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만남]너, 나 보고 싶니… 기억하니… 아직도‥ 두근두근 -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 더필름
별빛에 어우러진 이야기와 음악을 들려준,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더필름 지음 | 바다봄 펴냄) 저자의 북 콘서트 겸 쇼케이스. 더필름. 노래하는 가수이나, 오늘만큼은 책의 저자로 다가오다.
201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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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쓸병’. 수년 전, 아무도 모르던, 내 첫 블로그에게 부여한 이름.
녀석은 툴툴거렸을 것이다. 내가 토해 놓은 몹쓸 얘기들 때문에.
기억의 토사물을 거르지도 않고 받아 냈어야 할 괴로움 같은 것.
지금은 없다. 몹쓸 짓도 오래하면 질려. 녀석에게도 미안했고.
기억을 떼는 가게.
사랑에 다친 사람들이라면, 생각해 봤음직한 솔깃한 소리.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션사인>은, 그것을 보여 줬으나, 결국 어쩔 수 없더라.
그 기억은 어떻게든 꿈틀댄다. 내 DNA에, 내 몸에, 내 심장에 박혔던 또 하나의 생명.
어쩌란 말이냐. 그 기억 없인 나는, 내가 아닌 걸…….
실연, 이라고 표현하자.
사랑이 떠났다. 사랑에 다쳤다. 그 쳐 죽일 놈의 사랑이 내게 번지지만 않았어도.
실연의 아픔. 그러니까, 어떻게든 사랑에 다치고 앓았던 순간.
모든 것은 잿빛이었다. 몸도, 가슴도, 머리도.
그 언젠가, 이렇게 적었지. 말하자면, 실연 극복법!
실연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는, 실연을 현실 그 자체로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마주보며 숨을 쉬고, 그대를 안고서 힘이 들면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시절은 갔다. 실연은 그 모든 것을 추억으로 품게끔 강요한다. 그 강요로 인해 나는 갈증에 시달리고, 길을 걷다 눈물에 젖고, 골방에 처박힌다. 세상 모든 슬픈 노래는 나의 몫이다. 그럼에도 나는 실연을 온전히 나의 몫으로 감당한다. 실연으로 인해 나를 둘러싼 세계의 변화는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실연 이후의 나의 모든 행동과 의식 모두가 그 강요의 극복을 위한 것이다. 실연을 실연 그 자체로 받아들일 때 진정한 극복은 이뤄질 수 있다. 믿지 못할, 아니 믿기 싫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일. 그것이 내가 실연에 대처하는 자세.
한편으로 실연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왜 극복해야 하는가. 실연은 실연 그 자체로 소중한 경험이다. 실연이 없었다면, 미처 경험하지 못할 행동과 감정이 지배할 것이다. 그래서 실연은 우리 생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 실연을 소중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연 이전의 사랑을 생각하라. 사랑에 고마워해라. 나의 세계가 넓어졌음에. 또한 실연으로 나의 세계가 더 넓어졌음에.
사랑, 참 죽지도 않는 인류의 레퍼토리.
아마 영원히 죽지 않겠지.
영원히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또한 사랑과 이별.
왜냐고? 그 사람과 나의 사랑은, 이별은, 세상에 단 하나니까.
어느 사랑과도, 어떤 이별과도 같지 않은 오직 그 사람과 나만의 것.
사랑이 불온하듯, 이별 역시 불온하지. 왜냐고? 모든 것을 바꿔 놓으니까.
그러면서도 난 우스워.
하루 종일, 빈틈없이, 촘촘하게, 네 생각만 하던 내가,
내겐 말이야, 온전하게 그 존재만으로도 세상이었던 너였는데,
그렇게 우리, 한때 너와 나라는 우주의 모든 걸 바꿔 버릴 만큼 사랑했는데,
이제 아무 느낌, 욱신거림도 없어. 왜 이러지. 나, 이래도 돼? 당신, 그래도 돼?
길었다. 괜히. 사랑…… 얘기라 그래. 알지?
지난 20일. 펄펄 날던 겨울 추위를 진정시켜 잠시(?) 멀리 떠나보낸 토요일의 햇살 푸르른 오후. 서울 압구정동 B.B 카페. 올해로 아마 4년째, 매년 도란도란 이야길 나누는 내 다이어리 친구의 산모, ‘밤삼킨별’(bamsamkinbul, blog.naver.com/bamsamkinbul)이 빛난다는 장소. 이날, 별빛에 어우러진 이야기와 음악을 들려준,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더필름 지음 | 바다봄 펴냄) 저자의 북 콘서트 겸 쇼케이스. 더필름. 노래하는 가수이나, 오늘만큼은 책의 저자로 다가오다.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 혹은 위로, 아니 독설(?)이었나. 정오를 약간 넘어선 시간, 자신에겐 정말로 이른 아침이라며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눈 아래 시커먼 원(다크 서클)을 그려 넣은 ‘로티’(롯데월드 캐릭터)의 모습으로. 사랑에 다쳐 본 당신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
바보들에게, 바보 같은 이들에게……
더필름의 이야기를, 노래를 듣기 위해 혹은 그를 만나기 위해 맹렬히 달아 놓은 댓글들.
