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에서 A양 사진 1천만 명 보는데 6시간 걸렸다
“당연하지 않았던 것들이 당연해지면서 세상은 바뀝니다. 물을 사서 마시는 게 당연한 일이었습니까? 지금은 당연하죠. 그처럼 세상이 바뀌는 것입니다.”
201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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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않았던 것들이 당연해지면서 세상은 바뀝니다. 물을 사서 마시는 게 당연한 일이었습니까? 지금은 당연하죠. 그처럼 세상이 바뀌는 것입니다. 카카오톡에는 투자회사가 두 군데 있습니다. 케이큐브벤처스와 카카오홀딩스. 이 중 케이큐브벤처스는 5억 미만의 스타트업 기업들에 투자하는 회사입니다. 기준은 이것입니다. 습관인 것들이 아니라, ‘이 회사의 아이템이 습관을 바꿀 수 있는가’가 투자 기준입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투자는 명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은 어떻습니까? 예전에는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검색 엔진 최적화)라고 해서 네이버 같은 검색 엔진 통해 검색했을 때 잘 걸리게 하는 식이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Social Network Marketing)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실시간이고 확산성 좋고 심플한 것들이 세상을 다 바꾸고 있습니다. 저는 이걸 모르면 마케팅을 못한다고 얘기합니다. 바로 리얼타임 링크 베이스드 퍼베이시브 시스템(Realtime Link Based Pervasive System)입니다. 실시간 링크 기반의 확산 시스템, 이게 뭘까요?
이런 예를 들어볼게요. O양 비디오 아시죠? 그 당시 저는 기자였는데 이 비디오를 1,000만 명이 보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요? 6개월에서 7개월 걸렸습니다. 제가 그때 기사를 썼습니다. O양 비디오는 우리나라 IT 발전을 3년 앞당겼고 공 CD 판매량은 3.7배 높아졌다고요. 그런데 얼마 전 터진 사건의 A양 사진은 1,000만 명이 보는 데 얼마나 걸렸을까요? 6시간에서 7시간밖에 안 걸렸습니다. 그때 카카오톡 서버가 폭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이 떠다녔을까요? 아닙니다. 링크였습니다. 링크 때문에 확산이 확 되는 겁니다.
애니팡은 어떻게 2,000만 명을 모았을까요? 하트, 1분 게임 한 번 하려고 초청 메시지 보내잖아요. 그게 뭐죠? 링크입니다. 링크로 확산되는 것입니다. 이제 이걸 모르면 마케팅하기 어렵습니다. 링크를 보낼 이유가 있는 게임이 성공하고, 또 링크를 보낼 이유가 있는 콘텐츠가 확산된다는 얘기입니다.
“링크를 보낼 이유를 만들어라.”
굉장히 중요한 마케팅 기법입니다. 여러분 중에 마케팅 일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마케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이렇게 정의합니다. 마케팅이란 고객의 관점을 바꿔서 우리 제품 또는 서비스를 다르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
책상 위 컴퓨터는 일 끝나면 끄죠?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는 전원 끄는 경우가 거의 없잖아요. 꺼지지 않는 컴퓨터인 셈이죠. 사람들의 습관이 모바일로 바뀌고 있다는 겁니다. 그럼 무엇으로 설득하죠? 동영상으로 합니다. 그게 무엇으로 확산되죠? 링크로 확산됩니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카카오톡?페이스북?트위터 등을 통해서 막 확산됩니다. 때문에 콘텐츠가 유통되는 문법을 모르면 마케팅 못한다는 겁니다. 자, 잘 유통되는 콘텐츠에는 또 3가지 공식이 있습니다. 첫째, ‘연관(relevance)’이 있어야 합니다. ‘상관이 있는 것’이라는 걸 알려줘야 하죠. 둘째, ‘유용’해야 하죠. 유스풀(useful). ‘쓸모 있는 것’임을 보여줘야 합니다. 셋째, ‘재미’죠. 펀(fun)하게 해야 합니다. 이게 바로 잘 유통되는 콘텐츠의 기본적인 공식입니다.
