임이 크지만, 사는 게 딱히 재미는 없습니다. 저녁에 회사 동료, 거래처 사람들과 어울려 술 마시는 것도 이제 힘에 부치고, 그렇게 재미있던 골프에 대한 열정도 이젠 시들해졌죠.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출퇴근길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이 자꾸 귀에 감깁니다. 이제 라디오 채널은 아예 클래식 방송에 고정돼 있죠. 클래식 음악을 듣다 보면 왠지 모를 편안함이 밀려옵니다. 뭔가 내면이 풍성해지는 느낌도 들죠. 이 남자의 마음속에는 이제 클래식 음악을 보다 제대로 알고 듣고 싶다는 열정이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이 남자가 바로 제가 책을 쓰며 마음속에 그렸던 독자 페르소나였습니다. 물론 나이 쉰 전후 남성이라는 건 하나의 예시일 뿐 성별과 연령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클래식이라는 미지의 세계의 문을 이제 막 열고선 조심스레 한걸음씩 발걸음을 옮기고 계신 분들이 『스토리 클래식』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수현

어릴 적 집에는 클래식 음반이 꽤 많았다. 돌아보면 부모님께선 클래식 애호가는 아니셨던 것 같은데,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밴 클라이번 같은 전설적인 연주자들의 명반이 많았다. 부모님 모두 맞벌이를 하셔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마침 집에는 큰 전축이 있었던 터라 '이게 뭘까?'하는 심정으로 음반들을 한 개씩 꺼내 듣다가 또래보다 음악에 일찍 귀가 트였고, 전공까지 하게 됐다.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했고 지금은 <매일경제>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




스토리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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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현 저
블랙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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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