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그림 실력을 향상 시키고 싶다면… - 『엄마는 행복한 미술 선생님』저자 바오,마리: 엄마가 쉽게 할 수 있는 미술 지도법
포털사이트에서 ‘아이들 한글교육 (http://cafe.daum.net/ishangeul)’ 이란 카페를 5년 째 운영하며 초등학교 입학 전 5~7세 아이들의 한글과 미술 관련하여 올바른 교육정보와 학습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바오와 마리가 공저로 펴낸 『엄마는 행복한 미술 선생님』에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가장 많이 다루는 소재와 주제를 또래 친구들이 그린 그림과 함께 그리는 순서와 방법을 쉽게 알려주고 있다.
201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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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에서 ‘아이들 한글교육 (http://cafe.daum.net/ishangeul)’ 이란 카페를 5년 째 운영하며 초등학교 입학 전 5~7세 아이들의 한글과 미술 관련하여 올바른 교육정보와 학습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바오와 마리가 공저로 펴낸 『엄마는 행복한 미술 선생님』에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가장 많이 다루는 소재와 주제를 또래 친구들이 그린 그림과 함께 그리는 순서와 방법을 쉽게 알려주고 있다.
지난 7월 6일 경복궁 옆 진선북카페에서 『엄마는 행복한 미술 선생님』의 작가 바오, 마리와의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이 날의 강연은 20여 년 동안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면서 그림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에 날개를 달아주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바오의 ‘엄마라면 꼭 알아야 할 우리 아이 미술교육 상식’이란 주제로 열렸다. 이미 저서 『엄마는 행복한 미술 선생님』에서도 아동화에 대한 보편적인 오류는 물론 엄마가 쉽게 할 수 있는 미술 지도법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날의 강연에서는 아동화의 전체적인 발달 과정과 부모에게 필요한 아동화 상식을 보다 생생하게 전해들을 수 있었다.
대학 때 아르바이트로 시작하여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친 지 20년이 넘었다는 저자는 본론에 앞서, 미술과 체육 그리고 음악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미술이 가장 많이 쓰인다며 일반인들의 화장이나 연예인들의 분장, 사진을 찍을 때 또 쇼핑하고 가구를 고를 때도 개인의 미적 감각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얼마 전 읽었던 농업분야에서도 디자인이 경쟁력을 높이는 주요 무기라는 기사글이 떠올라 고개가 끄덕여졌다.
아동미술의 발달 단계
아동미술의 발전을 정리한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로엔필드 교수의 아동미술의 발달단계를 크게 벗어날 수는 없지만 그동안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경험한 바에 의하면 그렇다고 온전히 일치한다고 여길 수도 없다는 저자가 들려준 다년간의 경험에서 묻어나는 아동미술의 발달 단계에 따른 특징과 유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① 난화기:4세 무렵으로 낙서와 같이 복잡한 그림을 그리는 시기
- 대체로 아이들은 18개월 쯤 필력이 생기는데 처음에는 필기구를 입에 빨다가 낙서를 시작한다. 그러나 필기구가 마땅히 없는 집은 난화기가 생기지도 않는다. 또 낙서를 하면 혼내고 뺏기도 한다. 그러나 이 시기의 낙서는 그림의 시작인데 낙서를 못하게 하니 그림을 그리지 않게 된다. 아이들은 필기구를 쥐고 흔들다가 어설프나마 동그라미를 그리기 시작하다가 사각형을 그리고 나중에야 마름모를 그리게 되는데 그렇게 아이들의 그림은 점차 발전하게 된다. 또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그림을 그려놓고 엄마다, 아빠다 하며 이름을 붙이기도 하는데 아이의 생각이 들어가는 시기로 개인적인 차가 많은 때이기도 하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종이를 줄 때는 4, 5절 이상의 깔고 앉을 수 있는 크기의 것을 주도록 한다. 이 시기는 특별한 그림을 그리는 시기가 아니라 낙서를 하는 시기다. 아이들에게 종이에 그림을 그린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된다. 특별한 것을 가르치기 보다는 같이 놀아주는 시기이다.
