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할아버지 앤서니 브라운, 한국을 방문하다
고릴라 할아버지 앤서니 브라운이 한국을 첫 방문했다. 올해 예순한 살인 앤서니 브라운은 그림책 작가로 활동한 지 33년 동안 모두 41권의 책을 출간했고, 영국보다 한국에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0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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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할아버지 앤서니 브라운이 한국을 첫 방문했다. 올해 예순한 살인 앤서니 브라운은 그림책 작가로 활동한 지 33년 동안 모두 41권의 책을 출간했고, 영국보다 한국에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작가는 길에서 자신을 알아보고 사인을 해 달라고 부탁하는 어린이들을 보고 정말 놀란 것 같았다. “책이 많이 팔리는 건 알았지만 아이들이 날 알아볼 줄은 정말 몰랐다.”라고 말하며 눈이 보이지 않을 만큼 활짝 웃었다. 낯선 동양의 나라에서 보내는 찬사와 뜻밖의 인기에 그는 처음엔 당황했지만 이내 적응해 진심으로 기뻐하고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그림책은 모든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림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돼지책』은 엄마의 희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가족을 유머러스하게 풍자해 엄마들의 절대적인 지지를ㅡ상대적으로 아빠들은 이 책을 불편하게 생각하지만ㅡ받았고,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가족이 함께 읽는 그림책으로 손꼽힌다.

그의 초기 작품들이 차갑고 기묘하며 쌀쌀맞고 날카로운 비판과 톡 쏘는 듯한 유머를 선보였다면, 후기로 갈수록 그의 작품 색채는 따스해지고, 인물은 사랑스럽고, 그들의 표정은 부드러워지며, 이야기는 좀더 유연하게 어린이들의 삶을 감싸 안는다. 『고릴라』『돼지책』에서 그려진 부모와 『우리 엄마』『우리 아빠가 최고야』에서 그려진 엄마, 아빠를 보면 그 차이를 명확하게 느낄 수 있다.

그가 나이가 먹을수록 따스해지고 유연해질 수 있었던 것은 꾸며낸 이야기만을 그린 그림책 작가가 아닌, 자신이 삶에서 경험한 것들을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역시 가족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힘든 일들을 겪었고, 십여 년 전부터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행복할 수 있는 거리를 발견해 평화로운 공존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림책 작가로 활동한 지 몇 년이 되었나?

올해로 33년째다. 모두 41권의 책을 냈고, 1년에 한 권씩 내려고 꾸준히 작업하고 있다.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작업을 하는가?

회사원의 생활과 비슷하다. 9시에 작업실에 가서 6시까지 일을 한다. 매일 꾸준히 일하는 것을 이상이자 원칙으로 삼는다. 작업을 시작하면 리듬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한 권의 책을 끝내면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고, 다시 다음 책 작업을 시작한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작업들이 있는데 왜 그림책 작가가 되었나?

처음부터 그림책 작가를 목표로 한 건 아니었다. 메디컬 일러스트레이션을 했고 연하장 그림도 그렸다. 다양한 분야의 그림을 그리면서 길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그림책이 나와 가장 잘 맞았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내 포트폴리오를 받아본 출판사에서 ‘그림책을 함께 작업하지 않겠느냐’고 제의했고, 그 일을 하면서 그림책 작업이 나와 맞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때 만난 편집자 줄리아 맥그레이와 20년 가까이 작업을 했고, 그에게 그림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다음에 나는 그림책을 순수 미술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상업 미술로 시작해, 나중에는 순수 미술을 그리는 게 목표였지만 그림책을 그리면서 그런 생각이 사라졌다. 순수 미술은 사실은 정말 ‘순수’하지 않다. 순수 미술은 어떤 상업 미술보다 상업적이며 유행을 탄다. 나는 그림책을 그리면 그릴수록, 이것이 가장 순수(pure)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그림책 외의 다른 그림 작업은 취미로도 하지 않는다.


