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공모전 50번 넘게 탈락 한국인, 프랑스 최고 건축상 수상
준비 없는 도전과 당연한 실패를 즐기며 살았다. 한두 번의 실패는 죽도록 힘들었지만, 수십 번 이상의 실패를 지나며 ‘실패가 꽤 재밌는 나를 만들어줬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성공보다 실패로, 실패 속 환상적 생각으로 파리를 놀라게 한 건축가 백희성을 서면으로 만났다.
201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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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프랑스 전통 건축가엔지니어협회 강당에서는 예상치 못한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놀라지 마세요. 올해의 폴 메이몽 수상자는 한국에서 온 젊은 건축가입니다.” 강당에 모인 프랑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주인공은 타고난 재능도 화려한 스펙도 없는 평범한 한국인 건축가 백희성이었다. 건축만 바라보는 삶을 살던 어느 날,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새로운 생각을 만드는 일’이라는 걸 깨닫고 건축 외에 다양한 분야에 도전한 백희성. 그는 10년간 자기관찰노트를 쓰며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자 노력했고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건축가, 오브젝트 디자이너, 화가, 이제는 작가로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외 공모전에서 50번 넘게 낙방한 과거를 딛고,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부문 금상, 아시아인 최초 프랑스 폴 메이몽상, TIFF어워드디자인 특별상 등 약 10여 개의 상을 수상한 백희성은 한국에서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을 공부했고 프랑스 유학 후 다양한 건축 실무를 경험했다. 최근까지는 장 누벨 사무소에서 건축가로 근무했다. 그는 “이제 막 세계건축 공모전에 참여할 자격과 여유가 생겼다.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만 아직 내 꿈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프랑스에 거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축
건축만 바라보는 삶을 살아오다가, 오브젝트 디자이너, 화가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그래도 ‘건축’이 가장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작가님에게 건축이란 무엇인가요?
행운 같은 존재죠. 건축에 미쳐있었기 때문에 건축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때는 건축 외에 다른 일을 도전하는 것은 안 되는 일로 생각할 정도로 푹 빠져있었죠. 그러나 건축 덕분에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여러 다양한 분야를 엿볼 기회를 많이 주었어요. 예를 들자면 건축은 예술인 동시에 기술이기도 하고 문화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지금도 건축을 가장 사랑합니다. 건축이 제게 많은 것을 일깨워줬으니까요. 이제 건축만 보는 삶이 아닌 제 삶의 일부가 된거죠. 결국 직업이 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것도 건축이기 때문에 평생 함께할 겁니다.
파리
파리는 어떻게 가게 되었으며, 파리의 이미지는 어떠한가요? 파리에서 생활한 후 파리에 대한 느낌이 많이 달라졌나요?
프랑스로 떠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2006년 당시 참여 중이었던 국제설계경기에서 한국 건축사로는 국제현상설계를 참여할 수 없다는 답변 때문에 충격을 받았어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졸업과 동시에 실무를 쌓으면서 국제무대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결국 국제무대에서 싸워 볼 기회를 가지기 위해 당시에 가장 공신력이 있었던 프랑스 건축사를 따기 위해 무작정 떠나게 되었습니다.