② 기저선이 생기는 시기: 5세 무렵
- 기저선이란 바닥선으로 이전까지는 바닥이란 개념이 없기 때문에 자신을 중심으로 그린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바닥을 의미하는 기저선을 그려서 그리기도 하는데 기저선의 출현으로 주제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스스로(자연스럽게) 기저선이 나오면 좋은데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같은 그림만 반복적으로 그리게 된다. 기저선이 나와서 이야기로 그림이 바뀌어야 하는데 반복적인 소재로 반복적인 그림만 그리게 되는 것이다. 건드려주지 않으면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건드려준다’는 것은 공주만 그리는 아이에게 공주가 사는 집도 그리게 하고 집 주위에 꽃밭도 그리게 하고 꽃밭에 나비와 벌도 그리게 하고 또 공주를 찾아오는 왕자를 그리게 하는 등 이야기를 만들어 물꼬를 터주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생활적 체험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방차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아이는 소방차가 등장하는 그림을 그리기는커녕 그림의 소재로 조차도 떠올리지 못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보이는 것을 그대로 그리지 못한다. 자신이 본 것을 머릿속에서 자신이 그려낼 수 있는 방법으로 재편집하여 그린다. 다시 말하면, 자신이 보는 것을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또 시점의 혼용이 나타나는데 식탁을 그릴 때 식탁의 다리가 사방으로 펼쳐지게 그리기도 하고, 위에서 보기도 하고 옆에서 보기도 하고 앞에서 보기도 한다. 이 시기에 비로소 얼굴이 나오는데 눈, 코, 입의 형태가 아이들마다 다르다. 올챙이형태처럼 팔, 다리가 붙어 있는 사람의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이 시기에 주의해야 할 점은 크레파스보다는 연필을 주어 밑그림은 연필로 그리게 해야 한다. 밑그림을 분리해서 그리도록 하고 틀리면 수정하게 해야 한다. 수정이 불가한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다보면 습관이 되어 나중에는 아예 고칠 생각조차 안 하게 된다.
③ 전도식기: 7세 무렵으로 두 번째 기저선이 등장하는 시기
- 두 번째 기저선의 등장으로 아이들의 그림에 산이 출현하고 산의 출현으로 면이 등장한다. 기저선이 중복되기도 하고 첫 번째 기저선인 바닥선만 이용하기도 한다. 이 시기의 그림은 좀더 장식적인데 사람의 얼굴에 귀걸이도 그리고 화장을 하기도 한다. 생활 속에서 놀이로 경험을 했느냐 안 했는냐에 따라 그림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기도 한다.
④ 도식기: 초등학교 3학년 무렵으로 아동화가 끝나는 시기
- 로엔필드는 17세인 고등학교 1학년까지 아동화가 계속된다고 하였으나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사실상 아동화는 이 무렵에 끝난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시기 아동화에서 더 이상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주요한 원인으로는 아이들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로 여기는 부모들의 그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 스스로도 이전까지 그림은 자신을 표현하는 대체수단이었으나 이제는 말이나 글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림에 대한 역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입체의 벽’이다. 아동미술이 멈추는 가장 큰 이유는 입체 표현을 ‘못’하기 때문이다. 시점이 혼재되어 있는 그림 속에서 사실과 다른 것을 인지하고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지만 스스로 대안을 찾지 못해 흥미가 떨어지는 시기이다.
아동화 시기가 끝난 후에도 아동화가 계속되면 아이들 스스로 그림을 보면서 낙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시기에 가장 많이 그림을 그만두기도 한다.
이를 위한 방지책으로 초1, 2학년 때 조기교육(입체에 대한)을 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아이가 스스로 겪어보지 않으면 그만큼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한 예로, 음식 솜씨가 좋은 엄마를 가진 아이는 맛난 반찬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음식 솜씨가 없어 만날 맛없는 반찬만 먹는 아이는 어느 날 맛본 맛난 반찬의 맛을 결코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경험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태도부터 달라진다. 아동화를 충분히 경험하고 넘어간(입체의 벽을 실감하고) 아이들이 입체화를 배우면 진도가 빠르다. 그에 비해 조기로(갈등없이) 배운 아이들은 입체화에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다.
