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독서 프로젝트] 경제경영서 제대로 고르는 법 - 김얀 작가
머니 트레이너 김얀 작가가 소개하는 경제경영서의 홍수 속에서 딱 맞는 책 고르는 법.
글ㆍ사진 김얀(작가)
2024.01.24
작게
크게
김얀

‘돈알못’들을 위한 머니 트레이너. 『오늘부터 돈독하게』를 출간하며 재테크 에세이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어피티 머니레터·토스 피드·롯데카드 앱에 머니 칼럼을 연재했고, 셰어하우스 김얀집의 호스트와 글 쓰는 작가로 살고 있다.  


돈잘알이 되고 싶은 돈알못이라면? – 초심자 편



『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미 저/박동섭 역 | 유유

일본의 경제학자 ‘야스토미 아유무’의 『단단한 삶』은 ‘자립은 많은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이다’라는 독특한 명제로 시작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책은 인문학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스스로를 ‘내 인생의 경영자’라고 생각하고 경제경영서를 시작할 때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부디 이 책을 먼저 읽은 다음 저자의 다른 책 『단단한 경제학 공부』로 넘어가길 추천 드립니다. 아, 그리고 『단단한 경제학 공부』에는 저자의 이름이 야스토미 아유‘미’로 표기되어 있는데요, 저자가 트랜스여성으로 커밍아웃하고 야스토미 아유‘무’에서 아유‘미’로 개명하여 그렇습니다. 이렇게 책은 언제나 안과 밖으로 특별한 세계와 만나게 해 주네요.



『6개월에 천만 원 모으기』

이대표, 성선화, 김유라, 서영아 공저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나는 우리 집 재무부장관’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작가님을 만난 적이 있어요. ‘경제’라고 하면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지만, 내가 벌고 쓰는 것들이 경제의 시작이지요.

돈에 무관심하고 무지했던 저를 확실히 변하게 해 준 저의 첫 번째 경제경영서는 바로 이 책 『6개월에 천만 원 모으기』였어요. 몇 년 전, EBS 방송에서 같은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었습니다. 200~300만 원의 월급을 받는 평범한 직장인들과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며 학교에 다니는 대학생들까지. 때로는 버는 것보다 나가는 게 더 많고 돈 관리가 어려웠던 사람들이 각 분야의 멘토들과 함께 6개월에 1천만 원을 모아 나가는 이야기. 그 다큐멘터리의 작은 성공들을 종이에 옮겨 담은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돈과 경제에 관심을 갖고 싶은데 도대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에게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 드립니다.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이본 쉬나드 저/이영래 역 | 라이팅하우스

경제경영서의 또 다른 즐거움이라면, 생활 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브랜드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알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 아닐까요? 진정한 나이키 마니아라면 나이키 창업주 필 나이트의 『슈독』이라는 책을, 요가복 룰루레몬의 마니아라면 창업자 칩 윌슨이 쓴 『룰루레몬 스토리』를 읽어본다면 더욱 좋겠죠. 꼭 세계적인 기업만 아니라 마포구의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 ‘녹기 전에’ 사장님이 쓴 『좋은 기분』을 읽고 그곳을 방문해 본다면 어떨까요?

‘파타고니아’ 창업주의 책을 읽었을 땐, 기업이란 단순히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닌 더 큰 목적을 가져야 멋지게 성장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지구가 목적, 사업은 수단’이라는 이본 쉬나드 회장은 2022년, 4조 원 규모의 회사 지분 전액을 환경단체와 관련 비영리 재단에 기부하며 ‘지구가 목적, 사업은 수단’이라는 본인의 철학을 완성시켰습니다. “이제 지구가 파타고니아의 유일한 주주입니다”라는 그의 말은 우리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합니다.     


