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혼자 있기 외로워서, 예쁘고 귀엽기 때문에,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좋을 것 같아서 개를 키운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해 버려지는 개는 평균 5만여 마리. 보호센터에 등록되지 않은 숫자까지 더하면 수치는 높아진다. 그토록 예쁘게 키우던 반려견은 왜 갑자기 천덕꾸러기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려진 걸까. 문제는 반려견이 아니라 반려견을 기르는 사람이다. 반려견의 이상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그들의 목소리에 조금만 귀를 기울여도 반려견과 사람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의 저자 강형욱은 어릴 적부터 애견농장을 하는 아버지와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반려견과 어울릴 수 있었다. 그저 반려견들과 있는 게 좋아서 공부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반려견행동 전문가가 됐고, 반려견 보호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 반려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고치기 위해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를 집필하게 됐다. 이 책에는 건강한 강아지를 입양하는 것에서부터 시기별 배변교육, 서열훈련의 진실, 분리불안, 산책하기 등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개에 대한 상식과 교육 방법 등이 실 사례와 함께 수록되어 있다.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강형욱 저자
서열훈련, 복종훈련은 잘못된 상식
사람들이 반려견을 구할 때,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는 무엇인가요?
질문에서부터 실수가 있습니다. 반려견을 구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족을 맞이해야 하는 마음으로 입양해야 합니다. 이렇게 그냥 물건이나 새로운 패션같이 반려견을 구하려고 하는 게 문제고 실수 입니다. 가족을 카드 할부로 사지는 않습니다. 혹시나 아이를 입양을 해야 하는 가정에서 보면 입양을 하는 아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상처가 있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알아보고 입양을 결정합니다. 반려견 역시 가족을 입양한다는 생각으로 했으면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반려견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얼마나 많은 반려견들이 버려지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반려견을 키우고자 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유의해야 하나요?
첫째, 강아지를 지금 꼭 키울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단지 예쁘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키우려고만 합니다. 그 뒤에 벌어질 일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반려견은 상품이 아닙니다. 나중에 키울 수 없다고 반품해도 되는 그런 게 아닙니다. 반려견에게 보호자는 부모와 같습니다. 신앙과 같습니다. 그들은 생각이 있고 감정이 있습니다. 그렇게 버림 받은 아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둘째, 나의 외로움 때문에 강아지를 입양해서는 안됩니다. 환경이 안 되어 있는데 단지 본인의 외로움 때문에 입양하는 일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생각입니다. 셋째, 앞으로 20년 동안 누군가를 책임지고 부양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잘 생각해야 합니다.
책에서 ‘올바른 반려견 입양법’을 소개했는데, 반려견을 선택할 때 어떤 점을 유의 있게 봐야 하나요?
좋은 브리더를 만나야 합니다. 브리더는 반려견을 번식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좋은 브리더들은 이 일을 업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강아지를 미리 태어나게 해두고, 제고같이 강아지를 쌓아둔 뒤 강아지를 살 사람들을 찾거나 홍보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좋은 브리더는 좋은 부모견들 사이에서 좋은 강아지를 태어나게 해서 좋은 사람에게 입양시키고 그들이 행복해하는 것을 그들의 목적으로 생각합니다. 좋은 브리더한테 강아지를 입양하기 위해서는 많이 까다롭고 힘들겠지만, 그런 과정이 없다면 강아지를 키우면 안되는 사람들이 패션같이 강아지를 입양할 것이고 흥이 떨어지면 강아지를 버릴 겁니다. 좋은 브리더를 만났다면, 당신이 선택할 것은 없습니다. 그 브리더한테 선택 받기를 기도하며 기다리면 됩니다.