참고로, 초등학교 3학년 이후 미술학원에 가는 아이들의 그림이 달라져야 하는데 사실상 ?렇지 않다. 그 원인으로는 초등학교 6학년까지 아동화의 시기로 보기 때문이다. 또 초등 미술 교과서를 보면 한 권 안에 소묘, 뎃생, 판화, 공예, 디자인 등이 총망라되어 있는데 또래 아이들의 작품으로만 실려 있다. 학년이 올라가도 마찬가지고 중, 고교 교과서도 마찬가지다.
부모들 역시 초등학교 미술로 아이들의 실력이 나아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사실 또한 그렇다. 또 초등학교 교사 중에는 사실상 미술 전공자가 없는데 미술교육에 한계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초등3학년~6학년 무렵에 일주일에 한두 번만이라도 입체를 건드려주면 무난하게 ‘입체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이다.
초등 3학년 이전 아동화의 특징
1) 직각선의 실수- 무엇이든 90도로 세운다. 그림 속 굴뚝이 집의 지붕면에 90도로 그려지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사람이 태어나서 가지는 가장 강한 고정관념 중 하나다. 또 절벽을 올라갈 때 바닥에 발을 붙이고 올라가는 그림도 마찬가지다. 면에 90도로 세우는 것이 입체의 벽을 넘는 가장 큰 장애이기도 하다.
2) 전개도식- 펼친그림으로 그린다. 탁자의 네 다리가 전개도처럼 펼쳐져 있다.
3) 애니메이션(의인화)-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 의도적인 표현으로 사용하는 말풍선을 엄마들은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말풍선으로 인해 그림이라기보다는 만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4) 공간충격- 아이들은 그림 속에 사물들이 겹치고 가리는 것을 두려워한다. 또 공간을 넘어가지 않는다. 어떻게든 겹치지 않고 가려지지 않게 그린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 한편으로 재밌기도 하다.
수채화는 기본?
수채화는 엄마들이 좋아하는 것 중 하나이지만 사실 아이들에게는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4세 무렵인 난화기부터 수채화를 가르치는데 외국에서는 초등6학년이 되어서야 가르친다. 그 이유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화나 수묵화와 마찬가지로 표현재료에 의한 회화기법가운데 하나인 수채화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또 흔하게 보아온 것에 대한 고정관념
- 가장 손쉽게 그릴 수 있는 재료의 편의성과 저렴한 가격
- 가장 손쉽게 다수를 동시에 가르칠 수 있다는 교육의 편의성
- 누구나 많이 배우거나 가르치고 있다는 대중성
등등이 수채화를 가장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그림으로 여기게 된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수채화는 누구나 쉽게 하는 미술단계가 아니라 오히려 아주 어려운 회화기법 중의 하나다. 붓과 종이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필치를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소근육이 발달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또 지우거나 고칠 수 없어 수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숙달되기 전의 아이들이 쉽게 틀리고 쉽게 흥미를 잃기도 한다.
다양한 재료의 경험적인 측면에서 수채화를 다루는 것은 좋지만 그 이상으로 수채화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시간낭비이고 한글도 모르는 사람에게 시나 소설을 쓰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초등3학년 이후에 가르쳐야 할 것!- 형태, 명암, 색상
아동화에 불만을 가지기 시작하며 사실적인 표현을 원하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사실적인 상급의 표현기술을 가르치면서 이해와 표현이 가능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입체를 그리는 1차적인 요소가 되는 형태와 형태에 밝음과 어둠을 넣어 입체 효과를 주는 명암을 익히도록 한다. 또 재료에 따른 수채화, 아크릴화, 유화 등의 특징을 알고 색상을 표현하도록 한다.
창의력, 미술로 키워지는 것이 아니라 미술로 표현된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엄마들과의 가장 큰 차이를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창의력’에 대한 것이다. 어린 아이들의 미술과 관련해서 ‘미술을 가르치지 마라, 놀게 하고 가만히 놔둬라’…등등 이견이 분분하지만 답은 없다. 답이 없으니 기대치가 가장 높은 것을 바라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창의력’이다.