그리고 성공하는 콘텐츠에도 3가지 공식이 있습니다. 첫째, ‘단순(simple)’해야 합니다. 머리 쓸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이해가 돼야 하죠. 둘째, ‘쉬워야(easy)’ 해요. 매뉴얼이 필요 없을 정도라야 합니다. 사용설명서가 필요한 서비스는 성공할 가능성이 그 페이지 수만큼 뚝뚝 떨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셋째, ‘달라야(different)’ 합니다. ‘뭔가 좀 다른 것 같은데’라는 느낌이 있어야 하죠. 성공한 콘텐츠들을 보면 모두 이런 공통점이 있습니다.
홍보나 마케팅하는 분들 그리고 모든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내 서비스(제품)를 어떻게 바라봤으면 좋겠는지’ 결정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이런 방향성 없이 이상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목표 잡아서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면 안 됩니다.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 먼저 결정하는 게 무엇보다도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을까요. 많은 고민을 해봤습니다. 답은 제가 대학 1학년 때 철학 교수님이 하신 말씀 중에 있었습니다.
“당연함을 부정하라.”
철학 첫 시간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내 아버지가 친아버지인지 의심하는 게 철학이다.”
막 웅성거리기 시작했어요. 우리 아버지가 당연히 우리 아버지지, 이게 무슨 말인가? 뜬금없이 아버지가 친아버지인지 의심하라니. 그러자 다음 말씀을 하셨어요.
“뉴턴이 사과나무 아래에 앉아 있는데, 사과가 뚝 떨어졌을 때 ‘가을이니 당연히 떨어졌겠지’라고 생각했다면 만유인력은 발견되지 않았다. 당연하다는 것에 갇히면 세상은 아무것도 바꿀 게 없다. 철학이나 과학은 모두 당연한 것들을 의심하고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학문이다.”
당연한 것은 사람들이 감탄하지 않습니다. 당연하다는 틀을 깨야 합니다.
- 창의융합 콘서트
- 최재천,박용후,이영혜 등저 | 엘도라도
최재천(과학자), 박용후(관점디자이너), 이영혜(기업인), 박진우(디자이너), 유지나(영화평론가), 정지훈(연구인), 조벽(교육학자) 등 과학ㆍ영화ㆍ게임ㆍ디자인ㆍ교육ㆍIT계의 내로라하는 융합 국가대표 12인의 공저로 탄생한 책. ‘기술’과 ‘인문’의 융합을 테마로 지식의 경계를 허물고 차이를 포용하는 관점의 교차를 통해 급변하는 세상에 대한 통찰력과 미래에 대한 혜안을 제시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흥미롭고 기발한 ‘융합’ 사례를 단순히 지식의 측면이 아닌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봄으로써 지식의 이종교배를 넘어 실제로 ‘돈’이 되는 융합의 비밀을 파헤치고 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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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박용후
박용후는 자타공인 ‘착한 기업 홍보이사’다. 그는 13개의 명함을 갖고 있는데, 이 숫자는 그가 현재 관점을 디자인하고 있는 기업체의 수와 같다. 그는 ‘상품은 파는 것이 아닌, 대중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주)카카오의 홍보이사와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을 역임했고, 아이러브커피의 개발사인 (주)파티게임즈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 (주)다날의 커뮤니케이션 총괄이사, 뽀로로를 만든 (주)오콘의 커뮤니케이션 총괄이사, 애니팡을 개발한 (주)선데이토즈 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 (주)한솥도시락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 로펌 테크앤로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 ‘배달의 민족’을 만든 (주)우아한 형제들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 (주)소셜네트워크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 오브제를 만든 (주)키위플 커뮤니케이션 총괄이사, (주)유유제약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 (주)KTN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 등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출근할 사무실도 없고, 직원도 없다. 출근은 선택 사항이라고 말하는 진정한 21세기형 창조 인재, 즉 오피스리스워커(Officeless Worker)이기 때문이다. 김미경 쇼에서 국내 6호 드림워커로 소개되기도 한 그는 현재 수많은 기업에서 가장 섭외하고 싶어 하는 강사로 손꼽히며 연일 앙코르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새라새
2013.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