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은 왜 편을 가르는 선이 되었는가!
지난 9월 9일, 서울 상암동에서 『서해 전쟁』 출간기념 북콘서트가 열렸다.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김종배(이털남 진행자)의 진행으로 저자 김종대(디펜스21+ 편집장), 최종건(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홍익표(민주당 외교통상통일위 의원)이 참여했다. 싱어송라이터 박소윤의 노래로 북콘서트 문을 열었고, 이후 네 사람이 말을 나눴다.
글ㆍ사진 김이준수
201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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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인 찬사만 하는 주례사 비평 아닌 『서해전쟁』 을 읽은 소감을 말해 달라.

최종건: 혼자 낄낄거리면서 읽었다. 저자 말투가 생각나서 그랬다. 문장 스타일이 저자의 말투와 비슷하더라(웃음). 가르치는 입장에서 교과서로도 지정하고 싶었다. 문제는 이른바 보수진영의 안보학자는 이만큼 쓰기가 어려워서 균형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아주 자세하게 기술했고 발로 뛰고 쓴 기록이다. 취재원들에게 술과 밥을 사 먹이면서 말하게끔 유도한 덕이 아닐까 싶은데(웃음), 독자 입장에선 중요한 사료적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사실여부는 비판 혹은 검증의 대상이 돼야 하겠으나, 안보라는 이름으로 금기시 된 영역을 직설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홍익표: 재밌게 읽었다. 책 읽고 불편해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살아 있는 생생한 증언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정사(正史)가 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한국 정부의 공식문건에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보완하고, 현장에서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어떻게 쓰게 됐나?

김종대: 지난 선거 때 NLL논쟁을 보면서 마음이 참담했다. 왜 저런 논쟁이 생겼는지 따져보면, 첫 시기가 연평해전이다. 정전협정이후 그렇게 참담한 전투가 없었다. 100~130여명이 사망했는데, 신문에는 30여 명이 사망했다고 나왔다. 정권 의지가 실린 피의 보복인데, 원한의 사슬로 얽혀 있다. 이걸 끊어주지 않아서 2012년 선거에도 악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 장성 35명의 증언을 들으면서 전율했다. 감정을 최대한 줄이고 썼다. 이론 프레임은 이 책에 없다.

땀과 열정이 배여 있는 책이다. 서해에서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 불가피한 현실인가?

김종대: 관리 가능하다고 본다. 관리하기에 따라 친구도, 적도 될 수 있다. 소중한 생명이 바다에서 안타깝게 죽어가고 희생됐다. 그 희생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 지인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 부분부터 밝히고 들어가야 한다. 안타까움과 애틋함을 벗어나면 철저하게 냉철하게 접근해야 한다. 또 죽을 수 있거든. 우리 군은 서해에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한다. 해군보다 합참의 실수다. NLL선상과 함정에 죽 늘어서서 몸으로 막으라고 한다. 로마 이후 처음 있는 박치기 해전이다. 임진왜란 때도 거리를 두고 화포로 싸웠다. 그런데 최신식 함정으로 들이받으라니. 고대 전투를 답습하는 현장에서 비극이 발생했다. 앞으로 자꾸 내모는 것을 NLL사수라고 말하는데, 바다의 선을 지키는 것처럼 애매한 것이 없다.
“선을 지킨다는 건 바다의 물을 지키라는 건지, 아니면 바다 위에 보이도록 줄을 죽 깔아놓고 그걸 지키라는 건지 이해하기 어려운 발상이다.”(p.68)
군사전술상의 문제를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봐야 하나?

홍익표: 그전에는 NLL에서 전투가 일어난 적이 없다. 1999년 서해교전을 계기로 반복적으로, 갈수록 수위가 높아졌다. 그럼에도 서해는 평화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본다. 노무현 정부 5년 동안은 교전이 없었다. 김대중 정부 때가 대북 화해?협력이 자리 잡는 시기였다면, 2002년 이후 충돌이 없고, 위기상황도 불거지지 않았다. 언제든 관리를 할 수 있음을 뜻한다. 관리 가능하지만,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군사안보, 외교력, 남북대화, 경제적 측면 등 종합적으로 서해에 접근하지 않으면 평화를 유지하기 어렵다.

