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 손 소독제, 손 세정제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일상이 된 마스크 트러블 때문에 피부 진정 기능이 강한 화장품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러면서 손 소독제의 알콜 함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유해성분이 없는 ‘착한 화장품’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성분 정보를 추적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2008년 화장품 전성분표시제가 시행된 뒤로 성분 정보 공개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사람들은 많은 시간을 투자해 성분표를 분석하고, 유해 성분을 거르고, 좋은 성분을 찾고, 전문가 추천 리스트를 살피고, 신중하게 화장품을 산다. 유해 성분이 들어 있는 ‘나쁜 제품’은 피하고 천연 성분이 들어 있는 ‘착한 제품’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 패턴은 화장품 소비자로 하여금 중요한 사실을 잊게 한다. 바로 ‘위험한 화장품은 애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라는 사실이다. 화장품은 화장품법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되는 상품이기에 안전 기준을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성분표를 보고 좋은 제품, 나쁜 제품을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 나에게 맞는 제품, 맞지 않는 제품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건 성분표만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다. 그렇다면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 성분표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봐야 할까?
화장품 비평가 최지현의 『서른다섯, 다시 화장품 사러 갑니다』 는 나에게 맞는 제품 고르는 법을 알려주는 기초화장품 쇼핑 가이드다. 많은 사람이 잘못 알고 있는 불량 정보를 살펴보며 오류를 바로잡고, 성분표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철저하게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자외선차단제, 안티에이징 제품, 각질제거제, 클렌저, 약국 연고 고르는 법을 알려준다. 성분표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나에게 맞는 화장품을 고르는 방법, 함께 배워보자.
10년 넘게 화장품 비평가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처음에 이 일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08년 전성분표시제가 실시된 이후로 우리나라에도 성분정보가 우르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파라벤이 호르몬을 교란한다, 미네랄오일이 발암물질이다 등등, 대부분이 공포를 조장하는 부정적인 정보였습니다. 그때 저는 폴라 비가운의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를 두 번째 번역한 직후였기 때문에 이것이 매우 잘못된 정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매우 교육수준이 높고 합리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조차도 화학물질이 위험하다는 정보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치 쉽게 믿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신념의 체계에 의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이 이미 그들의 사고 구조 안에 화학물질에 대한 경계심, 기업에 대한 적대감,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가득 품고 있고 이런 것들이 하나로 뭉쳐 화장품 성분에 대한 의심과 불신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화장품 정보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화장품을 매개로 우리 안에 있는 잘못된 신념에 대해 들여다보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쓰신 『서른다섯, 다시 화장품 사러 갑니다』 는 어떤 책인가요? 수많은 화장품 소비자 중 특히 어떤 독자를 떠올리며 이 책을 쓰셨나요?
유해성분 목록을 보며 화장품을 ‘착한 화장품’과 ‘나쁜 화장품’으로 구분하는 식의 쇼핑 방식에 피로를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전문가 추천에 매달리면서도 만족스러운 제품을 찾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잘못된 성분정보나 전문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필요한 제품을 자신의 힘으로 쉽고 편하게 고를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제목에 서른다섯이라는 나이를 언급한 것은 그 나이가 우리 여성들이 가장 머물고 싶은 나이라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입니다. 제법 성숙한 나이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가장 젊고 아름다운 나이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의 피부관리 방식을 되돌아보며 좀 더 나은 새로운 쇼핑법을 시도해볼 좋은 시기이라는 의미에서 이 제목을 택했습니다.
2008년 화장품 전성분표시제가 시행된 뒤로 성분 정보 공개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달라진 화장품법도 있다던데 어떤 내용인가요?
올해 달라진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작년까지 공산품이었던 고체 비누가 올해부터는 화장품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마트에서 판매하는 비누는 물론 개인 공방에서 만드는 비누도 반드시 전 성분을 표시해야 합니다.
둘째는 지금까지 권장사항이었던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가 의무화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화장품 회사들은 향료에 식약처가 지정한 25가지 알레르기 유발성분이 일정 함량 이상 포함되었다면 반드시 표시해야 합니다. 이처럼 성분 정보 공개가 더 강화되는 이유는 점점 거세지는 소비자의 알 권리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고 또 알레르기 등 부작용을 미리 막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옳은 방향이긴 하지만 대중은 이것을 화장품이 위험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으므로 식약처가 그 취지에 대해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올해부터 맞춤형 화장품 제도가 도입됩니다. 이것은 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손님의 피부 상태나 취향에 맞춰 원료를 배합하여 판매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가 도입되는 이유는 맞춤형 화장품으로 효과가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화장품 산업을 견인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것에 있습니다.
