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사 “페이스북에서 지적 교감, 나눠보실래요?”
<채널예스>가 특집기획으로 페이스북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인기 출판사들의 페이지를 소개합니다. 여섯 번째 주인공은 독자들을 섬기는 마음으로 책을 펴내는 김영사 출판사입니다.
201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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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가회동, 한적한 북촌 한옥마을에 자리한 김영사 출판사는 언제나 문을 활짝 열어 놓는다. 가회동을 지나는 길에 책 향기를 맡은 독자들에게 차 한잔을 대접하고 싶기 때문이다. 김영사 출판사의 SNS 담당자 고은미 씨는 “김영사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gybooks)은 ‘버스 하차벨’”이라고 한다. ‘좋아요’를 누르면 문이 열리기 때문이다. 독자들과 더욱 풍성히 마음을 나누기 위해 오늘도 고민을 빠져있는 김영사 마케팅부 온라인전략팀 고은미 씨를 <채널예스>에서 서면으로 만났다.
김영사 출판사는 고즈넉한 북촌 한옥마을에 자리잡고 있어서, 왠지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SNS 담당자님도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페이스북을 운영하게 되셨나요?
안녕하세요, 김영사 SNS 담당자입니다. 강연회나 행사에선 독자들과 자주 만났지만 이렇게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는 건 처음이네요. 독자들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신 <채널예스>에 감사 드립니다. 처음 입사 당시에는 김영사에서 운영하고 있던 학부모 대상 포털 사이트의 웹 기획자로 들어오게 되었어요. 그 당시에도 온라인 홍보와 SNS에 관심이 있어 세미나 등도 여러 번 참석하고 다른 기업들의 SNS 운영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죠. 작년에 회사 내에 온라인 팀이 새로 꾸려지면서 팀을 이동하여 평소 관심이 있던 SNS의 담당을 맡게 되었고요.
북촌 한옥마을을 지날 때마다, 김영사 출판사의 예쁜 나무 간판이 생각나는데요. 회사가 많지 않은 동네에 출판사가 있어서, 왠지 출근하는 기분이 상쾌(?)할 것 같아요.
북촌 한옥마을은 1년 365일 내내 관광객들이 북적거리는 동네죠. 아침저녁 출퇴근하면서도 운치가 있고, 점심도 삼청동 맛집에서 먹을 수 있고, 정독 도서관이나 곳곳에 숨은 갤러리 등 문화 공간이 많아서 좋아요. 그리고 하나 더, 김영사는 규모에 비해 출간 총수가 많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책 하나하나 더 정성을 쏟아서 만들고 있음은 물론입니다. 세상에 꼭 필요한 책, 남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전 직원이 노력하고 있어요.
김영사 페이스북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요?
이벤트나 광고보다는 콘텐츠 중심의 운영. 스스로 이렇게 생각은 하고 있지만, 페이스북과 이벤트는 사실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아요. 팬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혹은 선물을 주기 위해서 하는 이벤트보다는 독자들에게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주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싶습니다.
평소 관심이 있었던 영역을 담당하고 있으니, 즐겁게 일하고 있을 것 같은 데요. 업무에 대한 의욕이 언제 많이 생기나요?
최근이라면, <채널예스> 페친소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웃음) 평소에도 SNS 운영자는 많은 고민을 안고 살거든요. 딱 이거다 싶은 확실한 가이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콘텐츠에 대한 반응도 예측할 수가 없어서요. 지금 정말 독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걸까 하는 고민이 있어요. 그런데 <채널예스>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을 때, ‘그래도 현재 잘못된 방향으로 가진 않고 있구나.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 이런 의욕이 생겨났습니다. 물론 회사에 자랑도 하고요. 나, 인터뷰하는 여자라고요(웃음).
김영사에서 진행했던 이벤트 중에 가장 반응이 좋았던 행사는 무엇이었나요?
올해 이원복 선생님의 『먼나라 이웃나라』 가 완간 되면서 완간 기념 이벤트로 ‘원복 씨를 찾아라’라는 게임 앱을 만들었어요. ‘월리를 찾아라’ 처럼, 세계 각국에 여행 중인 원복 씨(이원복 저자의 캐릭터)를 찾아내서 클릭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게임을 마치면 응모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는데, 워낙 친숙한 『먼나라 이웃나라』 를 소재로 하니 팬들이 재미있어해 주시고 주변에 추천도 많이 해주셨어요. 덕분에 페이지 팬도 많이 늘어났고요. 그리고 이벤트는 끝났지만 지금도 김영사 페이스북에서 게임 플레이는 가능하답니다.