남북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냐.

최종건: NLL은 남북한 관계를 측정하는 증상이 될 수 있다. 이 분쟁의 바다는 공동어업의 바다가 될 수 있고, 긴장구도로 가면 분쟁이 이어질 수 있다. 근본적으로 NLL지역에 대해 다른 생각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남북한은 각자의 의미에서 이곳을 경계선이라고 주장하는데, 중국 어선은 공해라면서 들어온다. 물리적인 공간을 놓고 여러 정치적 의미를 둘 수 있는데, 제3국인 중국은 쌍끌이로 끌어가거든. 최후의 승자는 중국 어선이 아닐까(웃음). 코미디 같은 현실이다. 대승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 바다를 잘 아는 사람에게 바다를 제대로 맡겼으면, 의무를 다 하기 위해 군대에 간 청년들이 아까운 생명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만의 하나를 대비하는 것이 군사적 속성인데, 저자는 35명의 장성과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하면서 군사적인 측면에서 느낀 문제점이 무엇이었나?

김종대: 현역 군복을 입고 싸우는 것만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거기서 나온 진단을 들어야 한다. 그런데 말단으로 내려갈수록 보수적인 이념이라고 해서 도움이 된다고 보진 않는다. 군사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여론이 조성되면 부담은 고스란히 전투원들에게 간다. 군사적으로 하기 싫은 행동을 여론 때문에 하게 된다. 여론도 만족시키고, 자기도 만족할 수 있는 형태가 하나마나한 군사훈련이다. 군사적으로는 합리성이 없다. 여론이라는 괴물이 북한에 대해 잘못 작동했을 때, 군대도 할 필요가 없는 것을 한다. 북한에 대해 강압적으로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 군대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말단의 전투원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전투원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다. 합리적인 군사훈련과 국방을 하면 된다. 여론이나 정치권력의 이해관계 때문에 안보가 합리성을 도모하지 않는다.
“불필요하게 영해 문제를 유발시키고, NLL에 대한 과도한 역사 해석을 남발하며 우리 군에 공세적이고 강압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이 여론이라는 괴물은 기실 우리 전투원들을 사지에 몰아넣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이러한 여론에 편승하여 정부 내에서 명성과 권력이라는 이익을 추구하는 관료 집단이 정치적 목적으로 서해 문제를 접근하는 경우도 발견된다.”(p.12)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은가?

김종대: 전문성이다. 바다에서 북한군의 전술과 무기 체계를 알고, 내 안전과 안보를 지킬 수 있는 것이 전문성이다. 전문성을 합참이 배려해주는 모습이 중요하다. (군대별) 유니폼이 다른 문화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보면, 서로가 상황을 통제하려고 견제한다. 다른 유니폼보다 우리 조직이 가장 스마트하고 주도권을 쥐려고 한다. 위기 이후 내게 돌아올 책임과 명성에 고민하면서 상대방 전문성을 무시하고 엉뚱한 지침을 내림으로써 피라는 결과로 돌아온다.

최종건: 어떤 군인이건 전문적이다. 전문성 보장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정치인이 해야 하고, 자기의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 정치인의 역할이다.

홍익표: 군대에서도 학연, 혈연, 지연이 작용한다. 군의 협동성 문제를 책에서도 지적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육해공이 연합을 통해 전력을 극대화해야 하는데, 상대방의 전문성을 죽이면서 이도저도 아닌 군대를 만든다. 국방장관이나 합참의장 임명에서 육사 출신이 아니었던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 핵심 보직도 육사 출신이 장악한다. 육사 출신이 독점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독점이 문제라기보다 그 독점 현상이 합동성의 장애요소로 작용한다.

보수와 진영 간의 진영싸움이 화두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NLL에 어떻게 접근하는지가 기준선으로 작동하나?

