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세금 폭탄, 공급 확대 이슈로 부동산 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이미 고점에 다다랐는데 지금 사면 상투를 잡는 것’이라며 폭락론을 내놓는 전문가도 상당히 많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금리 인상으로 대출자의 부담이 늘어서, 세금 폭탄에 못 이긴 매물들이 쏟아질 거라서 곧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것만 같다. 이 책의 저자이자 부동산 유튜버 ‘얼음공장’은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건 금리 인상이나 정부 정책이 아닌 수요와 공급이라고 강력하게 말한다. 보합 또는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체적이었던 2019년 초반에도 부동산 현장의 이야기는 달랐었기에 오른다고 고집했었고, 결국 그것이 맞았다. 그는 ‘지금이라도, 구축 아파트라도’ 사야 한다고 한결같이 힘주어 말하고 있다. 『서울·수도권 아파트, 지금 사야 합니다』를 통해 전세의 월세화와 월세 급등으로 고민이 깊어진 무주택자들을 위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책 제목에서부터 저자님의 의견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정말 2024년까지 부동산 폭락장은 없다고 보시나요?
네, 2024년까지 부동산 폭락은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필수재인 부동산은 수요와 공급, 그것을 기반으로 한 거래, 그 결과로 나오는 가격, 이 4가지 요소가 전부입니다. 앞으로 2년간의 공급량을 봤을 때 2024년도까지 수요보다 공급이 월등히 많은 구간이 있느냐? 이게 없는 거예요. 지금은 공급 계획만 많을 뿐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구간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2024년까지 폭락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는 역대급으로 공급을 확대했다고 이야기하고, 대선 후보들조차도 공급을 늘리겠다고 공약 발표를 했는데, 그럼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까요?
여태까지 30번 가까운 규제가 나오면서 공급하겠다고 한 주택을 합치면 300만 호가 넘었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공급 ‘계획’이라는 거죠.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져서 사람이 살 수 있게 되면 전세, 월세 수요와 매매 수요까지 소화시켜줄 텐데 지금은 ‘계획’만 있을 뿐 지어진 건 없습니다. 특히 2022년 4월 이후부터 2023년까지 서울에 공급이 얼마나 부족한지 곧 체감하실 겁니다. 당장 인허가를 받아 뚝딱 지어도 3~4년이 걸립니다. 즉, 2022년 지금 인허가를 내도 부동산이 완성되려면 적어도 2025년은 되어야 하는 거죠. 그래서 정부의 공급 대책이 아니라 공급 발표 대책이기 때문에 저는 효과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종부세, 양도소득세 등 세금을 올리는 방법으로 다주택자를 규제하려고 하는데요. 세금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세금을 올리면 집값이 올라가고, 월세와 전세가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주 간단합니다. 세금을 올리면 집을 가진 사람의 부담이 올라갑니다. 그런데 전세나 월세는 집을 가진 사람이 제공하는 것이죠. 결국 세금을 올리면 집주인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세입자에게 전가시켜요. 조세 전가는 경제학의 기본적인 원리입니다. 지난 5년 동안의 한국 부동산 시장은 규제를 더하고 세금을 올렸죠. 그랬더니 집값이 더 올라갔단 말이에요. 그럼 더 이상 세금을 강화하는 것으로는 집값을 잡는 게 어렵다는 걸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인 거죠.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해법이 되지 않을까요?
한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금리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2006부터 2008년까지는 서울 부동산 폭등 시기입니다. 이미 금리가 올라갈 때 한국은 한차례 집값이 올라간 시기가 있는 거죠. 그리고 2008년에서 2010년까지는 금리를 내렸지만 그 구간에 부동산 가격은 지지부진했습니다. 그다음에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또다시 금리를 내렸지만 그 당시에는 부동산이 내려갔어요. 금리가 올라갈 때 부동산이 폭등한 적도 있고, 금리가 내려갈 때 부동산은 별 변동이 없던 적도 있고, 부동산이 같이 내려간 적도 있는 거죠. 그래서 금리와 부동산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봅니다. 지금도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부동산에 결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하락 조짐이 보이는 서울, 수도권에 지금 집을 사면 큰일 나는 거 아닌가요?
