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여왕, 샤키라(Shakira)의 음악성
히트 싱글의 부재로 차트에서 부진이 아쉽지만 앨범의 퀼리티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폭넓은 장르에 통일성을 부여해 탄탄할 앨범을 만들었습니다. 괜히 앨범 타이틀로 본인의 이름을 내건 것이 아닙니다. 샤키라입니다.
글ㆍ사진 이즘
201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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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키라(Shakira) >

 

샤키라

 

'라틴 팝의 여왕' 샤키라는 열 번째 정규 앨범을 통해 한 단계 진화한 '팝의 여왕'이 되고자 한다. 개인 통산 열 번째 작품, 소니 에픽 레이블과의 이별 후 RCA 레코드에서 발표하는 첫 작품, 2012년 출산 후 발매하는 첫 작품, 2009년 이후의 첫 영어 앨범 등의 수많은 의미들은 댄스 팝으로 쌓아올린 섹시 스타로서의 역사를 넘어선 새로운 도전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섹시한 복장으로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있는 커버 속 그녀의 모습은 기존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음악적 진화를 추구하는 앨범의 방향에 대한 무언의 설명이다.

 

 

 

 

신구의 균형을 잘 잡은 안정적인 결과물이다. 단순한 댄스 팝을 넘어 일렉트로니카, 라틴 리듬, 팝 록, 레게, 스카, 컨트리까지 폭넓은 장르를 아우른다. 자칫 '산만함'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성이지만 다양한 프로듀서진이나 작곡진이 아닌 자신을 포함한 소수의 팀을 통한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 작업은 곡들 사이의 이질감을 제거하고 앨범 단위의 통일성을 부여했다.

 

흥겨운 브라질리언 리듬의 일렉트로닉 곡 「Dare (La la la)」부터 리아나와 함께한 레게와 뉴웨이브의 결합 「Can't remember to forget you」, 캐나다 태생 레게 밴드 매직(Magic!)과 함께한 스카 풍 록 「Cut me deep」까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샤키라의 음악 세계의 재편이라 할 수 있다. 「Can't remember to forget you」의 스페인어 버전 「Nunca me acuerdo de olvidarte」와 스페인어 곡 「Loca por ti」의 수록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서의 이미지에 결코 소홀하지 않음을 증명한다.

샤키라

 

이후 헤비한 팝 록 트랙 「Spotlight」 부터는 록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도들이 전면에 선다. 전에 없던 새로운 도전의 장르임에도 데뷔 때부터 앨러니스 모리세트를 연상케 했던 신비스러운 가창력은 안정적인 연착륙을 가능케 한다. 특히 컨트리의 적극적인 도입이 인상적인데, 단출한 구성으로 담백함을 살린 「Broken record」와 「23」의 차분함과 남성 컨트리 싱어 블레이크 셸턴과 함께한 「Medicine」이 한 단계 팝 록의 구성을 취한 「The one thing」의 경쾌함이 한데 어우러지며 의외의 성과를 거둬낸다.

 

확실한 히트 싱글의 부재로 인한 차트에서의 부진이 아쉽지만 앨범 자체의 퀼리티를 부정할 만큼의 약점은 아니다. 자칫 위기로 다가올 수 있는 변화의 기로에서 샤키라는 적극적인 개혁을 통해 또 다른 음악적 활로를 개척하며 지난 10년의 인기를 이어갈 새로운 이정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대중들의 시선이 '엉덩이'에서 '음악'으로 옮겨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앨범의 성과는 단순한 상징성 그 이상이다.

글/ 김도헌(zener12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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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키라 #팝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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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jinsim

2014.04.26

샤키라 참 오랜만이네요. 한 때 라틴 가수들이 빌보드 차트에 자주 오르내리곤 했는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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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