책에도 언급했듯이 프랑스 파리에서의 삶과 한국에서의 삶은 완전히 다릅니다. 각각의 다른 문화 속에 스스로를 녹여야지만 적응할 수 있거든요. 우선 파리는 여유로운 도시죠. 어떤 조바심도 없는 편안한 도시죠.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사랑하는 도시인 이유는 바로 이 여유로움때문일 것 같네요. 반면 한국은 신비로울 정도로 다이나믹한 스피드를 자랑하죠. 제게는 파리와 서울의 두가지 다른 측면이 모두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우선 파리에 처음 오기 전에는 막연한 환상 같은 것이 있었어요. 아마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런 상상을 하실 것 같아요. 그러나 지금은 파리에 거주한지 꽤 시간이 되다 보니, 환상이라기 보다는 파리가 가지는 숨은 매력을 알아가고 있죠. 여유로움과 타인에 대한 적절한 무관심이 있는 도시라고 해야 할까요? 이건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요. 적절한 무관심이 주는 것은 혼자서 사색에 즐기기 좋다는 점일 것 같아요. 사실 책을 쓰기 위해서 원고를 쓰는데, 파리에서는 정말 여유롭게 썼어요. 누구도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자유로왔다고 해야 할까요? 그러나 한국에서는 그 여유로움은 쉽게 얻기가 힘들죠. 그러나 다양한 생각들과 열정들이 느껴지는 곳은 파리가 아니라 서울입니다. 예를 들면 파리의 카페를 들어가 보면 좀 조용한 편이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꽤 많은 한적한 곳이 많아요. 반면 서울의 카페는 조용히 혼자 앉아 있으면,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섞이는 다이나믹한 생각이 장소같아요.
호기심
어떤 것에 호기심을 느끼시는 편인가요?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완성한 오브젝트는 무엇인가요?
호기심을 느끼는 것에 대한 제한은 없어요. 책에서 읽은 한 구절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고, 우연히 들은 친구의 이야기에서 느끼기도 하고, 길거리에 버려진 물건에서도 영감을 얻습니다. 가끔은 싫어하는 대상에서 큰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해요. 예를 들면, 시끄러운 빗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 후, 다시 잠들 수가 없었어요. 프랑스의 발코니는 천장이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빗방울이 발코니 난간에 부딪히면서 거슬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죠. 팅!팅!팅! 그때 이 짜증나는 감정을 좋은 감정으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만들게 된 것이 빗방울 실로폰이에요.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을 실로폰의 봉으로 생각하고, 발코니에는 나무로 된 실로폰같은 오브제를 놓아두면, 하늘이 연주하는 실로폰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결국 시끄러움을 듣기 좋은 청아한 소리로 바꾸기 위해 빗방울 실로폰을 디자인했어요. 결국 세상의 모든 것들이 호기심의 재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빗방울 실로폰(Raindrops Xylophone)
자기관찰노트
10년 동안 자기관찰노트를 써오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쓰게 되었으며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머리가 나빠서 기억력이 안 좋았어요. 중요한 사항도 자꾸 잊어버리고, 실수투성이었죠. 그래서 처음에는 기억을 위한 단순한 저장고로 기록을 시작했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다양한 생각을 적기 시작했고, 몇일이 지난 후에 그 기록을 보면 꽤 재미난 상황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건 바로 노트 속에서 저도 모르던 저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거죠. 사람들은 생각은 기록해 두지 않아도 기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녁에 잠이 들기 전 누워서 오늘 하루 생각했던 것들을 떠올리려 하면 떠오르지 않아요. 상황만이 기억이 날뿐 생각은 기억이 나질 않아요. 다시 말해서, 생각은 순간적이고 금방 사라져요. 이걸 기록으로 남겨 놓으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까지 자세하게 알 수 있어요. 제 경우는 약 5년 정도 지났을 때, 그간 기록해 온 자기관찰노트를 보고는 소름이 돋았어요. 그 노트를 보면서 제가 어떻게 가치관이 변해가는지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백희성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가 보이는 거예요. 그 순간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죠. 그래서 이때부터 이 노트의 이름을 자기관찰노트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보통 자기관찰노트를 설명해 주면, 이런 질문을 받아요. “어떤 것을 기록해야 하는가? 어떻게 쓰면 오랫동안 쓸 수 있는가?” 일단 자기관찰노트라고 해서 ‘나는 누구인가?’ 이런 철학적 질문을 적는 것은 무의미해요. 그냥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감정들을 적는 것이 중요해요. 