어쩌면 감성 포엠 에세이,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에 꽂힌 댓글들.
댓글에 담긴 마음길. 그래서 그 안에는 그 사람이 있다.
댓글로 떠올리는 그이. 때론 재미있고, 때론 신기하다.
“긴 것보다 짧은 게 더 강렬하더라고요.(웃음)
바다봄(출판사)에서 웃으면서 (댓글을) 넘겨줬는데, 밑줄 그으면서 읽고, 테마를 잡아 봤어요. 첫 번째 분, 무척 강렬했어요.”
‘사랑에 대한 고질병이라고요? 없다고 볼 수밖에요. 21도짜리 소주 댓 병으로도 치유되지 못하는 것 아니에요? ……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라뇨? 사랑이 아니라 사람이겠지요.’
“처음 느낀 건, 이건 혹시 분노? 헐~ 왜 이리 분노에 차 있을까.
다시 읽어 보니, 흠……. 이 책의 주인공에 어울리는 분이 아닐까.
상당히 강렬한 분노가 느껴지긴 해도, 나도 그런 걸 뭐.
분노가 있어야 글도 써지고, 음악도 나오거든요.
이분 덕분에 영감을 받았어요.”
잠깐 돌아가자면,
감성 포엠 에세이의 탄생 비화.
“미니홈피에 글을 썼어요.
3년 전 헤어진 사람이 있었는데, 소주 21도짜리 댓 병을 마시고, 에잇…….”
처음부터 충고하겠다고 쓴 것? 천만에!
“사람들은 그래요. 충고가 아닌 위로가 아니냐.
제가 생각하기에도 위로가 맞아요.
그러면 사람들이 잘 안 볼 것 같아. 제목이 자극적이어야 당신들도 볼 거잖아요.
도전을 불러 보는 제목으로 가자! 이놈은 대체 뭔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기에…….”
그러니까, 낚시질?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라는 글을 책으로 펴내자는 제의를 처음 출판사로부터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머릿속에 든 생각은 ‘내가 그럴 자격이 되나?…….’였습니다. 충고라니. 세상에서 가장 사랑에 바보 같은 사람일지 모르는 내가 충고라니. 사랑에 관한 내 개인적인 오답노트를 공개하는 거잖아요. 창피했습니다. 저는 물어봤지요. ‘제가 그럴 자격이 됩니까?’ 그랬더니, 출판사 측에서 웃으면서 ‘물론이죠, 됩니다, 되고 말구요.’ 하시더군요. 왜 웃으셨을까요?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아 보이는 내 질문에 웃음이 나신 걸까요?”(p.344)
“(사랑의) 상처에 많이 데여서 날카로운 턱 선을 가진 가녀린 이미지를 상상해요?
예민하고 섬세한 그런 전형적인 이미지?
고생 안 해봤을 것 같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동글동글해서.
그렇다고! 상처가 없는 것 아니에요. 섣부른 선입견은 금물.
알죠? 선수들은 외려 충고를 잘 안 해요.
책의 전체 테마로 잡은 것 중의 하나가 바보. 저 같은 바보가 많은 것 아닐까.
그런 분한테는 제가 먼저 아파 본 사람으로서, 특정화된 사람들에게 향한 충고는 맞지만.
오늘 제 홈피(www.cyworld.com/mightbe)에 들어가서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를 포스팅 했어요.
딱 3,000회 때, 봤어요. 기분 좋더라고요. 3,000회의 바보들. 우린, 그렇게 바보들.”
“어쨌든 이 책을 집어든 사람은
나 같은 바보들일 테지요.
어쨌든 이 책을 보며
옛 기억에 젖은 사람들은 바보들일 테지요.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며
한 장면이라도 저와 같은 추억을
떠올린 사람들도 바보들일 테지요.
어쨌든 이 책을 연인에게 넌지시 건네 놓고
아닌 척, 쿨한 척 얘길 꺼내는 사람들도
바보들일 테지요.
어쨌든 이 책을 가져와
‘따뜻한 음악이라도 들으면서 읽어야겠다’ 싶은
당신도,
나도,
우리도,
바보…들 일 테지요.
맞 죠?
맞 지 요 ?
… 아닌가요?
바보들만 읽으세요.
바보가 아닌 사람은 읽지 마세요.
이 책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보들에게 바칩니다.”(p.347)
“한 곡 들려 드릴게요.
저 원래 상처 안 받고 해피하게 살았던 사람인데. 하하.
지금 3집을 내서 활동 중인데, 1집이 되게 순수해요.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2~3학년 때까지 썼던 글인데, 이런 곡을 썼어요.
상처 받기 전 음악이에요. 이후 상처 받고 상처가 깊어지는 단계로……. 하하.
