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잘 부르니 군대에서 포상휴가 세 번이나 보내줘” - 뮤지컬계 기대주 전동석
올해 나이 23살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성악을 전공한 그는 지난 2009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로 데뷔했다.
201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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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이 23살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성악을 전공한 그는 지난 2009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로 데뷔했다.
이후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과 <몬테크리스토>, 연극 <연애희곡>으로 질주하더니, 지금은 뮤지컬<천국의 눈물> 주역으로 무대에 오르면서 3월에 시작되는 <몬테크리스토> 앙코르 공연 출연까지 확정지었다.
뮤지컬 배우 전동석 씨를 기다리며 그의 프로필을 읊조리고 있자니, 역시 신은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기획사 홍보 담당자의 칭찬은 마를 줄을 모른다. 도대체 어떤 배우이기에? 실제로 우성 유전자를 휘감고 성큼성큼 걸어오는 그는 ‘2011년 기대주’답게 ‘반짝’ 빛이 났다.
“요즘은 <몬테크리스토> 연습도 가야 해서 많이 바빠졌어요. <천국의 눈물>은 공연 때마다 조금씩 수정되는 부분이 있어서 걱정은 되지만, 다른 배우 분들이 많이 도와주시니까요. 또 바로 전에 연극을 해서 그런지 대극장 뮤지컬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몬테크리스토>에도 바로 참여하기로 했어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시기를 잘 타기도 했고요. 성악을 전공했기 때문에 노래는 준비가 돼 있었지만, 춤이나 연기는 부족한 부분이 많거든요. 힘들지만,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성악을 전공한 전동석이 뮤지컬을 하게 된 계기는 힘들었던 해병대 생활에서 찾을 수 있다.
“군가 경연 대회가 있었는데, 1등하면 4박5일 휴가를 보내주더라고요. 가요를 부를 수는 없어서 뮤지컬 노래를 선택했어요. 그때 부른 노래가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성당의 시대’였는데, 1등을 해서 휴가를 나가게 됐죠(웃음).”
전동석은 그 후로도 군가 경연 대회에 나가 <갬블러>의 ‘골든키’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불러 1등을 차지했고, 뮤지컬 넘버로 총 세 차례나 포상휴가를 나갔다. 결국 2009년에는 실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 참여했다.
“군대에서 1년 정도 노래를 못하니까 소리가 가늘어지더라고요. 뮤지컬 쪽이 더 맞겠다 생각했어요. 첫 배역이 그랭구와르였는데, 솔직히 정말 노래만 했어요(웃음). 그래서 무척 아쉬운데, 연기적인 부분을 잘 살려서 꼭 다시 해보고 싶은 작품이에요.”
뮤지컬 <천국의 눈물>에서는 주역을 맡았다. 빼어난 외모와 가창력 때문인지 ‘뮤지컬계의 강동원, 2011년 기대주’라는 칭찬이 자자하다. 스스로는 어떻게 평가할까?
“무대 집중도는 많이 는 것 같아요. 아직 많이 부족한데,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그런 칭찬들을 들으면 좋으면서도 부담이 되더라고요. 2011년에는 계속 제 이름이 걸려 있어야 할 것 같고(웃음), 더 열심히 해야죠.”
하지만 인기는 여느 스타 배우에 못지않다. 이른바 ‘스타 키우는 재미’를 아는 누님들은 이미 전동석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퍼붓고 있다.
“아니에요, 아시아의 별(김준수)이 계신대요(웃음). 재밌는 선물들도 많이 주시는데, 아마도 제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재밌나 봐요(웃음).”
“연륜에서 드러나는 무대 위 존재감?! 선배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뭔가 있잖아요. 그런 건 쌓이지 않는 이상 가질 수가 없으니까요.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분은 류정한 선배예요. 성악을 전공한 것도 같고, 많은 얘기를 해주세요. 제 연기가 부족하지만, 따로 연기 레슨을 받지는 않아요. 공연 때마다 연출님이나 선배들에게 배우는 게 진짜인 것 같아요.”
올해 나이 23살. 10년 뒤를 물었더니, 전동석은 30살에 류정한 씨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노라 다짐한다.
“서른 살까지는 뮤지컬계에서 최고가 돼 있겠다고 결정했어요. 멘토인 정한 형한테도 이미 말했어요. ‘서른 살에는 형하고 같은 자리에 서 있겠다’고. 그랬더니 요즘은 직접 말씀을 하고 다니세요. ‘동석이는 5년 안에 최고가 돼 있을 거야’(웃음). 꿈은 이루어지니까요.”
배우로서 많은 것을 갖춘 만큼 전동석 역시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욕심은 있다. 하지만 지금은 무대 위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배우로서의 초심을 생각한다.
“기회가 되면 다양한 장르를 경험해보고 싶어요. 어떤 작품의 어떤 캐릭터라도 지금의 저에게는 도움이 되니까요. 하지만 많은 것들을 갖추게 되더라도 무대에 올라가기 전 긴장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긴장감이 없어지는 순간, 무대에 서 있는 저도 사라지는 게 아닐까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23살의 신예치고 기자를 대하는 전동석은 무척이나 대범했다. 아마도 어렸을 때부터 무대에 섰던 경험과 스스로를 믿는 자신감 때문이 아닐까 한다. 실제로 연기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했던 전작 <연애희곡>에 비해 노래가 있는 뮤지컬 <천국의 눈물>은 전동석을 훨씬 돋보이게 했다. 안정적이면서도 우아한 음색, 힘 있는 가창력은 앞으로 그가 만나게 될 수많은 작품의 캐릭터들을 떠올리게 했다. 스타가 커가는 것을 바라보는 재미! 그것은 비단 누님 팬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기자 역시 줄을 서서 전동석 씨를 인터뷰할 날을 기대해보겠다.
뮤지컬 <천국의 눈물>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3월19일까지 공연된다. 변화무쌍한 LED패널, 화려한 영상과 조명을 앞세운 무대연출은 진화하는 무대를 본 듯해 가히 감동적이었다. 그레이슨 대령 역을 맡은 브래드 리틀의 시원한 가창력과 귀에 감기는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에도 역시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애절한 사랑이야기’는 깊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2개의 댓글
필자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did826
2012.08.28
앙ㅋ
2011.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