글도 좋고 그림도 좋고, 제한은 없어요.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과 그 이유를 적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의 차이를 알게 되고 그 이유도 알 수 있게 되죠. 그 순간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작은 단서가 생기죠. 저 같은 경우는 처음 자기관찰노트에 짜증나고, 불평불만들을 많이 적었어요. 예를 들면. 누구는 이기적이다. 이번 수업은 짜증이 난다라든지요. 며칠 후에 노트를 보니 충격이었어요. 제가 항상 불만이 가득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노트 속에서 발견하게 된거죠. 그 순간 바로 왜 그런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적고, 틈만 나면 이유를 적어보려고 노력했어요. 결국 몇달이 지난 후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죠. 그리고 불평이나 불만이 줄어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잘 쓰고 이쁘게 정리하려는 노력은 피하는게 좋아요. 특히 일기처럼 쓰는 것은 더 무의미해요. 일기나 이쁘게 정리하려는 노력속에는 무의적으로 누군가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요. 누군가의 대상은 자신일 수도 있어요. 이쁘게 정리하고 일기처럼 쓰려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생각을 미화시키고, 왜곡시키게 되어있어요. 그냥 막 적어야 해요. 그때 감정을 실어서 미친듯이 적기도 하고, 차분하게 적기도 하고요. 자기관찰노트는 누군가에게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자신을 관찰하려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저 같은 경우는 며칠 전에 써 놓은 글을 지금 보면 ‘이게 내가 쓴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기록했던 그때 감정에 몰입해서 막 날려서 썼거든요. 이렇게 격식없이 자유롭게 써야만 내안에 숨겨진 나를 찾을 수 있어요.
아이디어
평소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리는 편이신가요? 창의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사고를 해야 할까요?
저에게 창의력의 가장 큰 원료는 저와 완전히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에요. 자신과 전혀 다른 가치관과 사고를 가진 사람과 대화는 쉽지 않아요. 자꾸 의견의 대립이 형성되기 때문이죠. 동의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그러나 한 인간이 자신의 인생만을 살면서, 간접적이지만 전혀 다른 인생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아요. 나와 다른 사고를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해 보는 거예요. 그리고 그들의 생각을 가슴에 품으면, 기존에 나의 생각과 대립하게 되요. 한 사람 안에 여러 다른 분야와 다른 사고를 지닌 사람들의 생각이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 순간이 생각의 융합이 일어나는 과정이에요. 이때 전혀 생각치 못했던 신선한 생각들이 피어오르기 시작해요. 저는 이걸 창의력이라고 생각해요.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미워하고 배척하기 보다는 마음을 열고 나와 다른 생각을 흡수해 본다면, 엄청난 생각의 융합이 내안에서 이뤄질 것입니다. 한 인간이 평생 살아도 미처 경험해볼 수 없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나와 다른 사람과의 대화만으로도 내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의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이 멋진 기회를 잡아야 해요.
실패
국내 외 공모전에서서 50번 이상 낙방했지만, 아시아 최초로 ‘폴메이몽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습니다. 실패 끝의 성공을 이루셨는데, 그간의 실패는 작가님께 어떤 것을 가르쳐주었나요?
실패 끝에 성공을 이룬 것이 아니라, 도전을 하면 가장 먼저 겪게 되는 것이 실패임을 인정하는 것이죠. 요즘 보면, 어떤 도전을 할 때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실패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 철저히 준비를 하는 경향이 많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실패를 겪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정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죠. 그래서 주변에서 조언을 구하고, 철저하게 준비해 실패를 피해가려고 하는 것이 현대의 우리 모습이죠. 그러나 저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 물론 미리 철저히 준비하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실패는 충분히 겪어볼 가치가 있는 것이라 생각해요. 같은 실패 속에서도 우리는 각자 다른 경험을 겪기 때문이죠. 저의 경우에는 실패 속에서 더 많은 영감이나 가치를 얻게 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사례를 책에 실어 놓았고요.