제가 매매를 선택하라고 말씀드리는 가장 큰 이유는 2022년도에 전세와 월세 시장이 아주 안 좋을 것이기 때문이에요. 많이들 오해하시는데 매매가 대박이라는 게 아니라 매매가 보통이면, 전세가 나쁨, 월세가 더 나쁨입니다. 보통/나쁨/더 나쁨 중에선 보통을 고르셔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서울, 수도권을 말씀드리는 이유는 2022년에서 2023년까지 전세와 월세 시장이 가장 불안한 곳이 서울이고, 서울이 그렇게 되면 경기권과 인천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지금 규제가 너무 많아 거래가 안 되니까 모든 분들의 해석이 달라요. 하지만 저는 하락 중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지금도 밑에서 월세 시장이 끓어오르고 있고 그다음 전세 시장이 끓어오르면 지난 2년처럼 매매 시장 차례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수도권에 내 집 마련을 하자! 전세·월세 계약하지 말자’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서울, 수도권 중에서도 어느 지역이 좋다고 보시나요?
앞으로 3가지로 나뉩니다. 집이 부자여서 현금으로 아파트를 사는 사람, 대출을 마음껏 받아서 집을 사는 사람, 아파트를 팔아서 아파트를 사는 사람. 우리는 점점 세 번째로 가는 수밖에 없을 거예요. 현금이 부족하면 작은 재화부터 시작한 다음에 올라가야 되겠죠. 그런 면에서 제가 추천하는 곳 중의 하나가 최근에 다녀온 광명시 하안동입니다. 그곳엔 아직도 가격대가 6억 원 미만인 주공아파트가 있습니다. 그 정도면 서울에서 전세금을 돌려받아서 충분히 살 수 있는 아파트 단지거든요. 장기적으로 보면 일자리도 있고, 재건축 이슈도 있고 대중교통 호재도 있어요. 하안주공을 가양주공, 상계주공, 중계주공, 창동주공을 비교해 보세요. 전국적으로 순서가 다를 뿐 가격대나 수요층이 비슷하기 때문에 연동되거든요. 그런 면에서 하안동이 지금 가성비가 괜찮습니다. 지역별로 수요와 공급이 다르기 때문에 아직 다른 곳에 비해서 덜 올랐다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만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생활권에 맞춰 결정하실 수 있게 서울과 수도권의 34곳을 조사하고, 분석해서 책에 정리해 놨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매매 또는 전월세 유지로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파트 사는 걸 망설이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지금까지 전월세로 산 것도 억울한데 매매가는 천정부지로 올라있고 이 상황에서 이미 오른 집값을 주고 산다는 게 너무 아쉬울 거예요. 하지만 계약 만기일이 다가오고 더 이상 갱신권을 쓸 수 없다면 다시 전세를 택했을 때, 월세를 택했을 때, 매매를 택했을 때, 이 세 가지 중에 무엇이 가장 좋을지는 한번 고민을 해보셔야 합니다. 그렇다고 부동산 공부를 파고들기만 해서는 안 돼요. 부동산은 공부보단 필요한 걸 직접 찾아다녀야 하는 재화거든요. 이론에 빠지다 보면 결정을 뒤로 미루게 돼 있는데 저는 수년 동안 참여한 사람으로서 여러분이 지금이라도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이렇게 책도 냈고요. 자극적일 수도 있지만 저는 제가 지금 이렇게 하는 게 독자 여러분께 가장 적절한 도움을 드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며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태식(유튜버 ‘얼음공장’) 처음에는 남들과 비슷하게라도 살고 싶어 돈을 악착같이 벌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학교에 가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도 여러 번 옮기며 ‘잘’ 살고자 했다. 남들이 말하는 대로 다 하면 내가 원하는 자유로운 삶을 얻을 거라 생각했지만, 점점 자유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어 늘 의아했다. 그래서 자유를 찾아 변화를 꿈꿨고 도전하기 시작했다. 가진 돈은 너무 적고 두려움은 너무 커서 우회로인 경매부터 시작했다. 소도시의 작은 아파트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현장의 언어를 익혔다. 지난 7~8년간 새벽 5시에 일어나 현장에 나가는 삶을 반복해 결국은 경제적 자유를 이뤘고, 그때의 배움들을 유튜브 채널 ‘얼음공장의 반백수 프로젝트’를 통해 펼쳐 보이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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