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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좌파' 김규항, 상식이 통하는 인간적인 세상을 꿈꾼다...

김규항식 좌파는 상식과 인간적인 것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행동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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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공언했던 것처럼 그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는 ‘마르크스주의’, ‘예수’ 그리고 ‘생태주의’다. ‘생태주의’는 그렇다 치고, ‘마르크스주의’와 ‘예수’는 본처와 시앗을 한 집에서 살게 한 것 같다.

널리 알려진 필력에 비해 김규항이 세상에 내놓은 글과 책은 적은 편이다. 첫 번째 책 『B급 좌파』에 이어 4년 만에 나온 『나는 왜 불온한가』는 이곳저곳에 기고한 글들과 홈페이지에 올린 단상들을 모은 책이다.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이런 질문은 ‘불온하다’ 혹은 ‘불온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불온’에 대한 논쟁을 하기 위해 필요하다. 무엇이 불온한가? 당신이 생각하는 불온이 무엇인가? 그것이 왜 불온한가?

지식인, 그들은 근거 없이 오만하고 우월하다

“아이가 맨 처음에는 ‘나는 왜 불행한가’라고 읽어서 아내가 제대로 가르쳐줬는데 그 다음에는 ‘나는 왜 불운한가’라고 말하더군요.(웃음)” 책 제목은 그가 정하지 않았다. “저도 자의식이 있는 사람인데요. 제목 보면 부끄럽습니다. 역설적인 제목이지요. 좌파는 보편적이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것입니다. 저는 좌파라서 다른 사람보다 별나거나 뜨거워야 한다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적고, 한때 비슷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광풍을 맞으면 추악한 알몸을 드러내더군요. 특히 지식인들이 그렇습니다. 지식인들은 이론적 습득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유약하고 관념적인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흔들리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정치에 뛰어든 지식인에게 아무런 기대를 가지지 않는다. 가장 괴로운 것은 그들이 지식인의 양심을 가지고 있는 양 하는 것을 볼 때라고 했다. “오만하지는 말아야 하죠.” 그는 지식인이 사회를 좀 더 낫게 만든다는 전제 아래 글을 쓰고 행동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언론개혁, 정치개혁을 통해 좀 더 나아지는 것을 보는 것도 좋은 일이고 가치 있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개혁들이 서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개혁은 근본적인 변화를 막기 위해 체제가 선택하는 변화입니다. 개혁을 통해 사회문화적인 표피는 변했지만 경제 구조나 계급적인 면에선 오히려 후퇴했다는 걸 보면 알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 모든 문제의 핵심에 그는 지식인이 있다고 생각했다.

“책에서 지식인에 대한 비판이 많았는데, 본인은 스스로를 지식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식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사농공상 중에서 ‘사’를 높이는 분위기지만, 저는 지식인은 세상의 여러 노동 중 하나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중 앞에서 글을 쓰고 책을 쓰는 일이 지식인의 일입니다. 내 노동은 실체를 알아보기 힘든 것을 꿰뚫어보고 사회의식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일, 생산 노동자를 보조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절대로 지식인이 대중들을 지도하거나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식인들은 왜 자신들이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오만한 것일까요?”
“그들은 근거 없이 우월하고 오만합니다. 사회 영역에서 대중들은 지식인을 존중할 의무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지식인들 중에서 자기들끼리 잘난 척하면서 뭘 해야 하는지를 망각하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신들이 누리는 것을 사회가 제공하는 임금임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보일러가 고장이 나서 기사를 불렀는데, 이 기사가 와서 고장 난 보일러를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뒷짐을 지고 보일러의 역사니 보일러가 세계에 미친 영향이니 보일러와 인간이니 식의 헛소리를 하고 나서 보일러를 고친 수리비를 달라고 하면 누가 돈을 지불하겠습니까. 우리 사회 지식인들의 모습이 딱 이렇습니다.”

