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발칙해지고, 더 유쾌해진 우주 학교 친구들
초단편에서 장편 연작까지, 장르를 확장해 나가는 김동식 작가의 새로운 도전, 끝없는 상상력의 세계.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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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인간』으로 데뷔해 ‘초단편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김동식 작가가 이번엔 주니어 독자들을 위한 연작 장편소설 『우주 학교 2 수상한 관찰 일지』로 돌아왔다. 문해력이나 정서 차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몰입할 수 있는 ‘학교도서관저널 주니어소설’ 시리즈의 대표작으로, 김동식 작가의 세계관이 또 한 번 확장되는 지점을 보여 준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칙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야기를 끌어내는 작가 특유의 감각은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외계 존재가 뒤섞인 ‘우주 학교’라는 배경 안에서, 인간과 타 종족 사이의 오해와 편견, 그리고 우정을 이야기하며 재미와 메시지를 모두 잡아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주제를 유쾌한 설정과 빠른 전개 속에 녹여낸 이 작품은,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열린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아이들의 생각의 폭을 넓혀 준다.

전작 『우주 학교』는 외계 종족과 인간이 공존하는 학교를 배경으로 다양한 문화의 존중과 이해를 그렸습니다. 이번 후속작에서는 한층 더 발칙해진 사건들과 로맨스가 등장하는데요. 2편에서 새롭게 담고 싶었던 변화나 메시지는 무엇이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1편은 우주 학교라는 공간과 상황에 집중했다면, 2편부터는 인물에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우주  학교에 매력적인 친구들이 많거든요. 그 과정에서 보여 주고 싶었던 건 ‘사람은 입체적이다’라는 메시지입니다. 요즘은 극단적으로 사람을 딱딱 정의 내리는 세상인데, 사실 사람은 그렇게 딱 떨어지는 존재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선유를 조명했습니다. 단순한 비호감인 줄로만 알았던 선유가 복잡한 비호감(?)이라는 걸 보여 주는 게 참 재밌었습니다.

  

『우주 학교』시리즈는 작가님의 첫 연작 장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작가님 특유의 단편 스타일에서 벗어나 연작을 기획하고 구성하며 어려웠던 점이나 흥미로웠던 점이 있으셨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사실 ‘단편잡이’로 태어난 사람입니다. 장편을 쓰는 건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지요. 그런 저에게 이 우주 학교는 ‘왼손잡이용 젓가락질 교본’입니다. 장편을 쓰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배워 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눈에 보이는 무대 위의 이야기만을 생각하는 작가였지, 무대 뒤편의 이야기는 굳이 그리질 않는 작가였습니다. 그런데 우주 학교를 쓰면서 처음으로 각 캐릭터들이 무대 뒤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캐릭터가 연기자가 아닌 본인인 소설, 그게 장편의 핵심이었던 겁니다. 이게 참 어렵지만, 그만큼 흥미롭기도 하더군요. 이 캐릭터들이 영원히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비호감’ 캐릭터 선유를 짝사랑하는 내용이 담긴 ‘관찰 일지’라는 요소가 핵심이더라고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사건들이 조화를 이루는데요. 인물 설정에 특히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이며, 독자들이 주목해 주셨으면 하는 캐릭터가 있다면요?

선유를 설정할 때 가장 신경 쓴 게, 반전 매력이 있으면서도 여전히 비호감이긴 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은 남겨 두면서도, 어떤 이에게는 무척 매력적인 부분은 나타내야 했죠. 그 선을 잘 지켰는지 모르겠네요. 여전히 선유는 비호감이었으면 좋겠는데요. 하하. 물론 성장하는 비호감으로요. 특히 주목해 주셨으면 하는 캐릭터는 이로사입니다. 이로사가 또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아직 5%도 본인을 보여 주지 않았거든요. 과연 이로사가 3편에서 어떻게 등장할지 기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메시지가 이야기 전반에 담겨 있습니다. 이 주제를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로 풀어내기까지 실제 어린이 독자들을 떠올리며 고민하신 지점이 있을까요?