이루마와 친구인데, 이루마의 앨범에 들어간 곡이기도 하고, 제목은 「드리밍 보이」.
당시엔, 이런 감성을 갖고 살고 있었어요.”(음악 ♪)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노래
“봄. 제일 좋아해요. 그래서 봄엔 아픈 얘기를 넣기 싫더라고요.”
“잘 해보면 된단다 -
동서고금 막론하고 싫어하는 사람과
맛난 식사 하러 나오는 사람 없다는 것 -”
“그 사람이 정말 그 음식을
좋아해서 나오는 걸 수도 있잖아요.”
“어허, 이 바보야, 정말 그렇게 생각하느냐?”(p.98, 「추억 IN SPRING」 중에서)
“댓글을 보고 테마를 만들고, 분류법을 했어요.
어떤 분은 단계가 아직 겨울이에요. 첫사랑이 그리우면 겨울.
봄은 막 시작한. 뭔가 아시는 분들은 여름. 소주 댓 병은 가을.(웃음)
가을을 뛰어넘어 도인 같이 이런 분들은 늦가을(후유증).
이쯤에서 겨울 감성에 어울리는 곡을 들려 드릴게요.”
먼저 낭독. “기억 IN WINTER, 겨울엔 그 사람이 한없이 그립습니다. 겨울엔 조금 아픈 기억들이 생각납니다. 겨울은 그 사람의 생일이 들어 있는 계절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감정이 생기면
마음은 땅에 붙어있질 못해
아무리 묶어두려 해도
하늘로 붕 -
뜨려는 습성이 있어
많이
다쳐봤으면서,
많이
아파봤으면서,
다시는 올라가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울며 다짐 했으면서
마음은 마치 풍선과 같아.(p.50, 「기억 IN WINTER」 중에서)
이어진 곡은 「안녕」. “네가 보고 싶을 땐 난 이렇게 말해……♪ 안녕……♩”
“이 노래,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왠지 노래만 들으면 사랑 많이 해본 사람 같고, 상처 엄청 입은 사람 같고.
전 이게 풋사랑 같더라고요. 이때가 예쁜 거 같아요.
상처 받고 나서 사랑에 대한 주관이 생기면 삼신할머니가 와도 전혀 굴하지 않고 자기만의 논리를 펼 때가 와요. 누구나 한번씩은 겪어 봤잖아요. 번호 지웠다 살렸다…….
이런 분도 있어요. ‘고질병이라서 처방전도 없는 거 같아요. 이젠 아프면 또 시작이구나, 하며 무덤덤해지는 게 슬프군요.’
이 단계는 후유증이에요. 이런 분들은 한 바퀴가 도는 거죠. 사이클.
전 지금 가을과 늦가을 사이인 것 같아요. 가을에서 다시 풋풋한 겨울로만 갈 수 있다면 그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텐데. 이 단계에서 삐뚤어질 수도 있거든요.
후유증 단계를 보면 동병상련이 느껴져요.
가을에 맞는 노래가 있어요. 「누구시죠」.
책 사신 분도 있겠지만, 이런 공연은 뭘까, 궁금해서 오신 분들도 있잖아요.
지금 들려 드리는 곡은 음원이나 컬러링으로 찾아볼 수 없어요.
책을 사시면 보내 드리는.(웃음)
책 내고 만든 곡이에요. 메일로 보내 줘요.
CD로 안 보내 준다고 악플 다는 분 있다는데, 이건 제작비가 많이 들어서…….(웃음)”
(음악 ♪)
“어때요?
앞서 불렀던 「안녕」과 감성이 같으면서도 다르죠?
이 노래 가사 써 놓고 마음에 들었어요. 보통 가사와 멜로디가 같이 나오는데, 이 곡은 처음에 ‘누구시죠?’라는 말이 입에서 맴돌았어요. 비슷하죠? ‘아시나요~’(웃음)
이런 노래예요.
정말 좋아했던 사람 사진을 보고 얘기하는 거예요. 근데 그 사진이 갑자기 낯선 거야.
오그라들죠? 제 책을 보면, 오그라든다는 얘기를 많이 하세요. 하하.
저만의 감성을 표현한 거예요. 실젠 늘 그렇진 않아요.
누구나 혼자 추억할 때는 자기만의 감성이 있잖아요.
이 가사를 쓰고 너무 슬펐어요.
이 사진을 보고 낯이 선 걸 떠나, 너 누구냐고 덤덤하게 말하는 것에…….
이런 댓글이 있네요. ‘저 지금 많이 아파요. 누구는 사랑도 익숙해진다는데 점점 더 아파요. 그래서 사랑이 두려워요…….’
전 애인 없이 ‘공식적으로는’ 3년이 됐어요. 가슴 설레고 이런 건 없어요.
‘이 사람이랑 헤어지면 나도 이제 삼십 대 후반인데…….’ 그런 두려움이 아닐까요.
