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국어 공부를 함께 하고 싶다면
"시 감상과 국어 공부를 동시에 해보자는 생각이 참신한 발상으로 평가받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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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신 저자

시는 우리말을 가장 아름답고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언어로 가히 우리말의 정수라 할 만하다. 『시로 국어 공부』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장식하는 시인들의 대표적인 시를 통해 국어의 기본을 다시 공부해보자!’는 취지로 만든 책으로, 1권 『문법편』에 이어 2권 『조사·어미편』 『표현편』도 나올 예정이다.

 


"시 감상과 국어 공부를 동시에 해보자는 생각이 참신한 발상으로 평가받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책 뒤표지의 카피가 인상적인데요, 『시로 국어 공부』는 어떤 책인가요? 

우리에게 널리 읽히는 시, 의미가 있는 시에 어떤 문법적 장치가 있어 시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시를 읽으면서, 또 시를 외우는 것이 곧 국어 공부가 된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잘 쓰인 시는 문법 구성도 탄탄하기 때문이지요. 시와 문법과의 상관 관계를 시인들에게도 알려 시인들이 국어의 기본을 잘 갖추고 시 작업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어느 정도는 있어 쓴 책이기도 합니다. 

시로 국어의 기본 문법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책이라니, 참 새로운 시도인 거 같습니다. 이 책을 어떻게 쓰게 되셨는지요? 

시도 문법의 범위 안에서 존재하는 언어의 한 형식이라는 주장을 하고 싶었고, 그 근거를 시에서 찾아 설명하고 싶은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인은 자신이 품고 있는 시상을 표현하기 위해 국어사전에 들어 있는 수많은 단어 중에서 가장 적절한 시어를 선택합니다. 그런데 이들을 어떻게 엮어서 하나의 완성된 생각을 만들어 냈을까, 다른 말로 하면 시인이 어떻게 이들 단어들을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여 자신의 시상을 품어 내도록 만들었을까, 거기에 쓰인 것이 바로 문법이라고 불리는 원리입니다. 문법은 단어를 엮어 의미를 만들어 내는 규칙인 것이죠. 

작업을 하고 보니 시는 시대로 감상하면서 국어의 문법적인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거 같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국어 공부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편하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발표된 수많은 시 중에서 시를 선정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을 거 같은데요, 책에 들어간 시는 어떤 기준으로 선별을 하셨는지요? 

우리가 알아야 할 문법적 차이를 잘 알고 사용해 준 시, 시에 문법이 잘 녹아 논리와 감성이 잘 어우러진 시, 사회적 책임을 느끼면서 사회와 함께 아파하는 시를 기준으로 선별했습니다.

한국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시들이 쭉 수록되어 있는데요, 책 작업을 하면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시나 시인이 있었는지요? 

『문법편』에는 60여 편이 실려 있고, 앞으로 간행될 『조사·어미편』과 『표현편』에 모두 300여 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책에 소개한 시는 모두 애착이 가고 시를 써 발표해 주신 모든 시인이 고맙고 존경스러울 뿐 우열이나 애착의 강약은 없습니다. 특별한 경우는 한용운 시인이 모든 시를‘하십시오체’로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분의 종교적 신념과 독자를 극도로 존중하는 어법을 사용한 것에 무척 끌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일제 강점기에 나라 잃은 설움과 고통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시에 자유와 독립을 갈망하는 생각을 드러낸 모든 시인에게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권위주의 시대에 자유를 쟁취하기 위하여 투쟁한 시인들의 시에서도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느낍니다. 굳이 소개한다면 김소월의 「꿈」, 이상화의 「시인에게」 , 신동엽의 「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 이길 것이다」 , 최영미의 「선운사에서」 를 비교적 좋아합니다. 



독자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면요? 

시인이 그 시에 담아 놓은 주옥 같은 문법 지식을 가볍게 지나치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시인은 조사와 어미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사용했는데, 독자가 그것을 구별해 내지 못한다면 그 시의 참맛을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책 소개 자료를 보니까 ‘새로운 국어 운동’의 시작이라고 나와 있는데, 어떤 뜻인지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신다면요? 

과거 저와 동료들이 했던 국어 운동은 마치 국어를 한자와 외국어로부터 독립시켜야 한다는 차원의 독립운동이었습니다. 한글 전용 운동, 한글날 국경일 제정 운동, 한글날 공휴일 지정 운동 등이 여기에 속하고, 이 일이 국어 기본법의 제정을 통해서 확실히 매듭지어졌지요. 

