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라고 하면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이 많다. 철학은 어렵고 난해하며 현실과는 무관한 학문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하지만 『15분 철학』은 그런 생각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 책은 22가지 흥미로운 질문으로부터 출발해 다양한 철학사상을 쉽고 재밌게 풀어낸다.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고전 철학자부터 대니얼 데닛과 같은 현대 철학자들까지 폭 넓게 다룬다.
저자 앤 루니 ANNE ROONEY는 케임브리지대학교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중세 문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케임브리지대학교와 뉴욕대학교에서 중세 영어와 프랑스 문학을 가르친 뒤 현재는 전업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0년에 출간된 『수학 오디세이』로 처음 독자들과 만났다. 현재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살고 있으며, 케임브리지대학교 뉴넘 칼리지의 왕립 문학 기금 특별 연구원으로 있다.
『15분』 시리즈는 철학과 심리학을 다룬 책입니다. 과거 수학과 관련된 책을 저술하신 경험도 있고요. 다방면에 알고 계신 게 많은 것 같은데 평소에 어떤 식으로 지식을 습득하시나요?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며 거의 모든 것에 다 관심이 있습니다. 새로운 주제를 연구하고 탐색하고, 깊이 있게 알아가는 일은 굉장히 행복하고 신나는 일이죠. 저는 나중에 책을 쓸 때 유용하게 쓰일만한 모든 종류의 정보들을 수집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항상 글쓰기의 ‘출발점’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죠.
철학과 심리학은 크게 보면 모두 ‘인문학’이라는 틀로 묶을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인문학의 가치란 무엇인가요?
인문학은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우리에게 통찰력을 준다는 면에서 대단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과 기술은 우리의 물리적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반면, 인문학은 우리의 정서나 지능, 정신적인 측면에 있어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것이죠. 물론 과학과 인문학이 서로 상충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둘 다 각자 동등한 가치를 가지고 포용되어야 하는 것이죠. 특히 철학은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우리가 자기 자신의 생각을 탐구하도록 인도해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15분 철학』에선 인간의 선천성과 후천성에 대한 철학자들의 생각에 대해서 다루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서에서 말씀하신대로 철학적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저자님은 인간이 선천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후천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둘 다요. 저는 모든 사람들이 커다란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후천적인 환경이 그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15분 심리학』에선 사이코패스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요즘 세상에 사이코패스 관련 범죄도 많이 눈에 띄는데, 사이코패스 범죄가 증가하는 건 우리 사회의 어떤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하세요?
사이코패스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확신하기는 힘들어요. 하지만 우리가 사이코패스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사이코패스 범죄를 조사하거나 인지하는 경향이 더 증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체 인구의 약 1~2% 가량의 사람이 사이코패스입니다. 하지만 그 수치가 그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를 것이란 걸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참고로 이누이트족-[역주]캐나다 북부 및 그린란드와 알래스카 일부 지역에 사는 종족-은 사이코패스 범죄를 예방하는 방법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사이코패스 경향이나 반사회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이누이트족은 그를 사냥에 데려갑니다. 그리고 그가 한 눈을 판 사이에 얼음 절벽에서 밀어버리죠. 조금 극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이코패스 범죄를 줄여주죠.)
저는 오늘날 사이코패스 범죄가 과거에 비해 더 많이 일어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원인은 아마도 많은 압박과 경쟁으로 인해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고립감과 좌절감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요? 정부는 인도적이지 못하며, 모든 것은 이익 내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는 사이코패스들의 감정적 공감의 결여상태를 정상적이고 주류인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아마도 그래서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는 사람들이 일찍 발견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집필은 어떤 식으로 하시나요? 주로 쓰는 시간대라든가, 장소라든가, 그런 게 있으신지요?
특별한 조건은 없어요. 저는 다양한 곳에서 글을 씁니다. 계단 아래 사람들이 오고 가는 곳에서도 쓰고, 좀 더 조용한 케임브리지대학교 뉴넘 칼리지의 집무실에서도 씁니다. 또 도서관이나 카페, 혹은 전철에서도 글을 씁니다. 저는 항상 자가용대신 기차를 타고 여행을 다녀요. 그래서 여행을 하는 동안 일을 할 수도 있죠. 저는 너무 조용한 곳은 좋아하지 않아요. 만약 아무런 잡음이 없다면 글을 쓰는 동안 오페라를 틀기도 합니다.
이번에 출간된 『15분』시리즈를 비롯해, 한국에도 작가님이 저술한 책이 여러 권 출간됐습니다. 한국에 대해 알고 계신 것이나, 한국과 관련된 경험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아, 저는 정말로 한국에 가보고 싶어요! 아쉽지만 아직까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네요. 업무 때문에 잠깐 동안 영국에 머무르던 한국인 친구를 만난 적은 있습니다. 제 책을 한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어서 굉장히 행복합니다. 가보진 못했지만 마음만은 그곳에 가본 것처럼 느껴지네요. 언젠가 꼭 한번 한국에 가보고 싶습니다.
한국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우선 제 책이 한국에 출간되어서 굉장히 기쁘네요. 한국어판 책이 굉장히 예뻐 보입니다. 저는 한국어를 읽을 줄 모르지만(중국어는 공부한 적이 있지만, 한국어는 없네요) 한국의 북 디자이너들의 실력은 확실히 매우 훌륭합니다. 그것이 제가 종종 영문판보다 한국어판의 디자인을 더 좋아하는 이유지요. 저는 더 많은 한국 도서들이 영어로 번역되었으면 합니다. 도서 번역이야 말로 우리 모두가 서로를 좀 더 알아가고 나아가 국제적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부디 계속 읽어주시고, 저에게 당신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보내주세요(되도록이면 영어로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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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철학 앤 루니 저 | 생각정거장 | 원서 : The 15-Minute Philosopher
[15분 철학]의 가장 큰 미덕은 간결함이다. 더 이상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두꺼운 철학책과 씨름하지 않아도 된다. 한 질문 당 독서시간은 15분이 넘지 않는다. 핵심이 되는 중요내용만을 짧고 간결하게 담아내 바쁜 현대인들이 쉽고, 재밌고, 빠르게 철학을 익힐 수 있도록 배려했다. 더불어 촌철살인과 같은 유명인들의 명언과 풍부한 사진 자료도 쏠쏠한 재미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15분 철학] 한 꼭지씩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당신의 두뇌는 ‘섹시한 자태’를 뽐내고 있을 것이다. [15분 철학]은 학생부터 성인들까지, 철학적 소양을 쌓으려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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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심리학 앤 루니 저 | 생각정거장
이 책은 심리학과 관련 있는 22가지 흥미로운 질문으로부터 출발해 다양한 심리학 실험과 이론을 쉽고 명료하게 풀어낸다.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갖가지 상황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도 곁들였다. 또한 챕터 당 독서시간이 15분이 넘지 않도록 구성해 바쁜 현대인들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면서도 핵심 내용은 오롯이 담아내 심리학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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