사실 미술에는 (어려서의) 천재나 영재가 없다. 물론, 간간이 어린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화제가 되어 천재성을 운운하기도 하지만 무엇에 근거한 것인지 모호하기도 하다. 그 이유로는 그림은 소근육이 발달해야 하는데 초등3, 4학년까지는 사실상 신체적 발달이 미숙하다. 또 입체를 보는 시기가 있는데 눈과 두뇌의 성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그림은 잘 그려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삶과 철학이 들어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창의력은 미술로 키워지는 것이 아니라 미술로 표현된다. 미술과 창의력은 분명히 연관이 있는데, 다름아닌 창의력이 발달하는 통로역할을 하는 것이다. 태어나면서 갖고 있던 창의력은 자라면서 교육이 된다. 5세 무렵 아이의 끊임없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아이에게 그림을 가르치거나 아이가 그림을 보고 그린다고 해서 창의력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질문을 묵살하는 것이 사실상 창의력을 죽이는 것이다. 미술은 그림을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창의력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이다.
사실, 아이들 스스로 그릴 수가 없다. 또 스스로 발전이란 있을 수 없다. 물고기를 모르는데 바닷속 풍경을 그릴 수 없고 꽃을 모르는데 꽃밭을 그릴 수 없음은 지극히 당연하다. 시를 쓰고 싶은 아이라도 글자를 모르면 시를 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상상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그림을 지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객관적인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잠자리를 그리는 아이에게 잠자리는 머리, 가슴, 배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곤충이라는 객관적인 사실을 알려주는 것은 아이에게 어떠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미술을 일종의 놀이행위로 아무 조건없이 마음껏 표현하는 1차적 창의력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지만 미술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의 사고(생각)를 자유롭게 그림에 표현하고 미술에 대한 흥미가 커지는 2차적 창의력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올바른 개입과 적절한 교육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아동심리 미술에 대한 막연한 환상
아동미술 관련하여 창의력 다음으로 엄마들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이 바로 아동심리 미술이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그린 그림에 보통 이상의 관심을 가지고 아이의 심리상태를 진단하려는 엄마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아이의 행동에 이상이 있을 때 그림에도 그 영향이 나타날 수 있지만 그림이 좀 이상하다고 하여 아이의 행동에도 이상이 있을 것이라고 속단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어린아이가 너무 빨간색을 많이 쓴다거나 검은색을 쓴다고 하여 이상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5세 이상이 되어야 고유의 색이 가지는 느낌이나 심상(사회적 고정관념)을 고정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이 이상의 나이에서야 빨간색은 피나 고통을, 검은색은 죽음이나 공포를 나타내는 것을 비로소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 전의 아이들은 그 색의 의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히 아이 개인의 호기심과 좋고 싫어함의 표현에 불과할 수도 있다.
아이의 그림을 보면서 많이 걱정스럽거나 불안하다면 불확실한 아동심리 정보나 단편적인 아동미술 심리상식을 무조건 아이에게 적용하려하지 말고 이 분야의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심리적인 변화가 그림에 나타나는 대부분의 경우 부모에게서 기인하는데, 부모가 아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기대하는 경우, 또 동생이나 형에 대한 부모들의 편애로 인한 애정결핍의 경우와 같은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부모가 아동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자신과 아이의 관계를 돌아보고, 지나치거나 모라란 점이 없는지 항상 유의해야 한다.
한글, 수학, 영어 등등 자신의 아이들을 가르치려는 엄마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요즘에도 미술이나 음악만큼은 섣불리 건드릴 수 없는 과목이기도 하다. 특히, 엄마가 아이들의 그림을 지도한다는(가르친다는) 것이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섣불리 그림 지도를 하다가 아이의 창의력은 물론 소질까지도 망칠 수 있다는 불안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년간의 지도 경험을 가진 저자는 가르치기보다는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실 생활에서의 경험과 체험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릴 소재가 많지 않은 것을 이해하고, 평소 실제 생몚적 경험을 풍부하게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제공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의도적으로 그리게 한다면 얼마든지 엄마도 미술 선생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미술을 전공한 나름의 전문가로서 지나친 욕심을 부리는 엄마나, 아이의 기분이나 상태는 무시하고 지겹도록 그림을 반복적으로 그리게 하면 아이의 실력이 나아질 것이라 믿는 엄마의 잘못된 관심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고 한다. 엄마보다 자신의 그림이 훨씬 못그린다며 애초에 자신감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또 틀릴까봐 무서워서 아예 그림을 못 그리는 아이는 결국 그림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그림을 그리는 자체를 싫어하게 된다고.
