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동안 <월간 채널예스>에 실린 연재 칼럼은 총 80여 개. 그중에서도 출판 편집자들이 가슴 두근대며 읽은 칼럼은 무엇일까? |
<석윤이의 그림이 되는 책>
북 디자이너의 흥미로운 표지 제작기
글쓴이 : 석윤이(디자이너)
연재 기간 : 2020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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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한 북 디자이너의 B컷 비하인드
석윤이 북 디자이너와의 첫 만남을 생생히 기억한다. 내가 북이십일에서 편집자로 일하던 시절, 열린책들 디자이너였던 그가 사내 강연자로 초대되었다. 과감한 컬러와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업계 최고의 실력자, 세련되고 지적인 스타일의 소유자. 그의 강연을 듣던 나는 ‘꼭 한번 같이 작업하고 싶은 디자이너’로 마음속에 새겼다.
수년이 흘러 내가 ‘드렁큰에디터’라는 에세이 브랜드를 만들고, 먼슬리에세이 시리즈를 준비하며 석윤이 디자이너를 떠올린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면 뭔가 ‘힙하고 트렌디한 책’을 디자인해 줄 거라는 굳건한 믿음! 의욕은 넘쳤으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문제는 나였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주문을 한 편집자의 잘못이었다. <월간 채널예스>에 연재된 <석윤이의 그림이 되는 책>의 마지막 회 「힙한 디자인」에는 먼슬리에세이 표지 시안 작업의 시행착오와 고군분투가 생생히 담겨 있다.
에디터가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아무래도 충격을 받은 듯했다. 차분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의 디자인이 힙하다고 생각하던 터라, 너무 난해한 디자인으로 접근했나 싶었다. 재빨리 수정하고, 밝고 톡톡 튀면서 그래픽이 시원하게 들어간 디자인으로 방향을 틀었다. _「힙한 디자인」 중에서
내 머릿속 힙과 디자이너의 힙이 서로 달랐던 것이다. ‘심플하지만 화려하게’를 주문하는 편집자, 내가 바로 그 짝이었다. 아, 그놈의 힙…! 수많은 시안 끝에 첫 책,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의 표지가 나왔다. 보자마자 알았다. 이게 그렇게 찾아 헤매던, 내 마음속의 ‘힙한 디자인’이라는 것을. 석윤이 디자이너는 컬러풀한 패턴으로 먼슬리에세이 다섯 권의 힙한 표지를 구현하며 드렁큰에디터만의 개성 있는 정체성을 완성해 주었다.
<석윤이의 그림이 되는 책>은 A컷을 향한 B컷들의 여정을 담은 칼럼이다. 제각각 완성도 높은 B컷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치열한 고민과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결과물에 대한 믿음’을 주는 디자이너는 편집자에게 최고의 파트너다. 디자인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준 석윤이 디자이너와의 작업은 나의 큰 프라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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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연정(드렁큰에디터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