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고 아무 약이나 드시지 마세요!
6월의 마지막 주는 다양한 분야에서 골고루 주목할 만한 신간들이 출시된 한 주였다.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위저드 베이커리』의 작가 구병모의 신작 장편소설『피그말리온 아이들』, 동인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편혜영의 두 번째 장편소설『서쪽 숲에 갔다』,『끌림』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이병률의 감성 충만 여행산문집『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등 문학 에세이 분야 신간들이 다수 출간되었다.
글ㆍ사진 정현경 도서 MD
201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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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마지막 주는 다양한 분야에서 골고루 주목할 만한 신간들이 출시된 한 주였다.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위저드 베이커리』의 작가 구병모의 신작 장편소설 『피그말리온 아이들』, 동인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편혜영의 두 번째 장편소설 『서쪽 숲에 갔다』, 『끌림』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이병률의 감성 충만 여행산문집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등 문학 에세이 분야 신간들이 다수 출간되었다. 그리고 파리의 공식 사형집행관을 중심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에서 혁명사를 재구성한 『왕의 목을 친 남자』, 모든 인간 관계가 끊긴 상태에서 혼자서 죽어 거두어 줄 사람이 없는 죽음을 가리키는 ‘무연사’가 점점 늘어나는 일본사회를 분석한 『무연사회』 등 사회 역사 분야의 신간들과 서울대 말하기 수업의 강사로 활동해온 저자 유정아가 현장과 이론에서 배운 말의 기본을 담은 『당신의 말이 당신을 말한다』 등도 눈길을 끈다.



『피그말리온 아이들』

구병모 저 | 창비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위저드 베이커리』의 작가 구병모의 신작 장편소설. 범죄자를 부모로 두거나 고아인 아이들을 데려다 직업 훈련을 전문적으로 시키는 가상의 학교 ‘로젠탈 스쿨’을 배경으로, 학교의 비밀을 지키려는 자들과 이를 밝히려는 주인공이 벌이는 흥미진진한 두뇌싸움을 통해 획일화된 우리 교육을 향한 통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책의 제목은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인 ‘피그말리온 효과’에서 따온 것으로, 교사의 기대와 격려가 학생의 성적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얼핏 긍정적인 교육방법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책은 기성세대의 기대와 격려가 왜곡된 형태로 표출되어 어른의 욕망을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온갖 억압과 폭력이 자행되는 대한민국 학교와 사회의 뼈아픈 자화상을 보여준다.






『서쪽 숲에 갔다』


편혜영 저 | 문학과지성사

 


2011년 동인문학상, 2010년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2009년 이효석문학상, 2007년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으로 빛나는 작가 편혜영의 다섯번째 책이자 두 번째 장편소설. 거대한 숲에서 일어난 기괴한 사건들과 원인 모를 공포를 담은 작품이다. 숲의 관리인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비밀을 풀려던 사람들이 죽으면서 이야기는 미궁 속으로 빠지고, 마지막에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인물로 등장하는 박인수라는 인물은 사람들로부터 불신을 받는 알코올 중독자다. 박인수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진실은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작가는 소설 속 숲이라는 공간에 대해 ‘숲은 두려운 곳이지만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들어가야만 하는 곳’이라 설명하면서, ‘사실 그런 곳은 숲뿐만이 아니라는 걸, 의심과 불안이 잠식하는 한 우리가 사는 곳은 그게 어디든 애당초 그렇다는 걸” 말하고 있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 저 | 달


7년 전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감성 충만 여행산문집 『끌림』의 저자 이병률이 그 두 번째 이야기를 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작가는 여러 번 짐을 쌌고 여러 번 떠났으며 또 어김없이 돌아오면서, 변하지 않는 건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혼자 떠난 여행에서도 늘 ‘사람’ 속에 있으며, ‘사람’에 대한 따뜻한 호기심과 ‘사람’을 기다리는 쓸쓸하거나 저릿한 마음을 거두지 않는다. 그렇기에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결국 사람의 마음이다. 이 책에는 전작 『끌림』과 마찬가지로 목차도 페이지도 없다. 대신 책의 어느 곳이나 펼치고 전 세계 어딘가에서 작가의 카메라 셔터가 잠시 쉬었다 간 곳, 그리고 펜이 머물다 간 곳을 따라 함께 느끼면 된다.