김종대: 우리 사회에서 여야, 보수진보에서 더 문제가 된다. NLL때문에 논쟁은 있어도 남북한 관계가 파탄난 적은 없다. 그런데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끼리 NLL문제가 제기되면 사활을 걸고 싸운다. 마음속에 선이 그어져 버린 거지. 이게 남북 관계보다 더 힘들게 됐다. 국내 정치화된 안보는 남북 관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국내 정치에서 남북 관계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형성되지 않으면 남북 관계는 안 된다. NLL이 애물단지가 됐고, 지정학적 위치를 보면 현장 상황은 위험해지고 있다. 서북해역에서의 남북 협력의 가능성이 소진되고 화해협력을 도모하기는 지금 힘들어지지 않았는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게 됐다.

지난 대선 때 NLL포기 발언과 맞물린 것인가?

홍익표: 1996년 4월 총선을 눈앞에 두고 판문점에서 북한군 1개 소대가 박격포를 들이대며 ‘북풍’이 분다. 당시 이양호 국방장관이 국회 질문에서 NLL은 임의로 그은 선이라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고 말한다. 선을 넘어 공격적 행위를 하면 정전협정을 깬 것이나, 월선은 그렇지 않다. 이 문제가 정치권에서 왜곡되기 시작했고, 김대중정부가 화해협력 정책을 펼칠 때 보수언론이 이것을 묻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NLL이 애국자와 매국노를 구분하는 선처럼 인식됐다. 이성적이고 평화적인 관리가 아니라 애국주의를 강조하고, 이 선을 유지하지 않으면 애국자가 아닌 것처럼 공세를 취하면서 정상적인 논쟁을 막았다.

최종건: NLL이 진보와 보수의 구획선이라기보다 우리 편과 아닌 사람들을 가르는 것 같다. 선거 국면에선 NLL을 독도화 시킨다. 자꾸 분쟁화 시키는 거지. NLL은 현상적인 영해선이든 경계선으로 놔두든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사상 검증하듯이 다루는 것은 궁극적으로 우리의 손해다.

김종대: 윽박지르는 영해 분쟁이다. NLL에 대한 패러독스가 있다. 애초 분쟁을 막기 위해 설정한 선이고, 1980년대까지 그대로 관철되면서 서해에서 장기간 평화가 유지됐는데, 오늘날 NLL은 분쟁을 유발하는 선이 됐다. 관리의 방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국민을 향해서 윽박지르듯 영해주장을 한다. 이것을 영해화 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영해법에 넣어야 하고, 국제 사회에 선포해야 하고, 유엔에 기탁을 해야 한다. 서북해를 우리 영역에 넣고 싶으면, 등기소에 가서 내 재산이라고 등록하는 거다. 이것이 영해이자 영토 개념이다. 독도, 울릉도는 다 그렇게 돼 있는데, 유독 여기만 어떤 법에서든 다 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그랬고, 보수정권이 영해 개념을 다 포기했다. 그 영해를 지켜보라고 했더니 거부한 것도 보수 세력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 때처럼 영해라고 주장하려면, 지금은 그렇게도 안 하는데, 아버지 무덤에 가서 왜 그랬느냐고 하든지. 대선 때처럼 야당에 따질 때가 아니다.

홍익표: 영해 주장을 국민과 야당에 대해서만 한다. 중국과 미국은 공해로 알고 있다. 정전 후 40여 년 간 정전 협정 회의에선 한 번도 NLL이 그려진 지도를 쓰지 않았다. 중국과 미국에도 우리 영해라고 말하지 않고 북한에도 윽박지르지 않고 있다. 많은 분들이 군사분계선처럼 이뤄진 것이라고 착각하는데, 그보다 훨씬 후방에서 우리 함정들이 경계근무를 한다.




