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핑이 익숙한 시대에 손글씨가 못난 사람은 없어도 그렇다고 그렇게 자신 있는 사람도 적다. 대단한 것을 쓰는 것도 아닌데 직접 쓰는 것이 어색해서 글씨체가 옛날만큼 안 나온다. 손글씨 교정을 학생들이 아니고 오히려 글씨를 자주 쓰지 않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누가 봐도 괜찮은 손글씨를 하나씩 하나씩 알기 쉽게』 를 쓴 이용선 저자는 유수 기업의 브랜딩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그는 몰라도 그의 작품은 꼭 한번 보았을 것이다. <여성동아> 제호를 비롯해 충청 소주 ‘이제우린’ BI, SKII 이벤트, 미샤 브랜딩, 윤하, 딘딘 등 다수의 앨범 타이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번에 저자는 손글씨를 교정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을 냈다. 저자의 성격만큼 자상한 톤으로 한글 자모음을 바르게 쓰는 방법과 함께 자주 사용하는 필기구에 따른 글씨 교정 방법을 ‘하나씩 하나씩 알기 쉽게’ 설명하였다. 이 책이라면 누구라도 쉽게 손글씨를 교정할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새해, 새로운 다짐 중 손글씨 교정은 어떨까?
캘리그라피 작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이 일을 하게 되었나요?
유학 중 영문 캘리그라피에 매료되어 취미로 캘리그라피를 시작했어요. 유학에서 돌아온 뒤, 이산글씨학교에서 캘리그라피를 수학하고 본격적으로 캘리그라피 작가로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캘리그리피는 글씨를 기반으로 한 시각예술로, 다양한 산업디자인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가수 윤하의 앨범 타이틀 작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어요. 또 청주에 캘리그라피 전문기관 ‘캘리바이’를 개원하여 많은 분들에게 캘리그라피와 손글씨를 알리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분들이 수업을 들으러 오시나요?
주로 악필을 교정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중년 남성분부터 초등이나 중학교 학생들까지 아주 다양해요. 요즘 글씨 쓸 일이 많지는 않지만 아주 없는 것은 아니잖아요. 동사무소에 가서 증명이라도 한 부 떼려고 하면 양식을 적어야 하고, 급하게 차량에 전화번호를 남겨야 할 때라든가, 조카에게 주는 용돈봉투에도 뭐라도 한 자 적어야 하니까요. 또 학생들은 자기가 해 놓은 노트필기도 알아 볼 수가 없다며 글씨체 교정을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글씨체에는 각자의 개성이 담겨 있습니다. 홀쭉하게 쓰거나 기울여 쓰는 등 백 명의 사람이 있으면 백 개의 글씨체가 있죠. 수업에 온 분들에게 글씨를 써 보라고 하면 주저하며 자신 없이 씁니다. 그분들 글씨를 보면 사실 ‘악필’이라고 할만한 점이 별로 없는데도 자기 글씨체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려고 해요. 그래서 저는 ‘자기 글씨체는 자기만의 것’이라고 강조하며, 그 속에 있는 개성을 아름답게 살릴 수 있도록 하는데 포인트를 두어 강의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이런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글씨체를 교정하는 노하우가 있을 텐데요, 비법을 알려 주세요.
글씨는 읽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에요. 그러니 악필이라 하면 ‘읽기에 불편한 필기체’라고 생각해요. 어떤 분은 짧은 단어나 문장을 쓰면 보기 괜찮은데, 글줄이 길어지면 읽기 불편한 경우가 있어요. 그런 분들의 글씨체를 보면 자기의 글씨체를 잘 모르고 쓰기 때문에 일관성이 없이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습니다. 글씨체를 고치기 위해서는 자기 글씨체가 어떻게 생겼는지 분석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트레이닝을 받으러 가도 자기 몸 상태나 운동 습관 같은 걸 먼저 분석하잖아요. 그것과 같은 이치예요. ‘세로 획이 짧을 때는 보기 좋은데, 길게 그으니까 균형이 안 맞아 보이는구나’하는 식으로 자기 글씨체를 분석한 뒤, 조금씩 보기 좋게 교정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교정한 뒤 일관성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과서로만 열심히 공부한’ 수능 만점자의 대답 같지만, 실제로 글씨 교정에 성공하신 분들이 말하는 비법이 바로 이거예요. 그리고 연습할 때 강조하는 것은 천천히, 자주 쓰는 것입니다. 자기가 생각해도 너무 늦다 싶을 정도로 천천히 쓰는 거예요. 예전에 어떤 학생은 영어 단어를 외울 때 손글씨 연습도 겸해서 한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자기의 상황에 따라 기회를 만들어 자주 연습한다면 생각보다 빠르게 글씨체를 교정할 수 있을 거예요.