서열, 복종훈련을 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질문 자체가 주의해야 할 점입니다. 서열훈련과 복종훈련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서열훈련은 이미 잘못된 이론이라는 게 밝혀졌습니다. 이미 10년도 전에 말입니다. 반려견에게 서열이라는 개념을 넣은 것은 늑대 무리에서 서열이 있는 것을 보고 발전시킨 것이지요. 그런데 야생늑대들은 서열이 없습니다. 동물원에 가둬 놓은 늑대 무리를 보고 인간이 유추한 것입니다. 인터넷을 보면 모두 서열과 관련해서 설명합니다. 어렸을 때 명확히 해줘야 한다. 서열을 몰라서 그렇다. 등등 말입니다. 모두 틀렸습니다. 전제가 틀린 이론을 아직도 맹목적으로 믿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강연회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서열이라는 개념은 베란다 밖으로 던져버리시라고요. 복종훈련은 더더욱 필요 없습니다. 왜 복종시키려고 하는지요? 말 잘 듣는 인형을 만들고 싶은 겁니까? 반려견은 주인을 돋보이려고 사는 잇 아이템이 아닙니다. 생명입니다. 더 없이 인간을 사랑하고 따르는 그런, 생명입니다.
반려견이 사람으로부터 안정감을 느낄 때는 어떠한 행동을 해줄 때인가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옆에 앉아있을 때 입니다. 우리 사람은 그냥 뭔가를 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게 제일 힘들지요? 필요 없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됩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것이 그들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들에게는 옆에 보호자가 있다는 것으로도 안정감을 느낍니다. 사람들은 그들에게 뭔가를 해준다고 생각하지만 반려견들 입장에서는 꼭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강아지들이 배를 보인다고 해서 모두 애교를 부리는 것은 아닙니다. 살려주세요. 하는 의미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애교를 부리는 것으로 생각해서 배를 만져줍니다. 불에 기름을 붓는 셈입니다. 뭔가 해주야 한다는 생각은 오히려 독이 될 때가 많습니다.
최근 반려견행동클리닉을 운영하며, 눈에 띄게 행동이 좋아진 반려견의 예가 있다면.
주인을 공격했던 강아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보호자에게 강아지를 억지로 만지지 말라고 했고 더 이상 강아지를 주인을 물지 않았습니다. 간단하죠? 사람들은 강아지 깨문다고만 생각하지 내가 얼마나 강아지를 못살게 했는지 모르고 있답니다. 강아지들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끊임없이 자신의 문제를 표현합니다. 우리가 몰라서 그냥 지나치다 보니 더욱 큰 문제가 됩니다. 사실 문제 행동이라는 건 거의 없습니다. 보호자의 행동이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의외로 쉽게 해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경우에 클리닉에 데려와야 하나요?
사실, 모든 반려견이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나][내가] 힘들고 괴로워야지 강아지의 행동을 상담 받으려고 합니다. 대부분 반려견을 교육하거나 상담 받으려는 초기 동기는 [내가]힘들어서 입니다. 그리고 그 분들은 [내가]하기 쉬운 교육방법만을 원하고, 교육을 중도에 하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과 상담을 하려고 했던 것도 내 마음이고 그 교육을 포기하는 것도 내 마음대로 입니다. 모든 반려견들은 교육과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 사람이 항상 무언가를 깨닫고 느끼고 살며 서로 위로해야 하는 것 같이 반려견도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현재 다올이, 첼시 두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반려견과 함께 사는 삶이 왜 행복한가요?
이 친구들은 나를 건강하게 만들어줍니다. 항상 삶에 대한 용기를 주고, 웃게 하고 일어나게 해주죠. 이거면 충분히 행복합니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는 여러분에게 무언가를 독설하고 있지만, 사실 반려견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반려견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그리고 책에서는 ‘반려견만 행복하게 키워야 한다’가 아니라 ‘반려견과 함께 사는 당신도 행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말 그들이 주는 용기와 위로는 어떤 무엇과도 비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그렇게 우리를 사랑하고 한결같은 그들의 영원한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지를 묻고 싶었습니다. 여러분은 정말 이렇게 아름다운 반려견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계신가요?
* 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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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강형욱 저 | 동아일보사
저자가 무책임하게 개를 키우라마라 소리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저자는 누구보다 더 많은 사람이 개와 함께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 저자는 15년 동안 국내는 물론, 호주, 일본 등에서 훈련사로 활동하고 유럽 등에서 연수를 받은 반려견행동 전문가다. 건강한 강아지를 입양하는 것에서부터 시기별 배변교육, 서열훈련의 진실, 분리불안, 산책하기 등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개에 대한 상식과 교육 방법 등이 실 사례와 함께 수록되어 있다. 당장 오늘부터 반려견에게 바로 쓸 수 있는 저자의 15년 노하우가 담긴 이 책이 당신과 당신의 반려견에게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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