그림책 작업은 글과 그림 작업으로 나뉘어지는데, 많은 그림책 작가들은 그림보다 글 작업을 어렵게 여긴다. 당신은 어떠한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를 만드는 걸 좋아했다. 활동적인 스포츠도 좋아했지만 멍하니 앉아서 그림을 그리거나 몽상에 빠지기도 하는 아이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렸을 때 낙서 같은 그림을 그리면서 거기에 뭔가 이야기적인 것, 유머를 집어넣으려고 했었다. 그랬기 때문에 다른 작가들보다 특별히 글 작업이 힘들지는 않았다.

다만, 그림책에 맞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훈련이 필요했다. 처음 만난 편집자인 줄리아 맥그레이와 함께 작업을 하면서 ‘그림책에 맞는 글’을 쓰는 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그녀는 뛰어난 그림책 편집자여서 내 원고를 보고 늘 적절한 조언을 해주었다. 예를 들어,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의 적절한 글 분량이나, 이미 그림에서 말하고 있는 것을 글로 표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내게 알려 주었다. 그러면서 간결하면서도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글을 쓰도록 나를 격려해주었다. 그녀는 매번 내가 간과한 것과 저지른 실수들, 독자의 눈높이에 대해 꼼꼼히 지적해 주었고 나는 그 실수들을 수정하면서 좀더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림책을 처음 시작했을 때 그녀 같은 좋은 편집자를 만났다는 건 내게 큰 행운이었다.


그림책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그림책의 특별함은 글과 그림의 관계가 아닐까 한다. 글과 그림이 더해져서 그것 ‘이상’이 된다. 나에게 그것은 마법으로 보인다. 그림책은 그림과 글이 합쳐져서 그림만으로도, 글만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세계를 표현한다.

그림책 작가에게 한 권의 책은 하나의 도전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까지 모두 41번의 도전을 했었는데, 그중 가장 큰 도전이라고 생각했던 작품은 어떤 것이었나? 그리고 개인적으로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그렇다. 도전과 비슷하다. 나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가장 큰 도전은 내가 바로 다음에 그릴 작품이다라고 대답한다.(웃음)

내 다음 작품은 ‘곰 세 마리’라는 전통적인 이야기인데, 원래 이야기는 곰의 시점으로 펼쳐지는데, 내 이야기는 곰의 시점과 곰이 사는 숲 속 통나무집을 방문한 소녀의 시점이 번갈아 제시된다. 양쪽이 서로 다른 세계에 사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아내는 게 쉽지 않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도 어렵다. 어둡고 모던한 그림과 따뜻하고 밝은 그림이 번갈아 제시되는데, 이 두 그림이 서로 잘 어울리게 하는 게 내게는 큰 도전이다. 『고릴라』『우리 엄마』를 한 권에 담아내는 거니까.

『돼지책』은 처음 원고를 보고 편집자가 ‘너무 어둡고 무겁고 그로테스크하다’고 말했다. 특히 피곳 씨와 아이들이 돼지로 변하는 장면은 너무 사실적이어서 ‘흉측하다’고 말했다. 사실 더 심하게 말을 했다.(웃음) 내가 전하려고 한 주제도ㅡ아이들에게는ㅡ너무 무겁다고 여겼다. 특히, 엄마가 언제든지 다시 떠날 수 있다는 열린 결말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래서 몇 개월 후에 다시 원고를 읽어보고 나는 이 작품에 부족한 것이 ‘웃음’이라는 걸 깨달았다. 어두운 현실을 어둡게만 그릴 필요는 없다. 그래서 나는 『돼지책』을 수정하면서, 현실을 고발하면서도 인간적인 면과 유머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그리고 결말도 좀더 가볍게 갔다.

『고릴라』는 내 일곱 번째 그림책인데, 이 그림책을 작업하면서 나는 ‘그림책이 무엇이고,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이 어떤 것이며 그것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내게 깊은 의미가 있다. 가장 즐겁게 작업한 작품은 『꿈꾸는 윌리』인데, 그런 작가의 마음이 작품에 반영되어 있다. 아마, 내 책 중에서 제일 밝게 웃을 수 있는 그림책이 아닐까 한다.



어렸을 때 어떤 동화와 그림책을 즐겨 읽었나?