수상경력은 제게 그리 크게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50번 이상의 낙방이 제게는 더 소중한 경험이 되었거든요. 예를 들면 사막을 횡당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라면, 당선은 우연히 만난 오아시스 같은 거에요. 오아시스에서 목을 축이면 사막횡단하기가 좀 수월하겠죠. 그러나 그 오아시스를 뜯어 갈 수 는 없어요. 결국 수상이라는 건 그냥 지나쳐 가는 해프닝같은 거라 생각해요. 반면 50번 이상의 낙방은 사막횡단을 하는 중 겪는 죽음과의 사투라고 스스로 비유하곤 해요. 결국 한 개의 사막횡단을 마치고 다른 사막으로의 횡단을 준비할 때, 제게는 50번 이상의 죽음과의 사투가 제게 용기를 줍니다.
그래서 가끔은 준비 없이 실패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준비없이 실패하는 것이 언제나 낙오나 뒤쳐짐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좋아하는 것을 더 근본적이고 구체적으로 보게 해주는 방법이 됩니다. 남이 정리해 놓은 수많은 정보나 교육을 접하기 전에 자신이 왜 그것을 좋아하는지,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해 볼것인지, 고민해 보는 편이 훨씬 더 많은 발전을 가져다 줍니다. 미리 준비하는 것은 모두가 겪은 실패를 피하게 해주지만, 그 실패가 주는 교훈과 영감은 놓치게 만듭니다. 실패는 나쁜 게 아닙니다. 그게 제 생각입니다.
성공
작가님께 성공은 어떤 의미인가요?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일까요?
진정한 성공은 결과가 아니라 도전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미래의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잖아요. 불확실한 미래의 결과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도전 할 수 있는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그게 바로 진정한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멘토 & 롤모델
멘토가 있으시나요? 건축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어떤 멘토가 되어주고 싶으신지요?
멘토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렵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얼마나 멋진 멘토를 만날 기회가 많은데요. 한명만 꼽을 수가 없네요. 반면 롤모델은 없어요. 내 인생의 롤모델은 지금 완성 중인 자기 자신이어야 하지 않나요? 자신의 인생에 이미 롤모델이 있다는 것은 불행한 일 아닐까 싶네요. 누구도 자신의 인생을 대신 살 수도 미리 살 수도 없으니깐요. 제 인생의 롤모델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자신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멘토가 되는 것은 상상해 보지를 않았습니다. 저는 멘토이기 보다는 같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친구이자 동료이길 바랍니다. 실제 독자들의 공감가는 답변을 받으면 이렇게 답을 하곤해요. “제 글에 공감하셨다면 이미 그 생각이 독자 분 가슴에 있었던 이야기이기 때문일 거예요. 앞으로 작가와 독자가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같이 소통하고 공감하길 바랍니다.” 저는 멘토와 멘티의 수직적 관계보다는 어떤 나이나 사회적지위도 없는 인간적인 수평관계를 지향하거든요.
버킷리스트
앞으로의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요?
저에게는 앞으로의 버킷리스트가 없어요. 약간 모순되는 이야기로 비춰질 수 도 있는데요. ‘새로운 것을 만드는 도전’이 실천 중인 버킷리스트에요. 그리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도전’은 아직도 무수히 많고, 매번 다양한 도전을 즐기고 있어요. 무엇보다 이런 도전중인 상황이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버킷리스트도 어찌 보면 후회없이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지금 현재 도전을 즐기면서 사는 것이 행복하기 때문에 저에게는 버킷리스트라는 개념이 크게 와닿지 않네요.
키워드
작가님을 표현하는 키워드를 하나 뽑는다면 어떤 단어를 선택하실 건가요?
도전을 즐기는 삶입니다. 그 이유는 인생을 살면서 평생 한가지 일만 할 수 없다고 믿고 있어요. 물론 한가지만을 하면서 살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적어도 그런 삶을 원하지는 않아요. 인생은 길고, 행복은 돈이나 지위로 이뤄진다고 생각치 않아요. 돈이나 지위로 얻는 것은 주변의 부러움이거든요. 아쉽게도 많은 분들이 부러움을 행복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도전 할 수 있어서 행복한 것’ 이것이 저에게 큰 행복을 주기 때문에 지금도 도전을 즐기면서 살고 있습니다.