이순신 장군의 학인진처럼 이해할 순 없을까?(웃음)

김종대: 우리 군은 휴전선을 잘 지킨다. 귀순자들이 내려올 때, 늘 일정한 길들이 있다. 뚫린 도로만 따라오면 된다. 이런 것도 남북협력을 하다가 생긴 부산물이다. 그런 지형만 잘 지키면 된다. 휴전선, NLL 아무 이상이 없음에도 1cm, 1m만 넘어와도 손을 자르라고 엄포하고 있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는 안 넘어갔는가 말이다. 경직된 해상 경계선을 운영하는 나라는 우리 빼고는 없다. 상대방에서 해를 끼치지 않으면 영해를 통과하는 무해통항권이 국제해양협약에 있다. 그런데도 NLL은 북한에 대한 해상봉쇄를 하는 선으로 변해가고 있다. 분쟁의 속성인 적대성이 드러나고 있다. 책 제목을 ‘서해전쟁’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나쁜 속성이 극대화되면서 무기와 군사전력이 집결되고 있는데, 만약 우발적 사건이 일어나면 대단히 치명적일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게 했다. 이런 봉쇄 개념으로 가면 분쟁적 개념이 강화될 것이다.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가 상영 이틀만에 멀티플렉스에서 내려왔다.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홍익표: 본질적으로 연관돼 있겠으나 영화는 영해문제와는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지는 않다. 심의를 통과한 작품을 극장을 걸었는데 다른 축을 흔들어 내리게 했다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천안함 사건도 꽃다운 젊은 목숨이 스러졌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스러진 목숨들은 뭐냐.

김종대: 죽어간 장병을 기리고 영웅시하는 측면은 이해한다. 장병들은 우리 대신에 죽어간 것이다. 정말 안타깝다. 이 시점에 고민해야 할 것은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 그러려면 그 죽음이 왜 발생했는지 알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 그 장병의 죽음을 기리면서도 기만적으로 이 일이 왜 벌어졌는가를 밝히지 않는다. 정확하게 어떤 요인들 때문에 벌어졌는지 드러내서 다음 정권이 참고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다. 다섯 번의 서해교전은 정보의 정치적 필요에 의해 밝힌 것만 알고 실제 내용은 대부분 사람이 모른다. 기록도 없고.

홍익표: 박근혜 정부도 군이라는 조직에 의해 희생될 수 있다고 본다. 작전의 실패를 정책의 실패로 면피하는 구조다. 중요한 행위자로 청와대, 합참, 해군(2함대)의 세 주체가 책에 등장하는데, 때론 서로 갈등하고 합종연횡을 한다. 실제로 보면 2차 서해교전 당시 추가적인 반격을 못하고 후퇴하고, 천안함 사건 때 후퇴하는 것 등이 정부가 남북관계를 관리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북한이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려고 해서 우리 배가 후퇴하는 건데 그것을 작전의 실패가 아닌 정부가 관리하려고 했다는 것으로 변명한다. 응전하지 말라는 것을 교묘히 편집하면서 정권의 포용정책, 이명박의 무능으로 포장한다. 본질적인 측면을 군이 은폐한 것이지.

김종대: 오해의 소지가 있어 더 설명하자면, 남북관계를 고려해 강압적으로 대응하지 말라는 지침을 줄 수도 있다. 김대중 정권 때는 선제공격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선제사격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자위권은 무엇으로 지키느냐. 이것은 거리의 문제다. 거리를 유지하는 재량권이 지휘관에게 있는데, 배가 붙으면 돌격 기동을 하면 된다. 상부의 지침을 전문성으로 창의적으로 해석해서 자기 목숨을 자기가 지켜야 한다. 그럼에도 위험한 순간이 있으면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상한 교전이 벌어진 것은 군 조직의 기강문란 등 조직 내부에서 벌어지는 모종의 사건이 있다. 위기대응시스템이 이상하게 작동하면서 말단의 전투원들은 죽어간다.