내가 어렸을 때 엄밀한 의미로 ‘그림책’은 없었다. 단정 지어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나는 ‘모리스 샌닥’(미국의 그림책 작가, 대표작으로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있다) 이전에는 진정한 의미의 그림책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림이 그려진 이야기책은 있었지만 그림책은 없었다.

어려서부터 많은 책들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었다. 동화책이나 소설, 그래픽 노블까지 말이다. 그중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내게 가장 큰 영감을 주고, 독자로 나를 매료시킨 책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삽화를 그리기도 했는데……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삽화를 그리면서 나만의 그림을 그리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그림책을 몇 권 낸 후에, 편집자가 고전 작품의 일러스트를 그려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했다. 처음에 편집자가 권한 책은 『오즈의 마법사』였다. 그 작품도 무척 재미있는 작품이었지만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선택해 그리게 되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있고, 이야기는 스릴이 넘친다. 그리고 매력적인 말장난이 가득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하면 떠오르는 삽화가는 존 테니얼인데, 작가 루이스 캐럴은 존 테니얼의 삽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후대 삽화가들은 좋든 싫든 존 테니얼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나 역시 그림을 그리기 전에 그의 삽화를 보고 연구했고, 가급적 그의 그림과 비슷해 보이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루이스 캐럴은 말장난(pun: ‘동음이의’의 어구를 쓴 말장난)을 좋아했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러한 말장난으로 가득하다. 나는 그림으로 그런 말장난(visual pun)을 표현하려고 했고, 캐릭터도 새롭게 해석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굉장히 힘든 일이었지만 또한 즐거운 일이기도 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이 책을 출간하고 나서 ‘루이스 캐럴 협회’의 관계자가 연락을 했는데, 그때 그 사람이 ‘당신의 앨리스 책 첫 부분에 나오는 토끼 그림이 무척 마음에 든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 나는 토끼를 그리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집에 돌아와 표지를 보니 물에 빛이 반사된 부분이 토끼처럼 보였다. 알다시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하면 생각나는 캐릭터가 시계를 보던 하얀 토끼가 아닌가. 참 이상한 우연도 다 있다고 생각했다.


당신의 작품 중 『돼지책』은 한국에서 아이들보다 엄마들이 더 좋아하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영국 독자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었나?

『돼지책』에 나오는 피곳 가족의 모델은 내 이웃이었다. 책을 출간하고 나서 나는 혹시 자기들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썼다고 항의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들은 『돼지책』이 자기 이야기인 줄 모르더라.(웃음)

영국에서의 반응은 한국과 비슷했다. 엄마들은 좋아했지만 일부 아빠들은 불편해했다. 어떤 사람은 『돼지책』을 아버지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어린이들이 ‘아빠들은 게으르고 무능하며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쩔 거냐고 묻기도 했지만, 우리는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을 그냥 한 사람의 인물로 받아들인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돼지책』에 나오는 피곳 씨는 수많은 아버지 중에 한 유형을 대표하는 사람일 뿐이다. 아이들은 『돼지책』에 나오는 아빠를 보고 ‘우리 아빠는 그렇지 않다’고 반응했다. 『돼지책』이 나왔을 때보다 지금 현실이 훨씬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서 다행이다.


어린이 그림책은 특수한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책이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힘들지 않나?

나는 여전히 내 자신이 어린아이라고 여긴다. 그림책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아이였고 지금도 여전히 아이다. 그렇지만 어떻게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는 방법을 말하려면 대답할 수 없다. 다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내가 여섯 살 때 느꼈던 감정을 지금도 그대로 느끼고, 어렸을 때 이야기를 상상하고 그림을 그렸던 방식으로 지금도 그림책을 그리고 있다.

일부 의견이긴 하지만 당신의 그림책의 그림이 난해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다. 작품을 그리면서 ‘이걸 아이들이 찾아낼 수 있을까?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한 적은 없는가?