국내외 공모전에서 50번 넘게 낙방한 과거를 딛고,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부문 금상, 아시아인 최초 프랑스 폴 메이몽상, TIFF어워드디자인 특별상 등 약 10여 개의 상을 수상한 백희성은 한국에서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을 공부했고 프랑스 유학 후 다양한 건축 실무를 경험했다. 최근까지는 장 누벨 사무소에서 건축가로 근무했다. 그는 “이제 막 세계건축 공모전에 참여할 자격과 여유가 생겼다.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만 아직 내 꿈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프랑스에 거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축
건축만 바라보는 삶을 살아오다가, 오브젝트 디자이너, 화가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그래도 ‘건축’이 가장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작가님에게 건축이란 무엇인가요?
행운 같은 존재죠. 건축에 미쳐있었기 때문에 건축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때는 건축 외에 다른 일을 도전하는 것은 안 되는 일로 생각할 정도로 푹 빠져있었죠. 그러나 건축 덕분에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여러 다양한 분야를 엿볼 기회를 많이 주었어요. 예를 들자면 건축은 예술인 동시에 기술이기도 하고 문화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지금도 건축을 가장 사랑합니다. 건축이 제게 많은 것을 일깨워줬으니까요. 이제 건축만 보는 삶이 아닌 제 삶의 일부가 된거죠. 결국 직업이 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것도 건축이기 때문에 평생 함께할 겁니다.
파리
파리는 어떻게 가게 되었으며, 파리의 이미지는 어떠한가요? 파리에서 생활한 후 파리에 대한 느낌이 많이 달라졌나요?
프랑스로 떠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2006년 당시 참여 중이었던 국제설계경기에서 한국 건축사로는 국제현상설계를 참여할 수 없다는 답변 때문에 충격을 받았어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졸업과 동시에 실무를 쌓으면서 국제무대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결국 국제무대에서 싸워 볼 기회를 가지기 위해 당시에 가장 공신력이 있었던 프랑스 건축사를 따기 위해 무작정 떠나게 되었습니다.
책에도 언급했듯이 프랑스 파리에서의 삶과 한국에서의 삶은 완전히 다릅니다. 각각의 다른 문화 속에 스스로를 녹여야지만 적응할 수 있거든요. 우선 파리는 여유로운 도시죠. 어떤 조바심도 없는 편안한 도시죠.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사랑하는 도시인 이유는 바로 이 여유로움때문일 것 같네요. 반면 한국은 신비로울 정도로 다이나믹한 스피드를 자랑하죠. 제게는 파리와 서울의 두가지 다른 측면이 모두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우선 파리에 처음 오기 전에는 막연한 환상 같은 것이 있었어요. 아마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런 상상을 하실 것 같아요. 그러나 지금은 파리에 거주한지 꽤 시간이 되다 보니, 환상이라기 보다는 파리가 가지는 숨은 매력을 알아가고 있죠. 여유로움과 타인에 대한 적절한 무관심이 있는 도시라고 해야 할까요? 이건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요. 적절한 무관심이 주는 것은 혼자서 사색에 즐기기 좋다는 점일 것 같아요. 사실 책을 쓰기 위해서 원고를 쓰는데, 파리에서는 정말 여유롭게 썼어요. 누구도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자유로왔다고 해야 할까요? 그러나 한국에서는 그 여유로움은 쉽게 얻기가 힘들죠. 그러나 다양한 생각들과 열정들이 느껴지는 곳은 파리가 아니라 서울입니다. 예를 들면 파리의 카페를 들어가 보면 좀 조용한 편이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꽤 많은 한적한 곳이 많아요. 반면 서울의 카페는 조용히 혼자 앉아 있으면,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섞이는 다이나믹한 생각이 장소같아요.