끝으로 저자가 들려준 일화는 그림에 대한 생각을 일깨워준다.
미술강의 시간에 학생이 교수에게 도대체 얼마나 그림을 잘 그려야 하는지 묻자 교수는 “자네가 머릿속에 생각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엄마가 보기에 잘 그린 그림보다는 아이가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무엇인가를 마음껏 그리고 잘 그리는 것이 진정으로 잘 그린 그림이라는 것을 아는 엄마야말로 이미 행복한 미술선생님이 아닐까…….
대학 때 아르바이트로 시작하여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친 지 20년이 넘었다는 저자는 본론에 앞서, 미술과 체육 그리고 음악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미술이 가장 많이 쓰인다며 일반인들의 화장이나 연예인들의 분장, 사진을 찍을 때 또 쇼핑하고 가구를 고를 때도 개인의 미적 감각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얼마 전 읽었던 농업분야에서도 디자인이 경쟁력을 높이는 주요 무기라는 기사글이 떠올라 고개가 끄덕여졌다.
아동미술의 발달 단계
아동미술의 발전을 정리한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로엔필드 교수의 아동미술의 발달단계를 크게 벗어날 수는 없지만 그동안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경험한 바에 의하면 그렇다고 온전히 일치한다고 여길 수도 없다는 저자가 들려준 다년간의 경험에서 묻어나는 아동미술의 발달 단계에 따른 특징과 유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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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난화기:4세 무렵으로 낙서와 같이 복잡한 그림을 그리는 시기
- 대체로 아이들은 18개월 쯤 필력이 생기는데 처음에는 필기구를 입에 빨다가 낙서를 시작한다. 그러나 필기구가 마땅히 없는 집은 난화기가 생기지도 않는다. 또 낙서를 하면 혼내고 뺏기도 한다. 그러나 이 시기의 낙서는 그림의 시작인데 낙서를 못하게 하니 그림을 그리지 않게 된다. 아이들은 필기구를 쥐고 흔들다가 어설프나마 동그라미를 그리기 시작하다가 사각형을 그리고 나중에야 마름모를 그리게 되는데 그렇게 아이들의 그림은 점차 발전하게 된다. 또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그림을 그려놓고 엄마다, 아빠다 하며 이름을 붙이기도 하는데 아이의 생각이 들어가는 시기로 개인적인 차가 많은 때이기도 하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종이를 줄 때는 4, 5절 이상의 깔고 앉을 수 있는 크기의 것을 주도록 한다. 이 시기는 특별한 그림을 그리는 시기가 아니라 낙서를 하는 시기다. 아이들에게 종이에 그림을 그린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된다. 특별한 것을 가르치기 보다는 같이 놀아주는 시기이다.
② 기저선이 생기는 시기: 5세 무렵
- 기저선이란 바닥선으로 이전까지는 바닥이란 개념이 없기 때문에 자신을 중심으로 그린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바닥을 의미하는 기저선을 그려서 그리기도 하는데 기저선의 출현으로 주제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스스로(자연스럽게) 기저선이 나오면 좋은데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같은 그림만 반복적으로 그리게 된다. 기저선이 나와서 이야기로 그림이 바뀌어야 하는데 반복적인 소재로 반복적인 그림만 그리게 되는 것이다. 건드려주지 않으면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건드려준다’는 것은 공주만 그리는 아이에게 공주가 사는 집도 그리게 하고 집 주위에 꽃밭도 그리게 하고 꽃밭에 나비와 벌도 그리게 하고 또 공주를 찾아오는 왕자를 그리게 하는 등 이야기를 만들어 물꼬를 터주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생활적 체험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방차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아이는 소방차가 등장하는 그림을 그리기는커녕 그림의 소재로 조차도 떠올리지 못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보이는 것을 그대로 그리지 못한다. 자신이 본 것을 머릿속에서 자신이 그려낼 수 있는 방법으로 재편집하여 그린다. 다시 말하면, 자신이 보는 것을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또 시점의 혼용이 나타나는데 식탁을 그릴 때 식탁의 다리가 사방으로 펼쳐지게 그리기도 하고, 위에서 보기도 하고 옆에서 보기도 하고 앞에서 보기도 한다. 이 시기에 비로소 얼굴이 나오는데 눈, 코, 입의 형태가 아이들마다 다르다. 올챙이형태처럼 팔, 다리가 붙어 있는 사람의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이 시기에 주의해야 할 점은 크레파스보다는 연필을 주어 밑그림은 연필로 그리게 해야 한다. 밑그림을 분리해서 그리도록 하고 틀리면 수정하게 해야 한다. 수정이 불가한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다보면 습관이 되어 나중에는 아예 고칠 생각조차 안 하게 된다.
