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신간] 『소득의 미래』 외
21세기 소득의 모습 『소득의 미래』, 작가들의 마지막 음식 『자, 이제 마지막 식사가 남았습니다』, 30년의 법의관 생활 『닥터 셰퍼드, 죽은 자들의 의사』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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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의 미래』
이원재 저  | 어크로스

 

회사에서 일한 대가로 소득을 얻고, 그 소득으로 생계를 꾸리고, 결혼을 하고, 집을 사고, 빚을 갚고, 노후를 준비하는 당연한 삶이 끝나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많은 사람의 일자리가 없어졌고, 앞으로 더 많은 직장이 사라질 예정이다. 한국의 제조업 수출 대기업에서는 점점 더 많은 일자리를 산업용 로봇을 도입해 대체한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플랫폼기업은 전 세계에 영향력을 끼치지만, 직접 고용한 노동자는 본사 관리인력 3천 명뿐이다. 책은 앞으로 기존의 임금노동 대신 ‘자유노동’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자유노동은 시간을 탄력적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반면 불안정한 소득으로 생계가 불안해진다. 국가가 만든 20세기의 안전장치 유효기간을 끝나가고, 이제 국가는 21세기에 필요한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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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마지막 식사가 남았습니다』
오카야 이즈미 글그림/김진희 역  | 애니북스


죽음의 두려움을 싹 가시게 해주면서도, 삶을 후회 없게 마무리해줄 음식은 무엇일까. 육즙 가득한 스테이크? 호화로운 음식은 괜히 죽음을 부각하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 그렇다면 깔끔하게 물 한 잔? 너무 소박하게 먹고 허기진 상태로 죽는 것은 싫다. 아니면 늘 먹던 주먹밥? 일상식을 마지막 식사로 먹기엔 어쩐지 시시하다. 대체 뭘 먹고 죽어야 잘 먹고 죽었다고 소문이 날까? 행복한 고민인 줄 알았는데 일생일대의 고민이 된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저자는 삶과 죽음, 인생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15명의 작가들을 만나 물었다. 『편의점 인간』  의 무라타 사야카,  『기리시마가 동아리 그만둔대』  의 아사이 료,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  의 야마자키 나오코라 등 15인의 작가들이 말하는 먹는 인생, 그리고 쓰는 인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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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셰퍼드, 죽은 자들의 의사』
리처드 셰퍼드 저/한진영 역  | 갈라파고스


법의관이 다루는 사람은 모두 죽은 사람들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시신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의심스러운 죽음이 생기면 밤이든 낮이든 언제든 불려가 경찰이 범죄사건을 해결하도록 시신을 의학적으로 철저히 검사하는 것이 법의관의 일이다. 헝거포드 총기 난사 사건, 9.11 테러, 발리 폭탄 테러, 다이애나 비 사망사건 등 굵직한 사건에 참여한 저자는 이제까지 갑작스럽고 설명할 수 없는 죽음의 진실을 찾아내어 사건을 해결해왔다. 죽음과 함께하는 삶은 그에게 명성을 안겨주었지만 그와 함께 공황도 안겨주었다. 30년의 법의관 생활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이 회고록은 자연사와 수상한 죽음, 살인사건과 정당방위, 아동학대와 돌연사 등 다양한 사건과 사례를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 그 의미를 강렬하게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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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텔라와 카스텔라 사이』
고영 저  | 포도밭출판사


TV 속에는 항상 요리 쇼와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다들 대단한 한 끼를 먹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대부분 숟가락 들 시간조차 없이 바빴던 일과를 마치고 퇴근길에 ‘편의점 도시락’ 하나를 산다. 티브이를 켜니 ‘호화 셰프 군단’의 요리 쇼가 펼쳐지고, 같은 시간 SNS에는 어느 유명 셰프의 레스토랑에서 ‘파인다이닝’을 즐기는 친구의 사진이 올라온다. 음식문헌 연구자인 저자는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을, 그리고 음식을 둘러싼 매체와 대중문화 현상을 잘 따져보길 권한다. 일상의 끼니는 무너지는데 먹어보지 못한 음식에 대한 선망과 환상은 커진다. 아무렇게나 먹고살지 않으려면, 음식에서도 행동이 필요하다. 저자는 낭설을 수집하고, 일화를 나열하고, “옛날에는 그랬지”만 되풀이하는 음식 공부는 사양하고, 줏대 있게 밥 한 끼를 먹기 위한 구체적인 접근으로서의 음식 공부를 시작하자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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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영 ZERO 零』
김사과 저  | 작가정신


주인공인 ‘나’는 타인을 먼저 잡아먹지 않으면 잡아먹히고 만다는 식인의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 ‘나’에게 살아남기 위한 조건이란 내가 누군가에게 먹잇감이 되어 망가지기 전에 먼저 타인을 내외면적으로 망가뜨리는 것뿐이다. 한쪽이 포식자가 됨에 따라 다른 한쪽이 피식자가 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승부의 세계에서 ‘나’는 사소하고도 은밀한 행위들을 통해 사람들을 불행에 빠뜨림에 따라 살아남고자 한다. 마치 세계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듯한 태도로 이 세계의 부질없음과, 그러므로 오로지 삶의 소소한 즐거움을 위해 타인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는 ‘나’의 목소리가 ‘더 나쁜 쪽으로’ 진화한 김사과의 문제적인 인물을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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