서른셋, 넷 정도 되면 결혼이 아니면, 두려운 단계인 것 같아요. ‘처방전을 받고 싶어요. 훌훌 털고…….’ 그렇게 말씀하셨으면서 처방전 받으러 안 오셨어요.(웃음)
오늘 노래도 많이 들려 드리고 싶었는데, 제가 되레 재밌네요. 하하.
제가 연예인이라는 생각은 안 해요. 연예인 이전에 곡과 글을 쓸 때 행복한 사람이거든요. 연예인이라고 생각하면 내 마음이 떨어질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열심히 하는 일 중 하나가, 일촌을 맺어서 답글 열심히 달고, 사는 얘기를 듣는 거예요. 일촌을 하자고 말씀드리는 거예요.(웃음)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
계절마다 한 번씩 하려고요.
봄엔 봄에 맞는 얘기, 겨울엔 겨울에 맞는 얘기하고. 제가 들려 드리고 싶은 노래를.
오늘, 첫발을 내디뎠어요. 봄에 이런 식의 북 콘서트는 없지만, 이런 감성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심 되고 콘서트는 할 거예요.
근황인데요. 3월 말에 두 번째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데니 안이 피처링을 해 주는데, 그 곡으로 두 번째 에피소드 활동을 할 거고, <슈퍼스타 K>의 서인국 씨와 작업을 하게 됐어요. 3월이 아닌 그다음 싱글에 타이틀곡으로.
소녀시대의 한 멤버와 듀엣곡도 부르고, JYP와도 작업을 하고 있어요. 랩 곡을 써달라는.
요즘 의욕적으로 재밌게 하고 있어요. 제 음악적 근간이 변하는 일은 없을 거고요.
마지막으로 요즘 홍보하는, 겨울 아닌 봄 같은 노래, 「아직도… 두근두근」 들려 드릴게요.”
나는 소망한다, 이별해도 사랑하기
더필름이 주는 충고? 위로? 독설은 여기까지.
그리하여, 나도 마무리하자면,
사랑에 다친 사람들이 또 다른 누군가와 사랑할 수 있길.
사랑에 다쳤다고, ‘내겐 더 이상 사랑 따윈 없어.’라며 자폭하는 것보다,
다친 상처?통증 감내하고, 다시 사랑하는 거. 나와 당신 모두.
더 가능하다면,
만남의 기술보다 이별의 지혜가 있는 사람이 됐으면.
만남이 우연에 의해 조작된다면, 이별은 의지가 작동하는 법.
살다 보면, 이별이 필요할 때도 찾아오기 마련.
진즉 끝냈어야 할 것을 질질 끄는 이별, 완전 나빠.
사랑하는 동안, 다 쏟아. 어설프게 꼬리를 남기고 마는 애정, 완전 나빠.
“가장 슬픈 이별도 나쁜 지속보다는 낫다.”는 말, 그래서 왕공감.
그럼에도, 예전에도 언급했듯이,
방금 한 말, 글머리에 씨부렁거린 말, 말짱 관념의 퍼즐 맞추기. 즉, 허접한 머리 놀림.
사랑이 그러하듯, 실연 또한 교훈적이 아닌, 실존적으로 하는 법.
사랑에 다치게 만든 그 작자(?)가 다른 누군가와 행복하길 빌어 줄 수 있는 건, 아마 일백만 년이 지난 후.
실연.
세상 무엇도 그 무게감을 이겨낼 수 있는 건, 장담컨대 없다. 잘못이라면 시작했다는 것!
흑, 그러나 세상 모든 연애가 그렇지 않더냐.
변할 것 빤히 알면서도, 세월의 풍화작용이 모든 감정의 결을 깎아 낼 것을 알면서도, 무모하게 감정을 배팅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겪었고, 겪을 사랑이 아니더냐.
당신의 사랑, 돌아보라. 그렇지 않은 적 있나?
아니라고? 그럼, 그건 사랑 아니다. 장담한다.
실연.
폭탄이다. 나는 이 말, 철저히 동의한다. “세상의 모든 일 가운데 가장 슬픈 것은 개인에 관계없이 세상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만일 누군가가 연인과 헤어진다면 세계는 그를 위해 멈춰야 한다.” ‘트루먼 카포티’가 자신의 소설에서 읊은. 그건 세계가, 우주가 빅뱅하는 거다. 한 우주가 사라지는데, 오죽하겠나.
그렇다. 실연의 아픔은, 사랑의 시작이 언젠가는 스러질 운명과 함께한다는 단순한 섭리를 받아들여야 하는 고통에서 비롯된다. 사랑에 다친 사람의 잘못도 엄연히 있다. 그 섭리를 알고 있으면서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 실연은, 알면서도 준비할 수 없는 벼락같은 것. 비 올 것을 알았으면서도, 우산을 준비하지 않은 것.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 위안? 독설? 커피 만드는 내가 그런 당신을 위해 준비할 수 있는 건, 이탈리안 로스팅을 한 독한 에스프레소의 엑기스를 뽑아낸 리스트레또(ristretto). 아마, 그 검은 액체가 당신을 지독하게 감싸줄지도. 아니라면? 딴 거 없다. 뽑은 거, 내가 대신 마신다. ^^;
알코올만 취하는 것, 아니다.