예수는 2000년 동안 오해되어 왔다

책에서 공언했던 것처럼 그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는 ‘마르크스주의’, ‘예수’ 그리고 ‘생태주의’다. ‘생태주의’는 그렇다 치고, ‘마르크스주의’와 ‘예수’는 본처와 시앗을 한 집에서 살게 한 것 같다. “종교는 아편이다”라고 말했던 마르크스와 예수가 어느 부분에서 연결되는 걸까? 스무 살 무렵부터 교회에 갇혀버린 역사적 인간 '예수'에 관심을 가져왔던 그는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교회는 나가지 않는다.

“저는 우리 시대가 비로소 예수를 이해할 수 있는 준비가 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고대인 예수가 2000년 전에 말했던 여성주의, 계급문제, 생태주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는 한국교회가 여러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공동체가 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예수가 말하길 내 이웃은 하나님 앞에 선 모든 사람입니다. 예수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라고 했던가요? 모든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가르침대로 산다면 참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지금 어딘가에서 굶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자기 고통으로 여겨질 테니까요. 그리고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면 그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아야 합니다. 기독교 신앙이 합리성을 기반으로 한 세상과 대치하거나 모순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모든 것을 포괄하는 넓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 좋은 사회가 모여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것이라고 소박한 의미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예수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던가요. 예수의 정신은 자기 안의 신성을 늘려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사상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의 부패나 보수성 때문에 진정한 기독교회와 예수에 대한 관심도 줄었다고 아쉬워했다.

그의 말을 빌자면, 예수는 2000년 동안 오해되어 왔다. “예수는 30대 초반에 다 이루고 죽었습니다. 어떻게 그 시대에, 그렇게 젊은 나이에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는지 그런 사상을 가질 수 있었는지 놀랍습니다. 예수는 역동적이고 근본적인 변혁을 추구하는 인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는 근본적으로 ‘좌파’다. 그것도 구체적이고 실천적으로 산 좌파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서는 교회가 수구에 기여하고 있죠. 마르크스가 ‘아편’이라고 말했던 종교는 대다수 사람들이 자생적으로 가질 수 있는 비판 의식을 말살하고, 있는 자들의 죄를 사해주는 체제로서의 종교였을 겁니다. 체제로서의 기독교는 예수와 별 상관이 없습니다.”

마르크스주의의 지향과 한국 기독교회의 지향은 확실히 배치된다. “한국 교회는 기업화되었습니다. 기업의 목적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그러나 처음 교회는 마르크스주의의 지향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기독교인이면서 마르크스주의자라고 하면 다들 이상하게 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고도로 발달된 후기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이 모든 제도 정치와 언론, 종교를 지배해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가 말한 ‘이웃’이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마르크스주의가 필요합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해부했다. 자기가 몸담고 있는 자본주의 세상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 기독교인도 마르크스의 저작을 읽을 필요가 있다.

김규항, 그가 글을 쓰게 된 이야기

그가 글을 쓰게 된 이야기를 들었다. ‘이매진’이라는 잡지의 수석기자로 있었던 친구가 청탁을 했다. “밤에 술을 마시고 있는데 전화가 왔어요. 글 하나 써 달라고요. 그래서 ‘내가 무슨 글을 써’ 그랬어요. 학보에 몇 번 기고한 것 말고는 글을 쓴 적이 없었거든요. 근데 그때 제가 술에 취해 있었던 터라 글을 쓰겠다고 했죠. 그런데 당시 <씨네 21> 편집장이었던 조선희 씨가 그 글을 봤던 모양입니다.” 그는 <씨네 21>의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코너에 칼럼을 쓰게 되었다. “처음 저나 조선희 씨에게나 시작은 모험이었죠. 그게 원래 일종의 문화비평 코너이었는데 제가 참여하면서 자의식이 가득한 칼럼 코너가 되었지요. 거슬러 올라가면 김수영 선생님의 산문이 제 글과 비슷한 편입니다. 물론 아직 저는 김수영 선생님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는 그 칼럼에서 이론적인 이야기보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정치가들이나 유명 인사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가족들 이야기를 더 많이 썼다. 어떤 문제를 직접 당사자가 되어 고민하지 않으면 피상적이 되기 싶다. 그는 가족을 중심으로 한 작은 세계에서 경험하고 사유했다. 가족에 대한 글이기 때문에 거짓말을 할 수도 없었다. 그의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보통 사람들이 고만고만한 일상에서 부딪치는 생활 속 이야기를 글에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는 대중에게 무엇을 가르치려고 하는 지식인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는 친구이자 이웃의 모습으로 글을 썼다. 그는 지식인이 두르고 있는 신비감이 싫었다고 했다. “우리나라 지식인들은 자기 일상이나 가족, 주변 사람 이야기를 거의 쓰지 않습니다. 일종의 신비화 전략이죠.”