최종건: 이 책이 적나라한 면이 있다. 그게 한편으로 단점인데, 줌아웃해서 보면 우리가 품고 있는 가정이 있다. 북한은 항상 우리를 공격하고 도발의욕이 있으며, 빈틈을 보이면 언제든 우리를 공격할 거라는 가정이다. 그것이 맞다 쳐도, 돌이켜 생각하면 국가로서 무엇을 실수를 했기에 이렇게까지 서해에서 계속된 분쟁으로 갔는지 우리는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작전의 실패를 복기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국방위원회나 언론은 뭘 하고 있나?

김종대: 속기록을 보면, 군의 핑계가 참 갖가지고, 거짓말도 한다. 지침을 준 것은 합참인데, 현장에서는 비극이 발생한 다음 합참은 모른다고 발뺌한다. 항상 뭣 때문이라고 하면서 자기의 무능을 드러낸다. 그렇게 되다보면 서해 비극은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국방위원회나 언론은 거기에 다 넘어가는데, 그래서 이 책을 썼다(웃음).

홍익표: 군이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만 알려서 잘못을 은폐하고 공적은 확대한다. 젊은 장병들의 안타까운 희생은 사라지고, 훈장 받은 고위 간부와 영웅담만 나온다. 문제는 이런 비극이 반복돼서 나올 수 있다.




천안함 침몰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종대: 천안함 침몰은 이제 믿음의 문제가 됐다. 정부가 한 번 발표하고 믿으라고 윽박질렀다. 이 책의 한계는 거기에 있다. 정보가 더 이상 설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 발표를 믿느냐 아니냐를 처리해야 하는. 제4장(천안함 침몰)의 기술은 미완성이라고 봐야 한다. 개인적으로 정부 발표를 믿지 못하나,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35명을 인터뷰 하면서 다양한 답변이 나왔을 텐데, 어떻게 재구성을 했나?

김종대: 취재원을 접촉할 때는 크로스 체크밖에 없다. 이 책은 3년 정도 걸렸다. 반복적으로 크로스 체킹을 했다. 수평적인 입장에선 크로스 체킹이 잘 됐는데, 문제는 수직적인 것에서는 크로스 체킹이 미흡했다. 청와대, 합참, 해군 단위에서 대표적인, 현장의 이해 관계자가 똑같은 상황을 어떻게 봤는지도 나온다. 공개된 문헌과 일치 여부도 확인을 했고, 군 내부 정보가 밖으로는 나와 있질 않아서 국회 등이 추후에 좀 더 보강을 해줘야 한다.

합참의 직제가 육군 중심의 폐단이 있어서 순환보직을 해도 또 폐단이 생길 수 있지 않나?

홍익표: 군에서 운용의 모든 출발은 인사권이라고 본다. 합참은 국영수가 아니라 입시 지도다. 육해공의 지식이 아닌 합동교육기관에서 재교육하면서 양성하고 발전시키는 건데, 그것이 안 된다. 왜냐. 인사권이 총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구조적인 문제다. 첫째는 합참의 비전문화에 의한 패권적 운영방식에서 나오는 전문성의 실종, 둘째는 소통능력의 부재다. 남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폐쇄적 인식구조가 문제다. 전작권 환수를 앞두고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문제가 크게 불거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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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파일 서해전쟁 김종대 저 | 메디치미디어
『시크릿 파일 서해전쟁』은 제1연평해전부터 연평도 포격 사건까지 12년 동안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에서 일어난 다섯 차례 전투를 통해 서해의 교전을 일으킨 원인과 상황, 그리고 그 이면에 숨은 정치?외교 상황을 담은 안보 논픽션이다. 다섯 차례 전투는 모두 위기관리에 서툰 해군과 합참, 비합리적인 국방부와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합작품임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대한민국 안보의 무력한 맨얼굴을 볼 수 있다. 안보 분야에서 민간인 최고의 전문가인 〈디펜스21 〉의 김종대 편집장이 당시 현장의 최전선에 있던 수십 명의 장성, 전문가를 인터뷰한 끝에 서해 위기의 내막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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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준수

커피로 세상을 사유하는,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를 내리는 남자.

마을 공동체 꽃을 피우기 위한 이야기도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