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김범수의 새로운 도약
<나는 가수다>를 통해 절정의 인기를 얻고 있는 김범수가 정규 앨범 7집의 두 번째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작곡가 윤일상은 물론이고, 소녀시대의 태연, 휘성 등이 참여해서 다채로운 음악색깔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1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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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가수다 >를 통해 절정의 인기를 얻고 있는 김범수가 정규 앨범 7집의 두 번째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작곡가 윤일상은 물론이고, 소녀시대의 태연, 휘성 등이 참여해서 다채로운 음악색깔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유앤미블루 출신의 이승열도 세 번째 음반을 발표했네요. 모던 록의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고 있는 그의 음악을 한 번 느껴보시죠. 마지막으로 제이팝의 신데렐라, 니시노 카나의 신보도 소개합니다.
김범수 < Solista Part 2 >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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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 한국의 핫 이슈는 역시 < 나는 가수다 >다.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건 임재범, 박정현, 김범수일 것이다. 한참 인기 몰이 중에 나온 정규 앨범 7집의 두 번째 프로젝트 < Solista Part 2 >는 여운을 조금 즐기기 위한 안정적 선택으로 보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TV 프로그램의 인기 바람을 이용하면서도 ‘노래 잘하는 가수’라는 명성에도 누가 되지 않은 영리함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그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 시킨 「보고 싶다」의 콤비 작곡가 윤일상과 작사가 윤사라의 재결합으로 탄생한 타이틀 곡 「끝사랑」은 김범수표 정통 발라드 곡이다.
소녀시대의 태연과 듀엣 작품이지만 전체적으로 그녀의 보컬을 끌어안고 진행한다는 느낌이 강한 「달라」, 담백한 기운이 가득한 「기억을 걷다」는 계절의 흐름을 빨리 재촉해 가을의 상실감을 팬들에게 들려준다. 어쿠스틱 기타의 블루스 리듬과 비트감이 돋보이는 「My baby」는 휘성이 피처링 했으며 정적인 본 앨범에 따뜻한 피를 내보내는 동맥 역할을 한다. 전작에 실린 「지나간다」를 피아노 버전으로 다시 끼어 넣어 대중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것은 옥의 티다.
많은 발라드 가수들이 범하는 오류중 하나가 많이 표현하려고 화려함에 욕심 부리다가 정작 자신의 목소리를 미아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김범수의 < Solista Part 2 >는 최소한의 장치로 많은 것을 보여준다. 대중의 인기를 시기 적절히 적확(的確)하게 이용할 줄 아는 밉지 않은 앨범이다.
글 / 이건수(Buythewayman@hanmail.net)
이승열 < Why We Fail >(2011)
신보에 대한 이승열의 위와 같은 설명은 나에게 곧장 ‘몰락의 에티카’를 떠올리게 해줬다. 몰락의 윤리학이란 그렇다면 무엇인가. 문학평론가 신형철에 따르면, 그것은 ‘숭고한 실패’다. 세계가 그들을 파괴한다고 할지라도 그들이 지키려고 한 마지막 하나는 결코 파괴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전부인 하나를 지키기 위해 나머지 전부를 포기할 줄 아는 자들. 그러니까, 그들은 지면서 이긴다. 이승열도 말했듯이 고독하지만 마침내는 희망적인 사람들이다.
첫 곡 「Why We Fail」에서부터 이승열은 묻는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가서야 대답한다. 그 이유는 도무지 알 길이 없다고. 그러나 알고 싶다고. 이 전개 속에서 그의 목소리가 갖는 설득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라이브의 질감을 한껏 살린 연주 파트와 더불어 그 어딘가에는 분명히 존재할, 따뜻한 눈물을 노래한다. 벼랑 끝에 서서 몰락을 예비하는 자들을 위한 찬가 「라디라」는 또 어떤가. 업 템포에 가까운 리듬이지만, 그 정서는 분명 무겁고 어두운 성질의 것이다. 우리네 안타까운 삶의 표정들을 결국에는 긍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지만, 그 바탕에는 떨쳐낼 수 없는 비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바로 이번 3집의 전체적인 인상이 2집에 비해 확연히 톤-다운되고, 어두워졌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그래서 3집은 2집보다는 데뷔작과 그 생존가(價)를 공유한다. 그런데 내 인생에도 워낙 부침이 많아서였는지, 나는 이런 이승열이 더 좋다. 피리를 부는 소년에 이끌려 바다를 향해 걸어가는 쥐처럼, 그의 음악에 내재되어 있는 ‘바로크한 비장미’에 일찍부터 매혹당한 까닭이다. 실재를 견디게 해준다는 점에서 예술은 항상 일정한 정도의 숭고함을 지니는 것이다. 나에게 이승열이라는 아티스트는 그런 존재다.
음반에서는 첫 싱글 「돌아오지 않아」가 대표적이다. 바르트가 얘기한 푼크툼, 그 찰나의 결정적 순간을 풀어낸 이 곡은 지금은 떠나고 없는 그 누군가를 위해 바치는 진혼가다. 그런데, 진혼가라니. 이승열 목소리의 위력이 최대치로 발휘될 수 있는 스타일 아닌가. 해외에서는 이런 풍의 음악을 토치 송(torch song)이라고 정의하는데, 그야말로 가장 적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용감하게 직면해야 맞이할 수 있을 그 어떤 구원의 순간을, 이승열의 목소리가 희망이라는 이름의 횃불로 노래한다.