커피에 취해, 이렇게 내뱉을지도.
너, 나 보고 싶니… 기억하니… 아직도‥ 두근두근
녀석은 툴툴거렸을 것이다. 내가 토해 놓은 몹쓸 얘기들 때문에.
기억의 토사물을 거르지도 않고 받아 냈어야 할 괴로움 같은 것.
지금은 없다. 몹쓸 짓도 오래하면 질려. 녀석에게도 미안했고.
기억을 떼는 가게.
사랑에 다친 사람들이라면, 생각해 봤음직한 솔깃한 소리.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션사인>은, 그것을 보여 줬으나, 결국 어쩔 수 없더라.
그 기억은 어떻게든 꿈틀댄다. 내 DNA에, 내 몸에, 내 심장에 박혔던 또 하나의 생명.
어쩌란 말이냐. 그 기억 없인 나는, 내가 아닌 걸…….
실연, 이라고 표현하자.
사랑이 떠났다. 사랑에 다쳤다. 그 쳐 죽일 놈의 사랑이 내게 번지지만 않았어도.
실연의 아픔. 그러니까, 어떻게든 사랑에 다치고 앓았던 순간.
모든 것은 잿빛이었다. 몸도, 가슴도, 머리도.
그 언젠가, 이렇게 적었지. 말하자면, 실연 극복법!
실연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는, 실연을 현실 그 자체로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마주보며 숨을 쉬고, 그대를 안고서 힘이 들면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시절은 갔다. 실연은 그 모든 것을 추억으로 품게끔 강요한다. 그 강요로 인해 나는 갈증에 시달리고, 길을 걷다 눈물에 젖고, 골방에 처박힌다. 세상 모든 슬픈 노래는 나의 몫이다. 그럼에도 나는 실연을 온전히 나의 몫으로 감당한다. 실연으로 인해 나를 둘러싼 세계의 변화는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실연 이후의 나의 모든 행동과 의식 모두가 그 강요의 극복을 위한 것이다. 실연을 실연 그 자체로 받아들일 때 진정한 극복은 이뤄질 수 있다. 믿지 못할, 아니 믿기 싫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일. 그것이 내가 실연에 대처하는 자세.
한편으로 실연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왜 극복해야 하는가. 실연은 실연 그 자체로 소중한 경험이다. 실연이 없었다면, 미처 경험하지 못할 행동과 감정이 지배할 것이다. 그래서 실연은 우리 생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 실연을 소중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연 이전의 사랑을 생각하라. 사랑에 고마워해라. 나의 세계가 넓어졌음에. 또한 실연으로 나의 세계가 더 넓어졌음에.
사랑, 참 죽지도 않는 인류의 레퍼토리.
아마 영원히 죽지 않겠지.
영원히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또한 사랑과 이별.
왜냐고? 그 사람과 나의 사랑은, 이별은, 세상에 단 하나니까.
어느 사랑과도, 어떤 이별과도 같지 않은 오직 그 사람과 나만의 것.
사랑이 불온하듯, 이별 역시 불온하지. 왜냐고? 모든 것을 바꿔 놓으니까.
그러면서도 난 우스워.
하루 종일, 빈틈없이, 촘촘하게, 네 생각만 하던 내가,
내겐 말이야, 온전하게 그 존재만으로도 세상이었던 너였는데,
그렇게 우리, 한때 너와 나라는 우주의 모든 걸 바꿔 버릴 만큼 사랑했는데,
이제 아무 느낌, 욱신거림도 없어. 왜 이러지. 나, 이래도 돼? 당신, 그래도 돼?
길었다. 괜히. 사랑…… 얘기라 그래. 알지?
지난 20일. 펄펄 날던 겨울 추위를 진정시켜 잠시(?) 멀리 떠나보낸 토요일의 햇살 푸르른 오후. 서울 압구정동 B.B 카페. 올해로 아마 4년째, 매년 도란도란 이야길 나누는 내 다이어리 친구의 산모, ‘밤삼킨별’(bamsamkinbul, blog.naver.com/bamsamkinbul)이 빛난다는 장소. 이날, 별빛에 어우러진 이야기와 음악을 들려준,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더필름 지음 | 바다봄 펴냄) 저자의 북 콘서트 겸 쇼케이스. 더필름. 노래하는 가수이나, 오늘만큼은 책의 저자로 다가오다.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 혹은 위로, 아니 독설(?)이었나. 정오를 약간 넘어선 시간, 자신에겐 정말로 이른 아침이라며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눈 아래 시커먼 원(다크 서클)을 그려 넣은 ‘로티’(롯데월드 캐릭터)의 모습으로. 사랑에 다쳐 본 당신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
바보들에게, 바보 같은 이들에게……
어쩌면 감성 포엠 에세이,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에 꽂힌 댓글들.