드디어 ‘비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웃음) 나는 모든 연령의 사람이 내 그림책을 보고 뭔가를 발견하길 바란다. 내가 이상으로 삼는 그림책은 ‘모든 가족이 함께 읽는 그림책’ 그리고 ‘전 생애를 통해 계속해서 되풀이해서 읽는 그림책’이다. 나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새로운 뭔가를 읽어낼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리고 나는 그림책을 이해하는 아이들의 능력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어른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본능적이고 직감적으로 그림을 이해하고 자기 식으로 소화한다. 어떤 고정 관념에 매이지 않기 때문에 훨씬 즐겁고 자유롭게 그림책을 즐긴다. 어린이들은 절대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는다.


당신의 두 아이들은 당신 책을 좋아하나?

좋아한다. 다행히도.(웃음)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은 내 작업실에 자주 들락거리면서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곤 했다.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ㅡ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ㅡ을 보다가 나중에 그것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오는 걸 무척 신기하게 생각했다. 자기들이 아는 이야기가 책이 된 것이 무척 재미있게 여기는 것 같았다. 또, 자기가 그 과정에 참여했다는 느낌도 가지는 것 같았고, 그것은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오랫동안 내 그림을 보고 자라서 아이들은 내가 무엇을 좋아할지, 어떤 식으로 그림을 그릴지 알고 있다. 언젠가 딸아이와 한 풍경을 보고 있는데 ‘아, 이건 아빠가 그리고 싶어 할 풍경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그랬다.

어떤 독자들은 당신이 『고릴라』에 나오는 아빠처럼 바쁜 아빠가 아니었을까 추측하기도 하는데…… 두 아이에게 당신은 어떤 아빠였나?

나는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하려고 애썼다. 아들과는 스포츠를 함께 즐겼고, 딸아이와는 정원 일을 함께했다. 또, 자기 전에 이야기책도 많이 읽어주?고 가능한 한 아이들과 많은 것을 나누고 싶었다. 완벽한 아빠는 아니었지만 좋은 아빠였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그렇게 믿는다.

어린이 그림책 작가로 어린이들의 실제 삶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을 것 같다. 요즘 어린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알고 있는 건 영국의 상황이라 한국과는 좀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영국의 어린이들에게는 ‘가족과 함께하는 관계’가 부족하다. 아이들은 부모와 이야기하는 대신 텔레비전을 보고, 컴퓨터를 한다. 식사도 따로따로 하고. 별거하거나 이혼하는 가정도 늘어나고, 부모들도 너무 바쁘다. 예전처럼 부모가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주지 않고 함께 놀아주지 않는다. 함께 살기는 하지만 같이하는 건 아무것도 없는 가정이 늘고 있다. 가족이 함께하는 건 부모에게나 아이에게나 소중한 경험이고, 삶을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인데 그것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여긴다. 아이들이 가정에서 배워야 하는 많은 정신적인 가치들ㅡ존경심이나 책임감, 배려심ㅡ을 배우지 못하고 있고, 사람과 사람이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도 배우지 못한다. 결국 모두가 외톨이가 된다. 아이들은 가족에서 ‘인간’을 배우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예비 그림책 작가들에게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을 부탁한다.

세상엔 사람의 수만큼 개성이 있고, 그 개성만큼 다른 그림들이 있다. 그러므로 그림에 대한 조언은 하기 힘들다. 다만, 그것이 무엇이든 ‘자기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창작하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을 믿고, 꾸준하게 작업을 하라.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이 끈기다. 대부분의 그림책 작가들은 평범한 사람들이며, 꾸준한 작업을 통해 자기만의 그림책을 창작했다. 그러니 실망하지 말고 계속해서 작업하라.

그리고 실수나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실수는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학교다.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을 놓치지 마라. 특히, 처음 그림책을 그리는 작가라면 실수를 수정하면서 자기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단, 편집자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통역으로 수고하신 기홍 앤 컴퍼니의 박민정 님과 인터뷰 진행에 도움을 주신 웅진주니어 김혜진 님, 최진 님께 감사 드립니다.



#앤서니브라운
26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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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제이

2013.05.02

앤서니 브라운 저도 좋아요! 어른들이 읽어도 은은한 여운을 남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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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kr76

2013.04.23

my mum , my dad 제가 젤 좋아하는 그림책입니다.^^ 만나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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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corea

2013.04.22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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