그렇게 여러 지면에서 독자들을 만난 그가 지금은 제도 지면에 거의 글을 발표하지 않는다. “한겨레신문에 썼을 때 문제가 된 글을 <씨네 21> 칼럼에 쓴 적이 있었어요. 아무 문제가 없었죠. 독자들은 그 칼럼에 정치적이고 시사적인 문제를 써도 ‘문화’에 대한 이야기로 포용력 있게 받아들여줬던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 지면을 통해 실컷 했습니다. 제가 제도 언론을 떠난 지가 3년입니다. 제도 언론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저 자신도 변했고요. 그런 불편을 무릅쓰고 싶지 않았고, 무릅쓸 필요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내 글이나 내 글로 인해 벌어진 논쟁을 통해 정직한 보통 사람들이 상처받는 것이 고통스러웠습니다. 저는 힘 있고 많이 가진 사람들이 상처 받는 것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직접적인 제 글 때문이 아니더라도, 2차적으로도 상처받는 것은 고통스럽습니다. 예전처럼 쉽게 쓰기 힘들어졌습니다. 제도 지면에는 글쓰기를 하지 않지만 블로그 활동을 하고, 책을 내는 일을 통해 충분히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멀어졌다고, 잠행했다고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제 글의 양보다는 내용이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제가 다룬 트렌디한 소재에서 벗어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는 글을 쓰기보다는 활동가들의 소식에 귀 기울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그의 글은 ‘직구’다. 노회한 투수라면 타자에 따라 변화구, 포크볼 등을 던질 텐데, 그는 한결같이 직구다. “오해도 많이 받으시지 않나요?” “지식인으로 산다면 오해를 동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서 생기는 오해도 있습니다. 제 글에 동의를 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강한 동의를 보내오는데, 오해를 시작한 사람들은 더 오해가 심해집니다. 제대로 읽지 않아서 생긴 오해는 방법이 없고 또 그런 사람일수록 더 떠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진의를 이해한 사람들은 설사 반대하더라도 그런 식으로 반응하지 않습니다.”

산악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해...

딱딱한 이야기를 끝내고 요즘 즐기고 있는 취미를 물었다. “옛날에 오토바이를 오래 탔는데 지금은 산악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른 운동들은 힘이 드는데 산악자전거는 재미있어요. 운동이 아니라 놀이죠. 산악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산뽕’이라고 해요. 그만큼 중독성이 있어요.” “위험하지 않나요?” “저는 재미있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어느 정도 위험해야 쾌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도 산악자전거를 타다가 팔 한 쪽을 다쳤다고 했다. “다쳤는데도 아내가 아무 말도 안하더군요.” “서운하시던가요” “아니요, 이제는 이 사람이 나를 이해하는구나, 그렇게 생각했어요. 물론 책임감 있게, 안전하게 타려고 노력합니다.”