재미있는 부분은 바로 이 다음부터다. 아마도 가장 직접적인 절망의 대상일 「돈」에 그는 역설적으로 가장 흥겨운 리듬을 이식해놓았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이 곡은 한대수를 피처링해 화제를 모았던 「그들의 Blues」와 닮아있다. 이 두 곡은 그래서, 음반의 정서적 기조를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동인(動因)들로서 기능한다. 이승열이 직접 말했듯이 모호한 가사쓰기가 아닌 그 소재가 명확하다는 점에서도 둘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라 할 수 있다.
주제의 일관성은 「너의 이름」,「또 다시」, 「나 가네」, 「D 머신」 등에서도 지속된다. 이승열은 우리가 바라는 그 어떤 진짜 삶은 지금과 여기가 아니라 그 어딘가와 언젠가에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뮤지션이다. 음반 설명에 본 앨범을 ‘ 세속적 성가’, ‘성스러운 유행가’라고 누군가가 정의해놓았는데, 이런 점에서 나 역시도 백퍼센트 동의하는 바다. 결국 세상은, 싫어하는 것들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곳이니까.
여전히 그의 음악에는 ‘제3의 멜로디가 부재’하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건 역시나 여전히, 강한 울림을 지닌 그의 목소리다. 앨범에서 이승열이 시도한 모던 록, 재즈, 포크, 블루스 등의 다채로운 장르가 이물감 없이 공존할 수 있는 근간도 다름 아닌 그의 목소리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목소리가 우리에게 묻는다. “왜 우리는 실패하는 것일까”라고. 정답이나 해답 따위는 본래 없다. “그러다가 오십 되는 게” 우리네 인생이니까. 당신이 지켜내려고 한 그 마지막 한 가지만 수호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한 거니까. 그것이 바로 ‘아름다운 몰락의 에티카’니까.
글 / 배순탁(greattak@izm.co.kr)
니시노 카나(西野 カナ) < Thank You, Love >(2011)
물론 소포모어 작이었던 < To Love >(2010)의 시디판매량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다운로드 시장 내에서 더욱 부각되었던 그의 활약은 ‘오리콘 차트만이 다가 아니다’라는 격세지감을 실감하게 했다는 점에서 강한 상징성을 띄었다.
특히 10대와 20대의 여성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 ‘착신우타(着うた)의 여왕'의 인기요인은 간단하다. 친절한 길잡이 역할을 할 대중성이란 가이드를 과녁의 정중앙에 놓는 것. 그것이 가벼워진 매체만큼이나 가볍게 음악을 여기는 이들의 구미를 맞추는 비결이었다. 신작 역시 여태까지 걸어왔던 길보다 더 알맞게 부합하는 첩경을 찾으려 한 흔적이 산재하다. 낯설게 보일지도 모르는 실험이나 시도를 자제했으며, 누가 들어도 와 닿을 수 있는 좋은 선율과 무난한 구성, 일본어 초급자도 해석이 가능한 단어들로 이루어진 가사들이 보편성을 노리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그렇다고 그의 능력까지 평범하지는 않다. 일정한 듯 하면서도 음색을 세밀하게 조절할 줄 아는 재주는 듣는 이를 홀리기에 충분하다. 특히「君って」에서 보여주는 가창이 발군인데, 진성과 가성을 오가며 한 사람에 대한 감정을 보여줄 듯 말듯 살며시 내미는 모습이 노래를 맛있게 부를 줄 아는 가수라는 것을 명확히 증명한다. 이처럼 전작의 「こもままで」처럼 얇은 톤으로 내지르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좀 더 절제하며 두껍게 소리를 내 무게를 실으려 했다.
스타일을 가리지 않는 포용력 역시 여전하다. 라틴의 향취를 담아내며 한껏 비장함을 뽐낸 「Esperanza」와 디스토션 기타가 리드하는 치어리딩 곡 이미지의 「Clap clap!!」에서는 업템포의 기운이 분위기를 한껏 띄우며, 멜로디의 힘을 여실히 보여주는 「Flower」나 웅장한 코러스와 함께 대미를 장식하는 「Wishing」을 통해서는 발라더의 페르소나를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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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알앤비와 소울에 특화된 주주(JUJU)나 록적인 어프로치를 내재하고 있는 수퍼플라이(Superfly)의 오치 시호(越智志帆)와 같이 요즘 두각을 나타내는 동시대 여성 보컬리스트들보다도 월등한 파급력이 가능했던 것은 장르에 특화되지 않아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말 그대로 ‘표준’에 가까운 팝보컬이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테이터스가 평균을 가리키고 있는 만큼, 비슷하게 반복되고 있는 이 원 맨 라이브에 슬슬 진부함의 안개가 끼고 있다. 피쳐링이나 타 뮤지션과의 합작을 통해 조금 더 강조점을 찍을 수도 있었을 텐데 이러한 점이 전무하다는 것 역시 너무 안주하려는 불편한 태도를 엿보게 한다.
니시노 카나는 앞서 언급했듯이 흔하긴 하지만 듣기에는 무리가 없는 곡들을 선호하는, 어떻게 보면 바람직하다고는 볼 수 없는 21세기적 소비적 경향이 만들어낸 프린세스라고 할만하다. 하나의 작품 대신 단발성을 노리고 잠깐 히트할 수 있는 개별 트랙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어가고, 이로 인한 장르의 획일화가 점점 우려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 한 장은 정확히 2011년 제이팝의 현재를 가리키고 있다. 물론 앨범의 완성도가 나쁜 것은 절대 아니지만, 다양함이 살아 숨쉬던 섬나라 신도 점점 무난한 것을 원하는 이들의 기호에 맞춰 변해가는 것 같아 우려가 앞선다. 그저 ‘지금’이 ‘미래’가 아닌 ‘과거’에 머물기를 바랄 뿐이다. 그 같은 뮤지션은 그 하나만으로 족하다.
글 /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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