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도 어른도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누구도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들려주는 재기발랄한 이야기꾼, 김성미 작가의 두 번째 그림책 『인사』 가 출간되었다. 리듬감 있는 장면 배치, 허를 찌르는 대사, 빨강과 파랑 두 색채의 대비를 적절히 활용해 끝까지 긴장감을 자아내는 연출 감각이 단연 돋보인다. 한 편의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본 듯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새로운 감각의 그림책 『인사』 , 그 뒷이야기를 작가와 나눠 보았다.
3년 만에 두 번째 그림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보통 첫 책보다 두 번째 책이 더 어렵다는 말들을 합니다. 작가님의 소감이 궁금하네요.
오랜 시간 그림책 작가를 꿈꿔 왔기에 작가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을 때 무척 기뻤어요.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작업에 몰두하다 보니 몸도 마음도 완전히 지쳐버리고 말았어요. 두 번째 책은 저를 돌보며 조금씩 조금씩 완성해 나갔어요. 이 책이 나온 것이 기적처럼 느껴지네요. 『인사』 는 그림책을 만드는 기쁨을 되찾게 해 준 고마운 책이에요. 저에게 그림책이 그랬던 것처럼, 제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즐거운 감동을 선물하고 싶은 작가 김성미입니다. (웃음)
‘인사’를 소재로 해서 그림책을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요?
그림책 『인사』 에서는 늑대 아저씨와 여우가 서로 오해하는 사건들이 벌어져요. 아직 어색해서, 내 인사를 받아주지 않을까 봐 불안해서 상대방을 모른 척 스쳐 지나가지요. 그러다 보니 서로 불편한 마음도 커져 가요. 저도 인사할까? 말 걸어 볼까? 망설이다 데면데면해진 사이가 많아요. 뒤돌아서 후회하면서도 참 쉽지가 않더라고요.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을 거예요. 이런 일들이 쌓이다 보면 관계 맺기가 더욱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인사는 이런 마음의 벽을 허무는 첫걸음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망설임과 두려움을 넘어 첫걸음을 떼고 나면 서로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일이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잖아요. 어른이나 어린이나 서로 소통하는 것이 조금은 쉽고 편안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이 책을 만들게 되었어요.
리듬감 있는 장면 배치, 허를 찌르는 대사들이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이야기에 몰입하게 합니다. 연출하실 때 가장 염두에 두신 점이 있으신지요?
오래전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어요. 요즘은 TV 애니메이션 〈마샤와 곰〉, 〈벤과 홀리의 리틀 킹덤〉, 〈네모바지 스폰지밥〉, 〈브레드 이발소〉를 즐겨 봐요. (웃음) 카메라 앵글이나 캐릭터 표현, 색채 등을 그림책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궁리하며 보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제 책에서도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구성이나 연출이 등장하는 것 같네요. 『인사』 를 보고 한 편의 플래시 애니메이션 같다고 말씀하시는 것도 그 때문인 듯해요.
이야기의 영감은 주로 언제, 어디서 얻으시나요?
큰 변화를 싫어하는 편이라서 행동반경이 굉장히 좁아요. 제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제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영감을 얻는 편이에요. 그래서 어느 날 툭 하고 이야깃거리가 튀어나오곤 해요. 그럴 때면 그 자리에서 재빨리 섬네일을 완성해 놓고 조금씩 수정해 나가요.
작가님께서 좋아하시는 그림책은 어떤 책인지 궁금합니다. 인상적으로 본 그림책이나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이 있다면요?
유머러스한 책을 좋아해요. 재밌어서 푸하하 웃으며 이야기에 빠져들다, 마지막에 생각할 거리까지 안겨 주는 책들이 좋아요. 지금 딱 떠오르는 책은 클로드 부종의 『아름다운 책』 이에요. 토끼가 책으로 여우를 물리치는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너무 기발하고 통쾌해서 푸하하 웃음이 납니다.
앞으로 들려주실 이야기들이 무척 기대됩니다. 다음 그림책은 언제 만나 볼 수 있을까요?
놀이동산을 무척 좋아해요. 어느 날 놀이동산에 놀러 갔다 운행이 중단된 ‘우주 관람차’를 보았어요. 우주 관람차에게 이야기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이야기를 구상했고, 그 후로 벌써 4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조금만 더 숨 고르기를 하고, 차분히 정리해서 곧 들려 드리려 합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그림책 『인사』 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웃음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지만, 책을 읽고 한 번이라도 웃으신다면 저는 무척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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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김성미 글그림 | 책읽는곰
어린이와 어른을 동일 선상에 놓고 어린이에게 일방적으로 요구되는 예의범절이 아닌 관계 맺기와 소통의 관점에서 ‘인사’를 재정의하는 것 또한 이 책의 빼어난 점입니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