책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담당자님이 최근에 읽은 김영사의 책 중에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요?
한국 최초의 프로파일러 표창원과 국내 유일의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의 대담집 『공범들의 도시』 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사회가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해 발생하는 비극적인 범죄의 잠재적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표창원 박사의 한국 사회 진단이 아주 흥미진진하고 신랄하게 담겨 있습니다. 김영사 담당 마케터가 ‘지승호 씨의 인터뷰는 정말 알짜’라면서 홀딱 반해 강추하고 있는 책이기도 해요. 그동안 방송과 트위터, 표창원 본인의 글에서도 볼 수 없었던 ‘표창원’의 진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책이고 북트레일러도 영화 예고편 같은 분위기로 멋지게 나왔으니, 꼭 한 번씩 보셨으면 좋겠어요. 또 영화 <공범>의 무대인사, 벙커원 강의 등 다양한 행사로도 이 두 분을 만날 기회가 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책도 읽어보시고 예스24에서 벙커원 강의도 신청해서 멋진 두 남자를 만나러 오셨으면 좋겠어요.
가끔 책 속 좋은 글귀를 소개하기도 하시죠? 어떤 글이 기억에 남나요?
“상대를 위로하기 위해선 상대의 마음속에서 말이 무르익어 나올 때까지 더 많이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로는 상대에게 내 시간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 을 보면, 어떻게 하면 위로를 잘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이 나와요. 저도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각박해지고, 내 어려움이나 걱정거리에만 빠져 친구나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이 많이 어려워지더라고요. 그런데, ‘내 시간을 선물하는 것이 위로’ 라는 말이 참 명료하고도 진실하게 느껴졌어요. 독자 여러분도 누군가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곁에 있어주는 것으로 진실한 위로를 전하세요. 실천하기 위해서는 물론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겠지만요.
김영사에서 서포터즈2기를 모집 중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요?
서포터즈 활동은 김영사 신간 도서의 리뷰와 SNS홍보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요. 때로는 출간 전의 원고를 사전 리뷰 하거나 책의 제목을 투표하는 등의 활동도 있었고 저자 강연회나 행사에도 초대하는 자리가 간간이 있었습니다. 특히 좋았던 활동은 1기를 마무리하면서 오프라인으로 만남의 시간을 가졌는데,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니까 친구나 가족들과는 다른 지적 교감(?)을 나누는 기분도 들었고요. 편집자까지 함께 책에 관해서 이야기하니 독자들의 솔직한 의견을 많이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지원 연령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고, 대부분 직장인이 많아요. 회사생활 하면서 정기적으로 책 읽고 리뷰하고 굉장한 부담이 아닐 수 없는데, 정말 책을 좋아하니까 지원하시는 거죠.
서포터즈를 통해 독자들과 직접 만나게 되면 자극도 많이 받을 것 같아요. 도움도 되고요.
서포터즈 자랑을 하자면, 역시 독서량이나 지식의 수준이 엄청나다는 것이었어요. 아주 예전 김영사 도서들부터 현재까지 줄줄 꿰고 계신 분들부터, 각 분야 도서들의 비교 분석까지. 아무리 까다로운 책도 척척 읽고 예리하게 평가까지 해주시는 걸 보고 깜짝 놀랐죠. 그리고 출판사에는 미혼 여성이 많은데 서포터즈 중엔 남성이 많은 IT종사자가 계셔서 만남을 추진해보자는 등 여러 분야에서 서로 윈윈하는 만남의 장이었습니다.(농담^^) 이번 서포터즈 2기는 달마다 정기적인 오프라인 모임을 마련하고 온라인상의 서포터즈 활동공간을 보완해서, 서포터즈끼리 책으로 놀 수 있는 기회를 늘려보려고 합니다. 물론 1기 활동해주신 분들도 함께요.
페이스북 담당자이니만큼, 타 기업의 페이지도 많이 볼 텐데요. 참고하거나 즐겨 보는 페이지가 있나요?