주로 어떤 펜을 사용하나요? 손글씨 교정에 가장 좋은 펜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직업이 글씨를 쓰는 사람이다 보니 다양한 펜을 사용하지만, 다른 분들처럼 그냥 상황에 맞게 펜을 골라 씁니다. 작은 글씨를 쓰려면 볼펜으로 쓰고, 박스 같은데 써야 하는 거면 두꺼운 펜촉으로 된 매직으로 써요. 손글씨 쓸 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필기구는 B연필이랑 지그(ZIC) 캘리그라피(TC3100)이에요.
어떤 분들은 펜이 바뀌면 글씨체가 달라진다고 하는데요, 그건 느낌적인 느낌일 뿐이에요. 평소에 쓰지 않던 펜을 사용하면 손이 긴장한 상태로 글씨를 쓰니까 평소 글씨체와 다르게 나오는 거예요. 손글씨를 교정할 때는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필기구 몇 가지를 사용해 다양하게 연습하면 좋습니다. 연필은 마찰력이 크다거나, 플러스펜은 필압에 따라 획의 두께가 다른 등 필기구별로 그 특징을 손에 익히는 것이죠. 그리고 자기가 자주 사용하는 필기구로 좀 더 연습을 하며 더 빠르게 글씨체를 교정할 수 있습니다.
요즘 글씨 교정을 넘어 취미로써 손글씨 쓰기가 유행하고 있는데요, 손글씨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손글씨는 거칠지만 수수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이어리를 꾸미거나 노래 가사를 손글씨로 적는 취미는 소소하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재미있어요. 저는 여기에 실용성까지 더한 일기 쓰기를 추천합니다. 타이핑으로 썼다, 지웠다 하며 자기 생각을 다듬는 것에 지친 사람들이라면 더욱 손글씨 일기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 거에요. 쓰고 나서도 ‘아, 지우고 싶다, 다시 쓰고 싶다’이런 내용이 있겠지만, 민낯처럼 꾸미지 않은 자기의 마음을 직시하는 것도 꽤 괜찮은 기분이 들거든요. 오늘부터 간단하게나마 손글씨로 하루를 기록해 보세요, 일 년 뒤, 혹은 몇 년 뒤 유치하지만 수수했던 그때의 나를 보며 웃을 수 있을 거예요.
캘리그라피를 포함해 손글씨 작품을 많이 만드시는데요, 손글씨를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까요?
저는 설에 일가 친척이 모이면, 서로 주고받는 덕담을 그 자리에서 글로 써서 선물해요. ‘만사형통’같은 덕담을 써서 드리면 정말 좋아합니다. 한번 듣고 사라질 말을 일년 내내 볼 수 있으니 이처럼 좋은 선물이 어디 있겠어요. (여기에는 사실 제 자랑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하하.) 이처럼 손글씨는 자기를 바라보게 하거나, 주위를 둘러보게 하는 매력이 있어요.
손글씨는 결혼식 봉투나, 부모님(이라고 쓰고 여자/남자친구라고 읽는다)께 드리는 카드나 편지를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이 있어요. 태그나 카드처럼 간단한 것부터 텀블러나 노트 표지를 손글씨로 꾸미는 것까지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는 작품이 많으니까 어려워하지 마세요.
자기의 글씨체에 자신을 갖고 하나씩 하나씩 연습해 가다 보면, 정말 ‘누가 봐도 괜찮은 손글씨’를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해가 되었습니다. 독자에게 드리는 2019년 새해 덕담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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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괜찮은 손글씨 쓰는 법을 하나씩 하나씩 알기 쉽게이용선 저 | 동양북스(동양books)
30일 동안 비슷한 분량을 연습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으며, 자음을 중심으로 한 단어부터 시작하여 한두 마디 짧은 문장에서 긴 문장으로 점점 확장해가며 연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