지금은 대 손절의 시대죠. 모든 인간관계의 가장 간편한 해결법으로 ‘손절해라’라고들 조언합니다. 그런 간편한 해결법 말고 어려운 해결법을 제시할 수 있는 책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의도가 완전히 성공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책을 읽은 분들이 주변에서 선유처럼 손절하고 싶었던 친구들을 한 번은 더 들여다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책 속에는 ‘우주 학교 미식회’, ‘문학 대결’ 등 각 종족의 문화가 섬세하게 녹아 있습니다. 이런 장면들은 어디서 영감을 얻으셨나요? 작가님의 상상력 원천이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노하우가 궁금해요.

저는 아무것도 없이 뭔가가 떠오르는 일은 잘 없고, 항상 단서가 되어 주는 무언가를 봐야 합니다. 주로 화면 속 세상에서 많이 얻는데, 요리사로 비유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요리 재료를 보는데, 어떤 재료는 원물 그 자체일 때가 있고, 어떤 재료는 실패한 요리일 때도 있죠. 그러면 그 재료를 이용해 저만의 요리를 만드는 겁니다. 어떤 재료가 주어져도 15분 만에 요리를 뚝딱 할 수 있는 경지가 된다면, 세상 모든 게 다 소재가 되어 줄 겁니다. 가령 길을 걷다가 만 원을 주운 장면을 재료로 한다면, 만약 그 만 원짜리에 ‘1분 안에 다 쓰면 2만 원을 줍는다’라고 써 있다면 어떨까? 상상력을 펼쳐 보는 거죠. 여기서 중요한 마인드가 하나 있으니, ‘뒤 내용은 내가 책임지지 않는다’입니다. 자유롭게 무리수도 막 던지는 거죠. 그렇게 즐기듯이 하면 분명 흥미로운 게 매일 쏟아질 겁니다.

  

초단편, 기담집, 에세이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해 오셨는데요. 주니어 대상의 작품 집필은 어떤 점에서 특별했는지, 혹은 창작자로서 얻은 변화나 새로운 발견이 있었다면 알려주세요.

주니어 소설은 실제 독자를 생각하면서 쓴다는 점이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평소 글을 쓸 때는 제 글을 어떤 분들이 읽는지 전혀 신경을 안 썼거든요. 그런데 처음으로 대상을 정해 놓고 쓰다 보니, 그들의 감각과 사유에 싱크로율을 맞춰야 한다는 숙제가 생기더라고요. 그건 장점이자 단점이었습니다. 구조가 좀 단순해도 죄책감이 덜 드는 건 좋지만, 순순한 상상력을 따라가기가 영 쉽지 않고 말입니다. 그래도 덕분에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면의 필요성을 배운 듯하네요. 이야기 진행에는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어떤 장면은 그 장면 자체만으로 좋다는 거요.

  

『우주 학교』시리즈의 다음 이야기도 너무나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로사의 정체도 무엇일지 궁금하고요. 혹시 구상 중인 3편 이야기가 있다면 살짝 귀띔해 주실 수 있을까요?

요즘 학교 강연을 갔을 때 많이 들은 질문이군요. 3편의 내용을 스포해 달라, 이로사의 정체를 알려 달라, 이런 질문이 많습니다. 그때 저는 ‘3편이 곧 나오니 3편에서 확인하세요!’라고 늘 말하는데, 여기서는 살짝만 스포하겠습니다. 우주 학교가 지어진 땅은 과연 어떤 기준으로 선정된 걸까요? 세 종족이 합의한, 어쩌면 합의할 수밖에 없었던 그곳에 어떠한 비밀이 있을까요? 기대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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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학교 2

<김동식> 글/<이강훈> 그림

출판사 | 학교도서관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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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