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 지은, 민희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뮤지컬 <비커밍 맘> 은 세 명의 고등학생이 미래를 꿈꾸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성과 연애에 관심이 많은 셋은 첫눈에 반해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길 바라기도 하고,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삶을 꾸리는 미래를 꿈꾸기도 한다. 세 사람의 어린 시절 바람은 곧 현실로 보인다. 빨리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싶어 했던 수연은 준호를 만나 결혼을 했고, 운명적인 만남을 꿈꾸던 지은은 자신의 바람을 담아 순정만화를 그린다. 혼자 살고 싶다던 민희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정신없는 날들을 보낸다.
바뀐 일상에 삐걱대는 하루
뮤지컬 <비커밍 맘> 은 2014년 초연 당시에는 태교 강의와 함께 열리는 태교 공연으로 진행하던 작품이다. 주로 임산부 관객이 많았고, 공연에 관한 호평이 이어지며 ‘가족 공감 뮤지컬’로 시즌2를 개막했다. 수연, 지은, 민희, 세 명의 고등학교 동창생의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한다. 특히 오랜 시간 원했던 임신을 하게 되면서 수연과 준호 부부가 겪는 일과 고민이 뮤지컬의 주를 이룬다.
수연과 준호는 행복한 결혼 생활 중이지만, 원하는 임신이 되지 않아 고민한다. 주변에서는 자주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 수연의 임신 소식은 부부에게 행복을 준다. 하지만 아이가 생긴 후 이전과 완전히 똑같은 생활을 기대하긴 힘들다.
수연은 배가 불러오자 처음부터 맡았던 회사의 팀 프로젝트를 후배에게 빼앗긴다. 상사는 곧 출산 휴가를 떠나야 할 수연 대신 다른 사람에게 책임자를 맡겼다며 일방적으로 통보한다. 산부인과 정기 검진 날만이라도 함께 병원에 오면 좋을 것 같은데 매번 빠지는 남편에게 서운한 마음이 커진다. 함께 바라던 아이였는데 수연 혼자 책임지고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진다.
남편 준호는 갑자기 바빠져 임신한 수연을 챙기지 못한다. 부하 직원의 실수 때문에 일이 터지기도 하고, 계약했던 회사가 갑자기 계약을 파기해 곤란을 겪기도 한다. 매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는데 전세 비용을 올려달라는 전화를 받는다. 임신한 수연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 해결해 보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는다. 바쁜 일상 때문에 제대로 된 대화를 하지 못하니 오해가 쌓인다.
부모가 되는 과정
<비커밍 맘2> 는 수연보다는 준호의 고충이 더 크게 드러나기도 한다. 수연의 직장은 아주 잠깐의 에피소드로 지나가는데 준호의 직장은 무대 위 책상으로 공간을 표현하고, ‘동료’라는 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수연과 준호가 서로 오해하지만, 관객은 준호에게 더 마음이 갈 수도 있다. 준호가 얼마나 힘들게 회사 생활을 하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수연의 이야기는 주로 집과 고등학교 동창 간의 관계에서 드러난다. 친구들은 남편 대신 병원에 함께 가 주기도 하고, 집에 찾아온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힘을 얻기도 한다.
수연과 준호의 오해는 결국 이해로 바뀌고 기다렸던 아기를 낳는다. 수연의 친구들 이야기가 극의 감초 역할을 한다. 지은은 만화 속 주인공같은 짝을 만나고, 민희는 전업주부에서 블로그로 소품을 판매해 성공한 CEO가 된다. 등장인물 모두가 행복하게 웃으며 좋은 기운을 뿜으며 극을 마무리한다. 힘겨운 고민은 지나가고 좋은 기운만 남는다. 뮤지컬 <비커밍 맘2>는 2018년 12월 30일까지 동양예술극장에서 볼 수 있다.
이수연
재미가 없는 사람이 재미를 찾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