마음을 활짝 열어보세요 - 심화편



『워런 버핏의 주주서한』

워런 버핏, 로렌스 커닝햄 저/이건 역 | 에프엔미디어

서점에 가면 ‘워런 버핏’에 관한 책들이 참 많이 있는데요, 현재 한국의 서점에서 구할 수 있는 책 중 실제 워런 버핏이 직접 쓴 책은 이 책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1979년부터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쓴 워런 버핏의 서한을 모아 ‘버핏 전문가’ 로렌스 커닝햄이 일반인들도 읽기 쉽게 편집해 놓은 두꺼운 벽돌 책입니다.

흔히들 한국의 주식시장과 미국의 주식시장은 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워런 버핏형 가치 투자가 꼭 정답은 아니라고 말하는 책들도 많은데요. 저는 이 책을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지식을 얻기 위해 읽지만은 않습니다. 이 책에는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오래 해 온 사람의 지혜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주주들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담긴 그 분위기가 좋아서 종종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곤 합니다.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애니 듀크 저/구세희 역 | 8.0(에이트 포인트)

최근 3년간 읽었던 모든 분야의 책을 통틀어 저에게 가장 큰 깨달음을 줬던 흥미로운 책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일단 저자의 이력부터 굉장히 독특한데요, 대학/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던 애니 듀크는 건강과 재정적인 어려움을 맞아 학업을 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됩니다. 그때 프로 포커 선수로 활동하며 포커를 통해 인생은 결국 우리가 선택한 모든 결정들의 합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 후 국제적인 기업에서 ‘의사결정’과 ‘불확실성의 수용과 백업 플랜’ 등을 주제로 하는 컨설턴트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기업뿐만 아닌 개인의 인생 설계에도 아주 도움이 되는 흥미롭고 특별한 책입니다. 학교 밖, 포커 경기장에서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책을 선택하고 읽을 때도 여러 장르에 골고루 마음을 여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프로페셔널의 조건』

피터 F. 드러커 저/이재규 역 | 청림출판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수많은 책들 중 하나입니다. 한국에서 출간된 지 20년도 지난 책이지만, 역시 진리는 변하지 않는 것임을 읽을 때마다 느낍니다. 교과서처럼 딱딱한 표지와 문장들 사이에서 간혹 문학책처럼 깊은 감동을 주는 문장들과 만날 수 있는데요. 저는 그런 문장 옆에 저의 감상이나, 아이디어 등을 메모해 둡니다. 시간이 지나서 다시 책을 보면 그때의 저의 생각과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독서가 즐거워지는데요, 몇 년 전에는 한국에 나와 있는 피터 드러커의 책을 전부 모으겠다며 중고 서점을 돌아다니기도 했답니다. 좋은 구절을 표시하고 그 옆에 나의 감상을 메모하고, 그 작가의 책을 모두 찾아보는 능동적인 책 읽기도 인생을 행복하게 채우는 좋은 방법이 될 거예요.



#eBook
0의 댓글
Writer Avatar

김얀(작가)

‘돈알못’들을 위한 머니 트레이너. 대학에서 치기공학을 전공하고 서른 살에 작가의 꿈을 찾아 상경해 『한겨레』 온라인 오피니언 사이트 ‘hook’에서 연애·섹스 칼럼니스트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두 권의 책을 내고 드라마 작가로도 일했지만 글만 써서 먹고 살기는 어려웠다. 서른여덟에 480만 원이라 적힌 충격적인 연소득 증명서를 마주한 후 돈 공부를 결심하고 늦깎이 치과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며 그해에만 100권이 넘는 경제·경영·재테크 책을 읽었다. 치과에서 일하는 2년 동안 돈 공부와 함께 다양한 소득의 파이프라인을 만들었고, 그 과정을 글로 써 『오늘부터 돈독하게』를 출간하며 재테크 에세이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어피티 머니레터·토스 피드·롯데카드 앱에 머니 칼럼을 연재했고, 현재는 전업 작가이자 숏폼 크리에이터로 꿈꾸던 삶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