호기심
어떤 것에 호기심을 느끼시는 편인가요?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완성한 오브젝트는 무엇인가요?
호기심을 느끼는 것에 대한 제한은 없어요. 책에서 읽은 한 구절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고, 우연히 들은 친구의 이야기에서 느끼기도 하고, 길거리에 버려진 물건에서도 영감을 얻습니다. 가끔은 싫어하는 대상에서 큰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해요. 예를 들면, 시끄러운 빗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 후, 다시 잠들 수가 없었어요. 프랑스의 발코니는 천장이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빗방울이 발코니 난간에 부딪히면서 거슬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죠. 팅!팅!팅! 그때 이 짜증나는 감정을 좋은 감정으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만들게 된 것이 빗방울 실로폰이에요.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을 실로폰의 봉으로 생각하고, 발코니에는 나무로 된 실로폰같은 오브제를 놓아두면, 하늘이 연주하는 실로폰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결국 시끄러움을 듣기 좋은 청아한 소리로 바꾸기 위해 빗방울 실로폰을 디자인했어요. 결국 세상의 모든 것들이 호기심의 재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빗방울 실로폰(Raindrops Xylophone)
자기관찰노트
10년 동안 자기관찰노트를 써오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쓰게 되었으며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머리가 나빠서 기억력이 안 좋았어요. 중요한 사항도 자꾸 잊어버리고, 실수투성이었죠. 그래서 처음에는 기억을 위한 단순한 저장고로 기록을 시작했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다양한 생각을 적기 시작했고, 몇일이 지난 후에 그 기록을 보면 꽤 재미난 상황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건 바로 노트 속에서 저도 모르던 저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거죠. 사람들은 생각은 기록해 두지 않아도 기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녁에 잠이 들기 전 누워서 오늘 하루 생각했던 것들을 떠올리려 하면 떠오르지 않아요. 상황만이 기억이 날뿐 생각은 기억이 나질 않아요. 다시 말해서, 생각은 순간적이고 금방 사라져요. 이걸 기록으로 남겨 놓으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까지 자세하게 알 수 있어요. 제 경우는 약 5년 정도 지났을 때, 그간 기록해 온 자기관찰노트를 보고는 소름이 돋았어요. 그 노트를 보면서 제가 어떻게 가치관이 변해가는지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백희성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가 보이는 거예요. 그 순간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죠. 그래서 이때부터 이 노트의 이름을 자기관찰노트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보통 자기관찰노트를 설명해 주면, 이런 질문을 받아요. “어떤 것을 기록해야 하는가? 어떻게 쓰면 오랫동안 쓸 수 있는가?” 일단 자기관찰노트라고 해서 ‘나는 누구인가?’ 이런 철학적 질문을 적는 것은 무의미해요. 그냥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감정들을 적는 것이 중요해요. 글도 좋고 그림도 좋고, 제한은 없어요.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과 그 이유를 적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의 차이를 알게 되고 그 이유도 알 수 있게 되죠. 그 순간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작은 단서가 생기죠. 저 같은 경우는 처음 자기관찰노트에 짜증나고, 불평불만들을 많이 적었어요. 예를 들면. 누구는 이기적이다. 이번 수업은 짜증이 난다라든지요. 며칠 후에 노트를 보니 충격이었어요. 제가 항상 불만이 가득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노트 속에서 발견하게 된거죠. 그 순간 바로 왜 그런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적고, 틈만 나면 이유를 적어보려고 노력했어요. 결국 몇달이 지난 후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죠. 그리고 불평이나 불만이 줄어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잘 쓰고 이쁘게 정리하려는 노력은 피하는게 좋아요. 특히 일기처럼 쓰는 것은 더 무의미해요. 일기나 이쁘게 정리하려는 노력속에는 무의적으로 누군가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요. 누군가의 대상은 자신일 수도 있어요. 이쁘게 정리하고 일기처럼 쓰려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생각을 미화시키고, 왜곡시키게 되어있어요. 그냥 막 적어야 해요. 그때 감정을 실어서 미친듯이 적기도 하고, 차분하게 적기도 하고요. 자기관찰노트는 누군가에게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자신을 관찰하려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저 같은 경우는 며칠 전에 써 놓은 글을 지금 보면 ‘이게 내가 쓴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기록했던 그때 감정에 몰입해서 막 날려서 썼거든요. 이렇게 격식없이 자유롭게 써야만 내안에 숨겨진 나를 찾을 수 있어요.
