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러버라면 놓쳐선 안 될 2025년도 신상 미술관 3곳
천안의 새로운 예술스팟 뮤지엄 호두, 고분 품은 새로운 미술관 풍경 오아르미술관,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꼭 방문해야 할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을 소개합니다.
글 : 이지현(널 위한 문화예술 공동 대표)
20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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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많은 아트러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전국 각지에서 새로운 미술관들이 건립을 마무리하고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었기 때문이다. 비교적 최근 개관한 미술관부터 따끈따끈 올해 처음 모습을 드러낸 미술관까지 3곳을 추려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천안의 새로운 예술스팟 뮤지엄 호두


미술관 제공

천안은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워 자주 방문하곤 했지만 의외로 미술관이 많지 않아 아쉬울 때가 많았다. 아라리오 갤러리를 비롯해 인근 아산시에 온양민속박물관 등 하루 아트투어를 떠나기 더없이 좋은 지역이지만 특색있는 천안만의 미술관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 미술관 개관 소식을 들었다. 미술관의 이름은 바로 뮤지엄 호두. 

 

천안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호두과자의 호두를 따온 것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아마도 지역민을 비롯해 시민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기 위한 결정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그렇게 뮤지엄 호두는 충청남도 천안시에 2023년 11월에 개관하였다. 

 

파주에 있는 아트센터 화이트 블록에서 운영하는 화이트 블록 천안 창작촌과 협력관계에 있는 자매기관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동시대 미술의 동향을 읽는 전시의 개최와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작가의 창작 과정부터 전시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올인원 코스의 완결편 같은 공간이다. 


미술관 제공


부드럽고 유려한 곡선의 건물이 특징인 뮤지엄호두는 전체 면적 약 564평으로 지상 4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시실과 세미나실, 소극장 등의 다양한 기능 공간을 갖추고 있어 기획 전시뿐 아니라 복합 문화예술공간으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준비가 완비된 곳이다.  


<세상의 모든 드로잉 in 천안> 전시 전경


현재까지 많은 전시가 개최되었지만, 최근 연희동 아터테인 갤러리와 협력으로 개최되었던 기획전 <세상의 모든 드로잉 in 천안>은 눈여겨볼 만한 프로그램이다. 해당 전시에는 총 156명의 작가가 참여하였는데, 작가 수로만 보면 블록버스터급 전시이다. 또한 ‘드로잉’이라는 매체의 확장성을 살피는 전시로 예술가 스스로 주체가 되어 창작과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장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지역 작가들과 소통을 도모하고 현대미술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공모를 진행하여 충청권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청년 작가 40여 명이 출품하여 창작의 자유로움과 실험 정신을 강조하는 현대 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조명했다. <세상의 모든 드로잉> 전은 아터테인 갤러리가 매년 초에 진행하는 기획전으로 널리 알려진 전시 콘텐츠 이다. 이런 전시를 천안의 뮤지엄 호두와 협력하여 새롭게 이어가는 노력은 지역 문화 활동을 활성화하려는 뮤지엄 호두의 의지가 확연히 드러나는 행보로 확인된다. 

 

현재는 풍부한 색감과 두터운 마티에르를 특징으로 자연, 역사 유적, 도시 풍경을 그리는 이장우 작가의 개인전《경계 없는 풍경》이 열리고 있다. 몸과 마음으로 창작의 길을 걸어 온 작가들의 예술적 여정을 담고 있는 뮤지엄 호두의 전시가 궁금하다면 천안 여행길에 함께 해보면 어떨지 권하고 싶다.


2. 고분 품은 새로운 미술관 풍경 오아르미술관


미술관 제공

경주의 새로운 예술적 명소가 될 오아르(OAR) 미술관이 올해 4월 그 모습을 드러냈다. 경주의 역사적 정체성과 현대 예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예술 공간으로, 지역 문화 예술 활성화와 관광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곳이다. ‘오늘 만나는 아름다움 one-day Art Rendezvous’ 라는 뜻을 담은 오아르미술관은 경주 출신의 개인 컬렉터가 2005년부터 수집한 약 600점의 현대 미술 작품을 기반으로 설립된 사립 미술관이다. 방송을 통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건축가 유현준이 설계한 이 미술관은 자연, 사람, 건축물이 어우러지는 이머시브 (immersive)미술관을 지향하며, 고분을 품은 독창적인 입지와 건축 디자인으로 지역의 역사적 맥락과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다.