좌파 김규항 & 가사와 육아

그의 글에는 아이들과 함께 한 이야기가 무척 많이 나온다. 글을 보면, 『반쪽이의 육아일기』를 쓴 최정현 씨만큼 자상한 1등 아빠처럼 생각된다. “아무래도 글에는 제가 잘한 이야기만 쓰게 되니까 그렇게 오해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아주 좋은 아빠, 거기다 상냥하기까지 한 아빠는 아닙니다. 아이들은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야단을 맞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필요할 때는 아이들에게 따끔하게 야단을 치기도 합니다. 보통 아빠들처럼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일도 있어요.” 그렇지만 그는 항상 아이들과 공기가 제대로 통하는, 하고 싶은 말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아빠다. “잘못한 일이 있으면 솔직하게 사과를 하고, 아이들의 의견을 듣고, 성실하게 대답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지적할 권리를 주고 제가 잘못했다면 사과하는 대등하고 민주적인 관계로 만들려고 애를 많이 씁니다.”

좌파로서 아이 키우기가 힘들지 않을까? 그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했다. “내가 유별난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고 삽니다. 제가 ‘좌파’라서 아이 키우기가 힘들었다던가, 아이들이 힘들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제가 금욕적이거나 고난에 찬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경제적으로는 그렇게 풍족하진 않습니다. 아직까지 제가 집이 없거든요. 어느 정도 자란 아이들이 그런 것에 대해 물어올 때가 있습니다. ‘왜 우리는 우리 집이 없어’라고요. 그런데 언젠가 아들아이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왜 사람들은 땅을 자기 것이라고 하지요?’ 그런 것을 보면 어른들이 아이들보다 못하다는 말이 맞습니다. 땅을 사유화하는 것도 모자라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그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집이 없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요.” 그의 말처럼 부모가 신념 없이 사는 것이 ‘신념대로 살다가 집을 가지지 않은 것’보다 부끄럽고 존경할 구석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가사나 육아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모두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직접 아이를 돌본 적도 있고, 아내가 춤을 배우러 전라도에 갔을 때 혼자 살았던 적도 있었다. “‘밥이 하늘이다’라고 설파하는 건 언제나 남자지만 그 남자의 밥을 해주는 건 역시 여자지요. 저는 남자들이 적어도 가사노동 체험을 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아이들의 미운 나이도 함께 하고, 집안일도 하고요. 하루 종일 아이를 집에서 돌보다 보면 자신의 인격의 상한선이 어디인지 알게 될 겁니다. IMF 때 아내가 무용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생활비를 벌고 제가 집에서 아이들을 돌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여자들은 이런 일을 매일하면서도 미치지 않는 대단한 사람이구나, 남자가 못 가진 것을 가지고 있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김규항을 비판하는 사람들 가운데 페미니스트들이 많다. 그렇지만 그는 페미니즘에 있어 기본 전제가 철저하게 되어 있는 사람이다. 그것도 이론이 아니라 생활과 몸으로 ‘페미니즘’에 단련되어 있는 사람이다. “저는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럴 때 투쟁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지요. 이론이나 사상, 주의에 대해서는 제 의견을 묻지 않으면 먼저 반론을 제기하지 않습니다만, 여성에 대한 행동에 대해서는 절대 그냥 보아 넘기지 않습니다.” 그와 함께 어울리는 동네 친구들은 모두 평등부부상을 줘도 될 정도라고.

‘좌파’는 쉽다

그는 ‘말’과 ‘글’로 세상을 만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 ‘말’과 ‘글’ 때문에 원치 않은 오해나 논쟁에 휩싸일 때가 많다. 그의 글을 제대로 정독한 사람이라면 그는 페미니스트들이 극렬하게 싫어하는 ‘마초’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가 바라는 세상이 남자와 여자가 평등한, 상식이 통하고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임을 안다. 그는 세상 사람들의 인정보다는 자신과 삶을 함께 나누는 가족과 이웃이 그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제가 글과 행동이 다르다면 그 사람들 앞에서 얼마나 우스운 사람이 되겠습니까?” 그의 글은 그래서 솔직할 수밖에 없다. 그는 어려운 이론이나 사상을 말하는 대신 행동의 아름다움을 글로 표현한다. ‘진리는 쉽다’고 그는 책에서 말했다. 그 말처럼, ‘좌파’도 쉽다. 김규항 식 좌파는 상식과 인간적인 것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행동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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