화장품은 화장품법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되는 안전한 상품이기에 ‘유해성분’ 정보에 너무 얽매일 필요 없다고 거듭 강조하셨는데요, 그럼 성분표는 안 봐도 되는 걸까요? 꼭 봐야 한다면 어떤 것들을 보면 될까요?
안전한 제품을 찾기 위해 성분표를 보고 있다면 그건 정말 부질없습니다. 화장품은 과학으로 안전을 확보하고 법으로 그것을 지킵니다. 따라서 안전 때문에 성분표를 보고 있다면 이제 그 수고를 멈춰도 됩니다. 그래도 성분표를 보고 싶다면 좋은 성분을 위주로 보아야 합니다. 주름 개선 성분, 미백 성분, 각질제거 성분, 항산화 성분 등 피부에 구체적인 효과를 주는 성분을 위주로 공부를 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찾아내려는 목적으로 성분표를 활용해야 합니다.
모든 화장품을 직접 발라보고 고를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참 어려운 일입니다. 직접 발라보기 전에 나에게 맞는 화장품을 추려낼 만한 기준이 있을까요?
우선은 ‘나에게 맞는 화장품’이 무슨 의미인지 스스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타고난 피부 결점이나 피부의 문제를 단숨에 해결해줄 화장품을 ‘나에게 맞는 화장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지요? 만약 그렇다면 아무리 화장품을 바꿔도 ‘나에게 맞는 화장품’을 찾을 수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나에게 맞는 화장품’은 내 피부타입에 적합하고 향과 질감 등이 내 취향에 맞고, 내게 필요한 기능을 화장품의 한계 내에서 잘 수행하는 제품입니다. 피부의 결점과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주는 제품은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다음은 각 품목에 맞는 최선의 가격 기준을 알아야 합니다. 가격은 주요 성분의 종류와 함량, 제조기술 등이 반영되는 제품의 핵심 정보입니다. 그래서 이번 책에서 품목별로 어느 가격대의 제품을 찾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지 알리기 위해 애썼습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각과 취향입니다. 화장품은 후각, 촉각, 시각적 경험이 모두 만족스러워야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이것은 발라봐야만 알 수 있는 영역이지만 광고와 리뷰를 통해서도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어느 피부 타입에 맞게 고안된 제품인지, 질감이 산뜻한지, 쫀쫀한지, 바른 후에 매트하게 마무리되는지 혹은 반짝거리거나 번들거리는지, 향이 은은한지 진한지, 광고와 리뷰를 보면서 선택의 범위를 좁힐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손 소독제, 손 세정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일상이 된 마스크 트러블 때문에 피부 진정 기능이 강한 화장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화장품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있을까요?
평소에 피부가 매우 건조하고 예민한 사람들은 마스크에 얼굴이 장시간 닿으면서 접촉피부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기에게 기저귀 발진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런 경우는 부직포보다 부드러운 면 마스크를 착용하면 자극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스크의 마찰에 피부가 잘 견딜 수 있도록 보습막을 잘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부장벽을 강화해주는 화장품, 기저귀발진에 효과 있는 피부과 연고 등을 이용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평소에 피지 분비량이 많은 피부는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모공이 막히고 여드름이 날 수 있습니다. 이런 피부는 오히려 그 부위를 보송보송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메이크업을 최소화하고 낮 동안 한두 차례 기름종이로 피지를 제거하고 토너나 미셀라 클렌징 워터로 닦아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서른다섯, 다시 화장품 사러 갑니다』 를 읽게 될 독자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화장품 쇼핑은 걱정과 우려가 가득한 골치 아픈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어려운 제품도 아닙니다. 이 책을 읽고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쉽고 편하게 고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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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다시 화장품 사러 갑니다 최지현 저 | 다른
나에게 맞는 제품 고르는 법을 알려주는 기초화장품 쇼핑 가이드입니다. 화장품 비평가인 저자가 철저하게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자외선차단제, 안티에이징 제품, 각질제거제, 클렌저, 약국 연고 고르는 법을 알려줍니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