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생각법은 무엇일까
철학자들이 제기한 문제 자체를 배우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을 배우는 것도 의미가 중요합니다. 독자들에게 유의미하게 전달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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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 저자

인문학 가운데 철학만큼 어렵다는 편견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게 있을까? 더더군다나 교과 과정만으로도 버거운 청소년들은 어떻게 철학을 알아야 할지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놀라워하는 것, 이것 말고 철학의 다른 시작은 없다.” 여기 철학에 대해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 『1페이지로 시작하는 철학 수업』이 있다. 저자인 최훈 교수에게 삶 가까이 철학을 받아들이는 시작의 기술을 배워보자.



아무래도 ‘철학’ 하면 어렵게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많을 텐데요. 그럼에도 청소년 시기에 철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운동에서도 기본기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초·중등 교육에서 국·영·수를 많이 배우는 것도 기본 과목이기 때문입니다. 철학은 국·영·수를 포함한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됩니다. 학문에서 다루는 문제들의 근본 전제를 묻기도 하고 학문의 방법론을 탐구하기도 합니다. 청소년기는 몸도 마음도 기본기를 쌓아야 합니다. 그리고 철학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지는 않지만, 국어, 사회, 윤리, 과학, 수학 등의 과목에서 실제로 철학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철학을 배우면 학교 공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기도 됩니다.

한 페이지로 철학의 주제들을 정리하시는 게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집필하시면서 어떤 점을 가장 유념하셨나요?

대중 철학서들이 대중이 읽기 쉬운 주제를 고르다 보니 막상 전문 철학자들은 중요하게 다루지 않은 주제들을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청소년을 포함해서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고 관심 있는 주제를 고르되, 전문 철학자들도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를 고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기준을 가지고 편집진과 상의하여 크게 일곱 분야의 주제로 나누었습니다. 철학의 말, 철학자, 용어?개념, 철학사, 삶과 철학, 생각법, 철학 TMI가 그것입니다. 그다음에 각 주제별로 28~29개 정도의 키워드를 골랐습니다.

논리력을 키우는 데 철학이 도움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논리력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본뜻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주장을 제대로 이해해야 제대로 평가하고 반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주장에 숨어 있는 전제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학문이 그렇지만 철학은 특히 더 근본적인 전제를 묻는 학문입니다. 철학을 배우면서 근본적인 전제를 묻는 연습을 한다면 논리력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생각법 가운데 요즘 세대가 더욱 알면 좋은 게 있을까요? 하나 소개 부탁드립니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은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는 것이 옳은지, 거기에는 예외가 없는지 묻는 방법입니다. 가령 우리는 ‘정의’가 무엇인지 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친한 친구가 죄를 짓고 숨겨 달라고 했을 때 숨겨 주지 않고 신고하는 것이 정의인가?”라고 묻는다면 고민하게 됩니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은 남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믿는 지금 세대에게 꼭 필요한 생각법입니다.



책 내용을 보면 영화나 노래 가사 등 우리 일상 곳곳에 철학이 숨겨져 있는 것 같은데요. 한 가지 독자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참이라고 알고 있는 것이 정말로 참인지 의심해보는 것이 데카르트의 ‘악마 사고실험’입니다. 이 사고실험은 철학사에서 유명하지만 그동안 철학자의 논변일 뿐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영화 <매트릭스>는 그것이 철학자의 머릿속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중문화로도 구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더 나아가 가상 현실 등의 발전된 기술로도 구현 가능함을 보여 줍니다.

책에서 여성 철학자를 다루신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 책에 나와 있지 않은 철학자 중에 소개하고 싶으신 여성 철학자로 또 누가 있을까요?

보헤미아의 엘리자베스 공주는 데카르트와 58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토론을 했습니다. 데카르트는 물질과 정신은 독립되어 있다는 심신 이원론을 주장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엘리자베스 공주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갖는 물질과 정신이 상호 작용할 수 없다는 비판을 했습니다. 이 비판은 심신 이원론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데카르트는 당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또 어떤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철학을 쉽게 알려주실지 기대가 되는데요. 혹시 집필하고 싶으신 주제가 있으신가요?

이 책의 일곱 가지 주제 중 하나이기도 한 철학자의 생각법에 대해 쓸 계획이 있습니다. 집을 짓기 위해서는 먼저 집 짓는 데 필요한 도구의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철학자들이 제기한 문제 자체를 배우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을 배우는 것도 의미가 중요합니다. 독자들에게 유의미하게 전달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 



*최훈

고대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이어온 철학 속에서 지금의 삶에 필요한 지식과 생각법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철학자이다. 어떤 문제든 ‘놀라워’해서 출발하고 ‘아포리아’에 빠져 보는 경험도 해보고 그 ‘경이감을 생생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누구나 철학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형이상학, 논리학, 윤리학 등의 영역에서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강원대학교 인문사회과학대학 교양과정의 철학 교수, 자유전공학부 교수이다. 서울대학교 철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선임연구원, 세종대학교 초빙교수를 지냈고, 호주 멜버른대학교, 캐나다 위니펙대학교, 미국 마이애미대학교에서 방문학자로 연구했다. 박사학위 주제였던 심리철학과 인지과학 연구를 계속하면서 그 연구 성과를 논리적 사고와 오류 연구에 접목하고 있다. 그간 이론적 배경이 부족했던 이 분야에 학문적 토대를 쌓고 있다.




1페이지로 시작하는 철학 수업
1페이지로 시작하는 철학 수업
최훈 저
빅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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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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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

고대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이어온 철학 속에서 지금의 삶에 필요한 지식과 생각법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철학자이다. 어떤 문제든 ‘놀라워’해서 출발하고 ‘아포리아’에 빠져 보는 경험도 해보고 그 ‘경이감을 생생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누구나 철학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형이상학, 논리학, 윤리학 등의 영역에서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강원대학교 인문사회과학대학 교양과정의 철학 교수, 자유전공학부 교수이다. 서울대학교 철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선임연구원, 세종대학교 초빙교수를 지냈고, 호주 멜버른대학교, 캐나다 위니펙대학교, 미국 마이애미대학교에서 방문학자로 연구했다. 박사학위 주제였던 심리철학과 인지과학 연구를 계속하면서 그 연구 성과를 논리적 사고와 오류 연구에 접목하고 있다. 그간 이론적 배경이 부족했던 이 분야에 학문적 토대를 쌓고 있다. 그 일환으로 나온 『논리는 나의 힘』은 논리학 교과서뿐만 아니라 논리적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필독서로 널리 읽히고 있다. 플라톤은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통치자가 철학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저자는 온 국민이 철학적인 사고를 하게 되면 좋은 나라가 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학술 연구 못지않게 대중에게 철학적 사고가 무엇인지 알리는 것을 철학 선생의 중요한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약간은 거창하지만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사명감을 가지고 저술로써 대중과 소통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 데카르트와 버클리』, 『매사에 공평하라: 벤담과 싱어』는 그런 작업의 결과이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이어온 철학 속에서 지금의 삶에 필요한 지식과 생각법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철학자이다. 어떤 문제든 ‘놀라워’해서 출발하고 ‘아포리아’에 빠져 보는 경험도 해 보고 그 ‘경이감을 생생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누구나 철학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