아이디어
평소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리는 편이신가요? 창의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사고를 해야 할까요?
저에게 창의력의 가장 큰 원료는 저와 완전히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에요. 자신과 전혀 다른 가치관과 사고를 가진 사람과 대화는 쉽지 않아요. 자꾸 의견의 대립이 형성되기 때문이죠. 동의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그러나 한 인간이 자신의 인생만을 살면서, 간접적이지만 전혀 다른 인생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아요. 나와 다른 사고를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해 보는 거예요. 그리고 그들의 생각을 가슴에 품으면, 기존에 나의 생각과 대립하게 되요. 한 사람 안에 여러 다른 분야와 다른 사고를 지닌 사람들의 생각이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 순간이 생각의 융합이 일어나는 과정이에요. 이때 전혀 생각치 못했던 신선한 생각들이 피어오르기 시작해요. 저는 이걸 창의력이라고 생각해요.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미워하고 배척하기 보다는 마음을 열고 나와 다른 생각을 흡수해 본다면, 엄청난 생각의 융합이 내안에서 이뤄질 것입니다. 한 인간이 평생 살아도 미처 경험해볼 수 없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나와 다른 사람과의 대화만으로도 내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의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이 멋진 기회를 잡아야 해요.
실패
국내 외 공모전에서서 50번 이상 낙방했지만, 아시아 최초로 ‘폴메이몽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습니다. 실패 끝의 성공을 이루셨는데, 그간의 실패는 작가님께 어떤 것을 가르쳐주었나요?
실패 끝에 성공을 이룬 것이 아니라, 도전을 하면 가장 먼저 겪게 되는 것이 실패임을 인정하는 것이죠. 요즘 보면, 어떤 도전을 할 때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실패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 철저히 준비를 하는 경향이 많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실패를 겪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정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죠. 그래서 주변에서 조언을 구하고, 철저하게 준비해 실패를 피해가려고 하는 것이 현대의 우리 모습이죠. 그러나 저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 물론 미리 철저히 준비하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실패는 충분히 겪어볼 가치가 있는 것이라 생각해요. 같은 실패 속에서도 우리는 각자 다른 경험을 겪기 때문이죠. 저의 경우에는 실패 속에서 더 많은 영감이나 가치를 얻게 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사례를 책에 실어 놓았고요.
수상경력은 제게 그리 크게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50번 이상의 낙방이 제게는 더 소중한 경험이 되었거든요. 예를 들면 사막을 횡당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라면, 당선은 우연히 만난 오아시스 같은 거에요. 오아시스에서 목을 축이면 사막횡단하기가 좀 수월하겠죠. 그러나 그 오아시스를 뜯어 갈 수 는 없어요. 결국 수상이라는 건 그냥 지나쳐 가는 해프닝같은 거라 생각해요. 반면 50번 이상의 낙방은 사막횡단을 하는 중 겪는 죽음과의 사투라고 스스로 비유하곤 해요. 결국 한 개의 사막횡단을 마치고 다른 사막으로의 횡단을 준비할 때, 제게는 50번 이상의 죽음과의 사투가 제게 용기를 줍니다.