댓글에 담긴 마음길. 그래서 그 안에는 그 사람이 있다.
댓글로 떠올리는 그이. 때론 재미있고, 때론 신기하다.
“긴 것보다 짧은 게 더 강렬하더라고요.(웃음)
바다봄(출판사)에서 웃으면서 (댓글을) 넘겨줬는데, 밑줄 그으면서 읽고, 테마를 잡아 봤어요. 첫 번째 분, 무척 강렬했어요.”
‘사랑에 대한 고질병이라고요? 없다고 볼 수밖에요. 21도짜리 소주 댓 병으로도 치유되지 못하는 것 아니에요? ……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라뇨? 사랑이 아니라 사람이겠지요.’
“처음 느낀 건, 이건 혹시 분노? 헐~ 왜 이리 분노에 차 있을까.
다시 읽어 보니, 흠……. 이 책의 주인공에 어울리는 분이 아닐까.
상당히 강렬한 분노가 느껴지긴 해도, 나도 그런 걸 뭐.
분노가 있어야 글도 써지고, 음악도 나오거든요.
이분 덕분에 영감을 받았어요.”
잠깐 돌아가자면,
감성 포엠 에세이의 탄생 비화.
“미니홈피에 글을 썼어요.
3년 전 헤어진 사람이 있었는데, 소주 21도짜리 댓 병을 마시고, 에잇…….”
처음부터 충고하겠다고 쓴 것? 천만에!
“사람들은 그래요. 충고가 아닌 위로가 아니냐.
제가 생각하기에도 위로가 맞아요.
그러면 사람들이 잘 안 볼 것 같아. 제목이 자극적이어야 당신들도 볼 거잖아요.
도전을 불러 보는 제목으로 가자! 이놈은 대체 뭔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기에…….”
그러니까, 낚시질?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라는 글을 책으로 펴내자는 제의를 처음 출판사로부터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머릿속에 든 생각은 ‘내가 그럴 자격이 되나?…….’였습니다. 충고라니. 세상에서 가장 사랑에 바보 같은 사람일지 모르는 내가 충고라니. 사랑에 관한 내 개인적인 오답노트를 공개하는 거잖아요. 창피했습니다. 저는 물어봤지요. ‘제가 그럴 자격이 됩니까?’ 그랬더니, 출판사 측에서 웃으면서 ‘물론이죠, 됩니다, 되고 말구요.’ 하시더군요. 왜 웃으셨을까요?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아 보이는 내 질문에 웃음이 나신 걸까요?”(p.344)
“(사랑의) 상처에 많이 데여서 날카로운 턱 선을 가진 가녀린 이미지를 상상해요?
예민하고 섬세한 그런 전형적인 이미지?
고생 안 해봤을 것 같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동글동글해서.
그렇다고! 상처가 없는 것 아니에요. 섣부른 선입견은 금물.
알죠? 선수들은 외려 충고를 잘 안 해요.
책의 전체 테마로 잡은 것 중의 하나가 바보. 저 같은 바보가 많은 것 아닐까.
그런 분한테는 제가 먼저 아파 본 사람으로서, 특정화된 사람들에게 향한 충고는 맞지만.
오늘 제 홈피(www.cyworld.com/mightbe)에 들어가서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를 포스팅 했어요.
딱 3,000회 때, 봤어요. 기분 좋더라고요. 3,000회의 바보들. 우린, 그렇게 바보들.”
“어쨌든 이 책을 집어든 사람은
나 같은 바보들일 테지요.
어쨌든 이 책을 보며
옛 기억에 젖은 사람들은 바보들일 테지요.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며
한 장면이라도 저와 같은 추억을
떠올린 사람들도 바보들일 테지요.
어쨌든 이 책을 연인에게 넌지시 건네 놓고
아닌 척, 쿨한 척 얘길 꺼내는 사람들도
바보들일 테지요.
어쨌든 이 책을 가져와
‘따뜻한 음악이라도 들으면서 읽어야겠다’ 싶은
당신도,
나도,
우리도,
바보…들 일 테지요.
맞 죠?
맞 지 요 ?
… 아닌가요?
바보들만 읽으세요.
바보가 아닌 사람은 읽지 마세요.
이 책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보들에게 바칩니다.”(p.347)
“한 곡 들려 드릴게요.
저 원래 상처 안 받고 해피하게 살았던 사람인데. 하하.
지금 3집을 내서 활동 중인데, 1집이 되게 순수해요.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2~3학년 때까지 썼던 글인데, 이런 곡을 썼어요.
상처 받기 전 음악이에요. 이후 상처 받고 상처가 깊어지는 단계로……. 하하.
이루마와 친구인데, 이루마의 앨범에 들어간 곡이기도 하고, 제목은 「드리밍 보이」.
당시엔, 이런 감성을 갖고 살고 있었어요.”(음악 ♪)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노래
“봄. 제일 좋아해요. 그래서 봄엔 아픈 얘기를 넣기 싫더라고요.”
