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에게 다시 말을 걸다, 작가 이문열
시론이나 칼럼 형식을 빌려, 또는 기행문이나 미셀러니 형식으로 구성된 이 산문집은 ‘작가와 시대와의 직접적인 대화’라고 할 수 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0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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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이나 칼럼 형식을 빌려, 또는 기행문이나 미셀러니 형식으로 구성된 이 산문집은 ‘작가와 시대와의 직접적인 대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작가 이문열의 문학 세계뿐만 아니라, 아울러 종교관, 역사관, 세계관, 예술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재를 다루고 있어 한층 재미를 더한다.

작가는 요즈음 끊임없이 ‘시대와의 불화’에 휘말려 왔다. 페미니즘을 문제 삼은 『선택』으로 거센 논쟁을 치르기도 했으며, 홍위병 논란, 책 장례식 사건 등 수많은 시비들을 거쳐 홈페이지 폐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작가의 문학 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갉아먹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에, 문학으로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갈음하는 이 산문집에는, 황폐해진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려는 작가의 의지가 온전히 담겨 있다.

또한 이문열의 작가적 역량은 관념의 사실적 제시에서 독특한 빛을 발한다. 현 사회에 실질적으로 당면해 있는 여러 문제들을 제기함으로써 젊은이들에게 항상 현실을 냉철히 직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어느 한 방향으로 치우쳐 흘러가는 세태에 대해 우려함과 동시에 언제나 균형 감각을 잃지 말고 중용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것을 다음 세대에게 당부한다.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에서 작가는 ‘소설은 사람의 이야기다. 사람의 안목과 인식으로 번역되지 않고는 어떤 세계도 드러낼 수 없듯, 사람에 대한 사랑과 믿음 없이는 어떤 문학도 우리를 감동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어떤 체제나 사상보다 사람을 가장 우선하는 작가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이렇듯 독자들은 이 산문집을 통해 수구도 극우도 아닌, 한 고뇌하는 인간으로서의 작가를 만날 수 있다.
#이문열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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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nose

2012.03.15

그러고보니 최근 이문열 소설 한동안 안 봤네요. 예전에 비해 인기도 떨어지신 거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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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2.03.04

이세상 모든 소설은 작가들의 개개인의 자화상이 투영되어있다지요. 어떤 안목과 시각으로 다음 소설에 반영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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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북 영양, 밀양, 부산 등지에서 자랐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수학했으며.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새하곡」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이후 「들소」, 「황제를 위하여」, 「그해 겨울」, 「달팽이의 외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 여러 작품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현란한 문체로 풀어내어 폭넓은 대중적 호응을 얻었다. 특히 장편소설 『사람의 아들』은 문단의 주목을 이끈 대표작이다. 한국문학에 미치는 영향력이 워낙 커서 문학 작품이 발표될 때마다 많은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지만, 가장 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이 시대 대표 작가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오늘의 작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2015년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현재 미국, 프랑스 등 전 세계 20여 개국 1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고 있다. 작품으로 장편소설 『젊은날의 초상』, 『영웅시대』, 『시인』, 『오디세이아 서울』, 『선택』, 『호모 엑세쿠탄스』 등 다수가 있고, 단편소설 『이문열 중단편 전집』(전 6권), 산문집 『사색』, 『시대와의 불화』, 『신들메를 고쳐매며』, 대하소설 『변경』(전12권), 『대륙의 한』(전5권)이 있으며, 평역소설로 『삼국지』, 『수호지』, 『초한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