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일곱남자+국내 최고의 아티스트 = ?!
음원 차트를 석권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 앨범, 들어보시죠.
201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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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ious Artists,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
어김없이 찾아왔다.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프로젝트인 가요제가 이번에는 ‘자유로 가요제’라는 이름으로 방송되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출연진들의 면면도 화려했고 그 기대감 또한 컸다. 덕분에 음원들은 공개되자마자 차트를 석권했다. 이렇게 ‘자유로 가요제’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기도 했고 동시에 기존의 트렌드를 재조명하기도 했다.
일단 장르에 있어서 양적 질적으로 팽창한 모습이 보인다. 병살의 멤버 김C가 「사라질 것들」 에서 시도한 일렉트로닉은 국내 대중가요에서는 매우 희소한 음악이었다. <무한도전>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이용해 비인기 장르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신선한 사례다. 인디 밴드인 장미여관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거나 신비주의 프로듀서였던 프라이머리를 수면 위로 부상시킨 것 역시 이번 가요제의 특이점이다.
출전곡들의 면면은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 조금씩 못 미치는 편이다. 가요제가 횟수를 거듭하면서 그 규모 또한 커지다보니 곡들이 가요제 무대를 위한 퍼포먼스 위주로 짜였다는 인상이 강하다. 대다수의 대중들은 이번 음반을 음원보다 방송을 통해 먼저 접했을 터인데 방송을 통해 공개된 영상보다 음원이 허전하게 들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무대에서의 즐거움을 위해 도입된 요소들 가령 「G.A.B」 의 삽입된 댄스 타임이나 「슈퍼잡초맨」 에서 유행어 열 받게 하지 말라구를 이용한 브레이크는 음원으로 들었을 때 다소 맥없이 들린다. 2년마다 진행되어왔던 가요제라는 포맷이 이제는 식상하게 느껴지는 사실도 문제로 지목된다.
빛나는 순간 역시 존재한다. 「해볼라고」 는 지드래곤이 최근 음반을 통해 보여준 곡의 스타일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각 요소에 배치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 곡의 찬송가처럼 꾸며진 도입부나 재치 있는 가사는 재미를 위한 장치이면서도 순간 놀라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코미디언 정형돈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실효를 거뒀다. 표절 시비에 휘말리기는 했지만 거머리의 「I got c」 역시 프라이머리 특유의 감각을 센스 있게 밀어붙이면서도 퍼포먼스를 과하게 의식하지 않고 만들어낸 강력한 트랙이다.
<무한도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팬덤이 큰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 덕분인지 신기하게도 <무한도전>의 가요제는 현재 우리나라 가요계의 트렌드를 읽어내는 바로미터처럼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가수들의 컴필레이션 앨범이 아니기에 음악적으로 아쉬운 부분을 지울 수는 없지만 이들이 지속적으로 쌓아온 영향력은 어느새 무시 못 할 규모로 커졌다. 음반 기획사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콘텐츠가 음악 차트를 점령했다는 사실은 이들의 힘을 방증하는 사례이다. <무한도전>이라는 간판의 힘으로만 해석할 사안은 아니다. 문화 콘텐츠 간의 경계를 허물어가던 예능 프로그램들의 성격이 이번 음반을 통해 어느 정도 표출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결론지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이렇게 <무한도전>은 음악 시장이라는 역학관계 속으로 하나의 불씨를 던졌다. 이제 관건은 이번 가요제를 통해 정체를 드러낸 클리셰의 그물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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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찾아왔다.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프로젝트인 가요제가 이번에는 ‘자유로 가요제’라는 이름으로 방송되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출연진들의 면면도 화려했고 그 기대감 또한 컸다. 덕분에 음원들은 공개되자마자 차트를 석권했다. 이렇게 ‘자유로 가요제’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기도 했고 동시에 기존의 트렌드를 재조명하기도 했다.
일단 장르에 있어서 양적 질적으로 팽창한 모습이 보인다. 병살의 멤버 김C가 「사라질 것들」 에서 시도한 일렉트로닉은 국내 대중가요에서는 매우 희소한 음악이었다. <무한도전>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이용해 비인기 장르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신선한 사례다. 인디 밴드인 장미여관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거나 신비주의 프로듀서였던 프라이머리를 수면 위로 부상시킨 것 역시 이번 가요제의 특이점이다.
출전곡들의 면면은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 조금씩 못 미치는 편이다. 가요제가 횟수를 거듭하면서 그 규모 또한 커지다보니 곡들이 가요제 무대를 위한 퍼포먼스 위주로 짜였다는 인상이 강하다. 대다수의 대중들은 이번 음반을 음원보다 방송을 통해 먼저 접했을 터인데 방송을 통해 공개된 영상보다 음원이 허전하게 들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무대에서의 즐거움을 위해 도입된 요소들 가령 「G.A.B」 의 삽입된 댄스 타임이나 「슈퍼잡초맨」 에서 유행어 열 받게 하지 말라구를 이용한 브레이크는 음원으로 들었을 때 다소 맥없이 들린다. 2년마다 진행되어왔던 가요제라는 포맷이 이제는 식상하게 느껴지는 사실도 문제로 지목된다.
빛나는 순간 역시 존재한다. 「해볼라고」 는 지드래곤이 최근 음반을 통해 보여준 곡의 스타일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각 요소에 배치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 곡의 찬송가처럼 꾸며진 도입부나 재치 있는 가사는 재미를 위한 장치이면서도 순간 놀라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코미디언 정형돈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실효를 거뒀다. 표절 시비에 휘말리기는 했지만 거머리의 「I got c」 역시 프라이머리 특유의 감각을 센스 있게 밀어붙이면서도 퍼포먼스를 과하게 의식하지 않고 만들어낸 강력한 트랙이다.
<무한도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팬덤이 큰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 덕분인지 신기하게도 <무한도전>의 가요제는 현재 우리나라 가요계의 트렌드를 읽어내는 바로미터처럼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가수들의 컴필레이션 앨범이 아니기에 음악적으로 아쉬운 부분을 지울 수는 없지만 이들이 지속적으로 쌓아온 영향력은 어느새 무시 못 할 규모로 커졌다. 음반 기획사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콘텐츠가 음악 차트를 점령했다는 사실은 이들의 힘을 방증하는 사례이다. <무한도전>이라는 간판의 힘으로만 해석할 사안은 아니다. 문화 콘텐츠 간의 경계를 허물어가던 예능 프로그램들의 성격이 이번 음반을 통해 어느 정도 표출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결론지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이렇게 <무한도전>은 음악 시장이라는 역학관계 속으로 하나의 불씨를 던졌다. 이제 관건은 이번 가요제를 통해 정체를 드러낸 클리셰의 그물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이다.
글/ 이기선(tomatoapp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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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