“잘 해보면 된단다 -
동서고금 막론하고 싫어하는 사람과
맛난 식사 하러 나오는 사람 없다는 것 -”
“그 사람이 정말 그 음식을
좋아해서 나오는 걸 수도 있잖아요.”
“어허, 이 바보야, 정말 그렇게 생각하느냐?”(p.98, 「추억 IN SPRING」 중에서)
“댓글을 보고 테마를 만들고, 분류법을 했어요.
어떤 분은 단계가 아직 겨울이에요. 첫사랑이 그리우면 겨울.
봄은 막 시작한. 뭔가 아시는 분들은 여름. 소주 댓 병은 가을.(웃음)
가을을 뛰어넘어 도인 같이 이런 분들은 늦가을(후유증).
이쯤에서 겨울 감성에 어울리는 곡을 들려 드릴게요.”
먼저 낭독. “기억 IN WINTER, 겨울엔 그 사람이 한없이 그립습니다. 겨울엔 조금 아픈 기억들이 생각납니다. 겨울은 그 사람의 생일이 들어 있는 계절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감정이 생기면
마음은 땅에 붙어있질 못해
아무리 묶어두려 해도
하늘로 붕 -
뜨려는 습성이 있어
많이
다쳐봤으면서,
많이
아파봤으면서,
다시는 올라가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울며 다짐 했으면서
마음은 마치 풍선과 같아.(p.50, 「기억 IN WINTER」 중에서)
이어진 곡은 「안녕」. “네가 보고 싶을 땐 난 이렇게 말해……♪ 안녕……♩”
“이 노래,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왠지 노래만 들으면 사랑 많이 해본 사람 같고, 상처 엄청 입은 사람 같고.
전 이게 풋사랑 같더라고요. 이때가 예쁜 거 같아요.
상처 받고 나서 사랑에 대한 주관이 생기면 삼신할머니가 와도 전혀 굴하지 않고 자기만의 논리를 펼 때가 와요. 누구나 한번씩은 겪어 봤잖아요. 번호 지웠다 살렸다…….
이런 분도 있어요. ‘고질병이라서 처방전도 없는 거 같아요. 이젠 아프면 또 시작이구나, 하며 무덤덤해지는 게 슬프군요.’
이 단계는 후유증이에요. 이런 분들은 한 바퀴가 도는 거죠. 사이클.
전 지금 가을과 늦가을 사이인 것 같아요. 가을에서 다시 풋풋한 겨울로만 갈 수 있다면 그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텐데. 이 단계에서 삐뚤어질 수도 있거든요.
후유증 단계를 보면 동병상련이 느껴져요.
가을에 맞는 노래가 있어요. 「누구시죠」.
책 사신 분도 있겠지만, 이런 공연은 뭘까, 궁금해서 오신 분들도 있잖아요.
지금 들려 드리는 곡은 음원이나 컬러링으로 찾아볼 수 없어요.
책을 사시면 보내 드리는.(웃음)
책 내고 만든 곡이에요. 메일로 보내 줘요.
CD로 안 보내 준다고 악플 다는 분 있다는데, 이건 제작비가 많이 들어서…….(웃음)”
(음악 ♪)
“어때요?
앞서 불렀던 「안녕」과 감성이 같으면서도 다르죠?
이 노래 가사 써 놓고 마음에 들었어요. 보통 가사와 멜로디가 같이 나오는데, 이 곡은 처음에 ‘누구시죠?’라는 말이 입에서 맴돌았어요. 비슷하죠? ‘아시나요~’(웃음)
이런 노래예요.
정말 좋아했던 사람 사진을 보고 얘기하는 거예요. 근데 그 사진이 갑자기 낯선 거야.
오그라들죠? 제 책을 보면, 오그라든다는 얘기를 많이 하세요. 하하.
저만의 감성을 표현한 거예요. 실젠 늘 그렇진 않아요.
누구나 혼자 추억할 때는 자기만의 감성이 있잖아요.
이 가사를 쓰고 너무 슬펐어요.
이 사진을 보고 낯이 선 걸 떠나, 너 누구냐고 덤덤하게 말하는 것에…….
이런 댓글이 있네요. ‘저 지금 많이 아파요. 누구는 사랑도 익숙해진다는데 점점 더 아파요. 그래서 사랑이 두려워요…….’
전 애인 없이 ‘공식적으로는’ 3년이 됐어요. 가슴 설레고 이런 건 없어요.
‘이 사람이랑 헤어지면 나도 이제 삼십 대 후반인데…….’ 그런 두려움이 아닐까요.
서른셋, 넷 정도 되면 결혼이 아니면, 두려운 단계인 것 같아요. ‘처방전을 받고 싶어요. 훌훌 털고…….’ 그렇게 말씀하셨으면서 처방전 받으러 안 오셨어요.(웃음)
오늘 노래도 많이 들려 드리고 싶었는데, 제가 되레 재밌네요. 하하.