미술관 제공


미술관은 지상 2층, 지하 1층의 전시 공간을 갖추고 있다. 현재는 관장이 20년간 수집한 소장품 중 엄선된 컬렉션을 1층 전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경주의 고분을 마주한 오묘한 자리, 유리 벽 너머로 펼쳐지는 생경한 풍경은 시공을 넘나드는 감각을 선사한다.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이 낯선 조합의 장에 일본의 현대 미술작가 ‘에가미 에츠’의 개인전 <Echoes of Earth> 전시가 진행 중이다. 전시장 안을 가득 채운 무지갯빛 색채들은 작가 특유의 붓질을 통해 드러난다. 그러나 에가미의 작품은 어떤 풍경이라기보다는 감정의 지휘로서 기억 속 너머 흐릿하게 잠자고 있는 감정의 색 띠로 보이게 된다. 이러한 울림은 그의 회화를 벗어나 오야르의 전시장 공간과 유리 벽 너머의 고분과 어우러져 전 지구를 통째로 휘감는 시공감각적 울림으로 뻗어져 나가고 있다. 


미술관 제공


전시 외에도 오아르 미술관은 아티스트 토크, 건축가와의 대화, 작가와의 세미나와 어린이 아트 워크숍 등 다양한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경주 시민들과 이곳을 찾는 많은 예술 애호가에게 풍성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경주의 찬란한 예술적 문화유산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신진 작가들의 발굴과 지원 또한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는 계획을 밝힌 오아르 미술관이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길 응원해 본다.  


3.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꼭 방문해야 할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미술관 제공


2025년 5월에 가장 따끈따끈 개관한 신상미술관이다. 국내 최초 사진 특화 공립미술관으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운영하며 도봉구 창동에 있다. 140년의 한국 사진예술의 가치를 다시 정립함과 동시에 전 세계 다양한 기관들과 교류하며, 급변하는 사진예술의 동시대적 의미에 관해 연구하고 관객에게 선보일 이곳은 단순 아카이브와 전시 기능의 미술관을 넘어 사진을 통해 다양한 주체와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으로서 존립하겠다는 당찬 포부와 함께 개관하였다.

 

이렇듯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은 사진 중심의 전시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오늘날 사회,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진의 영향력과 예술적 가치를 경험하고, 국내외 시각문화 생산자와 사용자들이 활발히 교류하고 소통하는 사진 특화 미술관을 꿈꾸고 있다. 더하여 사진미술관은 사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구하고 관련 작품과 자료를 수집, 보존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사진 예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탐구하고, 현대 사진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되는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은 기록 사진, 예술 사진, 다큐멘터리 사진, 실험적 사진 등 현대 사진의 다양한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전시가 자주 열릴 계획이다. 또한, 사진을 통한 사회적 메시지나 역사적 기록을 다루는 전시가 중심이 될 것이기에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새로운 예술적 아지트가 되어 줄 것이다. 사진 관련 교육과 워크숍이 진행될 예정이라 사진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장소가 될 것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개관 특별전으로 《광채: 시작의 순간들》과 《스토리지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다. ‘광채: 시작의 순간들’은 1929년 대한민국 최초의 사진 개인전 ‘예술사진 전람회’를 열며 한국 사진 예술의 시작을 알린 ‘정해창’부터,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에 남은 고통의 흔적을 사진으로 담아내며 한국 리얼리즘 사진을 개척한 ‘이형록;과 ‘임석제’, 1세대 여성 사진작가이자 한국 초기 페미니즘 운동을 주도한 ‘박영숙’, 구상적인 풍경을 사진 기술을 통해 동적이고 추상적인 이미지로 활용하며, 국전과 여러 신문사에서 주최한 사진대회 등 초기 주요 사진 경연에서 다수 입상한 ‘조현두’까지 한국 사진예술의 초석을 다진 주요 5인과 그들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한다. 한국 사진예술의 시발점이 되었던 이들의 작품을 통해 사진미술관의 힘찬 출발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개관전이라 할 수 있다.



함께 전시되는 <스토리지 스토리>는 동시대 사진작가 6인이 담은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의 건립 과정을 전시한다. 같은 주제 아래 다양한 시각을 담아낸 이들의 작품은 다양한 주체들과의 교류와 소통의 공간이라는 운영 방향을 전시로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첫 공공 사진 전문 미술관인 만큼 사진 예술의 현재를 보여줄 영향력 있는 공간으로 사진예술사에 변곡점이 되어 줄 순간을 함께 지켜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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