그래서 가끔은 준비 없이 실패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준비없이 실패하는 것이 언제나 낙오나 뒤쳐짐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좋아하는 것을 더 근본적이고 구체적으로 보게 해주는 방법이 됩니다. 남이 정리해 놓은 수많은 정보나 교육을 접하기 전에 자신이 왜 그것을 좋아하는지,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해 볼것인지, 고민해 보는 편이 훨씬 더 많은 발전을 가져다 줍니다. 미리 준비하는 것은 모두가 겪은 실패를 피하게 해주지만, 그 실패가 주는 교훈과 영감은 놓치게 만듭니다. 실패는 나쁜 게 아닙니다. 그게 제 생각입니다.
성공
작가님께 성공은 어떤 의미인가요?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일까요?
진정한 성공은 결과가 아니라 도전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미래의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잖아요. 불확실한 미래의 결과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도전 할 수 있는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그게 바로 진정한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멘토 & 롤모델
멘토가 있으시나요? 건축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어떤 멘토가 되어주고 싶으신지요?
멘토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렵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얼마나 멋진 멘토를 만날 기회가 많은데요. 한명만 꼽을 수가 없네요. 반면 롤모델은 없어요. 내 인생의 롤모델은 지금 완성 중인 자기 자신이어야 하지 않나요? 자신의 인생에 이미 롤모델이 있다는 것은 불행한 일 아닐까 싶네요. 누구도 자신의 인생을 대신 살 수도 미리 살 수도 없으니깐요. 제 인생의 롤모델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자신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멘토가 되는 것은 상상해 보지를 않았습니다. 저는 멘토이기 보다는 같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친구이자 동료이길 바랍니다. 실제 독자들의 공감가는 답변을 받으면 이렇게 답을 하곤해요. “제 글에 공감하셨다면 이미 그 생각이 독자 분 가슴에 있었던 이야기이기 때문일 거예요. 앞으로 작가와 독자가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같이 소통하고 공감하길 바랍니다.” 저는 멘토와 멘티의 수직적 관계보다는 어떤 나이나 사회적지위도 없는 인간적인 수평관계를 지향하거든요.
버킷리스트
앞으로의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요?
저에게는 앞으로의 버킷리스트가 없어요. 약간 모순되는 이야기로 비춰질 수 도 있는데요. ‘새로운 것을 만드는 도전’이 실천 중인 버킷리스트에요. 그리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도전’은 아직도 무수히 많고, 매번 다양한 도전을 즐기고 있어요. 무엇보다 이런 도전중인 상황이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버킷리스트도 어찌 보면 후회없이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지금 현재 도전을 즐기면서 사는 것이 행복하기 때문에 저에게는 버킷리스트라는 개념이 크게 와닿지 않네요.
키워드
작가님을 표현하는 키워드를 하나 뽑는다면 어떤 단어를 선택하실 건가요?
도전을 즐기는 삶입니다. 그 이유는 인생을 살면서 평생 한가지 일만 할 수 없다고 믿고 있어요. 물론 한가지만을 하면서 살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적어도 그런 삶을 원하지는 않아요. 인생은 길고, 행복은 돈이나 지위로 이뤄진다고 생각치 않아요. 돈이나 지위로 얻는 것은 주변의 부러움이거든요. 아쉽게도 많은 분들이 부러움을 행복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도전 할 수 있어서 행복한 것’ 이것이 저에게 큰 행복을 주기 때문에 지금도 도전을 즐기면서 살고 있습니다.
- 환상적 생각
- 백희성 저 | 한언
아시아 최초로 프랑스 최고 권위의 건축상, ‘폴 메이몽상’을 수상한 건축가 백희성의 끈질긴 도전과 치열한 고민을 엮은 『환상적 생각』. 8번의 공모전 수상 뒤엔 50번의 낙방이, 한 번의 합격 뒤엔 100개의 이력서가 있었다. 죽도록 실패해도 끊임없이 도전한 이유는 단 하나, 눈앞의 결과가 아닌 특별한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함이었다. 남과 다른 자신을 완성하기 위해 위태로워 보이는 딴 길로 들어선 괴짜 건축가의 이야기가 꿈 대신 직업만을 바라보는 2030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어줄 것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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