그 후에는 공문서 쉽게 쓰기 운동, 법령 문장 쉽게 쓰기 운동, 판결문 쉽게 쓰기 운동, 전문 용어 쉽게 쓰기 운동,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운동을 통해서 정부가 우리말과 우리글의 발전을 위해서 기여하도록 압력을 가한 운동을 벌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지던 이제까지의 운동이 국립국어원의 업무로 받아들여짐으로써, 우리의 국어 운동은 정부의 국어 정책과 집행을 통해 추진되게 되었습니다. 민간 차원의 국어 독립 운동은 완전한 성공를 이룬 것이지요. 

이제는 국어 운동이 개개인의 차원에서 국어를 바르고 품격 있게 쓰는 운동으로 발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이 국어를 바르게 쓰는 노력을 하게 하는 것이 마지막 국어 운동의 귀착지가 될 것입니다. 국어를 바로 쓰는 것이 개인의 인격을 품위 있게 만드는 일이고, 언어 능력을 길러 주는 일임을 알게 하는 것이 새로운 나의 국어 운동의 방법입니다. 저의 국어 운동이 ‘운동’이 아닌 ‘공부’로 변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죠. 그 첫 시도를 시와 국어의 관계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시로 국어 공부』는 특히 어떤 독자들에게 더 권하고 싶으신가요? 

학생, 시인, 시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 우리말을 아끼고 존중하는 사람들 모두입니다.

 




*남영신
 
우리 말글을 존중하고 바르게 쓰는 운동을 펼쳐 왔다. 한자어와 외래어에 짓눌려 있던 토박이말을 살려 쓰기 위한 『우리말 분류 사전』(1987년)을 펴냄으로써 많은 토박이말이 국어사전에 오르도록 하는 데 이바지했다. 법률 용어와 행정 용어 같은 공공언어를 쉽게 쓰는 운동을 벌인 끝에 국어기본법을 제정하는 성과를 얻었다. 공무원과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공언어 바로 쓰기 교육,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우리말 바로 쓰기 교육을 했고, 이제 학생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시를 이용한 국어 교육을 시작하려 한다.
사단법인 국어문화운동본부 대표,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을 역임했다. 펴낸 사전으로 『우리말 분류 사전』, 『국어 용례 사전』, 『새로운 우리말 분류대사전』, 『보리 국어 바로쓰기 사전』이 있다. 저술한 단행본으로 『안 써서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우리말』, 『나의 한국어 바로쓰기 노트』, 『4주간의 국어 여행』, 『국어 한무릎공부』, 『기자를 위한 신문 언어 길잡이』, 『글쓰기는 주제다』 등이 있다.



시로 국어 공부 : 문법편
시로 국어 공부 : 문법편
남영신 저
마리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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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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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신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였다. 세종국어문화원장(전), (사)국어문화운동본부 이사장(현)으로 있다. 평생을 바른 우리 말글 쓰기를 위해 앞장서서 일해 왔다. 토박이말에 어떤 말이 있는지 궁금해서 국어사전을 찾아보았는데 토박이말을 찾기는 마치 쌀에서 뉘를 찾는 것과 같았다. ‘돌살’, ‘마상이’, ‘추임새’같이 우리 문화와 관련된 말은 없는데, 대부분 한자어인 데다가 일본인 이름과 일본 지명이 길게 풀이되어 있었다. 우리말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토박이말을 모아 사람들이 찾아 쓰기 쉽도록 분류하여 1987년 『우리말 분류 사전』을 펴냈다. 이 사전은 그 뒤에 토박이말이 모든 국어사전에 오르게 된 바탕이 되었다. 그러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낱말을 이해하고 씀으로써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는 점에 눈을 돌렸다. ‘낱말 뜻을 정확하게 알고, 상황에 가장 알맞은 말을 골라, 낱말 표기를 정확하게 하고 국어 문법에 맞게 쓰자.’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 공무원과 기자 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한 달에 한 번 시민들과 함께 우리말 바로쓰기 공부를 계속해 오고 있다. 『우리말 분류 사전』(1987) 『우리말 용례 사전』(1995) 『ㅎㆍㄴ+국어 대사전』(2008) 같은 사전들을 엮었고, 『안 써서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우리말』(2001) 『나의 한국어 바로쓰기 노트』(2002) 『국어 한무릎공부』(2005) 『기자를 위한 신문 언어 길잡이』(2014) 『글쓰기는 주제다』(2014) 『보리 국어 바로쓰기 사전』(2017) 같은 책들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