③ 전도식기: 7세 무렵으로 두 번째 기저선이 등장하는 시기
- 두 번째 기저선의 등장으로 아이들의 그림에 산이 출현하고 산의 출현으로 면이 등장한다. 기저선이 중복되기도 하고 첫 번째 기저선인 바닥선만 이용하기도 한다. 이 시기의 그림은 좀더 장식적인데 사람의 얼굴에 귀걸이도 그리고 화장을 하기도 한다. 생활 속에서 놀이로 경험을 했느냐 안 했는냐에 따라 그림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기도 한다.
④ 도식기: 초등학교 3학년 무렵으로 아동화가 끝나는 시기
- 로엔필드는 17세인 고등학교 1학년까지 아동화가 계속된다고 하였으나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사실상 아동화는 이 무렵에 끝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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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시기 아동화에서 더 이상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주요한 원인으로는 아이들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로 여기는 부모들의 그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 스스로도 이전까지 그림은 자신을 표현하는 대체수단이었으나 이제는 말이나 글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림에 대한 역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입체의 벽’이다. 아동미술이 멈추는 가장 큰 이유는 입체 표현을 ‘못’하기 때문이다. 시점이 혼재되어 있는 그림 속에서 사실과 다른 것을 인지하고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지만 스스로 대안을 찾지 못해 흥미가 떨어지는 시기이다.
아동화 시기가 끝난 후에도 아동화가 계속되면 아이들 스스로 그림을 보면서 낙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시기에 가장 많이 그림을 그만두기도 한다.
이를 위한 방지책으로 초1, 2학년 때 조기교육(입체에 대한)을 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아이가 스스로 겪어보지 않으면 그만큼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한 예로, 음식 솜씨가 좋은 엄마를 가진 아이는 맛난 반찬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음식 솜씨가 없어 만날 맛없는 반찬만 먹는 아이는 어느 날 맛본 맛난 반찬의 맛을 결코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경험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태도부터 달라진다. 아동화를 충분히 경험하고 넘어간(입체의 벽을 실감하고) 아이들이 입체화를 배우면 진도가 빠르다. 그에 비해 조기로(갈등없이) 배운 아이들은 입체화에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다.
참고로, 초등학교 3학년 이후 미술학원에 가는 아이들의 그림이 달라져야 하는데 사실상 ?렇지 않다. 그 원인으로는 초등학교 6학년까지 아동화의 시기로 보기 때문이다. 또 초등 미술 교과서를 보면 한 권 안에 소묘, 뎃생, 판화, 공예, 디자인 등이 총망라되어 있는데 또래 아이들의 작품으로만 실려 있다. 학년이 올라가도 마찬가지고 중, 고교 교과서도 마찬가지다.
부모들 역시 초등학교 미술로 아이들의 실력이 나아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사실 또한 그렇다. 또 초등학교 교사 중에는 사실상 미술 전공자가 없는데 미술교육에 한계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초등3학년~6학년 무렵에 일주일에 한두 번만이라도 입체를 건드려주면 무난하게 ‘입체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이다.
초등 3학년 이전 아동화의 특징
1) 직각선의 실수- 무엇이든 90도로 세운다. 그림 속 굴뚝이 집의 지붕면에 90도로 그려지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사람이 태어나서 가지는 가장 강한 고정관념 중 하나다. 또 절벽을 올라갈 때 바닥에 발을 붙이고 올라가는 그림도 마찬가지다. 면에 90도로 세우는 것이 입체의 벽을 넘는 가장 큰 장애이기도 하다.
