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강』, 『돼지 안돼지』 등의 그림책으로 볼로냐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3회 선정된 이순옥 작가가 이번에는 기발한 발상과 재미난 표현으로, 무섭고 오싹한 우리 말 그림책을 지었습니다. 한글의 기본인 열네 자의 자음을 하나하나의 괴물들로 표현한 이 그림책은, 한글의 각 낱자로 시작되는 말로 이름을 짓고, 다양한 단어들로 설명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ㄱ’의 괴물은 구렁덩덩꼬리귀! ‘귀도 길고, 꼬리고 긴 거인이지요. 가까이 가면 구린 냄새가 아주 기가 막힙니다.’ 여기서 우리는 ㄱ으로 시작하는 단어가 몇 개나 사용되었는지 찾아볼 수 있지요. 자, 함께 세어 볼까요? 이렇게 ㄱ부터 ㅎ까지 해당하는 자음으로 이루어진 재미난 이름과 단어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어요. 처음 배우는 자음, 날마다 익히는 한글, 다양한 소리와 글자로 익혀 보세요.
『빨강』, 『돼지 안돼지』으로 독자들에게 독특한 아이디어를 단순하게 표현하는 작가로 알려지시면서,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를 수상하는 등 작가님의 독창적인 그림책 세계를 열어가고 계시는데요, 작가님이 그림책을 작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일까요?
세계관과 표현 방법일 듯해요. 이 책을 왜 만들지? 표현하고 소통하고 싶은 세계는 뭐지?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지? 이 내용에는 어떤 기법이 가장 효과적이지? 이런 식의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되거든요.
『무서운 ㄱㅁㄷ』은 한글의 자음을 소개하는 그림책인데요, 특별히 '괴물' 캐릭터로 한글 자음을 소개하려고 하신 이유는 뭘까요?
언젠가는 괴물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또, 언젠가는 ㄱㄴㄷ책을 하고 싶었고요. 이 두 가지 바람이 만나서 탄생한 그림책입니다.
『무서운 ㄱㅁㄷ』에는 평소에 들어 보지도 못한 이름의 괴물들이 등장합니다. 생김새도 무척 독특하고요. 괴물들을 하나하나 만들어낼 때 어떤 부분을 고려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괴물을 만들 때 우선 너무 무섭지 않으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괴물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의 아이디어는 ㄱㄴㄷ이라는 조건 안에서 창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ㄱ괴물 모양은 거인인데, 귀와 꼬리가 강조된 거인입니다. 그래서 괴물의 이름에는 꼬리와 귀라는 글자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괴물 색은 갈색, 검은색입니다. 이런 식으로 세 가지 조건을 조합하여 괴물을 만들었습니다.
열네 괴물들은 모두 고유의 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하단의 컬러 바와 초성 힌트로 색의 이름을 맞히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책을 만들 때 괴물들의 색을 먼저 정하고 난 다음 작업하셨는지, 이름을 먼저 정하고 괴물 그림에 어울리는 색을 정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색 작업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ㄱㄴㄷ에 맞춰 색을 정하고 이름과 모양은 색에 어울리는 걸로 찾았습니다. 색이라는 게 스펙트럼이 있어서, ‘여기서 여기까지는 초록’이라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홍색과 빨강색, 레몬색과 노랑색을 구분해야 했어요. 그래서 인쇄 과정에서 색깔 맞추는 것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투명색’이라는 재미있는 색이 있는데요, 이걸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편집자님께서 에폭시 코팅을 제안해 주셨어요. 멋지게 표현이 되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열네 괴물의 이름이 모두 재미있습니다. 몸의 일부로 명칭을 붙인 것도 재미있습니다. 괴물의 이름을 지을 때 어떤 점을 고려하셨는지 궁금합니다.
ㄱㄴㄷ의 초성에 맞춰 말놀이하듯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신체의 일부를 표현하는 단어를 넣었습니다. 아마 ㄹ이 가장 어려운 이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쓰는신체 용어도 아니고 아이들에게는 좀 어려운 단어일 것 같지만, 하나쯤은 단어의 뜻을 몰라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신체라는 컨셉에 맞추어 괴물들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작가님께서 특별히 애정을 느끼는 괴물은 누구인가요? 가장 재미있게 그린 괴물과 가장 그리기 어려웠던 괴물을 소개해 주세요. 왜 그런지도 궁금합니다.
가장 스케치를 많이 그리고, 어려웠던 것은 ㅂ괴물이었습니다. 박쥐 괴물, 벌레 괴물로 계속 그려보다가 잘 안 나와서 부엉이 괴물로 그렸거든요. 무엇보다 빨강과 보라를 반반으로 설정해 놓고 그리려니 안 어울렸어요. 그래서 좀 헤매다 나온 그림입니다. 빨강과 보라의 아크릴 발색이 너무 강해서 이 괴물만 오일 파스텔로 그리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런지 애정이 가는 그림입니다.
『무서운 ㄱㅁㄷ』을 읽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가님만의 방법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아무래도 비법은 별처럼 다양한 시선으로, 자유롭게 보는 거죠. 그런데 혹시 작가의 시선을 함께하고 싶으시다면 괴물의 색깔을 초성으로 맞혀보기, 괴물의 모양이 무엇을 닮았는지 초성으로 찾아보기, 신체의 일부가 이름과 그림에 어떻게 들어갔는지 찾아보기 등을 하신다면 이 책을 풍성하게 감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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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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