『왕의 목을 친 남자』


아다치 마사카쓰 저/최재혁 역 | 한권의책

 


왕족이나 귀족,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프랑스혁명의 배경과 추이를 평면적으로 기술해온 기존의 역사서와는 달리, 파리의 공식 사형집행관을 중심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에서 혁명사를 재구성한 논픽션. 자유와 평등에 대한 열기와 처형의 공포가 공존했던 프랑스혁명기에 처형인으로서 살아야 했던 사형집행인 샤를 앙리 상송이 거대한 세계사적 전환기를 서술한 역사 논픽션이다. 이 책은 18세기 프랑스에서 행해진 처형과 고문의 잔혹한 실상을 생생하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존경하는 왕과 왕비를 비롯해 무고한 사람들의 목을 치는 동안 사형제에 깊은 번민을 느끼고 눈을 감는 날까지 사형제 폐지를 꿈꾸었던 한 사형집행관의 인간적 고뇌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왕의 목을 친 남자』 한국어판에는 원서에는 포함되지 않은 다수의 회화와 판화, 삽화가 수록되어 있어 격변하는 혁명기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무연사회』


아다치 마사카쓰 저/최재혁 역 | 한권의책

 


모든 인간 관계가 끊긴 상태에서 혼자서 죽어 거두어 줄 사람이 없는 죽음을 ‘무연사(無緣死)’라고 한다. 일본 NHK 특별취대팀은 이처럼 신원이나 연고자를 확인할 수 없는 죽음이 전국적으로 3만 2,000여 명에 이르는 일본사회를 ‘무연사회’라고 이름 붙였다. 이 책은 ‘무연사회’를 주제로 NHK가 제작하여2010년 일본 최고 권위 문화상인 기쿠치칸 상을 수상한 프로그램 NHK 스페셜 [무연사회 : 무연사 3만 2,000명의 충격]을 단행본화한 것이다. 취재진은 일본 전역의 지자체에서 공적 비용으로 화장 매장된 시신의 숫자를 조사하는 등 철저한 현장 취재를 통해 무연사가 어느 정도 발생하고 있는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밝혀낸다. 일본의 실상을 다룬 책이지만 이 책을 갈수록 출산율은 낮아지고 만혼, 미혼의 추세는 급증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바라보고 그 해결책을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약 사용설명서』


김정환 저 | 지식채널

 


약과 영양제,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할 때 소비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올바른 정보를 소개하고 어떤 제품을 구입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블로거들 사이에서 ‘약을 리뷰하는 약사’로 유명한 김정환 약사가 약과 영양제를 구입할 때 유의해야 할 점뿐만 아니라 약국에서 약사가 상담을 하듯 증상별로 꼭 필요한 성분이나 영양소를 자세히 알려준다. 저자는 무엇보다 자신의 증상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제품의 성분을 하나하나 따져 비교할 줄 알아야만 내 몸에 딱 필요한 약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서로 비슷비슷해 보이는 대표제품들의 성분분석을 통해 자신에게 꼭 맞는 제품을 선택하도록 가이드를 제시하고 연령별, 증상별, 목적별로 복용하면 좋은 영양제와 건강기능식품도 함께 추천하고 있다.




#구병모 #편혜영 #이병률 #왕의 목을 친 남자 #무연사회 #약 사용설명서
10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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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1127

2012.11.30

위저드베이커리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많은 생각이 들게 하더라구요. 글의 구조가 인상적이었어요.
그런데 피그말리온 아이들이란 책을 내셨군요. 읽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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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2012.10.01

정말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될 때 이렇게 선정해주시고 이런 책도 있다는 걸 알려주시니 정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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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ok327

2012.08.25

'서쪽숲에 갔다' ebs에서 낭독된걸 들은 적이 있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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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경 도서 MD

커피와 음악 없이는 하루를 버티기 힘이 들고, 밤만 되면 눈이 번쩍 뜨이는 야행성 인간. 여름 휴가 때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1년을 버티며 산다. 면접 때 책이 쌓여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대답을 하고 입사했다. 그래서인지 집에 읽지 못한 책이 자꾸 쌓이기만 해서 반성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