2) 전개도식- 펼친그림으로 그린다. 탁자의 네 다리가 전개도처럼 펼쳐져 있다.
3) 애니메이션(의인화)-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 의도적인 표현으로 사용하는 말풍선을 엄마들은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말풍선으로 인해 그림이라기보다는 만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4) 공간충격- 아이들은 그림 속에 사물들이 겹치고 가리는 것을 두려워한다. 또 공간을 넘어가지 않는다. 어떻게든 겹치지 않고 가려지지 않게 그린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 한편으로 재밌기도 하다.
수채화는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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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는 엄마들이 좋아하는 것 중 하나이지만 사실 아이들에게는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4세 무렵인 난화기부터 수채화를 가르치는데 외국에서는 초등6학년이 되어서야 가르친다. 그 이유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화나 수묵화와 마찬가지로 표현재료에 의한 회화기법가운데 하나인 수채화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또 흔하게 보아온 것에 대한 고정관념
- 가장 손쉽게 그릴 수 있는 재료의 편의성과 저렴한 가격
- 가장 손쉽게 다수를 동시에 가르칠 수 있다는 교육의 편의성
- 누구나 많이 배우거나 가르치고 있다는 대중성
등등이 수채화를 가장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그림으로 여기게 된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수채화는 누구나 쉽게 하는 미술단계가 아니라 오히려 아주 어려운 회화기법 중의 하나다. 붓과 종이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필치를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소근육이 발달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또 지우거나 고칠 수 없어 수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숙달되기 전의 아이들이 쉽게 틀리고 쉽게 흥미를 잃기도 한다.
다양한 재료의 경험적인 측면에서 수채화를 다루는 것은 좋지만 그 이상으로 수채화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시간낭비이고 한글도 모르는 사람에게 시나 소설을 쓰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초등3학년 이후에 가르쳐야 할 것!- 형태, 명암, 색상
아동화에 불만을 가지기 시작하며 사실적인 표현을 원하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사실적인 상급의 표현기술을 가르치면서 이해와 표현이 가능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입체를 그리는 1차적인 요소가 되는 형태와 형태에 밝음과 어둠을 넣어 입체 효과를 주는 명암을 익히도록 한다. 또 재료에 따른 수채화, 아크릴화, 유화 등의 특징을 알고 색상을 표현하도록 한다.
창의력, 미술로 키워지는 것이 아니라 미술로 표현된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엄마들과의 가장 큰 차이를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창의력’에 대한 것이다. 어린 아이들의 미술과 관련해서 ‘미술을 가르치지 마라, 놀게 하고 가만히 놔둬라’…등등 이견이 분분하지만 답은 없다. 답이 없으니 기대치가 가장 높은 것을 바라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창의력’이다.
사실 미술에는 (어려서의) 천재나 영재가 없다. 물론, 간간이 어린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화제가 되어 천재성을 운운하기도 하지만 무엇에 근거한 것인지 모호하기도 하다. 그 이유로는 그림은 소근육이 발달해야 하는데 초등3, 4학년까지는 사실상 신체적 발달이 미숙하다. 또 입체를 보는 시기가 있는데 눈과 두뇌의 성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그림은 잘 그려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삶과 철학이 들어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창의력은 미술로 키워지는 것이 아니라 미술로 표현된다. 미술과 창의력은 분명히 연관이 있는데, 다름아닌 창의력이 발달하는 통로역할을 하는 것이다. 태어나면서 갖고 있던 창의력은 자라면서 교육이 된다. 5세 무렵 아이의 끊임없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아이에게 그림을 가르치거나 아이가 그림을 보고 그린다고 해서 창의력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질문을 묵살하는 것이 사실상 창의력을 죽이는 것이다. 미술은 그림을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창의력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이다.
