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MD 리뷰 대전] 웃픈 만화, 여기 있어요

만화 있어요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잡기 쉬운 만화 읽기도 쉽다. 사지 말라고 말리는 부모님의 눈을 피해 모았던 기억은 이제 안녕. 당당히 한 권 사서 집에 간다. 이 카드는 내 카드고, 침대 밖은 위험하니까.

혼자를 기르는 법.jpg

 

혼밥, 혼술이 유행이라고? ‘혼자’는 아직 쉽지 않다. 『혼자를 기르는 법 1』은 서울에 상경하여 8평 남짓의 방에서 생활하는 20대 사회초년생  ‘이시다’의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DAUM 웹툰으로 연재되며 큰 공감을 얻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2016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하게 된 건 현재 사회를 살아가는 청춘의 단면을 잘 포착해냈기 때문일 것이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의 뜻은 ‘훌륭한 분-이시다!!!’ , ‘귀한 몸-이시다!!!’로 좋았지만 현실은 복사와 우체국 심부름이 가득한 어쩐지 다른 ‘시다’ 인 것 같은 일상이 웃프게 그려진다.

 

1부에서는 대도시 빡빡한 일상 속 “여기 사람 있어요” 를 외치고 싶은 이시다가 반려동물 햄스터를 만나 인간이라는 동물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다. 작은 회사에서 일하지만 야근은 남다른 규모를 자랑하는 주인공은 회사 주차장에서 1일 8시간 작업규정이 있는 포크레인보다 더 오래 일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중장비와 이야기를 한다. 그런 그녀에게 친구가 햄스터를 주면서 햄스터의 방을 꾸미다가 기본 삶의 조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부분은 참 아이러니하다. 화장실, 급수기, 밥그릇, 자기 위한 은신처, 놀기 위한 쳇바퀴 5가지 기본 조건만 있으면 되는 햄스터의 삶. 야행성인 햄스터 소리에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는 너무 좁은 방, 치트키를 엄청 두들겨야 자신이 원하는 공간을 사이버 하우스에서나마 만들 수 있고, 백합에 둘러 쌓여 죽으려고 해도 8평의 방을 채우려면 2천만원이 넘는 다는 사실을 깨닫고 화장실로 재계산해야 되나 고민하는 블랙 유머 가득한 인간의 삶. 무엇이 더 짠한지 말이다.

 

2부에서 작가는 자신과 같은 혼자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나누며 괜찮다고 말한다. 나란 존재는 항상 목표가 뚜렷하지만 실수하는 인간이며, 타인의 경기는 원래 약간만 멀리서 봐도 왠지 알 것만 같지만 나의 일이 되면 모두 어려워지기 마련이라며, 오늘도 터덜터덜 걸어가는 청춘들을 토닥인다. 이시다는 방을 찾기 위해 여러 원룸을 돌아보다가 원룸에 붙어있는 데코 스티커들을 보며 혹시 바라는 것을 붙이는 것은 아닐지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세계 여행 스티커를 보며 ‘어디를 가고 싶었던 걸까’, “YOU’RE THE BEST” 라는 말을 보며 ‘뭔가 지탱해줄 말이 필요했나’ 하고 말이다. 그러는 주인공 역시 와이키키 풍 백스크린을 고르며 ‘나도 같은 마음이야’ 라는 무언의 공감을 보낸다.

 

『혼자를 기르는 법 1』은 화려한 채색도 극적인 서사도 없지만, 『고독한 미식가』의 다니구치 지로가 보여줬던 담백함과 절제미처럼 우리 곁에 다가온 만화이다. 내 몸 하나 챙기기 어려운 시대, 집에 돌아와 스스로를 돌보며 자신을 길러내고 있는 혼자들에게 작품의 감동은 더 잔잔하게 다가온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김수연 (어린이 MD)

누군가를 웃길 때가 가장 행복하다. 세상에서 초콜렛이 가장 맛있는 1인.

오늘의 책

산업의 흐름으로 반도체 읽기!

『현명한 반도체 투자』 우황제 저자의 신간. 반도체 산업 전문가이며 실전 투자가인 저자의 풍부한 산업 지식을 담아냈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반도체를 각 산업들의 흐름 속에서 읽어낸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산업별 분석과 기업의 투자 포인트로 기회를 만들어 보자.

가장 알맞은 시절에 전하는 행복 안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사람, 작가 김신지의 에세이. 지금 이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작은 기쁨들, ‘제철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1년을 24절기에 맞추며 눈앞의 행복을 마주해보자. 그리고 행복의 순간을 하나씩 늘려보자. 제철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우리 곁에 머무를 것이다.

2024년 런던국제도서전 화제작

실존하는 편지 가게 ‘글월’을 배경으로 한 힐링 소설. 사기를 당한 언니 때문에 꿈을 포기한 주인공. 편지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모르는 이와 편지를 교환하는 펜팔 서비스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성장해나간다. 진실한 마음으로 쓴 편지가 주는 힘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설.

나를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물질적 부나 명예는 두 번째다. 첫째는 나 자신. 불확실한 세상에서 심리학은 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요즘 대세 심리학자 신고은이 돈, 일, 관계, 사랑에서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을 위해 따뜻한 책 한 권을 펴냈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