제가 연예인이라는 생각은 안 해요. 연예인 이전에 곡과 글을 쓸 때 행복한 사람이거든요. 연예인이라고 생각하면 내 마음이 떨어질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열심히 하는 일 중 하나가, 일촌을 맺어서 답글 열심히 달고, 사는 얘기를 듣는 거예요. 일촌을 하자고 말씀드리는 거예요.(웃음)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
계절마다 한 번씩 하려고요.
봄엔 봄에 맞는 얘기, 겨울엔 겨울에 맞는 얘기하고. 제가 들려 드리고 싶은 노래를.
오늘, 첫발을 내디뎠어요. 봄에 이런 식의 북 콘서트는 없지만, 이런 감성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심 되고 콘서트는 할 거예요.
근황인데요. 3월 말에 두 번째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데니 안이 피처링을 해 주는데, 그 곡으로 두 번째 에피소드 활동을 할 거고, <슈퍼스타 K>의 서인국 씨와 작업을 하게 됐어요. 3월이 아닌 그다음 싱글에 타이틀곡으로.
소녀시대의 한 멤버와 듀엣곡도 부르고, JYP와도 작업을 하고 있어요. 랩 곡을 써달라는.
요즘 의욕적으로 재밌게 하고 있어요. 제 음악적 근간이 변하는 일은 없을 거고요.
마지막으로 요즘 홍보하는, 겨울 아닌 봄 같은 노래, 「아직도… 두근두근」 들려 드릴게요.”
나는 소망한다, 이별해도 사랑하기
더필름이 주는 충고? 위로? 독설은 여기까지.
그리하여, 나도 마무리하자면,
사랑에 다친 사람들이 또 다른 누군가와 사랑할 수 있길.
사랑에 다쳤다고, ‘내겐 더 이상 사랑 따윈 없어.’라며 자폭하는 것보다,
다친 상처?통증 감내하고, 다시 사랑하는 거. 나와 당신 모두.
더 가능하다면,
만남의 기술보다 이별의 지혜가 있는 사람이 됐으면.
만남이 우연에 의해 조작된다면, 이별은 의지가 작동하는 법.
살다 보면, 이별이 필요할 때도 찾아오기 마련.
진즉 끝냈어야 할 것을 질질 끄는 이별, 완전 나빠.
사랑하는 동안, 다 쏟아. 어설프게 꼬리를 남기고 마는 애정, 완전 나빠.
“가장 슬픈 이별도 나쁜 지속보다는 낫다.”는 말, 그래서 왕공감.
그럼에도, 예전에도 언급했듯이,
방금 한 말, 글머리에 씨부렁거린 말, 말짱 관념의 퍼즐 맞추기. 즉, 허접한 머리 놀림.
사랑이 그러하듯, 실연 또한 교훈적이 아닌, 실존적으로 하는 법.
사랑에 다치게 만든 그 작자(?)가 다른 누군가와 행복하길 빌어 줄 수 있는 건, 아마 일백만 년이 지난 후.
실연.
세상 무엇도 그 무게감을 이겨낼 수 있는 건, 장담컨대 없다. 잘못이라면 시작했다는 것!
흑, 그러나 세상 모든 연애가 그렇지 않더냐.
변할 것 빤히 알면서도, 세월의 풍화작용이 모든 감정의 결을 깎아 낼 것을 알면서도, 무모하게 감정을 배팅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겪었고, 겪을 사랑이 아니더냐.
당신의 사랑, 돌아보라. 그렇지 않은 적 있나?
아니라고? 그럼, 그건 사랑 아니다. 장담한다.
실연.
폭탄이다. 나는 이 말, 철저히 동의한다. “세상의 모든 일 가운데 가장 슬픈 것은 개인에 관계없이 세상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만일 누군가가 연인과 헤어진다면 세계는 그를 위해 멈춰야 한다.” ‘트루먼 카포티’가 자신의 소설에서 읊은. 그건 세계가, 우주가 빅뱅하는 거다. 한 우주가 사라지는데, 오죽하겠나.
그렇다. 실연의 아픔은, 사랑의 시작이 언젠가는 스러질 운명과 함께한다는 단순한 섭리를 받아들여야 하는 고통에서 비롯된다. 사랑에 다친 사람의 잘못도 엄연히 있다. 그 섭리를 알고 있으면서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 실연은, 알면서도 준비할 수 없는 벼락같은 것. 비 올 것을 알았으면서도, 우산을 준비하지 않은 것.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 위안? 독설? 커피 만드는 내가 그런 당신을 위해 준비할 수 있는 건, 이탈리안 로스팅을 한 독한 에스프레소의 엑기스를 뽑아낸 리스트레또(ristretto). 아마, 그 검은 액체가 당신을 지독하게 감싸줄지도. 아니라면? 딴 거 없다. 뽑은 거, 내가 대신 마신다. ^^;
알코올만 취하는 것, 아니다.
커피에 취해, 이렇게 내뱉을지도.
너, 나 보고 싶니… 기억하니… 아직도‥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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