사실, 아이들 스스로 그릴 수가 없다. 또 스스로 발전이란 있을 수 없다. 물고기를 모르는데 바닷속 풍경을 그릴 수 없고 꽃을 모르는데 꽃밭을 그릴 수 없음은 지극히 당연하다. 시를 쓰고 싶은 아이라도 글자를 모르면 시를 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상상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그림을 지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객관적인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잠자리를 그리는 아이에게 잠자리는 머리, 가슴, 배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곤충이라는 객관적인 사실을 알려주는 것은 아이에게 어떠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미술을 일종의 놀이행위로 아무 조건없이 마음껏 표현하는 1차적 창의력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지만 미술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의 사고(생각)를 자유롭게 그림에 표현하고 미술에 대한 흥미가 커지는 2차적 창의력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올바른 개입과 적절한 교육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아동심리 미술에 대한 막연한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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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미술 관련하여 창의력 다음으로 엄마들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이 바로 아동심리 미술이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그린 그림에 보통 이상의 관심을 가지고 아이의 심리상태를 진단하려는 엄마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아이의 행동에 이상이 있을 때 그림에도 그 영향이 나타날 수 있지만 그림이 좀 이상하다고 하여 아이의 행동에도 이상이 있을 것이라고 속단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어린아이가 너무 빨간색을 많이 쓴다거나 검은색을 쓴다고 하여 이상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5세 이상이 되어야 고유의 색이 가지는 느낌이나 심상(사회적 고정관념)을 고정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이 이상의 나이에서야 빨간색은 피나 고통을, 검은색은 죽음이나 공포를 나타내는 것을 비로소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 전의 아이들은 그 색의 의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히 아이 개인의 호기심과 좋고 싫어함의 표현에 불과할 수도 있다.
아이의 그림을 보면서 많이 걱정스럽거나 불안하다면 불확실한 아동심리 정보나 단편적인 아동미술 심리상식을 무조건 아이에게 적용하려하지 말고 이 분야의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심리적인 변화가 그림에 나타나는 대부분의 경우 부모에게서 기인하는데, 부모가 아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기대하는 경우, 또 동생이나 형에 대한 부모들의 편애로 인한 애정결핍의 경우와 같은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부모가 아동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자신과 아이의 관계를 돌아보고, 지나치거나 모라란 점이 없는지 항상 유의해야 한다.
한글, 수학, 영어 등등 자신의 아이들을 가르치려는 엄마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요즘에도 미술이나 음악만큼은 섣불리 건드릴 수 없는 과목이기도 하다. 특히, 엄마가 아이들의 그림을 지도한다는(가르친다는) 것이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섣불리 그림 지도를 하다가 아이의 창의력은 물론 소질까지도 망칠 수 있다는 불안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년간의 지도 경험을 가진 저자는 가르치기보다는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실 생활에서의 경험과 체험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릴 소재가 많지 않은 것을 이해하고, 평소 실제 생몚적 경험을 풍부하게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제공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의도적으로 그리게 한다면 얼마든지 엄마도 미술 선생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미술을 전공한 나름의 전문가로서 지나친 욕심을 부리는 엄마나, 아이의 기분이나 상태는 무시하고 지겹도록 그림을 반복적으로 그리게 하면 아이의 실력이 나아질 것이라 믿는 엄마의 잘못된 관심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고 한다. 엄마보다 자신의 그림이 훨씬 못그린다며 애초에 자신감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또 틀릴까봐 무서워서 아예 그림을 못 그리는 아이는 결국 그림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그림을 그리는 자체를 싫어하게 된다고.
끝으로 저자가 들려준 일화는 그림에 대한 생각을 일깨워준다.
미술강의 시간에 학생이 교수에게 도대체 얼마나 그림을 잘 그려야 하는지 묻자 교수는 “자네가 머릿속에 생각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엄마가 보기에 잘 그린 그림보다는 아이가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무엇인가를 마음껏 그리고 잘 그리는 것이 진정으로 잘 그린 그림이라는 것을 아는 엄마야말로 이미 행복한 미술선생님이 아닐까…….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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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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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yu
2011.07.19
더소품
2011.07.19
마음에 걸립니다. 제가 그런 엄마거든요.
다만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 아예 뭘 어떻게 이끌어줘야 할 지
망설이는 엄마라는 점이 조금 다르긴 합니다.
혹시나 내가 욕심을 부릴까봐 염려가 되어 아예 뭘 시작하지 못했어요.
가르치려고 해서 그랬나봅니다.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한다는 것.
많이 공감이 돼요. 올 여름엔 아이들과 신나는 미술놀이를 해볼까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