개인적으로 박원순 시장님, 대림미술관, 텐아시아, 온스타일, CGV, KT&G 등의 페이지를 좋아하고, 주로 문화 콘텐츠를 다루는 계정들에 관심이 많아요. 특히 많은 사람에게 통할 수 있도록 보편적인 동시에 재치와 기발함이 묻어나는 게시 글들을 보면서 많이 배워야겠다 생각하지요. 같은 출판사 페이지에서 가장 질투 나는(?) 페이지는 열린책들 페이지예요. 사내에서도 워낙 ‘열린책들이 운영을 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니까요. (출판계의 엄친페?) 실제로도 독자들이 열광하도록 확 빨아들이는 부분이 부럽더라고요. 그렇지만 각자 출판사들도 독자들의 성향이나 도서 특성이 각각 다르다 보니 어느 곳과 비슷하게 운영해야겠다 하는 생각은 피하고 싶어요.
어떤 사용자들이 김영사 페이스북 페이지를 구독하면 좋을까요?
김영사는 『먼나라 이웃나라』 『식객』 같은 꾸준히 사랑 받은 좋은 만화부터 『안철수의 생각』 같은 대담집들도 있고, 『만들어진 신』 이나 『나는 천국을 보았다』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이슈를 과감히 던지는 책들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인문이나 문학 독자들처럼 어느 한 가지 성향의 독자들이 주를 이룬다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관한 지적 호기심으로 무장한 독자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독자들이 페이스북에서 충분히 책에 대한 흥미를 느끼도록, 또는 책의 내용을 접하고 “이건 내가 알고 싶은 거야! 나에게 필요한 책이야!”라는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먹고 싶은 것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은 독자들, 베스트 순위보다는 마음 한 편에 있는 원초적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해결하고 싶은 독자들이 더 많이 찾아 주셨으면 좋겠네요.
김영사 페이스북으로 초대하고 싶은 작가나 명사는 누구인가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 중에서는 김훈 선생님과 제가 좋아하는 페이스북 운영자인 박원순 시장님이요. 이 두 분과 페이스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상상만 해도 즐겁네요. 김영사 저자 중에서는 정민 선생님과 정호승 선생님을 페이스북에서 만나면 반가울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정호승 선생님께서 시나 ‘인생에 용기가 되는 한마디’를 올리는 계정을 운영하시면 정말 멋지겠네요(실제로도 참 멋있고 젠틀하시거든요) 그리고 서점과 다른 출판사들이 김영사에서 어떤 책들이 나왔는지, 무슨 소식이 있는지 궁금해하고 팬이 되어주신다면 정말 감사 드리죠. 또 혹시 책 읽는 아이돌이 있다면 적극 환영합니다. 그러면 어린 친구들도 책을 많이 읽을 것 같아서요.
2013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 이루고 싶은 김영사 페이스북의 목표가 있나요?
얼마 전 자료를 보니 페이스북 월 활동 사용자 1,100만 명이라고 해요. 궁극적으로는 10만 명, 100만 명이면 좋겠지만 일단 올해 목표는 하루 100명씩 꾸준히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팬 수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김영사의 잠재 독자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 제가 원하는 적정선은 하루 100명입니다. 김영사 책을 한 권이라도 읽어 보았거나, 새로운 이슈에 관심이 있는 깨어있는 독자들이 김영사 페이지를 어서 접해야 할 텐데. 더욱 열심히 해야겠죠?
이런 이벤트 꼭 해보고 싶다는 것 있나요?
범국민적 책 읽기 캠페인을 벌여보고 싶어요. 이 캠페인을 접하면 당장 책을 안 읽고는 못 배기는 그런 기발한 아이템을 골몰하고는 있는데, 아직 ‘유레카’ 할만한 기획을 떠올리지 못했어요. 만약 김영사 단독으로는 힘들다면 다른 출판사들 페이지와 연합해서 책 읽기 붐을 만들 수 있는 기발한 캠페인을 만들어보고 싶네요. (이거 사장님이 보시면 힘들어 질지도?^^)
‘채널예스 페이스북 친구를 만나다’는 매주 화요일 독자들을 찾아옵니다.
다음 회는 남해의봄날의 SNS 담당자 천혜란 씨를 인터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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