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등산』은 저자가 어떻게 등산의 매력에 푹 빠져 주말마다 산을 오르게 되었는지를 기록한 발랄 에세이다. 첫 번째 산행에서 등산의 참맛을 본 뒤론 누가 깨워주지 않아도 깜깜한 새벽에 일어나 일출 산행을 떠나고, 혼자서도 룰루랄라 전국의 명산을 누빈다. 매주 산을 오를 때마다 좋아하는 취미가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해 주는지 실감하는 그녀는, 주말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평일의 힘겨움을 이겨 내는 힘이라고 말한다. 어떤 산에 갈지 생각하는 과정이 설레고, 산에 오를 가방을 싸는 일부터가 두근두근 작은 여행의 시작이라고. 몸과 마음이 튼튼해진 건 당연하다. 길어지는 방역 기간 속에 마땅한 모임이나 취미를 갖기 어려운 요즘, 혼자서도 즐겁게 실행할 수 있는 등산을 해보면 어떨까?
등산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회사생활 4년 차에, 무료한 일상에서 재충전 할 수 있는 취미가 있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을 하다가 우연히 가게 된 겨울의 북한산에서 생각해보지도 못한 눈 쌓인 설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날 정상에서 본 새하얀 북한산의 절경은 그동안의 쌓였던 감정과 답답한 나의 마음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아직도 처음 설산을 보았을 때의 짜릿한 기분을 잊지 못합니다. 올라갈 때는 숨이 차고 힘들지만 정상에 다다를 때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은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매사에 도전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을 갖고 있는 저는 등산이라는 운동을 만나 직장인이라는 나의 본캐와 또 등산인이라는 부캐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주고 있기에 양쪽 모두를 행복하게 즐기고 있습니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등산의 가장 큰 매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스포츠는 경쟁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러닝과 라이딩의 경우 거리에 따른 시간을 측정한다거나, 시합을 한다거나 수치적으로 보이는 것들인 반면에, 등산 같은 경우는 이와 다릅니다. 나의 페이스에 맞추어 경쟁하지 않고 자연을 느끼며 천천히 오를 수 있습니다. 천천히 나 자신의 발걸음에 맞추어 오르다 보면 결국은 정상에 도착하여 성취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기록과 시합을 벗어나 타인과의 경쟁이 아닌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 그리고 성취감을 다른 운동보다 빠르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매력 있는 운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 멋진 자연의 위대함까지 느끼게 해 주고!
산에 올랐을 때 가장 좋았던 순간, 가장 아찔했던 순간이 있다면요?
2020년 말 겨울에 다녀온 방태산입니다. 오전에 도착했을 때 비가 와서 오늘은 우중 산행이겠구나 하며, 산에 오르기 시작했는데, 점점 비가 눈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1시간가량 펑펑 내렸습니다. 이날 산에서 2020해의 첫눈을 맞았기에 너무 좋았던 순간이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날씨로 인해 기쁨을 맛보았죠.
그런데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데 눈이 쌓이기 시작했고 등산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날 등산객도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마침 발자국 하나가 보여 그것 하나만 보고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길이 점점 험해지고 나무를 헤치면서 등산을 하고 있다는 이상한 느낌을 감지한 우리는 지도를 보았습니다. 알고 보니 전혀 반대 방향의 비탈길이었습니다. 눈도 많이 오는데 산에서 고립되는 것은 아닌지 30분을 헤매었습니다. 인적은 없고 눈은 계속 오고 날씨는 너무 춥고 길은 잃었고,, 산에서 조난을 당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던 날이었습니다.
작가님이 산에 오를 때 꼭 빠뜨리지 않고 챙겨가는 음식이나 준비물이 있다면요?
저는 산에서 라면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저의 등산 가방에는 항상 컵라면과 보온병 그리고 젓가락, 그 외 과일들과 초콜릿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같이 산행하는 사람들은 가끔 저의 가방을 보고 이 정도면 백팩킹을 가도 되겠다고 놀리기도 하지만 그들도 제가 보따리를 열면 다 잘 먹더라고요.(웃음) 안 가지고 왔으면 어쩔 뻔했어 ! 하면서 다음에도 준비하게 되는 간식입니다.정상에 도착하여 먹는 라면은 아무도 거부할 수 없는 그 맛이 있습니다. 원래도 맛있는 것이 라면인데 멋진 경치를 보며 먹으니 생각만 해도 맛의 깊이가 배가 될 것 같죠? 또한 과일 같은 경우 물 이외의 수분보충을 위해 챙기는 편입니다. 그밖에 필수 준비물은 등산 스틱과 무릎 보호대입니다.
봄에 가면 가장 좋은 산을 한 곳만 추천해 주신다면요?
작년 봄에 충북 단양 소백산으로 철쭉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물론 축제는 열리지 않았지만 벚꽃은 많이 피어있더라고요. 고지가 1,000M가 넘는 산에서 꽃이 만개한 것이 너무나 신기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이번 봄에는 진달래산행으로 너무나도 아름다운 창원 천주산에 가보는 것이 목표이자 추천해드리는 곳이긴 합니다만, 유명한 곳이라서 인파를 피하려면 평일에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산에서 만난 아름다운 인연이나 추억이 있다면요?
저는 주로 인스타그램이라는 커뮤니티에서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데요. 그 안에서 여러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서로 다녀왔던 산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인스타그램의 친구분들과 만나 함께한 산행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됩니다. 기억에 남는 추억 중 하나는 서울, 경북, 인천 전국 각지에 계신 분들이었는데 다같이 전라도 완주에 있는 장군봉 산행을 함께 하였습니다. 각자 230KM 이상을 운전하여 만나 즐겁게 산행하고 사진도 찍고, 궁금했던 얘기도 도란도란 나누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처음 얼굴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등산이라는 운동 하나로 서로의 취미를 공유하고,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산속에서 만난 모든 분들은 저의 소중한 인연이 되었습니다.
등산을 시작하고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첫째는, 날씨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월요일만 되면 주말 날씨가 어떨지 확인하면서 한 주를 시작하지요. 만약 내가 가고자 하는 산이 날씨가 안 좋을 경우 목적지를 바꾸기도 하고 날씨에 맞추어 등산복과 준비물을 챙기기도 합니다. 물론 기상청의 예보가 100% 맞지 않을 때도 있지만 이 또한 하늘의 뜻이기를 생각하며 그 상황을 즐길 때도 있습니다. 둘째는 월요병이 없어졌습니다. 주말에 등산을 하면서 뿌듯함, 성취감, 상쾌함 등 좋은 정기를 많이 받아와서 그런지 일요일 밤에는 기분이 좋은 채로 잠듭니다. 보통 사람들은 일요일 저녁이면 내일 회사를 출근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는데 저는 잠도 잘 자고 내가 하는 일이 더 즐거워졌습니다. 삶의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신경은 본캐는 유명 온라인 커머스 회사의 회사원, 부캐는 등산인. 이제는 작가라는 새로운 부캐를 추가하며 ‘부캐 제조기’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뭐든지 하고 싶은 건 일단 하고 보자는 경험주의자이지만 태생적으로 작심삼일 끈기 부족형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가 ‘1주 1산’을 실천하며 2년째 산을 타고 있다. 산, 무엇이 그렇게 좋았을까? 100대 명산 완등을 목표로 매주 도전하면서 삶에 커다란 행복을 찾게 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산이 주는 기쁨이 커져 산과 연애 중인 그녀는 자신이 느낀 산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등산 전도사’가 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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